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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Tigers 2026시즌 프리뷰 - 1편 투수진

KIA Tigers 리포트

by Lenore 2026. 3. 26.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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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시즌 돌아보기

 

 

압도적인 1위 우승로 예상했지만, KIA의 시즌 최종 순위는 8위에 그쳤습니다. 직전 해 .613의 승률로 압도적인 1위에 우승까지 했지만, 2025시즌 KIA는 5할 승률에도 미치지 못 하는 .464까지 승률이 떨어졌고, 87승에서 65승으로 추락하며 22번을 더 졌습니다.

 

직전 해의 실패 이유는 따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김도영, 나성범, 김선빈 등 주축 타자들의 부상. 그리고 곽도규, 황동하 등 허리 역할을 해줬던 불펜투수들의 부상 등을 가장 큰 이유로 꼽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잘못된 시즌 구상 등도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죠.

 

KIA의 몰락 이유를 여러 지표로 살펴볼 수 있지만, 야수진에서는 ‘수비’에서의 허점이 많은 패배로 연결됐다고 생각합니다. 유격수 박찬호를 제외하면 평균 이상이라고 장담할 수 있는 수비 포지션이 없었어요.

 

투수진은 ‘스피드’의 부족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승 시즌 허리에서 좋은 역할을 해줬던 장현식이 LG로 이적했고(정작 이적 이후 활약은 그다지 였지만) 그에 따라 조상우를 영입하면서 약점을 메우려 했지만, 조상우는 시즌 중반 추락의 가장 큰 역할(?)을 했죠.

 

외국인 투수 두 명이 모두 좋은 활약을 했음에도(올러의 한 달 정도의 부상이 아쉽지만) 국내 투수들의 상대를 압도하지 못 하는 구위가 지키는 야구의 실종으로 이어졌고, 이게 팀 몰락의 가장 큰 원인을 제공했다고 봐요.

 

실제로 지난 시즌 KIA의 타격 지표는 중심 타선의 장기 부상에도 불구하고 리그 평균 이상이었습니다.(WRC+ 104), 팀OPS는 .734를 기록하며 리그 4위였고 전반적인 지표가 압도적인 공격력을 자랑한 LG, 삼성 다음 정도에는 놓을 수 있었어요. 김도영, 나성범, 김선빈이 100경기도 뛰지 못 했는데 이 정도면 선방했다 할 수 있죠.

 

반면, 투수력은 처참했습니다. 팀ERA가 4.66을 기록하며 7위에 그쳤고, WAR은 13.16을 기록하며 리그 8위에 그쳤습니다. 선발진의 ERA는 두 외국인 투수의 활약에 힘입어 4.28을 기록하며 리그 4위였지만, 구원진의 ERA는 5.22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최하위팀인 키움(5.79) 다음으로 안 좋았습니다. 

 

 

구원진 보강에 주력한 스토브리그

 

 

구원진이 가장 안 좋았기 때문에 팀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구원진 보강에 주력했습니다. 반면, 누수가 있었던 수비력(박찬호의 이탈)과 공격력(최형우의 이탈)을 감안하면 스토브리그에서 좋은 점수를 줄 순 없어요. 

 

특히, 개인적으로 가장 최악의 선택은 아시아쿼터로 다른 팀들은 투수력을 보강했는데, 선발진이나 구원진에 활약을 보장해줄 수 있는 선수가 없음에도 아시아쿼터로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야수(유격수)를 뽑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시아쿼터로 뽑은 선수들의 활약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가장 쉽게 불펜진을 보강할 수 있는 방법’을 외면하고 다른 구단들과는 ‘엇나간 선택’을 한 것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는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데일이 잘 할 수도 있는데, 전 데일이 잘해서 얻는 이익보다는 마운드가 흔들려서 잃는 손해가 더 클 것 같아요.

 

아무튼, 구원진 보강을 위해 KIA는 기존 자원인 조상우를 잔류시켰으며, 박찬호의 보상선수로 두산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젊은 투수 홍민규를 영입했고,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홍건희를 다시 고향으로 귀환시켰으며, 가장 깜짝놀라운 선택이었던 김범수를 FA로 영입했습니다. 이 외에 2차 드래프트로 이태양을 뽑았고요.

