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7/3] KIA : SSG - 어제의 패배가 오늘 승리의 밑거름이 되다.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5. 7. 3. 23:55

본문

 

승리의 요인

 

화요일 경기 승리와 비슷한 과정으로 승리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리드를 잡은 순간이 7회말이었다는 점이죠. 그리고 7회에 득점을 한 이유는 리그 TOP 10 안에 드는 불펜투수 3명(이로운, 노경은, 조병현)을 보유한 SSG가 어제 경기에서 이 투수들을 모두 소모했기에 7회에는 비교적 약한 투수들을 내보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어제 8:2에서 8:5를 만들지 못 했다면, 오늘 7회에는 전영준과 박시후가 아니라 이로운이나 노경은이 올라 왔겠죠. 그랬다면 경기 후반 불펜 싸움에서 굉장히 고전했을 겁니다. 어제 승리계투조를 소모시킨 결과가 오늘의 승리로 연결됐다고 생각해요. 정말 어제의 패배는 '졌잘싸' 그 이상이라고 평가해도 모자라지 않습니다.

 

 

주중 3연전 고종욱의 미친 활약

 

이번 3연전은 고종욱의 존재감이 어마어마했죠. 사실, 지난 주말 LG와의 주말 3연전에서도 존재감이 대단했는데, 이번 주중 3연전에서 13타수 6안타에 매경기 타점을 기록했습니다. 일요일 LG전까지 포함하면 4경기 연속 타점 생산 중이고요.

 

오늘 경기 1회부터 2루수 쪽 깊숙한 타구를 날리면서 안타로 출루했고, 박찬호의 안타, 평소의 득점권 위즈덤, 최형우의 홈런성 2루타로 홈을 밟았습니다. 그리고 오선우의 잘 맞은 2루 땅볼 때 박찬호가 득점에 성공했는데 박찬호가 아닌 다른 선수였다면 1회 2득점 째도 쉽지 않았을 겁니다. 주루 플레이는 팀에서 가장 뛰어난 박찬호니까요.

 

그리고 7회에 김호령의 유격수 쪽 내야안타(이번 주중 3연전에서 박성한이 수비에서 박찬호와 너무나도 대조적인 활약을...) 김태군의 희생번트와 김규성의 볼넷으로 만들어 진 1사 1, 2루 찬스에서 박시후의 슬라이더가 존에서 너무 잘 떨어졌는데, 그걸 기술적인 뱃 컨트롤로 중전 안타를 만들어 결승타점을 올렸죠. 솔직히 이런 안타는 고종욱 아니면 만들어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컨택 장인 다운 모습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고종욱 같은 타입의 선수를 그렇게 선호하진 않습니다. 아무 공이나 막 휘두르는 배드볼 히터에다가 장타 능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니까요. 그래서 SSG에서 고종욱을 방출할 때 '통산 3할 타자를 방출한 SSG의 놀라운 모습'이라는 기사가 나왔는데, 개인적으론 야구의 기초를 모르는 제목이라고 생각했죠. 고종욱은 타율만 높지, 출루율과 장타율이 낮은 생산성이 떨어지는 타자이니까요.

 

게다가 고종욱이 포수나 유격수처럼 수비 부담이 많은 선수이면 모를까 모든 수비 포지션 중 가장 높은 공격력이 요구되는 좌익수 포지션에 그 외야 수비마저도 별로 안 좋죠. 이런 단점들 때문에 고종욱의 통산 WRC+는 100이 안 됩니다(95.2). 통산 3할 타율(.303)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올렸음에도 말이죠.

 

하지만, 고종욱 같은 타자는 팀에 반드시 필요한 유형이기도 합니다. 야구에서는 때론 '볼넷' 그리고 드물게 나오는 '장타'보다는 '단타'가 꼭 필요한 순간이 있거든요. 그리고 안타가 아니더라도, 인플레이 타구를 날릴 줄 아는 타자는 득점권에서 높은 가치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고종욱이 그런 선수입니다.

 

이전 리뷰에서 언급했지만, 고종욱에게 지난 시즌은 정말 서운한 게 많을 거에요. 서건창에게 밀려서 1군에 거의 얼굴을 내비치지 못 했으니까요. 그런데 팀에 역대급으로 부상자가 많은 올해, 6월부터 올라와서 필요할 때마다 안타를 쳐주면서, KIA가 6월 승률 1위를 한 데에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고종욱은 타율 .405를 기록하면서 출루율 .436까지 찍고 있는데 지금의 활약이 계속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통산 성적을 따져보더라도 고종욱이 마지막으로 3할 타율을 기록한 시즌은 2019년(타율 .323, 출루율 .347)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출루율 .340 이상을 기록한 시즌도 없습니다. 그 정도로 치는 걸 좋아하는 선수입니다. 그래서 대타롤이 딱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런데 올해 마땅한 1번 타자 감이 없는 상황에서 고종욱이 선구안으로 높은 출루율을 보이진 않더라도, 1번 타자에서 안타를 치면서 출루를 하고 있고, 득점권 상황에서는 어떻게든 '인플레이 상황'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기대가 되죠. 

 

작년에 거의 1군에 얼굴 비치지 못했고, 올해도 5월까지 2군에 있었으며, 2군 스탯도 그 높은 타고투저에서도 타율 .309에 그쳤습니다.(대신 출루율이 고종욱 답지 않게 .382를 기록함) 그래서 전 올 시즌이 끝나면 고종욱은 은퇴할 것이라고 봤어요. 그런데 그런 제 생각을 보기좋게 깨고, 6월부터 올라와 전성기를 연상케 하는 대활약을 해주고 있습니다.

