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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 KIA : KT - 기적은 없었던 경기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5. 5. 31.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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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의 요인

 

오늘은 차라리 일찍 선발이 털려서 지는 게 나았을 경기였습니다. 선발인 윤영철이 5이닝 동안 사사구를 5개나 주면서 자멸하는 모양새였는데, 어제 야간 경기와 오늘 낮경기를 했기 때문인지 KT 타자들의 방망이가 굉장히 무겁더군요. 그래서 요행으로 5회를 막은 게 결과적으로 투수만 소모한 안 좋은 결과로 이어졌어요.

 

오늘 진 건 그냥 투수들이 볼질을 했기 때문입니다. 무려 10개의 사사구를 내줬는데 5점 밖에 안 준 게 신기할 정도죠. 특히, 조상우가 8회에 첫 두 타자에게 볼넷을 연달아 준 게 경기를 망친 원인이 됐습니다.

 

 

조상우의 흔들리는 제구력

 

올해 1픽을 넘기면서 까지 조상우를 영입했는데 장현식도 빠지고 곽도규도 빠졌고, 전상현과 최지민도 헤매고 있는 현재, 조상우까지 없었으면 지금보다 승률이 더 낮았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조상우가 있다고 불펜이 안정화된 것도 아니죠. 가장 큰 문제는 구위와 볼넷입니다.

 

시범경기 때부터 우려스러웠는데, 아직도 구속이 안 나옵니다. 전성기 구속에서 무려 8km/h 정도 떨어져서 공을 던지니 존 안에 적극적으로 공을 못 넣고, 보더라인 피칭으로 투심만 주구장창 던지고 있죠. 투수가 투심을 던지기 시작하는 건 커리어의 내리막일 때 나오는 모습입니다. 조상우는 이제 30대 초반인데 말이죠.

 

올해 조상우의 9이닝 당 볼넷 개수가 5.76개나 됩니다. 당연히 커리어 최악의 기록이고, 19살 데뷔해였던 2013년에나 9이닝 당 볼넷 개수가 5개가 넘어 갔어요. 반대로 삼진도 많이 잡아내고 있지만(9이닝 당 10.8개) 이렇게 삼진과 볼넷이 많은 이유는 보더라인 피칭에 매몰된 결과라고 생각이 됩니다. 오늘 안현민 삼진 잡았을 때처럼 제구가 잘 되면 성공이고, 거기서 살짝 빠지면 망하는 거죠.

 

시즌 끝나고 FA 자격을 얻는 조상우를 타팀에서 영입하려 할까요? 평균 구속이 전성기 시절보다 크게 떨어졌는데, 아무리 KBO의 투수층이 얇다고 해도, 조상우의 지금 성적을 보면, 타팀에서 영입할 가능성은 매우 낮고, KIA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홍건희 수준(2+2년 최대 24억5천만원)으로 제시하면 될 것 같아요.

 

 

타선의 반전은 없었다.

 

어제 헤이수스, 오늘 소형준 던지는 걸 보고 탄성만 나오더군요. 커맨드가 정말 좋습니다. 소형준이 위기 상황에서 구속을 150km/h 까지 끌어 올리며 황대인을 삼진 잡는 장면이 대표적이죠. 마지막 공 4개를 투심으로 던졌는데 148km/h, 148km/h, 150km/h, 150km/h 을 던집니다. 그것도 낮은 존으로요. 이건 김도영도 대응하기 어려웠을 거에요.

 

김도현도 소형준과 레퍼토리는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 오늘 소형준의 피칭을 참고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평소에는 힘을 빼면서 다양한 구종으로 맞춰 잡는 피칭을 하더라도 위기 상황에서는 구속을 끌어 올리며 존에 집어 넣어 힘으로 이겨 내는 피칭. 김도현이야 이제 첫 풀타임이니까 배워 나가는 과정이지만, 김도현보다 1살 어린 소형준이 이런 피칭을 하는 건 KT 입장에서는 정말 보물 같은 존재 같네요.