 

개인적으로 조상우 잔류(조상우는 어차피 타팀 이적은 어려울 것으로 봤음)와 홍건희, 이태양의 합류는 팀에 도움이 될 지 매우 의문스럽습니다. 셋 다 전성기에서 내려온 베테랑 투수들이니까요. 하지만 KIA 불펜 사정이 그만큼 안 좋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느낌은 있습니다. 잘 해주면 좋지만, 너무 과한 기대를 할 수 없는 영입이라고 봐요.

 

반면, 김범수는 ‘정말 포텐을 터뜨렸다면’ 좋은 영입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가가 크지 않았고(양수호가 좋은 구위를 가졌지만, 1군 안착시키는 데에는 시간이 좀 소요되었을 겁니다.) 시범경기에서의 피칭을 보니, 과거에는 힘으로만 던졌던 선수가 이제는 변화구를 다양하게 섞어 던지면서 ‘투구’에 눈을 뜬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기에 박찬호 보상선수로 영입한 홍민규도 기대 이상의 피칭을 시범경기 때 보였다고 생각해요. 박찬호가 이적한 팀이 리그에서 우완 강속구 자원이 가장 많은 두산이었다는 것이, KIA 입장에서는 행운(?)으로 보일 정도입니다.

 

정리하면, 조상우, 홍건희, 이태양은 잘 해주면 좋지만 승리계투조로 쓰기엔 미덥지 못한 부분이 매우 크고, 홍민규는 보상선수 치고는 꽤나 괜찮아 보이며. 김범수는 기대가 됩니다. 최지민이 헤매고 있는 현재, 김범수가 2024 시즌 곽도규의 역할을 해줄 수 있으면 불펜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믿음이 가는 외국인 선발, 불안하기 짝이 없는 국내 선발

 

1선발 - 제임스 네일 "스태미너의 약점만 보완하면 완전체"

 

지난 시즌 리그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활약을 했던 제임스 네일을 잔류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네일은 MLB에서는 부족한 스태미너와 단조로운 구위 때문에 선발로 쓰기엔 아쉽지만, 이런 약점이 KBO 잔류에는 큰 도움이 됐죠.

 

많은 걸 바랄 필요가 없습니다. 작년 성적만 유지해줘도 고마울 정도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3년차까지 좋은 모습을 보이면 과거 니퍼트처럼 KIA에 장수 외국인 투수로 남을 수 있다고 봅니다.

 

세부 스탯을 들여다보면 9이닝당 삼진(8.33개), 9이닝당 볼넷(2.25) 모두 2024년(8.32 / 2.11)과 대동소이합니다. 여기에 피OPS도 .674에서 .580으로 나아졌습니다. 

 

네일의 약점은 이닝 소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래서 다른 외국인 투수들에 비하면 투구 이닝(164.1이닝)은 조금 아쉽습니다. 항상 경기 초반에는 투심과 스위퍼가 날카롭게 들어가다가 경기 후반에는 급격하게 공이 날리거나 몰리는데, 이 때문에 부실한 KIA 불펜진과 시너지 효과가 나면서, 2024시즌보다 더 좋은 투구를 했음에도 10승도 못 했죠.

 

스태미너 문제가 갑자기 더 좋아질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지금처럼 170이닝 내외만 던져줘도 고마운데, 네일이 좋은 성적을 내고 팀 성적도 잘 나오려면 내야 수비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땅볼 타구를 많이 만들어 내기에, 네일이 등판하는 경기는 적어도 2루수는 박민이나 정현창 등 수비 범위가 넓은 선수들을 쓰면 좋을 것 같아요. 이제, 지명타자 고정도 사라졌으니 김선빈이 수비를 뛰는 상황은 많이 줄여야죠.

 

2선발 - 아담 올러 "주자가 있어도 없을 때처럼 던지면 빅리그 직행"

 

재계약을 두고 설왕설래했고, 팬들 여론도 갈렸지만, 전 아담 올러는 무조건 재계약 해야 하는 선수라고 봤습니다. 부상으로 한 달 결장한 건 ‘실력 외적 이슈’이고, 건강할 때는 뛰어난 투구를 보여줬으니까요.