 

KIA가 두터운 뎁쓰를 구축한 데에는 함평 타이거즈로 요약되는 젊은 선수들 활약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30대인 고종욱과 김호령도 큰 역할을 하고 있죠. 여기에 최근 부진하지만 2군 올라오자마자 출루능력을 보여준 이창진도 30대이고요. 지금은 부진한 서건창과 이우성도 다시 올라와서 존재감을 드러낼 시기가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다만, 둘 다 수비 능력이 별로라...) 고종욱을 보면서 선수의 쓸모 여부를 함부로 재단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계속되는 지키는 야구

 

이번 주중 3연전에서 KIA는 김건국, 이도현, 양현종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꾸렸는데요. 김건국은 임시 선발, 이도현은 데뷔 첫 등판, 양현종은 커리어가 망가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스윕만 당하지 않길 바랬습니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 않게 2승 1패로 위닝 시리즈를 가져갑니다. 이도현을 빼면 김건국과 양현종 두 동갑내기 고참 투수 두 명이 SSG 타선을 정말 잘 막아줬습니다. 

 

그리고 전상현, 조상우, 정해영이 완벽하게 리드를 지켜줬죠. 전상현은 6월에 17.1이닝 ERA 2.08, WHIP 0.81을 기록하며 6월 MVP 후보에 올랐고(물론, 수상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떨어진 구속 때문에 볼넷이 많았던 조상우도 6월 이후에는 13.0이닝 동안 볼넷이 5개 밖에 안 됩니다.(5월에는 12.2이닝 동안 12볼넷이었음) 

 

정해영이 6월에 많이 망가졌었는데(피OPS .953) 지난주부터 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 중입니다.(5.0이닝 5피안타 0볼넷 5탈삼진) 제가 일전에 정해영이 6월에 부진한 이유에 대해서는 운이 안 따라서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는데, 오늘은 잘 맞은 타구들이 다 정면으로 가면서 안정적으로 세이브를 성공했죠. 운은 돌고 돕니다. 정해영은 지금처럼 던지면 됩니다.

 

 

오늘 김선빈과 나성범이 기술훈련에 들어가면서 복귀를 앞두고 있다는 소식에 들렸는데, 둘 다 팀 공격력에는 도움이 될테고, 나성범이 빠진 우익수는 김석환, 최원준 둘 다 특별히 잘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김선빈이 빠진 2루수의 공격력은 정말 눈물이 앞을 가릴 지경이죠.

 

그런데 김선빈과 나성범이 2루수와 우익수로 들어가면, 수비력은 떨어집니다. 나성범은 강한 어깨 밖에 가지고 있는 게 없고, 김선빈은 순발력과 반사신경은 좋은데 느린 발 때문에 박민이나 홍종표처럼 넓은 수비 범위를 보여주진 못하죠. 그래서 나성범과 김선빈이 오면, 선발로 쓰되 리드를 잡았을 때는 최원준과 박민(홍종표) 등으로 교체하면서 수비 강화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KIA 복귀 선수 중 가장 기대가 되는 선수는 이의리입니다. 이의리가 복귀해서 잘 던져주면 윤영철을 불펜으로 돌려서 부족한 좌완 뎁쓰를 보강할 수 있어요. 그리고 이준영도 건강하게 복귀하면 역시 투수진의 뎁쓰가 두터워지고요. 성영탁이 기대 이상의 피칭을 하고 있고, 최지민도 6월에는 안타를 억제하면서 상대 타자를 잡고 있는데, 전상현과 조상우가 6월 같은 피칭을 시즌 끝까지 꾸준히 할 수 있을 지는 모를 일입니다.

 

올해 같은 투고타저인 상황에서는 결국, 투수력이 강한 팀이 우승을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한화가 빈약한 공격력(리그 공격력 WAR 순위 7위)에도 불구하고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건 압도적인 투수력(WAR 21.28로 압도적 1위) 덕분입니다.

 

현재 KIA의 투수 WAR이 12.96에 불과한대, 5월까지 까먹은 게 많아서 그렇습니다. 6월부터 마운드가 안정되면서 6월 ERA와 피OPS가 리그 2위였습니다. 이의리가 복귀해서 마운드 뎁쓰를 두텁게 해주고 경기 초반에 김선빈과 나성범이 리드를 안겨주고 후반에 최원준과 박민(홍종표, 김규성)이 수비를 보강해주면 안정적인 승수 쌓기가 가능해질 것 같습니다.

 

 


선수 단평

 

  • 박찬호 - 오선우와 함께 2025 올해의 수비 장면을 연출하고, 타선에서도 4타수 2안타로 맹타를 휘두름
  • 위즈덤 - 두 차례의 득점권, 삼진과 내야플라이. 도대체 언제쯤 득점권에서 좋아지려나
  • 최형우 - 한 달만 일찍 태어났어도 1회 타구는 쓰리런인데
  • 오선우 - 타격에서 결과는 안 좋았지만(그래도 타구질은 괜찮았음) 수비에서 멋짐 뿜뿜
  • 김석환 - 오선우 나이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타석에서 너무 생각이 많다.
  • 김호령 - 2루타 쳤죠? 이겼죠!
  • 김태군 - 오늘도 미친 번트 마스터
  • 김규성 - 볼넷 골라 나간 게 어디냐
  • 양현종 - 체인지업이 긁힌 날이었지만 일찍 내린 선택도 이해할 수 있음, 우리 팀 5선발이니까.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