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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Tigers 2026시즌 프리뷰 - 2편 야수진

KIA Tigers 리포트

by Lenore 2026. 3. 28.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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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진의 스토브리그 평가] 최형우와 박찬호의 이탈, 손실 정도는 크지 않다?

 

최형우의 이탈, 전업 지명타자가 사라지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KIA의 가장 큰 손실이라면 중심타자 최형우와 수비의 핵심이었던 박찬호의 타팀 이적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선수의 이적은 당장에 큰 타격을 주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팀 체질 개선의 신호가 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편입니다.

 

최형우의 이적은 오히려 플러스가 될 수도 있어요. 진작에 했어야 할 '지명타자 교통정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뇌피셜에 불과하지만, 최형우도 스스로 이 점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나성범이나 김선빈은 더 이상 수비 포지션을 줄 수 없는 선수들인데, 자기 자신이 너무 잘 하다보니 나성범과 김선빈이 출장을 하면서 수비진의 밸런스 붕괴가 왔기 때문입니다.

 

단언컨대 우익수 나성범과 2루수 김선빈은 리그 최악의 수비 범위를 가진 선수들입니다. 나성범은 잇단 하체 부상으로 주력을 완전히 상실했고 수비할 때 전력 질주가 안 됩니다. 어깨 원툴이기 때문에 주자 억제 능력 말고는 수비에서 플러스되는 점이 없었죠. KBO가 수비 스탯을 공개하지 않으니 답답한대, 나성범보다 수비 범위가 좁은 외야수는 리그에 거의 없지 않을까 싶어요.

 

게다가 가뜩이나 하체 부상이 잦은 선수가 외야수비까지 뛰니까 부상 관리가 더 안 되죠. 지난 3년간 나성범이 뛴 경기 수는 242경기에 불과합니다. 전체 경기의 56% 출장에 그쳤어요.

 

김선빈도 마찬가지입니다. 맘 같아선 대타 요원으로 빼버리고 싶은데, 김선빈의 컨택 능력은 여전히 리그 최상급입니다. 그런데 김선빈도 부상이 많았죠. 나성범만큼은 아니지만 지난해 84경기 출장에 그쳤습니다. 37세 두 선수의 내구성이 이렇게 최악인데 최형우라는 전업 지명타자가 있으니 이 선수들이 수비에서 끼치는 해악, 그리고 수비를 뜀으로 떠안아야 했던 부상 위험성 증가 등... 최형우가 매우 뛰어난 타자이지만, 언제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43세의 선수입니다. 그렇다고 억지로 정리하는 게 말이 안 되죠. 

 

최형우가 선뜻 팀을 떠난 배경에는 이런 점도 고려했다고 생각해요. 한 팀에 지명으로 뛰어야 하는 선수가 3명이나 있는데, 셋 다 주전이다? 누군가는 팀을 떠나야 하는데, 최형우는 그래도 자신의 가치를 여전히 높게 본 친정팀으로의 복귀를 선택했죠. 은퇴를 앞둔 나이에는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겁니다.

 

나성범과 김선빈이 번갈아 지명타자로 뛰면 수비에서의 구멍이 2개에서 1개가 되고, 두 선수의 부상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많이 까이긴 해도 나성범이나 김선빈은 리그 평균 이상의 생산력을 갖춘 타자들입니다. 둘 다 작년에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님에도 나성범과 김선빈 모두  WRC+ 136.6을 기록했습니다. 안타 1개가 절실한 상황에서는 김선빈이. 장타 1개가 절실한 상황에서는 나성범이 해결사 역할을 해줄 수 있죠.

 

수비와 주루에서 큰 공백, 박찬호의 빈 자리

 

최형우의 이탈은 '공수 밸런스를 회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플러스가 될 수 있다고 보는데, 박찬호의 이탈은 '젊은 내야수의 성장'이 없다면 큰 마이너스가 될 수 있습니다. 가장 단순하게 팀에 '박찬호 만큼 수비를 잘 하는 선수가 없고', '박찬호 만큼 주루 플레이를 잘 하는 선수가 없습니다.' 공격력은 몰라도 주루와 수비에서 박찬호가 차지하는 지분은 굉장히 큽니다. 가뜩이나 수비 못 하고 주루 플레이 못 하는 팀에 박찬호가 빠졌으니 스피드와 디펜스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해줄 수 없죠.

 

그래서 박찬호의 이탈이 가져오는 불확실성이 더 크다고 보는데, 이것도 젊은 내야수들의 성장이 뒷받침 되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보상선수가 없었던 최형우와 달리 '홍민규'라는 쓸만한 보상선수를 받았기에 팀에 부족한 우완투수 뎁쓰를 채웠다는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해줄 여지가 있고요.

 

결론을 내리면,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KIA 야수진은 겉보기엔 '마이너스'이지만, 생각보다 큰 '마이너스'가 안 될 수도 있다는 입장입니다. 조금 더 단언하면, 최형우의 이탈은 오히려 플러스. 박찬호의 이탈도 젊은 내야수들의 성장이 뒷받침이 되면 플러스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제 이런 시각이 지나치게 나이브한 사고일 수도 있습니다만. 두 선수가 떠난 충격이 저 개인에겐 크게 다가오진 않았습니다.

 


[타선 프리뷰] KIA의 공격력, 부상만 없다면 리그 수위권을 다툴 수 있다.