 

올러의 장점은 특히 세부 스탯이 좋다는 데에 있습니다. 9이닝당 삼진은 10.21개로 네일보다 더 좋고, 볼넷 허용도 9이닝당 3개 미만(2.84)으로 뛰어 납니다. 특히, 올러의 FIP는 2.90으로 리그 3위였습니다. 올러보다 FIP가 뛰어난 선수는 MLB로 떠난 폰세와 앤더슨 둘 뿐입니다.

 

올러의 약점은 ‘주자 견제 능력’ 입니다. 슬라이드 스텝이 좋지 못 해서, 주자만 나가면 도루 허용도 많고, 투수 본인도 크게 흔들립니다. 마운드에서 평정심이 좋지 못 해서인지, 빠른 주자들이 나가면 투구도 흔들립니다. 그래서 주자가 있을 때 몰아 맞는 경향이 있어요.

 

주자가 없을 때 올러는 피안타율 .187을 기록하며 특급 투수인데, 주자가 있을 때는 피안타율이 .284까지 치솟습니다. 주자 없을 때는 ERA 0.69로 선동열급 투수가 되는데, 주자만 나가면 ERA 8.32로 1군에 있으면 안 될 투수가 됩니다. 올러의 가장 큰 과제라고 할 수 있죠.

 

네일이나 올러나 검증된 투수들이라서 시즌 예측도 손쉽습니다. 둘 다 부상만 없다면 안정적인 시즌 운영을 할 수 있죠. 여기에 둘 다 MLB에 가기엔 ‘확실한 무언가’가 없다는 것이 KIA 입장에서는 행운이기도 합니다. 둘 다 구질이 단조롭고 약점들이 확실하죠. 네일은 스태미너가, 올러는 슬라이드 스텝에서. 다만, 올러의 약점은 네일보다 KBO에서는 더 치명적인 부분이라, 개선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적어도 리그 평균 수준으로만 나아져도 네일보다 좋은 투구를 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3선발 - 이의리 "마운드의 핵심 키플레이어"

 

지금까지 ‘행복한 이야기’를 적었다면 지금부터는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KIA의 국내 선발진은 변수가 너무 많습니다. 한 마디로 혼돈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데 이의리가 ‘3선발’이라는 것 자체가 ‘혼돈의 씨앗’입니다.

 

이의리는 고점이 굉장히 높은 투수입니다. 리그 최상급의 삼진 능력을 갖고 있으니까요. 반대로 이의리는 리그 최악의 볼넷 허용 능력도 가진 투수입니다. 그래서 계산이 어렵습니다. 

 

그리고 그래서 이의리가 올 시즌 KIA 선발 마운드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의리가 9이닝당 볼넷을 4개 미만으로만 찍어줘도 리그 3선발 치고는 최고의 활약을 할테고, 이의리가 9이닝당 볼넷을 3개 미만으로 찍으면 그때 KIA는 1선발 3명을 갖고 리그에서 경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말 예측이 어렵고, 이의리가 KIA 마운드의 열쇠를 갖고 있어요. 잘 풀리면 1선발, 안 풀리면 1군에서 뛰면 안 될 투수. 이의리의 올 시즌이 특히 중요한 이유이고, 이의리에 활약 여하에 따라 KIA의 성적도 크게 요동친다고 봅니다. 

 

1경기 등판에 그친 시범경기 성적은 4이닝 무사사구 4탈삼진으로 매우 좋았지만, 이의리는 이닝 마다 제구력이 오락가락하는데, 시범경기 1경기만으로 성적을 예상하는 건 무리죠. 아직 2002년생의 젊은 투수이지만, 이의리가 자리를 잡아줘야 KIA도 살고, 우리나라 국대 마운드에도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 이의리의 포텐이 터지길 간절히 기도해봅니다.

 

4선발 - 양현종 "커리어의 진정한 시험대"

 

안정적인 1-2선발, 로또 같은 3선발. 하지만 4선발부터는 정말 이 선수들이 선발 자리를 계속 지켜줄 수 있을 지 의문입니다. 일단, 양현종의 이름을 가장 먼저 적긴 했지만, 시범경기 때 양현종의 구속은 우려를 감출 수가 없었어요. 시범경기라고 해도 평균구속이 135km/h 내외면 은퇴를 앞둔 투수의 구속입니다. 좌완 투수라도 구속은 140km/h은 나와야 합니다.

