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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KIA : NC - 마운드에서는 김도현, 타석에서는 김도영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5. 4. 29.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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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요인

 

2회 변우혁이 평범하디 평범한 데이비슨의 3루 땅볼을 실책하고, 김도현이 몸쪽에 잘 붙인 146km/h의 포심을 김형준이 큰 스윙으로 좌측 폴대를 바로 맞히는 대형 3점 홈런을 날리면서 승기를 빼앗겼지만, KIA의 실점은 이게 전부였습니다.

 

타석에서는 김도영이 돌아온 효과를 톡톡히 누렸죠. 김도현이 마운드에서 버티는 동안 3회말 2사 1, 2루에서 김도영은 2볼에서 존 안으로 들어 오는 로건의 체인지업을 받아 쳐서 2타점 2루타를 날립니다. 추격하는 점수가 빨리 나왔기 때문에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생각해요.

 

5회에도 김선빈과 김도영의 연속 안타로 만들어진 1사 2, 3루에서 위즈덤이 첫 타석 삼진을 지워버리는 적시타를 치면서 경기를 뒤집었고, 6회에 투구수를 잡아 먹는 악마 권희동이 12구 승부 끝 안타와 서호철의 빗맞은 안타로 위기를 맞이했지만, 전상현이 올라와 홈런 친 김형준을 막으면서 위기를 벗어났습니다. 

 

권희동에서 끊었으면 김도현이 7회까지 나와서 전상현과 최지민도 아낄 수 있었을텐데 그 점이 오늘 경기에서 유일하게 아쉬운 점이네요.

 

6회 수비에서 위기를 넘긴 KIA는 6회 5득점, 7회에 4득점을 하며 나머지 이닝을 가비지 이닝으로 만들었죠. 사실상 6회 위기를 넘기면서 승패가 결정났다고 할 수 있었어요.

 

 

김도영, 완전히 감을 잡다.

 

제가 지난 리뷰에서는 김도영이 한 가운데 변화구를 연거푸 놓치는 모습을 보며 아직 타격감이 정상이 아니라고 봤는데, 오늘 보니 타격감이 완전히 정상이네요.

 

지난 경기에서 김도영이 존에 들어 오는 변화구에 범타로 물러나는 모습을 NC 배터리가 봤던 건지, 3회 2볼 0스트라이크라는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체인지업을 또 던졌고, 김도영은 기다렸다는 듯이 받아 쳐서 좌중간을 총알 같이 가르는 라인 드라이브를 날렸죠.

 

역전 점수가 나온 5회에도 1볼 2스트라이크라는 불리한 상황에서 로건의 5구째 존 바깥에서 형성되는 체인지업을 스윗스팟에 맞혀서 우측 펜스를 때리는 2루타까지 만들어 버립니다. 확실히 재능은 재능이에요.

 

김도영이 3번에서 중심을 잡아 주고, 박찬호가 1번에서 두 번 출루. 김선빈이 2번에서 4안타를 치면서 대량득점의 물꼬를 만들었죠. 그리고 첫 타석 찬스에서 삼진 당한 위즈덤이 이후 세 번의 기회 중 두 번 적시타를 치면서 타격감을 조율했습니다. 무엇보다도 7회 좌측 펜스를 때리는 2루타는, 위즈덤 특유의 총알 타구라서 좋았네요.

 

 

김도영 오기 전만 해도 나성범이 빠른 공에 약한 모습을 보이는 바람에 중심타선에서 해결해주지 못 했는데, 김도영이 나성범과는 달리 정확성과 파워를 모두 보여주면서 이제야 타선의 득점 루트가 만들어진 느낌입니다.

 

여기서 더 바랄 게 있다면, 2번에 위즈덤을. 5번에 김선빈을 배치했으면 하는 거죠. 위즈덤은 오늘 도루한 것에도 알 수 있듯이 발도 빠른 편이고, 타석에서 공을 오래 지켜보며 지금 .407의 출루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김선빈도 좋은 타격을 하고 있어서 2번에 모자라지 않지만 위즈덤보다 느리고(이런 말을 하는 세월이 올 줄이야), 위즈덤을 5번으로 쓰면 이우성, 오선우, 변우혁 등 파워는 있지만 정확도가 떨어지는 타자들이 그 다음에 대기하고 있어서, 정확한 타격을 하지 못 해 찬스가 무산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1번 박찬호 - 2번 위즈덤 - 3번 김도영 - 4번 최형우 이렇게 구성한 다음에 5번에 김선빈을 넣으면 앞에 최소한 1~2명이 출루했을 때 리그 최상급의 정확한 컨택으로 적시타를 만들어 낼 수 있죠. 나성범이 정상 컨디션으로 복귀하면 김선빈을 6번으로 쓰는 방법도 있고요. 아니면, 나성범을 6번으로 쓰던지.