 

주축 타자들의 부상과 득점권 최약체 외국인 타자로 힘들었던 2025시즌

 

1편에서도 언급했지만, 지난해 KIA가 우승 후보에서 8위로 추락한 가장 큰 이유는 중심타선의 부상 이탈 때문입니다. MVP 김도영이 30경기 출장에 그쳤고, 김선빈과 나성범도 절반 가까이 결장했죠. 타석 수만 따지면 김도영은 전년 대비 타석 수가 20%로 줄었고, 나성범은 73%(2024년에도 101경기 출장에 그쳤음) 김선빈은 66%로 줄었습니다. 클린업 중 최형우 빼고는 싸그리 날아가 버렸는데 그럼에도 공격력이 리그 평균 이상이었으니 오히려 선방했다고 봐야죠.

 

여기에 외국인 타자도 망했죠. 오른손 장타자가 부족한 팀 상황이라 메이저리그 3년 연속 20 홈런 이상을 친 위즈덤을 데리고 왔는데, 위즈덤의 컨택에서의 약점은 하위 리그로 내려왔어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WRC+만 비교하면 위즈덤이 131. 소크라테스가 121으로 위즈덤이 더 나은 타자였지만, 위즈덤의 컨택에서의 단점은 '득점권 상황'에서의 실패로 연결되어서 WRC+만으로는 평가할 수 없습니다.

 

소크라테스는 득점권 타율 .336, OPS .866을 찍었습니다. 반면, 위즈덤은 득점권에서 타율 .207, OPS .694에 불과합니다. 위즈덤의 득점권에서의 처참한 성적은 '컨택'이 안 되어서 라고 밖에 설명이 안 됩니다. 심리적 문제일 수도 있지만, 위기 상황에서 더 강한 투수를 마운드에 올리고, 더 신중하게 던지다보니 위즈덤의 허술한 컨택 능력이 이를 극복 못 했다고 봐야죠.

 

 

부상만 없다면? 카스트로가 성공한다면 공격력에서 리그 수위를 다툴만 하다

 

그래서 올해 KIA는 컨택이 좋은 해럴드 카스트로를 영입했죠. 수비와 주루가 괜찮았던 위즈덤과 달리 수비가 별로인 카스트로를 굳이 데리고 온 것은 위즈덤의 처참한 컨택 능력에 데였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다만, 카스트로가 잘 할 지는 계속 지켜봐야죠. 개인적으로 KBO는 컨택 능력이 좋은 중거리 타자가 오히려 성공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봐서, 카스트로가 적응만 잘 하면 위즈덤보다 낫지 않을까 싶어요.

 

정리하면, KIA의 공격력은 외국인 타자의 실패. 주축 타자들의 장기 부상에도 불구하고 리그 평균 이상을 해줬으니 외국인 타자가 성공하고, 중심타자들이 빠지지 않는다면 이론적으로 다시 2024년의 강력한 모습을 재현할 수 있다고 봅니다. 최형우가 빠졌다고 해도, 김도영, 나성범, 김선빈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여기에 한준수가 부진을 털어 내고, 윤도현이 성장하고, 김호령이 2025 시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시즌 내내 윤도현, 오선우가 중심타선이 아닌 6번 이하의 타순으로 돌아간다면 LG 삼성과 함께 공격력 수위를 다투지 않을까 기대가 되는 타선이라고 봅니다.

 

문제는 부상이죠. 그래서 감독의 운영 능력이 특히 중요합니다. 이제 전업 지명타자가 없기 때문에 나성범, 김선빈의 체력을 관리해줘야 하고 선수들을 혹사 시키지 않고 체력적으로 잘 관리해줘야죠. 아프면 제깍제깍 휴식도 적극적으로 줘야 합니다. 그리고 전 그럴만한 뎁쓰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은 수비 포지션별 선수들 이야기를 정리해보면서 적어 볼게요.

 

 


[포지션별 프리뷰] 괜찮은 포수, 풍족한 내야, 부실한 외야

 

장단점 보완을 해줄 수 있는 두 명의 포수

 

김태군 "수비에서의 든든함"

 

김선빈, 나성범, 김태군 89년생 37세 3명의 선수들이 이제 최형우가 빠진 자리에서 팀의 중심을 잡아 줄 베테랑 역할을 해줘야 하죠. 김태군은 지난 2년간 충분히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욕을 먹어 가면서 팀의 기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줬죠. 올해도 그 점은 변하지 않을 겁니다. 부실한 파워와 느린 발을 가졌지만, 김태군의 컨택 능력만큼은 리그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죠. 타구 운이 따르면 2할 8푼까지는 기대할 수 있지만, 평상시의 운이라면 2할 5푼과 2할 6푼 사이의 타율은 보여주지 않을까 싶어요.

 

수비는 역시 가장 믿을 만 하죠. 특히 블로킹 능력은 김태군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만합니다. 지난해 10개 구단 주전 포수 중에 9이닝 당 폭투/포일 허용이 가장 낮은 포수가 김태군(.219)이었습니다. 도루 저지율도 25.3%를 기록하며 김형준(35.6%), 김건희(34.1%) 같은 강견들에 못 미치지만 정확한 송구로 리그 평균 이상의 모습을 보였어요. 공격력에서 단점(부족한 파워, 느린 주력)이 확연하지만 수비에서의 확연한 강점과 뛰어난 컨택능력(오히려 컨택이 너무 좋아서 병살이 많음)으로 김태군의 기여도는 팀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적어도 계약기간 중에는 포수 때문에 골치를 썪일 일이 없어 보입니다.