 

냉정히 표현하면 양현종은 이젠 팀의 전력으로 생각하고 시즌을 운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팀에 양현종보다 더 나은 선발감이 안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윤영철과 김도현은 부상으로 아직 합류 전이고, 둘 다 선발투수로 자리 잡았다고 보긴 어렵죠.(김도현은 이대로면 다시 불펜으로 갈 가능성도 있다고 봄)

 

40살을 앞둔 양현종이 갑자기 전성기의 구속을 회복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그래도 시범경기 때보다는 구속이 올라와야 합니다. 최소한 지난해 포심 평균 구속이었던 140.3km/h은 보여줘야 해요. 그래야 그나마 경쟁력이 있어요. 그리고 그 경쟁력도 4~5선발로서의 경쟁력이지, 더 이상 3선발 이상을 기대할 수는 없는 구위죠. 

 

양현종 개인에게는 2026시즌이 커리어의 기로가 될 수도 있어 보입니다. 이는 김선빈, 나성범 같은 배테랑 선수들도 마찬가지인데, 김선빈과 나성범은 ‘지명타자’로 도망갈 구석이라도 있지, 양현종은 선발에서 내려오면 뛸 수 있는 자리가 없습니다. 

 

올해 바라는 점은 그저 ‘대투수의 마침표’가 화려하진 못 해도, 박수 쳐줄 수 있는 수준으로 끝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5선발 후보 - 김태형 "20세 투수에게 너무 이른 게 아닐까?"

 

김도현이나 윤영철이 들어가야 할 자리인데, 김도현은 풀타임 선발 경험하고 부상으로 나가 떨어진 상황. 언제 복귀할 지도 모르고. 윤영철 역시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아서 올해 전력 외라고 봐야죠. 그리고 윤영철은 수술 이후 구속을 반드시 끌어 올려야 합니다.

 

여튼, 이런 상황이니 아시아쿼터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 데, 일단 김태형이 시범경기에서 기회를 받았습니다. 

 

김태형 시범경기 피칭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임팩트는 보여줬으나 안정성은 없다로 요약할 수 있어요.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150km/h 이상의 구속을 찍으며 1회에만 삼진 3개를 잡으며 상쾌하게 출발했지만, 2회부터는 구속이 떨어지더군요. 두 번째 등판에서도 1회에 삼진 3개를 잡으며 똑같이 좋은 출발을 했습니다. 하지만 2회에 6실점을 하면서 무너졌죠.

 

지금의 김태형은 ‘피처’가 아니라 ‘스로워’에 가깝습니다. 굉장히 큰 가능성을 보였지만, 김태형이 있을 곳이 정말 ‘1군 마운드’인가 매우 의심스러운 시선을 거두지 않을 수 없어요.

 

아직 20살도 안 된 선수가 1군 선발 로테이션을 돈다? 이것도 전 반대합니다. 김태형은 2군에서 이닝 제한을 두고 선발로서 수업을 받아야 할 자원이지, 1군 자원으로 보긴 어려워요. 그래서 시범경기 때와 달리 김태형을 선발로 쓸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봅니다.

 

5선발 후보 - 황동하 "최고의 5선발, 최악의 3선발"

 

김태형보다는 황동하가 5선발을 맡을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두 차례의 시범경기 등판에서 김태형은 가능성만을 보여줬고, 황동하는 그래도 3년 동안 선발 등판을 30번 한 경험이 있습니다. 황동하 역시 어린 선수임에도 불구하고요.

 

여기에 황동하는 매시즌 세부 지표가 좋아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스탯이 평균 구속과 삼진율이에요. 2023년에는 5.46에 불과했던 9이닝당 삼진이 2024시즌에 7.06개. 그리고 지난 시즌에는 7.82개까지 올라왔습니다. 물론, 선발과 불펜을 오갔기 때문에 풀타임 선발로서의 기록은 아니지만요.

 

다만, 황동하도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5이닝 정도가 한계라고 봐야죠. 하지만, 김태형에게 5선발을 맡기는 것보다는 나은 선택이 확실하고. 어쩌면 양현종보다도 더 좋은 성적을 기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선 안 되지만, 이의리보다도 나을 수도 있고요.(황동하의 성적이 이의리보다 낫다면, 그것도 그것대로 암담한 결과입니다.)

