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의 기본원칙은
"우리 팀의 남는 자원을 팔아서 부족한 부분을 채운다."
...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번 트레이드 (최원준, 이우성, 홍종표 <-> 김시훈, 한재승, 정현창)는 이 원칙을 아주 충실하게 지킨 트레이드라고 생각합니다.

최원준, 이우성, 홍종표는 잉여 자원인가
최원준, 이우성은 작년에 주전이었습니다. 최원준은 지난 시즌 508타석에 나와 WRC+ 110.1을 찍었고, 이우성은 재작년부터 400타석에서 WRC+ 122.4를 찍고 알을 깨나 싶었는데 지난 시즌 1루 전환하고 공격력도 나빠졌고, 올해는 다시 외야수로 돌아갔는데, 수비마저 더 나빠지면서 팀에 하나도 도움이 안 되었죠.
홍종표는 지난해 주전은 아니었지만, 백업 내야수로 2루 백업을 주로 하고 유격수도 간간히 뛰면서 타율 .295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홍종표는 재수가 좋았다고 생각함) 아직 1군 기량이라고 볼 순 없지만, 경험이 적은 선수 답지 않게 수비와 주루 플레이에서 센스가 돋보였죠.
홍종표 트레이드는 지난해 시즌 말 구설수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전 그것도 있겠지만, 팀내 젊은 유망주들 간의 경쟁에서 뒤쳐진 것도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수 기량이 뛰어나면 그 정도 구설수 때문에(다른 분들과 달리 저는 지역 비하는 증거가 없어서 아니라고 생각함) 타 팀으로 홀랑 보내진 않죠.

여튼, 셋 다 지난해 주전이었거나 제1 백업이었는데 올해는 왜 잉여자원이 되었느냐? 대체 자원들이 등장했기 때문이죠. 이우성 자리는 오선우가 먹었다고 보면 됩니다. 주로 1루수로 나오지만, 김도영이 3루로 복귀하면 위즈덤은 다시 1루로 가고, 오선우는 외야로 가겠죠. 시즌 후에 위즈덤과 재계약을 하지 않더라도 1루수가 아니라 외야수 외국인 타자를 영입하면 그만 입니다.
이우성은 특히, 가장 큰 문제가 수비력이죠. 어깨가 너무 약해서 외야수로 쓰더라도 좌익수가 한계고, 1루수로 쓰기에는 포구 능력이 너무 떨어집니다. 지난해 김도영과 박찬호가 넓은 수비 범위를 보여줬음에도 실책이 많은 이유는 이우성의 포구도 한 몫했죠.
최원준은 김호령의 분전으로 자리를 잃었죠.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우성과 마찬가지로 중견수 수비가 너무 허접했습니다. 타구 판단 능력이 김호령과 비교하면 너무나도 뒤떨어지는지라 쓰려면 코너 외야수로 써야 하는데 코너 외야수에는 나성범과 오선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 1군에서 검증되지 않았지만, 박정우도 잠재적인 최원준의 대체자라고 봐야하고요. 올 시즌 햄스트링 부상 전까지 61타석에서 타율 .280에 출루율이 .410이었습니다.
물론, 최원준 대체자원은 이우성 대체자원보다는 불안정성이 큽니다. 오선우는 툴 자체만 봐도 이우성보다 우위에 있지만, 김호령이 시즌 끝까지 작년 최원준보다 타석에서 생산성이 있을 지, 박정우가 정말 1군 자원이 될 지는 시간을 더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해요.

홍종표는 팀에 젊은 내야수들이 많죠. 같은 해에 앞 순번에 뽑힌 박민이 대표적이고, 수비력은 약하지만, 차기 김선빈 후보로 가장 유력한 장타력을 갖춘 내야수 윤도현이 있고, 지난해 2군에서 유격수 수비는 가장 좋았던 김두현도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작년 홍종표 역할은 김규성이 해주고 있죠.
여기에 홍종표 보낸 게 불안해서인지, NC에서 수비 좋다는 평가를 받은 고졸 신인 내야수를 영입하기도 했고요.

부메랑을 맞을 확률은 없을까?
우리 팀 잉여 자원을 팔았다는 점에서는 좋은 평가를 해줄 수 있지만, KBO는 단일리그라 이 선수들이 타 팀 가서 잘 해버리면 '손해'가 됩니다. 그리고 KIA 구단에서는 이런 점도 고려를 했을 거에요. 부메랑을 맞더라도 '덜 맞을 것 같은 선수'들을 보낸 거죠.
부메랑을 세게 맞는 유형은 '미완의 강속구 투수', '미완의 장타자', '뛰어난 수비능력을 갖춘 유격수'라고 생각합니다. 최원준, 이우성, 홍종표는 여기에 해당이 안 되고, 최원준은 30살에 가까워졌고, 이우성은 30살을 넘겼습니다. 둘 다 더 성장할 거라는 기대치가 매우 낮죠.