 

한준수 "작년에는 운이 없었다. 하지만 수비에서의 성장은 필요"

 

풀타임 첫 해 .307의 타율과 .807의 OPS를 기록하면서 기대가 컸던 한준수였지만, 지난해는 타율 .225, OPS .673으로 타석에서의 날카로움을 이어가지 못 했죠. 체력 부담이 큰 포지션 특성 상 원래 포수의 공격력은 시즌별로 부침이 있는 편이지만, 한준수는 너무 기대 이하의 시즌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전 한준수의 지난 시즌 부진은 '운이 안 따랐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지난 시즌 한준수의 BABIP는 .250에 불과했습니다. 지난해 리그 평균 BABIP .312에 턱없이 떨어지는 기록이고, 규정타석의 70% 이상 충족한 타자 중 한준수보다 BABIP가 낮은 선수는 박병호(.212), 한화 이원석(.245) 둘 밖에 없었어요. 

 

물론, 이는 한준수의 타격 스타일에 기인하는 바도 큽니다. 한준수는 극단적인 풀히터입니다. 1-2루간으로 빠른 타구가 많이 나오는데, 이런 타구가 수비 쉬프트에 걸리기도 하고, 한준수의 느린 발과 겹치면서 아웃 당할 확률을 극단적으로 높이죠. 그래서 한준수 스스로도 이런 약점을 극복하려고 타구를 띄우려고 한 것 같은데, 이게 오히려 본인의 장점을 무너뜨리면서 부진한 타격성적으로 이어진 게 아닌가 싶어요.

 

삼진율과 볼넷율 등 세부 스탯만 보면 한준수는 오히려 경험을 쌓으면서 나아졌습니다. 삼진율은 15.2%에서 17.4%로 소폭 나빠졌지만, 볼넷율이 6.6%에서 9.4%로 나아졌습니다. 순출루율은 당연히 커리어 하이 기록이고, 홈런 대비 타석도 45.1타석에서 39.4타석으로 조금 나아졌어요. 운만 따라준다면 한준수는 2024시즌 만큼은 아니지만, 리그 평균 이상의 공격력은 충분히 보여줄 자질이 있는 선수라고 봅니다.

 

문제는 수비력이죠. BQ도 문제인데 리그 최저인 김태군(.219)과 달리 한준수의 9이닝 당 폭투/포일 허용이 리그에서 가장 나쁜 .668이나 됩니다.(참고로 김태군이 너무 뛰어난 거지, 대부분의 주전 포수들은 .500 이상입니다.) 도루 저지율도 21.4%로 뛰어나다고 하기 어렵죠. 결국, 한준수는 '공격력' 때문에 쓰는 거지, 수비력은 아직 더 성장이 필요합니다. 

 

다행히 KIA에는 수비력의 김태군, 공격력의 한준수라는 균형이 갖춰져 있어서 서로 상호 보완의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뭔가 좀 아쉽긴 하나, 수비 부담이 많은 포지션인 포수 포지션이 KIA의 약점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김태군은 더할 나위 없이 잘 해주고 있고, 한준수만 수비에서의 성장이 이루어지면 포수 포지션도 리그 평균 이상으로 봐도 무리가 없다고 봐요.

 


1루수의 주인은 누구인가? 좌선우, 우도현?

 

오선우 "지나치게 많은 삼진, 올해 개선이 가능할까?"

 

좋지 못 했던 지난 시즌이었지만, 마운드에서는 성영탁이 발굴됐다면, 타선에서는 오선우와 김호령의 발견(?)이 있었죠. 둘 다 늦은 나이(오선우 29세, 김호령 33세)에 공격력에서 발전이 이루어졌는데, 작년이 발견의 시기였다면, 올해는 '증명'해야 하는 시즌이 되었습니다.

 

오선우는 장단점이 너무 명확합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작년이 플루크 시즌일 확률이 큰 타자라고 생각해요. 그 이유는 지나치게 높은 삼진율에 있습니다. 오선우는 지난해 리그 삼진왕입니다. 158개를 기록하며 2위 김영웅(143개)보다 15개나 더 많았어요. 심지어 오선우는 초반에 주전도 아니었죠. 124경기를 뛰면서 나온 삼진 개수입니다. 규정타석을 충족한 타자 중 유일하게 30%가 넘는 삼진율(33.3%)를 기록했어요.(2위는 29.2%의 위즈덤) 삼진이 많은 이유는 컨택률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65.1%로 당연히 리그 최악입니다.

 

물론, 컨택 능력이 낮다고 그 선수가 형편 없는 타자는 아닙니다. 떨어지는 컨택률은 '장타를 위한 희생'입니다. 담장을 넘길 수 있다면 컨택은 희생할 수 있는 겁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오선우의 컨택률은 너무 낮습니다. 최근 10년간 규정타석을 충족한 타자 중 오선우보다 낮은 컨택률을 기록한 타자는 단 1명도 없습니다. 이에 그나마 근접한 선수가 66.5%였던 2021시즌 박병호입니다. 

 

다만, 오선우의 많은 삼진은 1군 풀타임 첫 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용인해줄 수 있죠. 다만, 이런 단점이 이번 시즌까지도 반복되면 곤란하다고 봅니다. 지금보다 컨택률 5% 정도는 올렸으면 좋겠어요. 다만, 시범경기를 보니 오선우 선수도 히팅 포인트를 작년보다 조금 뒤로 뒀는지, 좌측으로 보내는 타구가 좀 늘어난 느낌입니다. 