 

구속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황동하를 상위 선발 포텐이 있는 선수로 보긴 어렵고 앞으로도 커리어 내내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 역할을 할 가능성이 매우 크지만, KBO에 5선발이 제대로 돌아가는 팀은 많지 않죠. 시즌 내내 120~140이닝 내외에서 ERA 4점대 후반 또는 5점대 초반 정도로만 시즌 마무리해도 팀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김태형은 길게 보고 1선발 자원으로 키우고, 그 때까지의 시간을 황동하가 버텨줬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도무지 좋은 평가를 해 줄 수가 없는 불펜진

 

마무리 - 정해영 "운던투에서 운없투였던 작년"

 

정해영의 2025시즌은 결과적으로 커리어 로우에 가깝지만, 개인적으로는 ‘미스터리’한 시즌이라고 생각합니다. 포심의 평균구속이 오르면서 삼진을 못 잡고 맞춰 잡는 ‘운던투’를 하는 선수에서 커리어 처음으로 이닝보다 많은 탈삼진을 잡아내며 삼진율(9이닝 당 10.51개)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는데, ERA, WHIP, 피OPS 모두 커리어 최악으로 마무리했습니다.

 

탈삼진 비율은 높아지고, 볼넷 비율이 낮아졌는데 피안타율 .299를 찍으면서 커리어 로우를 찍은 경우가 또 있었나 싶을 정도로 미스터리합니다. 결정적인 홈런을 많이 맞은 기억인데, 지난해 피홈런은 4개에 불과했습니다.(2024시즌에는 8개였음)

 

홈런도 거의 안 맞았고, 삼진은 늘고, 볼넷은 줄었는데 성적이 나빠졌다? 그 덕분에 BABIP가 .401이라는 역대급 수치가 나왔습니다. 운이 지독하게 없었던 시즌이라고 밖에 해석이 안 되죠.

 

그래서 올해가 중요합니다. 4할이 넘었던 BABIP가 또 반복될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전, 거의 없다고 봅니다. 정해영이 괜히 작년에 망했다고 어줍잖게 변화를 주는 게 오히려 망할 확률이 더 높다고 봐요. 작년처럼 강한 공을 하이 존에 넣으면서 적극적으로 빠른 공을 넣는 투구를 계속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어쩌다 운던투에서 운없투가 됐는데, 이번 시즌 성적도 안 좋으면 정해영이 던질 때 ‘야! 나 지금 포심 하이 존에 던진다!’라고 타자에게 독심술을 보낸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최소한 최주환은 정해영 마음 속에 있는 건 확실함)

 

셋업 - 전상현 "우려되는 스터프 능력"

 

전상현을 보면 던지는 손은 다르지만, 정우람이 생각납니다. 같은 손으로 던지는 투수라면 안지만도 떠오르고요. 하지만 전상현이 안지만, 정우람과 다른 점이라면 스터프가 뛰어난 투수는 아니라른 점입니다.

 

전상현은 ‘매우 안정적인 투수’이지, 강팀의 셋업맨으로 보기에는 최근 성적은 조금 우려스럽습니다. 제가 야구를 볼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록이 ‘삼진’인데, ‘운’이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야구라는 스포츠에서 그나마 정직한 기록이 ‘삼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삼진을 잘 잡는 투수들이 시즌 성적도 좋고요.

 

전상현은 지난해에도 잘 해줬습니다. 무려 70이닝을 투구하면서 ERA 3점대 WHIP 1.2에 불과했으니까요. 

 

하지만 지난해 전상현의 9이닝 당 탈삼진은 6.43개로 본격적으로 KIA 마운드의 핵심 자원이 된 2019년 이후 가장 나쁜 기록이었어요.(2021시즌에 더 나빴지만, 이때는 부상으로 15경기 등판에 그침) 2022시즌부터 전상현의 9이닝당 탈삼진은 10.3개 > 7.7개 > 7.4개 > 6.4개로 꾸준히 나빠지고 있습니다. 투구에서 ‘운’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죠.

 

정교한 커맨드 덕분에 연속 안타를 맞는 일은 드물지만, 이번 시범경기에서도 계속 난타를 당하고 있어서 우려가 됩니다. 평균 구속도 많이 떨어졌고, 7년간 팀의 승리계투조 역할을 했던 투수가 이제는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휴식기’에 들어간 게 아닌가 싶고요.

