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요인
3연패 중에다가 LG에서 대체 선발 이지강이 올라 왔고, KIA는 올러의 등판이니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였죠. 그리고 1회 2점, 3회 4점, 5회 2점을 착실하게 뽑아내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 지었습니다. 8회에 3점, 9회에 1점을 내주긴 했지만 승패에 영향은 없었죠. 여기에 이준영 덕분에 승리계투조를 소모하지 않은 점도 좋았습니다.
마운드에서는 올러가 혼자 다 했죠. 5회까지 퍼펙트, 6회에 퍼펙트가 깨지고 7회에 노히트도 깨졌지만, 7이닝을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막았습니다.
오늘 경기 이전까지 주무기인 스위퍼의 움직임이 네일급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오늘은 스위퍼가 정말 잘 구사가 되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오늘 던진 공의 42.3%가 스위퍼였고, 40.2%가 포심일 정도로 포심보다 스위퍼를 더 많이 던졌습니다. 앞으로도 오늘처럼 스위퍼가 잘 들어가는 날이면 포심보다 더 많이 던지면서 상대 타자들을 잡아내지 않을까 싶어요.
김도영의 압도적인 존재감
1회 시작하자마자 박찬호의 안타와 김선빈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 찬스가 됐는데 김도영이 첫 타석부터 중견수 앞으로 잘 맞은 타구를 보내면서 결승타를 뽑았죠. 그리고 3회에는 시즌 첫 홈런을 쳤는데, 정확한 타이밍에서 맞춘 것도 아니고 뒤에서 맞았기에 평범한 플라이라고 봤음에도 스윗 스팟에 맞으면서 우측 담장을 훌쩍 넘겨 버렸습니다.
오늘 지명타자, 3번으로 출장했는데 앞으로도 3번으로 계속 나올 것 같아요. 수비는 언제쯤 들어갈 지 모르겠는데, 최형우를 계속 좌익수 수비 세우는 건 말도 안 되기 때문에 하루 빨리 3루수로 나와서 최형우의 부담을 덜어줘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타순은 계속 3번 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팀내에 김도영만큼 정확성과 파워를 둘 다 갖춘 선수가 없으니까요. 그리고 김선빈이 2번으로 나오면서 땅 파고 있으니, 2번은 차라리 위즈덤을 쓰는 게 나아 보입니다.
위즈덤이 공을 오래 보고 투구수를 많이 늘려 주기도 하고, 뒷 타자가 김도영이면 위즈덤을 상대로 쉽게 도망가는 피칭을 할 수도 없죠. 그러면 위즈덤의 장타를 더욱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범호 감독이 이렇게 할 가능성은 별로 커 보이지 않습니다. 또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위즈덤이 있어야 한다는 논리로, 김도영 뒤에 둘 것 같은데... 그냥 2번 위즈덤을 쓰고, 3번 김도영, 4번 최형우. 그리고 나성범 대신 김선빈을 5번으로 쓰면 되요.
김선빈은 컨택이 뛰어나기 때문에 장타는 없지만 높은 출루율을 기대할 수 있는 위즈덤, 김도영, 최형우 다음에 컨택 능력이 뛰어난 김선빈으로 적시타를 노려볼 수 있죠.
아직 스몰샘플이지만 올해 현재까지 김선빈이 2번 타자로 나왔을 때 타율이 .190에 불과합니다. 그냥 김선빈은 5-6번에서 정확한 컨택을 기대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다만, 작년에는 2번에서 타율 .410 / OPS 1.052로 가장 좋긴 했네요. (가장 많이 나온 타순은 6번 타순이며, 6번에서 OPS .830 기록)
오선우와 김석환. 1군 전력이 될 수 있을까?
KIA 2군이 형편없긴 하지만, 투수 수준이 처참해서 그렇지(향후 최소 2년간 우완 투수로 신인 지명 도배해야 함) 2군에서 돋보이는 타자는 몇 있습니다. 대표적인 선수가 김석환이죠.