 

수비면에서는 나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유연한 다리로 좋지 못한 송구를 잡아 내는 모습은 외야수보다는 1루수에 더 어울리는 수비 능력이라고 봐요. 그렇다고 매우 뛰어난 수비라고 보긴 어려워서 오선우에게 장기적으로 1루수 주전을 줘야 할까라는 의문점은 있습니다. 오선우가 떨어지는 컨택률, 그리고 수비에서의 안정감을 더한다면 최근 KIA에게 가장 큰 고민을 던졌던 1루수 포지션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주겠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윤도현 "2루수? 1루수로라도 많은 경기에 출장하는 것이 중요"

 

오선우의 단점 때문인지, 지난 시즌 이미 이범호 감독은 윤도현을 1루로도 생각하고 있다고 했죠. 전, 괜찮은 시도라고 봅니다. 물론, 2루수가 된다면 더 좋겠지만, 냉정하게 윤도현은 수비가 좋은 선수가 아닙니다. 풋워크도 미숙하고 특히, 송구동작에서 약점이 많다고 봐요. 2루수는 공격보다는 수비가 중요한 포지션이기 때문에, 윤도현을 굳이 2루수로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 물론, 전제 조건은 있습니다. '1루수로 어울리는 공격 생산력'을 갖춰야 합니다.

 

윤도현 역시 장단점이 확실하죠. 누구나 꼽을 수 있는 단점은 내구성. 하지만 그걸 떠나서 타석에서 너무 덤빕니다. 공을 고르기 보다는 치려는 생각을 하고 있죠. 다만, 윤도현은 존 바깥에 투구에 쉽게 속는 것이 문제지, 본인의 타격 존으로 오면 일단 컨택은 잘 됩니다. 지난해 윤도현의 스윙 대비 컨택률은 79.7%를 기록하며 나쁘지 않았습니다. 43.1%에 달했던 존 밖 스윙율만 개선한다면 파워가 좋은 선수이니까 공격 생산력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런 단점들은 경험을 쌓으면서 고쳐 나가야 겠죠.

 

올 시즌 KIA 팬들의 가장 큰 기대도 아마 윤도현이 될 겁니다. 타석 수는 적지만 프로 188타석에서 .294의 타율과 .814의 OPS를 기록했으니까요. 부상만 없다면 올해 윤도현은 400타석 이상을 소화할 것으로 보이는데, 윤도현이 타석에서 어떤 발전된 모습을 보일 지가 이번 시즌 팬들을 가장 설레게 하는 요소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1루수 포지션 정리 하면, 윤도현은 1루수와 2루수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것 같고, 오선우는 1루수와 우익수를 번갈아 볼 것 같습니다. 문제는 둘 다 수비에서의 강점이 없는 선수들이고, 타석에서의 약점도 뚜렷해서 중심타선으로 기용하면 안 된다고 봅니다. 오선우와 윤도현이 중심타선을 치고 있으면 그건 다른 의미로 팀 타선이 망했을 가능성이 가장 커 보여요. 두 명 모두 6~7번 타순에서 경험을 쌓으며 약점을 보완하는 시즌이 되길 빕니다. 그 정도 뎁쓰는 갖춘 타선이라고 생각하고요.

 


리그 최악의 수비수인 2루수, 하지만 외면할 수 없는 컨택 능력

 

김선빈 "수비는 버렸다, 장점이라도 극대화하자"

 

이제와서 김선빈의 수비가 나아질 거라 기대할 순 없습니다. 게다가 김선빈은 나이를 먹으면서 내구성에 문제도 생겼고, 원래도 체력이 좋은 선수도 아니죠. 올해는 나성범과 함께 지명타자로 자주 나와야 할 것 같고, 정말 잘 풀려서 오선우와 윤도현이 스텝 업을 한다면 주전 자리도 빼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수비에서 '계륵'입니다. 

 

하지만 타격에서는 김선빈 만큼 정확한 타격을 보여줄 타자가 리그 내에서도 찾아내기 어렵죠. 관리만 잘 해준다면 김선빈은 올해도 3할 초반, 아니 3할 중반 타율도 가능할 겁니다. 실제로 지난 3년 연속 3할 2푼 이상의 타율(.320, .329, .321)을 기록한 선수고요. 이런 선수를 고종욱처럼 대타로 쓰긴 굉장히 힘든 일이죠. 선수도 납득하지 못할 겁니다. 2루 수비가 별로이긴 한데, 그렇다고 폐급은 아니거든요.(아니, 보기에 따라 폐급으로 보일 지도;)

 

2루수로 김선빈을 쓰는 건 공격력이 너무 좋아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올 시즌은 지명타자 자리를 돌려 쓸 수 있으니 김선빈이 수비하는 모습을 조금 덜 볼 수는 있겠죠. 가장 좋은 그림은 올해 2루수 수비 이닝을 김선빈이 60% 정도 가져가고, 윤도현이 30% 정도 그리고 나머지 10%를 박민, 정현창, 김규성 등 멀티 포지션이 되는 선수들이 맡아 주는 모양새일겁니다. 

 

이범호 감독에게 김선빈 사용설명서 하나만 당부하고 싶어요. <1. 네일 선발 등판 경기에서는 가급적 기용하지 않기> <2. 7회 이후에는 무조건 대수비 기용하기>

 


3루수의 주인은 확실하다. 백업이 중요

 

김도영 "부상만 없다면 올해도 MVP?"

 

설명할 게 뭐 있을까요? 김도영은 부상만 없으면 됩니다. 다행히 선수 본인은 몸 상태가 좋다고 하니 올해 김도영이 부상만 안 당하면 팬들은 성적을 떠나 즐겁게 야구를 볼 수 있을 겁니다. 리그 최고의 슈퍼 스타이니까요.