 

물론, 제 이런 우려와 달리 어느 순간 다시 마운드를 든든하게 뒷받침해주는 국밥 같은 역할을 해줄 수도 있어 보이지만 걱정이 되긴 합니다. 그나마 불펜진의 상수라고 할 수 있는 선수가 전상현과 정해영 둘 뿐인데, 전상현이 무너지면 정말 걷잡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셋업 - 김범수 "정말 실력에 눈을 뜬걸까?"

 

30살이 되니까 투구에 눈을 뜬 것일까요. 지난해 김범수는 한화에서 모든 기록이 좋아 졌습니다. 단 한번도 ERA 4점대 미만을 찍어보지 못 한 선수가 2.25의 ERA를 기록했습니다. 그 비결은 줄어 든 볼넷이죠.

 

커리어 평균 5.58개였던 9이닝 당 볼넷이 지난해 4.13개까지 낮아졌습니다.(이 수치도 좋다고 하긴 어렵지만) 당연히, 커리어 최고의 기록입니다. 하지만 반대급부로 2024시즌 10.06개였던 9이닝 당 탈삼진이 7.69개로 나빠졌습니다. 2024시즌에 무려 11개였던 피홈런이 작년에는 단 1개도 없었습니다.

 

적극적인 한가운데 피칭보다 커맨드에 조금 더 주력한 결과가 아닐까 싶은데, 이런 기록들이 정말 실력이 올라가서 나온 결과인지, 아니면 그냥 ‘운’이 잘 따른 것인지는 올해 성적으로 가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한화에서 적극적으로 김범수를 잡지 않은 이유도 이해가 되고, KIA가 김범수를 잡은 이유도 이해가 갑니다.

 

김범수의 지난 시즌 활약이 우연이 아니라면 올 시즌 좌타자가 많은 팀(대표적으로 삼성) 상대로는 김범수가 좋은 활약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지난해 우타자 상대로도 낮은 피안타율(.196)을 기록했는데 좌타자 상대로는 피안타율 .176, 피OPS .480에 불과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삼성 상대로 기록이 정말 좋네요.(8.2이닝 피OPS .326)

 

김범수의 지난해 활약이 우연이 아니라 ‘실력’이 맞다면, 곽도규가 시즌 중반에 합류하는 상황에서 팀에 큰 보탬이 될 수 있어 보입니다. 일단 지금 폼이면 전상현과 함께 셋업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요.

 

중간 - 성영탁 "상대팀의 집중 분석을 이겨내라"

 

최악 그 자체였던 지난해 KIA 마운드에서 빛이 됐던 선수가 성영탁이죠. 10라운드에 지명된 2004년의 어린 투수(여러모로 황동하와 비슷합니다.)가 첫 해에 52.1이닝 동안 ERA 1.55를 기록했으니까요.

 

다만, 성영탁의 아쉬운 점은 역시 ‘구속’입니다. 투심이라고는 하나 143.1km/h에 불과했으니까요. 커맨드 능력을 활용해 맞춰 잡는 유형이라 불안한 면이 큽니다. 

 

그래도 성영탁이 기대가 되는 점은 투구를 거듭할수록 평균 구속이 오르는 등,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입니다. 8월 30일까지만 해도 경기에서 평속 145km/h 이상을 찍은 경기가 한 경기도 없었는데, 8월 31일 이후에 145km/h 이상을 두 번 찍습니다. 시범경기에서도 최고 147km/h까지 던지더라고요.

 

물음표 투성이인 KIA 불펜에 변수를 일으킬 선수가 있다면, 그나마 성영탁이라고 봐요. 많이 던져서 피곤했을 법도 한데, 시범경기 때 구속도 잘 나왔고 커맨드도 여전히 좋았습니다. 여전히 상대를 압도하는 ‘스터프’를 갖췄다고 보긴 어렵지만, 평속 145km/h만 기록해도 지금의 커맨드 능력이면 뒷문을 단단히 지켜줄 수 있어 보여요.

 

문제는 역시 지난 시즌 활약이 ‘운’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점. 최지민을 생각하면 딱입니다. 물론, 최지민과는 던지는 손도 다르고 유형도 다르지만 실질적인 2년차에 상대 팀의 분석에 걸려서 성적이 나빠지는 경우는 매우 흔한 케이스입니다. 성영탁이 본격적으로 상대 팀의 분석을 직면하게 될텐데, 이를 이겨낼 수 있을 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여요.

