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04/02] KIA : LG 후기 - 김태형의 가능성을 보다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6. 4. 2. 23:37

본문

오늘 경기는 투수들은 잘 해줬는데, 타선이 해결하지 못 하면서 경기를 내줬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굳이 지는 경기에 성영탁, 전상현, 정해영을 다 투입해야 하나 싶었지만, 1점 차이였고 KIA 전력을 생각하면 앞으로 이길 경기가 많지 않다는 점(이건 저의 오바가 좀 섞임)을 생각하면 아주 이해 못 할 운영은 아니었다고 봐요. 다만, 내일 네일 등판인데 승리계투조를 아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정도입니다.

 

타선은 오늘 웰스의 레퍼토리에 말렸죠. 처음 보는 상대 투수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 했습니다. 여기에 1사 3루 상황에서 데일의 1루 땅볼 때 굳이 홈으로 파고 든 김선빈의 판단도 아쉬운 부분이고요. 이어서 안타가 계속 나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많이 아쉬운 장면이었습니다. 사실상, 여기서 득점을 하지 못 한 게 경기의 패인이라고 보고요.

 

여기에 LG 불펜진을 전혀 공략하지 못 했죠. 3이닝 동안 안타 1개도 못 쳤습니다. 특히, 우강훈의 피칭이 정말 인상적이었는데, 나성범을 상대할 때 풀카운트에서 빠른 공이 계속 커트 당하자, 몸쪽으로 휘어지는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그 공은 그 어떤 타자도 칠 수 없는 공이었습니다. 상대 팀이지만 탄성이 나오더라고요. 또 이렇게 LG는 필승조를 만들어 내는 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태형, 여전히 다듬어야 할 부분은 많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

 

시즌 프리뷰를 썼을 때도 언급한 내용이지만, 전 김태형을 5선발 투수로 기용하는 것에 반대합니다. 아직 신체적으로 완성된 상태가 아닌데, 풀타임 선발로 뛰면서 성장세를 그르칠까봐 우려가 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김태형이 선발투수로서 완성됐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오늘 리그 최강의 타선 LG를 상대로 5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굉장히 좋은 피칭을 했지만, 세세하게 들여다보면 단점이 많이 보인 경기였어요. 

 

김태형의 가장 큰 단점 두 가지는 '구속 유지 능력'이고, '변화구 구사 능력' 입니다. 이 두 가지는 선발 투수로 뛸 수 있느냐를 판가름하는 절대적인 기준입니다. 그런데 오늘 아무리 결과가 좋았어도 이 부분은 여전히 좋은 점수를 줄 수 없었어요. 아래는 제가 직접 정리한 김태형의 1회부터 5회까지 포심 평균 구속입니다.

 

  • 1회 - 149.4km/h
  • 2회 - 148.1km/h
  • 3회 - 149.0km/h
  • 4회 - 146.6km/h
  • 5회 - 146.4km/h

 

물론, 어느 선발투수나 투구 수가 누적되면 구속이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1군에서 안정적인 로테이션을 뛰어야 할 선발투수라면 적어도 한계 투구수까지는 구속을 유지하는 능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김태형은 현재까지는 구속 유지력 면에서 더 향상이 되어야 합니다. 구속이 떨어지기 시작하니까 탈삼진 숫자도 1회 2개, 2회 2개 씩 잡고, 3회부터는 삼진을 1개도 못 잡았습니다. LG 타선이 그만큼 김태형의 공에 적응했기 때문도 있겠지만, 포심의 세기가 확연히 떨어지는 게 눈에 보였어요.

 

변화구는 주로 스위퍼를 구사했습니다. 네일에게 배웠나 싶을 정도로 스위퍼를 자주 던졌는데, 스위퍼의 각은 생각보다 좋습니다. 하지만, 아직 원하는 위치에 변화구를 넣을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오늘 투구를 보면 포심 59.3%, 스위퍼(슬라이더) 29.6%, 체인지업 9.9%, 커브 1.2% 등으로 스위퍼와 체인지업을 주로 던졌는데, 변화구는 확실히 날리는 면이 크고, 체인지업의 무브먼트는 스위퍼 만큼은 아니었어요.

 

즉, 결과는 좋았으나 언제라도 대량 실점을 해도 이상하지 않을 피칭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김태형은 2006년 12월생으로 아직 19세에 불과합니다. 19세에 나이에 1군에 올라와서 150km/h의 강속구를 존 안에 넣고 있다는 점 하나만 봐도 굉장히 큰 성취라고 생각해요. 당시 높은 평가를 받았던 2025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지명된 투수들 중 역대급 재능이라던 정현우와 정우주, 그리고 배찬승에 김영우(하지만, 김영우는 2005년 1월생으로 사실상 또래에 비해 2살 많은 편임)가 1군에 던지고 있는데, 김태형이 선발로 자리만 잡으면 가장 앞서나갈 수 있는 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김태형은 척박한 KBO에서 평속 140km/h 후반, 그리고 성장 여하에 따라 평속 150km/h 이상을 던질 수도 있는 투수라고 생각해요. 여기에 변화구 완성도가 굉장히 떨어지는 편이지만, 무브먼트는 나쁘지 않습니다. 오늘 같은 경우 포심의 커맨드도 잘 형성되었고요.(다만, 상당수의 포심이 포수의 요구대로 들어가진 않았다는 함정이...) 