 

수비 못 해도 됩니다. 그리고 계속 이야기 하는 것이지만, 김도영이 3루수에서 못 하는 건 '하드웨어 문제'가 아닌 '소프트웨어 문제'입니다. 주력 좋고 어깨 좋고 가진 툴은 좋아요. 그 툴을 최적화 시키지 못 하고 있는 상태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원래 유격수를 보던 선수이니 전후 수비보다는 좌우 수비가 평생 더 익숙한 선수이고요. 작년에 수비에서의 발전이 기대됐지만, 부상으로 그런 경험을 쌓지 못한 게 아쉽죠.

 

수비 못 해도 됩니다. 건강만 하면 좋겠어요. 더 할 말이 없고, 더 보탤 말이 없는 선수입니다. 아프지만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박민 "깜짝 놀란 시범경기 대활약"

 

박민은 개인적으로 크게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2군 성적이 뚜렷하게 좋은 것도 아니고 1군 성적에서도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 했거든요. 그런데 이번 시범경기에서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기록을 보면 .361의 타율과 1.062의 OPS를 기록했는데, 제가 올해 모든 시범경기를 챙겨 본 것은 아니지만 제가 시청할 때 박민의 스윙을 보니까 드디어 타구에 힘을 실을 줄 알더군요. 

 

다만, 시범경기에서의 모습이 어쩌다 한 번 오는 '그 날' 덕분인지, 스윙 매커니즘에 눈을 떠서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올해 데일을 뽑지 않았다면 박민을 유격수로 테스트하기 정말 좋은 타이밍이었는데, 하필 데일을 뽑아서 박민을 테스트하지 못 한 점이 아쉬울 정도입니다. 

 

수비에서는 팬들의 평가와 달리 현장에서는 '박민 유격수'를 높이 평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유격수 1순위는 김규성, 그리고 최근에는 정현창이고, 박민은 주로 3루 백업 역할을 하고 있죠. 제가 보기에도 박민은 유격수 치고는 좀 둔한 감이 있습니다. 김도영의 체력 및 부상 관리 차원에서 올해는 박민이 주로 3루 백업을 할 것 같은데, 장기적으로는 2루수와 3루수 백업 요원으로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고. 기왕 이렇게 된 거 웨이트를 조금 더 해서 파워를 키워 보면 어떨까 싶어요. 그 정도로 올해 시범경기에서 박민의 모습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유격수의 주인? 현재는 없다!

 

제러드 데일 "감독의 쓸데 없는 고집"

 

실제로 뛰는 모습을 많이 보지 못 해서 뭐라고 할 수 없습니다만, 시범경기 때의 모습은 우려가 충분히 되고도 남습니다. 타격 못 하는 건 그러려니 하겠는데 시범경기 막판에서는 수비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더군요. 추운 날씨 때문일까? 아직 낯선 환경이라서일까? 아니 그러기엔 일본에서 1년을 뛰었는데...? 

 

솔직히 우려되는 면이 더 많습니다. NPB 2군에서 .297의 타율과 OPS .755를 기록했는데 이 정도 성적을 KBO에서도 그대로 재현하면 엄청난 대성공입니다.(유격수 수비가 좋다는 전제 하에) 문제는 데일의 작년 NPB 2군 성적은 129타석에 불과한 스몰 샘플이라는 점이죠. 검증됐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데일을 영입하면서 KIA가 현재 잃은 게 너무 많습니다. 첫 번째로 지난해 키움 다음으로 나빴던 불펜 보강을 아시아쿼터 투수로 하지 못 한 점. 두 번째는 데일이 오면서 박민, 정현창(김도영 유격수는 바라지도 않음) 같은 젊은 내야수의 성장 기회가 빼앗겼다는 점입니다. 물론, 실력으로 이겨내야 겠지만, 투수 보강을 하지 않았다는 게 너무 큰 리스크입니다. 

 

잘 하면 좋죠. 그런데 조금만 못 해도 이범호 감독의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클 것이고, 아마 가장 큰 비난의 중심은 '제러드 데일'의 영입일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사슴 눈의 슬픈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성공하고 싶은 외노자의 모습이라 잘 해줬으면 좋겠어요. 

 

 

정현창 "고졸 2년차 선수라고는 믿겨지지 않은 수비"

 

전, 이미 지난 시즌 리뷰 글을 작성하면서 정현창의 수비 칭찬을 많이 했습니다. 고졸 2년차가 맞는 지 싶은 수비 능력이고 왜 이런 선수를 NC가 쉽게 포기했는 지 모를 정도였습니다. 물론, 그만큼 NC의 내야수층이 두텁긴 하죠.(김주원, 박민우, 김휘집 ㄷㄷㄷ) 그래서 정현창을 쉽게 보내준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지난 트레이드에서 김시훈, 한재승보다 더 성공 가능성이 큰 선수는 정현창이라고 볼 정도로 전도유망한 수비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봅니다.

 

방망이 능력은 아직 많이 부족한데 고졸 2년차라는 걸 감안해야죠. 오히려 고졸 2년차 치고는 컨택 능력이 나쁘지 않습니다. 스몰샘플이지만 시범경기에서 .333의 타율(21타수 7안타)를 기록했고, 지난 시즌 퓨처스에서도 .316의 타율을 기록했어요. 파워가 부족한 편인데 이 선수가 2006년생이라는 걸 감안하면 몸에 근육이 더 붙으면 타구에 힘도 더 실릴 수 있다고 봐요.