 

타선에서는 김호령 말고는 딱히 잘 했다고 할 선수가 없습니다. 멀티 히트는 김호령이 유일하고, 볼넷도 최형우가 2개(1개는 고의사구), 홍종표가 1개, 김호령이 1개 얻어낸 게 전부입니다. 윤도현이 세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치고, 그 앞에 파울 홈런을 치기도 했지만, 말도 안 되는 공에 헛스윙을 돌리는 걸 보면 아직 경험이 많이 필요하다 싶고요.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타구는 8회에 나온 오선우의 타구였죠. 담장 끝에 맞아서 2루타에 그쳤는데, 이 타구가 넘어 갔더라면 '기적적'으로 경기를 잡을 수 있었는데 그게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어찌됐든 지금 함평 타이거즈 멤버 중에서는 오선우가 가장 나았구나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8회초 공격에서 또 아쉬운 게 한준수 대신 이우성을 대타로 기용한 거죠. 이우성이 박영현에게 통산 8타수 4안타로 강하긴 했는데 한준수를 그대로 쓰는 게 차라리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이우성이 공략한 공은 몸쪽으로 깊숙하게 들어 오는 빠른 공이었다는 점이죠.

 

나쁜 공을 굳이 건드려서 평범한 범타로 물러나는 장면을 보면, 심리적으로 쫓기는 느낌이 듭니다. 김석환이 오늘 좋은 결과를 보인 것은 아니나, 당분간은 좌투수가 선발로 나오더라도, 이우성은 대타로 빼거나 2군으로 한 번쯤 보내서 환기 시키면 어떨까 싶어요. 오늘 대타로 내보낸 게 마지막 기회로 준 것일 수도 있고요. 심지어 수비로 기여하는 것도 없는 선수이니 더더욱.

 

키움이 워낙 상황이 안 좋아서 주초 3경기에서 2승 1무라는 성과를 거뒀지(사실은 3승을 하지 않으면 손해죠. 키움 투수력을 감안하면) 투타 밸런스. 특히, 투수력이 좋은 KT를 만나니까 함평 타이거즈의 냉혹한 현실이 바로 드러납니다. 그런데 당연한 겁니다. 이 선수들은 아직 풋내기니까요. 풋내기 타격, 풋내기 수비, 풋내기 주루. 풋내기들이 성장하려면 실패에서 배워야 합니다. 

내일은 그나마 올러 대 조이현의 선발 맞대결이라 선발 매치업에서 우위는 있지만, 조이현의 경우 구위는 없지만 커맨드가 좋은 선수이다 보니, 함평 타이거즈 멤버들이 이겨낼 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KIA 타선이 조이현을 속시원하게 공략한 기억도 별로 없기도 하고...

 

 


선수 단평

 

  • 윤도현 - 삼진은 당할 수 있다. 그런데 얼척 없는 공은 좀 골라 내자.
  • 홍종표 - 그냥 박민 쓰는 게 나을 듯
  • 오선우 - 그래도 팀 내에서 가장 위협적인 타구를 날림
  • 최형우 - 지칠만도 함.
  • 김석환 - 부족한 경험으로 마지막 타석에서 볼배합을 잘못 예측함
  • 한준수 - 뽀록 2루타는 있었다지만, 그동안 운 없었던 거 생각하면 더 돌려 받아야 함.
  • 김태군 - 어리석은 태그
  • 황대인 - 컨택은 잘 하는 데 결과가 안 좋구만
  • 김규성 - 적시타가 될 수도 있었던 뽀록 직선타. 아쉽긴 하네
  • 김호령 - 지명수비수가 타격을 제일 잘 함
  • 윤영철 - 솔직히 운으로 막음.
  • 윤중현 - 널 올린 감독이 문제
  • 전상현 - 고생했음.
  • 이준영 - 우타자한테 맞는 건 어쩔 수가...
  • 김현수 - 기적적으로 로하스는 막았지만, 구위가 너무 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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