 

앞으로 KIA 구단이 김태형에게 하지 말아야 할 3가지

 

KBO 마운드 사정상 김태형이 갑자기 부진한 투구를 연속적으로 하지 않는 한 올해 1군 무대에 꽤 많이 등판할 것 같습니다. 제가 바라는 건 딱 3가지 밖에 없습니다. 아직 스무 살에 불과한 김태형의 등판 간격을 철저히 지키는 것. 그리고 올해 규정이닝을 충족하는 모습은 절대 나오지 말아야 한다는 것. 마지막으로 팀 급하다고 김태형을 불펜투수로 쓰지 않는 것.

 

김태형은 철저하게 5일 휴식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주일 두 번 등판이 나오는 상황이면 등판을 걸러주는 게 좋습니다. 화요일에 선발 등판이 잡히면, 일요일에는 다른 투수를 내보내야 합니다.

 

그리고 절대 규정이닝을 충족하게 해선 안됩니다. 100이닝 내외(솔직히 이것도 많다고 봄) 정도가 가장 좋고, 지난해 김태형이 1군과 2군을 통틀어서 72.2이닝을 투구했으니 100이닝 정도가 딱 적당해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 위에 제가 적은 단점을 보시면 자연스럽게 떠올리셨을텐데, 최고 154km/h를 던지는 선발투수인데, 변화구 완성도가 별로고, 스태미너가 완성되지 않았다. 이 두 가지만 놓고 보면 '당연히 불펜'으로 써야 할 조건입니다. 만약, 김태형의 나이가 20대 후반이면 저도 김태형을 불펜으로 쓰는 것에 반대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김태형은 아직 스무 살도 안 됐습니다. 솔직히 육성도 2군에서 하는 게 맞지만, 워낙 KBO 투수풀이 엉망이고, 그 중에서 특히 KIA의 투수풀이 허접하니까 애써 이해하겠습니다.

 

KIA는 올해도 이의리가 터지지 않으면, 10개 구단 중 가장 국내파 선발이 암울한 구단이 될 겁니다. 양현종은 은퇴를 앞두고 있고, 김도현은 가능성을 보여주나 했는데, 결국 후반기에 체력 저하를 호소했고(그래서 전 김도현을 다시 불펜으로 돌리는 것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윤영철은 구속을 끌어 올리는 게 먼저고(윤영철도 1군에서 바로 쓸 게 아니라 구속 끌어 올리는 기초 훈련부터 했어야 한다고 생각함) 이 외에는 선발투수로 기대가 되는 투수들이 없습니다.

 

이의리가 선발로서 기회를 먼저 받은 건, 신인 때와 그 이듬해 보여준 성과. 그리고 한계 투구수가 되어도 떨어지지 않는 구속, 여기에 결정구로 흠 잡을 데 없는 체인지업이라는 무기(그때의 체인지업이 왜 안 돌아오는 지) 등이죠. 김태형은 이의리에 비하면 아직 부족한 게 많습니다. 하지만, 김태형을 어찌됐든 키워내는 것이 KIA 구단의 미래에 있어서도 필수 조건이 됐습니다. 양현종이 은퇴하면 그 자리를 누가 채워줘야 할까요? 그리고 이의리가 군대가면 또 그 자리는 누가 채워야 할까요?

 

맘 같아선 김태형도 군대에서 체력 먼저 기르고 오라고 하고 싶은데 선발로 150km/h 이상의 위력적인 포심을 던지는 투수를 긴 안목으로 키우자고 하는 건 현실을 무시한 발언 같아서 저도 너무 이상적이라고는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등판 간격 조절, 그리고 투구 이닝 조절, 마지막으로 불펜으로 쓰겠다는 미친 짓만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구단도 바보 멍청이가 아닌 한, 김태형을 불펜투수로 쓰려는 생각은 안 할 거라고 믿습니다. 김태형을 불펜으로 쓰겠다는 결정은, 3~4년이 지나도 김태형의 스태미너가 좋아지지 않고, 변화구 구사 능력이 나아지지 않는 그 시기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김태형만 잘 키워내고 이의리가 데뷔 때의 모습만 다시 찾아도, KIA는 강속구를 던지고 삼진 능력을 갖춘 젊은 좌완/우완 선발투수를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올해 성적은 크게 기대 안 하고, 타선에서 윤도현, 박민, 정현창 등 젊은 내야수들이 성장하고, 김태형이 등판을 거듭할수록 나아지는 모습만 봤으면 좋겠습니다. 이 정도면 소박한 바램 아닐까요?

 


선수 단평

 

  • 김호령 - 어제의 타격감을 너무 과신하다.
  • 카스트로 - 그동안 너무 잘 해왔다. 조정기라고 생각하자.
  • 김도영 - 건강하게 뛰는 것만으로도 만족
  • 나성범 - 떠난 사람 자꾸 아쉽게 할래?
  • 김선빈 - 결과만 안 나왔을 뿐, 공수에서 여전한 날카로움
  • 오선우 - 어제의 홈런이 오늘의 아쉬움이 되다.
  • 데일 - 수비는 좋았다고 하려 했는데, 쓸데 없는 욕심으로 실책. 타석에서도 그냥저냥
  • 김태군 - 특유의 당겨치기 스윙이 나오다.
  • 한준수 - 첫 번째 타구는 날카로웠으나 두 번째 타구는 너무 허망했다.
  • 박민 - 이제 얼타는 거 벗어났나?
  • 성영탁 - 공이 빠르지 않아도 적극적으로 승부하니까 보기 너무 편함
  • 전상현 -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침착함.
  • 정해영 - 구속은 여전히 아쉬운데, 그래도 강했던 LG를 상대해서 마음이 편안해졌나 보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