 

무엇보다도 정현창의 모습에서 젊은 시절 박찬호의 수비 능력이 보인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봅니다. 고졸 2년차에 이 정도로 수비에서 완숙한 모습을 갖춘 선수가 나올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수비 완성도가 뛰어 납니다. 당장 올 시즌 개막 엔트리에 든 것만 봐도 현장에서도 이 선수의 수비 능력을 신뢰한다는 증거죠. 유격수 뿐만 아니라 2루수 수비도 잘 하고, 정현창을 얻은 게 행운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기대가 큰 선수입니다.

 

그런데 아시아쿼터로 유격수라니 맙소사...

 

 

김규성 "타격폼 도르도 이제는 유통기한이 임박했다"

 

주축 타자들의 부상으로 김규성은 지난 시즌 커리어에 있어 처음으로 200타석 이상(222타석)의 기회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공격 생산성은 바닥이었어요. 타율 .233에 출루율 .313 WRC+는 73.1에 그쳤습니다. 이제 올해 나이 29세. 더 이상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물론, 김호령이라는 사례도 있지만, 김호령은 2군에서는 곧잘 쳤습니다.(2군 통산타율 .281) 김규성은 2군에서도 통산 타율 .231에 불과합니다. 2024년에 161타석에서 .225의 타율에 그쳤고요.

 

수비에서도 유격수 수비는 박찬호와 비교하면 많이 떨어집니다. 일단 어깨가 약해서 송구가 강하게 가지 못 합니다. 도루 능력이 엄청 좋은 것도 아니죠. 수비는 잘 한다고 생각하지만, 빈약한 공격력을 용서할 정도로 수비를 잘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김규성이 김호령처럼 나이 서른이 되어서 타격에 눈을 뜰까요? 글쎄요. 장타자가 아님에도 컨택이 너무 안 되고, 200타석 이상 소화했는데 볼도 잘 못 고릅니다. 

 

정현창, 박민이라는 대체자가 있기 때문에, 김규성에게 줄 수 있는 기회도 한계가 있다고 봐요. 선수 스스로 발전을 하지 못 한다면 트레이드 카드로 쓰일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그래도 멀티 포지션이 된다는 점은 확실한 장점이니까요.

 


좌익수, 외국인 타자의 성패 여하에 따라 주인이 많이 바뀔 수도 있다.

 

해럴드 카스트로 "좌타 에리디아가 되지 않으련?"

 

시범경기 성적은 좋지 못 하지만, 제가 본 바로는 위즈덤과 달리 '컨택'은 확실히 잘 하는 선수입니다. 실제로 이번 시범경기에서 카스트로는 36타석에서 삼진을 5개 밖에 당하지 않았습니다. 스몰샘플이지만, 14%의 삼진율은 리그 수위급죠. 위즈덤의 삼진율이 29%라는 점을 감안하면 확실히 비교가 되는 기록입니다.

 

기본적으로 컨택이 되면 쉽게 망하지는 않으리라고 봅니다. 그래서 전 카스트로는 기대가 됩니다. 문제는 수비죠. 이 선수 수비가 안 좋다고 하는데, 가뜩이나 팀에 수비가 좋은 선수가 없는 팀 사정상 좌익수에서 카스트로가 최악의 모습을 보인다면 타석에서 생산성이 굉장히 뛰어나야 합니다. 적어도 WRC+ 140 이상은 쳐야 용서가 될 것 같아요.

 

에레디아 이야기를 하긴 했는데, 에레디아는 수비가 굉장히 좋은 좌익수죠. 애초에 비교가 안 됩니다. 그러나 적어도 타석에서는 에레디아보다 나은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에레디아가 3년간 WRC+ 137.8을 기록했습니다. 카스트로는 수비가 안 좋다는 걸 감안하면 140~150 사이는 쳐줘야 재계약 기준이 될 것 같습니다.

 

만약, 카스트로가 망하면 또 다시 외국인 타자를 외야수로 영입하거나 아니면 1루수로 영입할 것 같은데 1루수는 윤도현에게 기회를 많이 줄 것 같고, 외야수 뎁쓰가 약하기 때문에(1군 준비가 안 된 박재현을 자꾸 쓰는 것만 봐도) 시즌 내내 많은 선수들이 오갈 것 같은데, 연습경기와 시범경기 때 스윙을 보면 카스트로가 쉽게 망할 타입 같진 않아요. 수비에서 재앙만 일으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중견수, 드디어 타격이 되는(?) 수비왕이 나올 것인가

 

김호령 "올해는 진짜 증명해야 할 시즌"

 

김호령은 지난 시즌 오선우와 함께 깜짝 활약을 보였습니다. 2025시즌에도 타격에서 반등이 없다면 그때는 방출될 수도 있다고 봤는데, 33세의 나이에 커리어 최초로 WRC+ 100을 넘겼습니다. 그것도 그냥 넘긴 게 아니라 123.2라는 굉장히 뛰어난 공격력을 보였죠. 심지어 김호령은 팀에 몇 없는 '수비'가 되는 선수입니다. 이런 선수가 타격까지 잘한다. 올스타 급이죠.

 

지난 시즌 타석 수가 적은 것도 아니죠. 381타석에 나섰습니다. 엄청 많은 타석 수는 아니지만, 또 엄청 적은 타석 수도 아니죠. 게다가 원래 파워는 어느 정도 있던 선수라서 장타도 심심치않게 쳤습니다. 

 

김호령의 지난 시즌 활약이 플루크인지 아닌지를 보려면 역시 가장 직관적인 기록은 BABIP이죠. BABIP만 보면 플루크일 가능성이 크긴 합니다. .378을 기록했으니까요. 참고로 오선우의 BABIP도 .376이었습니다.(규정 타석 충족한 선수 중 리그 1위) 오선우와 김호령의 올 시즌이 중요한 이유죠. '증명'해야 하니까요.