 

중간 - 조상우 "고집을 버리고 변화를 주어야 할 때"

 

지난해 KIA 시즌이 망한 주범이었죠. 조상우의 문제는 구속은 돌아오지 않았는데, 그때처럼 던진다는 데에 있습니다. 150km/h에 육박했을 때야 지금과 같은 피칭 디자인이 통하지,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는 슬라이더에 상대 타자가 속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고, 슬라이더가 횡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좌타자 상대가 안 됩니다.

 

조상우는 지난해 우타자 상대로도 좋지 못 했지만(피OPS .730) 좌타 상대로는 피안타율이 .298까지 치솟았고, 피OPS도 .791을 기록했습니다. 조상우를 쓰고 싶다면, 우타자가 많은 팀을 상대로나 써야지, 좌타자가 많은 삼성 같은 팀을 상대로 내보내면 노림수에 걸려서 장타 맞기 딱 좋습니다.(정작 작년에 삼성 상대 기록은 좋은 건 아이러니)

 

그래도 관록이 있어서, 추격조 역할은 잘 해줄 것으로 보이나, 그 이상의 역할을 맡겼다가는 지난해의 실패를 답습할 뿐이죠. 좌타자 잡는 무기를 새로 개발하거나 기적처럼 구속이 다시 나아지지 않는 한, 승리계투조로 조상우를 쓰면 시즌 말아 먹기 딱일 겁니다.

 

 

중간 - 홍건희와 이태양 "굳이 필요한 영입이었을까?"

 

제가 두산 팬이 아니라서 홍건희에 대한 평가는 내리기 어렵네요. 그런데 이제 30대 중반에 접어 든 선수가 커리어의 반등을 이끌어낼 지 매우 의문스럽습니다. 심지어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플라이볼’투수가 친정으로 돌아 온다고 얼마나 피칭 퀄리티가 나아질 지 의문이네요.

 

이태양도 너무 미지수죠. 원래 구속이 빠른 투수가 아닌데, 지금 역할은 스팟 선발이나 롱릴리프 일 거고, 그 이상의 역할을 기대하긴 어려울 겁니다. 시범경기 때 피칭도 그저 그랬어요. 그냥 복권이겠거니 생각하는 게 편할 것 같습니다.

 

 

원포인트 릴리프 - 이준영 "슬라이더 깎는 노인, 올해도?"

 

FA로 잔류한 이준영은 그 누구보다도 3타자 상대 룰이 생기지 않길 바라는 선수일 겁니다. 가지고 있는 무기가 너무 단순해서, 이제는 9개 구단 모든 좌타자들이 이준영이 어떻게 던질 지 다 알죠. 그럼에도 속는 게 이준영의 슬라이더이긴 한대, 이런 고지식한 패턴이 올해도 또 통할 지는 역시 지켜봐야 합니다.

 

 

불펜을 전반적으로 평가하면, 그 무엇하나 타팀보다 낫다고 할 부분이 없습니다. 마무리 투수, 셋업맨, 왼손 투수 등 모든 면에서 타팀보다 뛰어난 투수가 있다고 장담할 수 있는 부분이 없죠.

 

특히, ‘스터프’면에서 좋은 평가를 해줄 수 있는 투수가 불펜에 너무 없습니다. ‘스터프’만 보면 정해영이 가장 뛰어난데, 나머지 투수 중 삼진 잡는 능력이 있는 투수들이 너무 없어요. 운이 기대야 하는 부분이고, 수비에 기대야 하는 부분인데, KIA 수비가 딱히 뛰어난 것도 아니죠.

 

 

이 부분은 내일 야수편 적으면서 언급하겠습니다. 원래 계획은 오늘 다 쓰려고 했는데, 2시간 쓰고 나니까 피곤함이;;; 그래서 글이 용두사미가 됐는데, 이 글 스크랩 해 두시면 제가 계속 보완해 나가겠습니다. 

 

이래서 지난 주에 천천히 쓰려고 했는데 미루고 미루다보니…

 

이미지는 모두 제미나이의 힘을 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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