현재 퓨처스에서 24경기 동안 타율 .329 / 출루율 .398 / 장타율 .732 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홈런 9개 치면서 한동희와 함께 리그 홈런 공동 2위이고요. (참고로 한동희의 비율 스탯은 .388 / .496 / .745 ㄷㄷㄷ) 아 그리고 퓨처스 홈런 1위도 KIA 선수입니다. 10개를 치고 있는 이영재인데 타율은 .225, 출루율 .264에 불과해서 전형적인 공갈포...
나성범이 오늘 1회에 주루를 하다가 종아리에 불편함을 느껴 교체됐는데, 제 생각엔 부상이 가벼워 보이지 않습니다. 김석환도 부상이라는 소리가 있던대, 김석환 부상이 크지 않다면 나성범과 교대를 할 타이밍 같아요.
그리고 오늘 김도영과 함께 가장 좋은 활약을 한 선수가 오선우죠. 지난해 오선우는 퓨처스에서 12개의 홈런을 치면서 KIA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쳤습니다. 그리고 올해도 퓨처스에서 19경기 동안 .338 / .412 / .595 비율스탯에 4개의 홈런을 치는 와중에 1군에 올라와서 .345의 타율과 2개의 홈런을 치면서 순항 중이고요.
나성범이 빠진 자리는 아마 오선우에게 가장 먼저 기회가 갈 것 같은데, 오선우가 얼마나 더 1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오늘 홈런 친 것도 존에 들어오는 빠른 공을 놓치지 않고 만들어 냈고, 첫 타석 안타도 직구 공략. 세 번째 타석 적시타도 모두 직구를 공략해 만들어 낸 안타입니다. 올 시즌 성적만 보더라도 포심 OPS 1.053으로 엄청 좋습니다.
이처럼 직구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오선우를 상대하는 타팀 투수들은 앞으로 변화구를 존 안에 던지면서 상대를 하려고 할 거에요. 이 존 안에 들어오는 변화구를 오선우가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앞으로의 활약을 결정 짓는 가늠자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존 안에 들어 오는 변화구 컨택이 되지 않으면, 지금 좋지 못한 변우혁처럼 될 수 있어요. 변화구를 치려고 히팅 포인트를 뒤에 잡고, 스윙을 짧게 하다가 빠른 공에도 대응이 안 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죠.
그래서 타자들은 컨택 툴이 중요한대, 오선우의 컨택 능력이 갑자기 비약적으로 증가할 거라고 보진 않습니다. 올해 퓨처스에서도 19경기에서 삼진을 23개를 당할 정도로 여전히 컨택 능력은 의문이 있어요. 작년에도 73개의 삼진을 당해 리그 6위(팀내 1위)였고요. 삼진이 많다는 건 '컨택'이 안 된다는 소리죠. 결국 존 근처에서 변화가 심한 구종에 대응을 할 수 있느냐가 문제가 될 것 같아요.
컨택이 떨어지는 선수가 1군에서 버티려면 수 싸움이라도 잘 해야 합니다. 아직 스몰샘풀이지만, 올해 오선우의 컨택률은 71.2%로 가장 좋은 수치고, 존 밖 컨택률은 28.1%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선수 본인 커리어에서 가장 좋은 수치에요. 하지만 여전히 팀내에선 하위권인 수치입니다. 이 컨택률이 얼마나 개선이 될 수 있을까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오선우가 됐든 김석환이 됐든 KIA에는 이 두 선수의 성장이 중요합니다. 최형우는 올 시즌 끝나고 은퇴 선언을 해도 이상하지 않고, 나성범도 89년생이라서 슬슬 에이징 커브에 대한 걱정을 해야 하죠. 그래서 오선우든 김석환이든 1군 선수들의 투구를 많이 봐둬야 한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오선우는 96년생으로 30세를 앞두고 있고, 김석환도 99년생이라 마냥 젊은 나이는 아니죠. 둘 다 2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음에도 1군에서 자리 못 잡은 케이스인데, 올해는 가능성이라도 좀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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