 

시범경기에서 김호령과 오선우 둘 다 좋은 성적을 보였습니다. 둘 다 지난 시즌의 경험이 큰 자산이 된 것 같은데, 운이 따라서 좋은 성적으로 연결된 게 타석에서의 마음가짐을 다르게 해서 타격 스킬에서의 발전을 이룬 것인지, 아니면 그냥 운이었는 지는 올해 더 지켜봐야겠죠.

 

하지만, 설령 김호령이 플루크라고 해도, 김호령은 수비 능력과 주루 능력이 좋은 선수라서 주전으로 뛸 가치가 있는 선수입니다. '타격'은 보너스 개념일 뿐이죠.(다만 그 전 시즌까지는 보너스라 해도 너무 심한 수준) 작년과 같은 활약까지는 기대하지 않습니다. 톱타자로 뛰어 달라는 무리한 부탁도 할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9번 타자로 나와서 연결고리 역할만 잘 해줘도 수비 때문에 참을 수 있는 선수입니다. 

 

사실, 냉정히 세부 스탯을 보면 작년 활약은 우연에 가깝다고 보는 게 맞는데, 수비 능력을 생각하면 김호령에게 만큼은 정말 긍정회로를 최대로 돌리고 싶어요. 정말 타격에 눈을 떴다고. 이제 타구에 힘을 싣는 법을 알았다고. 실제로 김호령의 세부 스탯에 큰 변화는 없지만, 가장 크게 변한 부분은 '순장타율'입니다. 커리어 평균 .110에 머물렀던 순장타율이 .151까지 올랐으니까요.

 

 

박정우 "도루라도 잘 했으면..."

 

박정우도 이제는 1군에서 무언가를 보여줄 나이입니다. 그런데 김호령과 비교하면 모든 게 애매하죠. 컨택은 김호령보다 낫지만, 그렇다고 엄청 좋은 것은 아니고 파워는 김호령과 비교하면 보잘 것 없습니다. 2군 통산 홈런이 1개 뿐이니까요. 발이 김호령보다 빠르다고는 해도, 도루 능력이 정말 처참합니다. 2군에서 78도루 35실패인데 1군에서는 2도루 4실패입니다. 이런 수치가 나오는 게 기이할 정도에요. 

 

박정우의 현재 가치는 일단 대수비 요원과 대주자 요원에 있습니다. 다만, 대주자 요원이 도루 성공률이 떨어지고, 대수비로 쓰기엔 어느 한 포지션에서도 딱히 우월한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할 수 있죠. 늘 팬들 사이에서는 2군에서는 더 보여줄 것 없다는 평가를 듣는 선수인데, 98년생으로 이제 어린 나이도 아니고 무언가를 보여줄 나이입니다. 

 

다만, 김호령이 부상으로 빠지거나 작년 활약이 정말 플루크였다면 박정우도 분발을 해줘야 겠죠. 그리고 카스트로의 수비 능력이 정말 정말 형편없다면 경기 후반부에는 대수비 요원으로 외야 전포지션을 소화해주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어요. 심지어 KIA는 내야와 달리 외야 유망주들이 치고 나오는 선수가 없어서 더욱.


우익수, 드디어 아장아장 수비를 안 봐도 된다

 

나성범 "올해는 지명타자로 뛸 거지?"

 

김선빈과 나성범. 누구를 지명으로 써야 할까요. 맘 같아선 지명타자를 두 명 쓰고 싶은데 야구 룰이 허용하지 않으니 나성범에게 가장 먼저 지명타자 기회가 갈 것 같습니다. 나성범은 그라운드에 있는 꽃과 같아요. 꽃은 화려하지만 줄기는 얇고, 쉽게 꺾입니다. 그런 존재가 나성범입니다. 그라운드에 서면 안 될 선수가 최형우가 너무 잘 하는 바람에 그라운드에서 너무 오래 꽃처럼 서 있었습니다.

 

나성범은 건강만 하다면 높은 생산성을 기대할 수 있는 타자입니다. 선구안도 나쁘지 않고 무엇보다도 최형우가 떠난 현재, 좌타자 중에서는 가장 멀리 타구를 날려보낼 수 있는 선수죠. 올해 수비를 덜 뛰면 타석에서의 생산성도 더욱 좋아지고, 내구성도 더욱 좋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최형우만큼 못 할 가능성이 큰 게 비극이죠.

 

최형우와 달리 나성범은 타석에서의 약점이 너무 뚜렷합니다. '하이 패스트볼' 나성범을 상대하는 상대 배터리의 패턴이 너무 익숙해서 외울 지경입니다. 하이 존으로 패스트볼 때려 박아서 파울파울로 유리한 카운트 잡고 유인구 잘 떨어뜨리면 성공. 못 떨어뜨리면 홈런 맞는 거죠. 

 

나성범의 지난 시즌 포심 타율은 .254에 불과합니다. 체감 뿐만 아니라 기록으로도 보여요. 반면 종으로 떨어지는 커브의 타율은 .385, 체인지업 .350, 포크볼 .294입니다. 슬라이더와 커터 등 횡으로 변하는 유인구에는 약한대(슬라이더 타율 .211, 커터 .214)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는 정말 잘 칩니다.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가 어정쩡하게 온다? 그러면 그냥 넘기는 거죠.

 

타석에서의 약점이 뚜렷하지만, 강점도 확실하기에 나성범은 존재 의의가 있습니다. 다만, 올해 나성범이 정말 중요한 게 지명타자로 뛰면 지금보다 타격 생산성에서 더 보여줘야 한다는 점이죠. 지난해 최형우의 WRC+가 157.6이었습니다. 이게 말이 안 되는 거지만, 나성범도 지명타자로 뛴다면 140~150 사이는 찍어줘야 용서할 수 있습니다.