 

7-8-9번 라인이야 정확한 타격보다는 한 방이 있는 타자들로 구성되어도 괜찮다고 봅니다. 이우성, 한준수, 오선우 모두 뱃 중심에 정확히 맞으면 장타를 기대할 수 있는 스윙을 할 수 있는 타자들이죠. 최원준은 9번 붙박이로 쓰고(최원준이 계속 헤매면 김호령을 써서 그냥 중견수 지명 수비로 활용해야...)

 

내일 김도영이 예상대로 3루 수비에 나선다면, 최형우가 지명으로 들어갈 텐데 내일은 위즈덤을 2번으로 쓰고, 김선빈을 5번으로 쓰는 라인업을 좀 짜봤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이범호 감독이 그럴 리는 없겠지만. 출루율 4할에 다리도 김선빈보다 빠른 타자를 5번으로 쓰는 게 너무 아깝네요.

 

 

김도현, 자신있는 투구가 호투를 만들다.

 

김도현은 오늘 경기에서 3점 홈런 외에는 정말 잘 던졌죠. 홈런 맞은 투구도 실투가 아니었습니다. 몸쪽 잘 붙은 직구였는데 김형준이 한 방만 생각하고 몸쪽 코스를 잘 노렸죠. 다만, 김형준에게 홈런 맞은 것보다 안 좋은 건 한석현에게 불리한 승부 끝에 사구로 내보낸 거였죠. 한석현에서 끊었으면 좋았을텐데 그 부분이 아쉬울 뿐입니다.

 

이후에는 정말 잘 던져줬어요. 작년 같으면 자기 공에 대한 믿음이 없어서 지나치게 보더라인 피칭에 신경쓰다가 볼넷을 내줬을텐데 오늘은 ABS 보더라인에 공이 잘 안 묻었음에도 묵묵히 존 안에 자신이 던질 수 있는 모든 공들을 던졌습니다.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엠스플 하이라이트 초반부만 봄) 올해 김도현의 9이닝 당 볼넷 숫자가 작년 3.72개에서 올해 1.56개로 엄청나게 좋아졌습니다. 다만, 볼넷 숫자가 줄면서 자연스럽게 삼진 숫자도 줄었는데(9이닝 당 7.08개에서 4.93개) 삼진 숫자가 좀 줄더라도 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게 지금의 김도현에게는 맞죠.

 

이렇게 볼넷 숫자를 줄이는 투구를 하다보면 삼진 숫자도 자연스럽게 늘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9이닝 당 6~7개 사이만 되어도 하위 선발이 아닌 리그 상급 수준의 선발 투수로의 평가도 가능하죠. 올해는 존 공략을 열심히 하는 해가 됐으면 하고, 내년에 다시 한 번 스텝업해도 늦지 않습니다. 아직 2000년생의 젊은 투수이니까요.

 

 

김도현의 가장 큰 장점은 가진 무기가 많다는 점에 있습니다. 올해 구종별 구사율을 보면 투심 19%, 포심 26%, 커브 20%, 슬라이더 19%, 체인지업 15% 비율로 구사를 하고 있어요. 팔색조가 따로 없습니다. 심지어 대부분의 구종을 스트라이크로 던질 수 있다는 점은 대단한 재능입니다.

 

현재 김도현의 단점은 '결정구의 부재' 뿐이 없다고 생각해요. 모든 구종들의 완성도가 괜찮은 편이지만, 그렇다고 리그 상위급의 완성도를 갖춘 구종은 단 1개도 보이지 않죠. 하지만 계속 던지다보면 완전히 자기 것이 되는 구종을 완성할 수 있다고 봅니다.

 

올해 김도현이 풀 시즌 선발로테이션을 모두 완주해낸다면, KIA는 괜찮은 우완 정통파 투수... 최대 3선발 역할까지 기대할 수 있는 투수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궁극적으로는 '평속 5km/h 더 빠른 임찬규'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수 단평

 

  • 박찬호 - 믿고 보는 수비
  • 김선빈 - 괜히 타격 천재가 아님.
  • 위즈덤 - 몸살 기운 이제 다 털어낸 거지?
  • 이우성 - 발사각 높인 시도. 성공만 하면 중심타자로 성장 가능하다.
  • 변우혁 - 졌으면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할 뻔... 그래도 타석에서 3번 출루에 성공한 것은 칭찬
  • 최원준 - 1회 수비, 나성범이었다면 놓쳤을 것이다.
  • 김태군 - 다양한 무기를 가진 김태군을 잘 리드함
  • 한준수 - 대타로 들어섰지만, 미진했던 활약
  • 김호령 - 지명수비수가 8구 승부 끝에 볼넷 얻어냈으면 잘 한 거
  • 박정우 - 최원준의 대체자가 되어주면 좋을텐데...
  • 전상현 - 평소보다 제구가 안 되면서 고생은 했지만 구위는 확실히 위력적
  • 최지민 - 점수 차가 크면 가운데에 좀 꽂자
  • 임기영 - 구속은 많이 끌어 올렸으나 체인지업의 날카로움이 보이지 않음
  • 윤중현 - 2군 최고 투수. 드디어 1군에 올라오다. 추격조 역할만 잘 해주면 대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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