홍종표는 20대 중반의 젊은 야수라서 더 성장할 가능성이 있지만, 홍종표 역시 사이즈의 문제 때문에 '장타자'로 성장할 가능성은 제로라고 봐도 됩니다. 신민재 유형으로 커주기만 해도 대박인 케이스라고 보이고요. 그리고 홍종표의 또 다른 문제는 어깨가 약해서 유격수와 3루수로 쓰기에는 뭔가 부족한 선수라는 점도 있습니다. 컨택이야 경기를 거듭하다보면 늘 수 있지만, 타고 난 어깨는 개선의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셋 다 부메랑 맞을 확률은 작다고 생각하고, 그나마 세게 맞는 유형이라면 최원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우성은 수비력을 감안하면 20 홈런을 넘게 쳐야 살아 남을 유형이고, 최원준은 그래도 갭파워는 있어서, 작은 창원구장으로 가면 홈런 수가 지금보다 늘어날 수는 있어 보입니다. 다만, 그래봐야 10~15개 정도의 홈런이 최대치가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최원준은 중견수 수비가 늘지 않으면 코너 수비수로 쓰기엔 공격력이 조금 아쉬울 수도 있고요.
우리 팀에 부족한 자원을 데리고 왔는가
이건 제가 최근 KIA 리뷰를 쓸 때 한 202879번은 언급한 것 같아서 따로 길게 나열하지 않겠습니다. 지금 팀에 가장 부족한 자원이 '우완 파이어볼러' 입니다. 여기에 올 시즌 순위 싸움을 하고 싶다면 불펜 자원도 필요하고요.

김시훈이나 한재승 둘 다 올해는 좋지 못 한 모습이지만, 김시훈은 경험이 많은 투수이고 좋은 변화구를 갖고 있죠. 한재승은 제구가 불안하지만 최고 150km/h의 공을 던지는 우완 파이어볼러. 게다가 나이도 젊습니다.(2001년생) 굳이 따지자면 한재승 같은 투수가 KIA에 가장 부족한 유형의 투수에요. 다만, 이 선수가 제구력 기복을 얼마나 줄일 지가 관건 같습니다.

김시훈은 최원준과 비슷한 케이스라고 보입니다. 지난 4년간 1군에서 통산 259.1이닝을 투구했을 정도로 경험이 비교적 쌓인 투수인데, 구속이 확 떨어지면서 지금은 전력 외로 빠져 버렸죠. 그래도 나름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00이닝을 넘게 던졌는데 말이죠.
개인적으로 김시훈은 아직 젊은 선수(1999년생)라서 구속을 다시 회복할 가능성을 낮게 보진 않습니다. 다만, 3년 전엔 포심 평균 146.7km/h을 던졌던 선수가 왜 작년에는 평균 구속이 141.1km/h까지 떨어졌는 지 의문입니다. 그래도 한 때 150km/h을 던졌던 선수이니 팀을 바꾸고 구속을 다시 회복하는 걸 걸어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결론적으로 KIA가 잉여 자원을 내보낸 것은 맞고 '부족한 유형'의 자원을 영입한 것도 맞지만, 이 선수들이 1군에 바로 도움이 될 지는 매우 비관적으로 보입니다. 한재승은 제구 이슈, 김시훈은 구속 회복 이슈가 있는 선수들이죠.
그래서 전 이 트레이드를 '올해 성적에 급급한 트레이드'라고 보고 싶진 않고 '내년 이후의 미래'까지 함께 고려한 트레이드라고 생각해요. 때문에 작년에 '26시즌 리툴링'을 언급한 심재학 단장이 추진한 트레이드라고 생각했는데 이범호 감독이 추진했다고 하니 그 부분은 조금 의외입니다. 그리고 이범호 감독이 팀을 그래도 길게 보고 운영하고 있구나 싶고요.
트레이드의 성패는 길게 봐야하지만, 트레이드의 대원칙 '우리 팀의 남는 자원으로 부족한 부분을 메꾼다'는 KIA는 충실히 지킨 것 같고, NC는 잘 모르겠습니다. KIA보다 불펜이 더 안 좋은 팀이 불펜투수를 보내고, 코너외야수 주전(그것도 리그 최고의 교타자인 손아섭, 박건우가 있거늘)이 다 잡혀 있는데 어째서 코너외야수를 영입했는 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트레이드의 절대적 선수 가치는 KIA 쪽이 더 크다고 생각하지만, 트레이드의 필요성 측면에서는 KIA가 당장에 더 얻는 게 많아 보입니다. 다만, KIA도 김시훈과 한재승을 2시즌 안에 1군 자원으로 써먹지 못 하면 남는 게 없는 트레이드가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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