 

 

이창진 "애매한 시즌이 되지 않으려면..."

 

이창진도 작년에 힘든 시즌을 보냈습니다. 타율이 .161에 불과했으니까요. 하지만 특유의 선구안은 살아 있어서 그 낮은 타율에도 .295의 출루율을 보였습니다. 원래 출루율이 좋은 타자이기도 하죠. 통산 .261의 타율에 .356의 출루율을 보였으니까요. 

 

이창진이 작년에 안 좋긴 했는데 그래도 작년 제외하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연속 WRC+ 100 이상을 기록했을 정도로 타격 생산력이 나쁘지 않은 선수입니다. 작년에 성적이 안 좋았던 건 운이 안 따랐던 탓도 있다고 봐요. BABIP가 .197에 불과했으니까요.(여기까지 정독하셨다면, 지난해 KIA에서 가장 불운한 3명의 이름이 떠오르실 겁니다. 정해영, 한준수 그리고 이창진)

 

그런데 이창진은 운이 안 따를 수밖에 없는 타격 스타일이긴 합니다. 한준수와 비슷한데, 이창진도 스프레이 히터와는 거리가 멀고 3-유간으로 잡아 당겨서 강한 땅볼 타구를 치는 타입이라 수비 정면에 걸릴 가능성이 크죠. 장타자도 아니니까요. 이런 점이 이창진이 괜찮은 선구안에도 불구하고 주전으로 못 뛰는 이유가 됩니다. 이제는 KIA 선수도 아닌 이우성의 하위호환 타입에 가까워요.

 

이창진의 올 시즌 역할은 나성범 대신 우익수를 뛰어 주는 겁니다. 아마 주로 9번에 위치할 것 같은데 이창진이 좋은 선구로 출루만 해주면 상위 타순 연결을 잘 해줄 수 있죠. 게다가 이창진은 좌투수 상대로 더 좋은 생산성을 보여주는 선수라서 상대 좌투수가 나오면 테이블세터 역할도 해줄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봅니다.

 

하지만 최형우가 빠진 대신 나성범이 들어오고, 나성범이 빠진 우익수 자리를 파워가 부족한 이창진이 들어오는 건 여러모로 모양새가 별로이긴 합니다. 그렇다고 이창진이 빠른 선수도 아니고 파워가 뛰어난 타입이 아니니까요. 앞서 내야수에는 기대되는 젊은 내야수들(김도영, 윤도현, 박민, 정현창 등)이 많은데 외야수 쪽은 부족하다고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팬들도 그렇고 개인적으론 김석환이 알을 깨줬으면 하는 바람인데, 지난 시즌 적지 않은 기회(134타석)을 받았음에도 눈도장을 못 찍었죠.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김석환 같은 파워를 가진 선수들이 코너 외야수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어요. 이창진도 나이가 많은 편이라 훌륭한 대안은 되지 못 합니다. 이러니 박재현처럼 1군에서 뛸 준비가 안 되는 선수들이 자꾸 1군에 얼굴을 비추는 것이겠죠.

 


[야수진 프리뷰 총평] 창은 날카로우나, 방패가 너무 무디구나

 

어제에 이어 야수진을 총정리해봤는데, 최형우가 빠지면서 전업 지명타자가 사라지며 야수진의 밸런스가 나아지긴 했으나, 박찬호가 빠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점. 제러드 데일이라는 미지수가 생겼다는 점. 그로 인해 젊은 내야수들의 성장이 방해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큰 시즌이긴 합니다.

 

4번 타자의 이탈, 그리고 수비의 핵심 유격수의 이탈. 생각하지 않을 수 없죠. 게다가 KIA는 포수, 중견수를 제외한 나머지 포지션에서 다른 팀 대비 수비력이 뛰어나다고 장담할 포지션이 없다는 것도 단점입니다. 여기에 한 베이스 더 가는 주루 플레이가 안 되는 선수들도 너무 많죠.(김태군, 한준수, 나성범, 김선빈... 데일이랑 카스트로는 모르겠음) 불확실성이 크다고 밖에 할 수 없습니다. 오선우와 김호령이 지난 시즌 운이 따랐다는 것도 불안 요소 중 하나고요.

 

그래도 긍정적인 부분은 '젊은 내야수들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윤도현이 1루수와 2루수 멀티 포지션을 뛰면서 400타석 이상을 소화해주고, 정현창이 내야 전 포지션 멀티를, 그리고 박민이 시범경기의 활약을 이어가며 김선빈 대신 2루수 주전을 차지하거나 김도영의 3루수 백업 역할을 충실히 해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이번 시즌 얻어갈 수 있는 건 많다고 보여요.

 

외야수 쪽의 부실한 뎁쓰는 장기적인 숙제가 될 것 같습니다. 외야수 외국인 타자를 두 명 쓸 수도 없는 노릇이고, 주전은 모두 30대(김호령, 나성범, 이창진, 오선우)이거나 30살에 가깝고(박정우) 유망주들은 뚜렷한 성장을 못 보이고. 앞으로 외야수 유망주를 어떻게 육성할 지, FA로 보강해야 할 지 전략을 잘 세워야 할 부분 같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시즌 전에 프리뷰 완성해서 뿌듯하네요. 투수 편은 내일 짬 될 때 조금 더 보강해보겠습니다.

 

 

#사진은 KIA Tigers 홈페이지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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