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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3] KIA : 삼성 - 투고타저가 타이거즈엔 독이 되다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5. 4. 23.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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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의 요인

 

외야수를 엉망으로 썼기 때문입니다.

 

오늘 라인업부터 우려가 많았죠. 좌익수 오선우, 중견수 이우성, 우익수 나성범. 오선우는 원래 포지션이 1루수고, 이우성은 중견수를 거의 소화한 적이 없습니다. 나성범은 어깨 원 툴이고요. 셋 다 빠른 유형의 선수들이 아니고, 이우성은 어깨가 지나치게 약하죠. 그래서 아마 중견수로 쓴 것 같은데...

 

여튼, 외야 수비에서 빈틈이 나오면서 초반 분위기를 완전히 내줬고, 6회에 위즈덤의 대형 2루타(3점 홈런이 안 된 것도 운이 안 따랐음)로 무사 2, 3루가 됐는데 후속 타자들이 파울 플라이 아웃, 삼진, 삼진을 당하면서 사실상 경기가 끝났죠. 

 

 

김도현은 라팍과 외야수들이 밉다.

 

1회 실점은 보크가 컸고, 2회 실점은 정품 라팍런이라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라팍에서 경기가 어려운 이유가 박병호, 김영웅처럼 라팍 담장을 넘기는 최적화된 스윙을 하는 두 명의 타자 존재 덕분이죠. 실제로 박병호와 김영웅의 홈/원정 성적 편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박병호]

<2025 시즌>
라팍 - .220 / .355 / .660 / 1.015

원정 - .148 / .258 / .185 / .443

<2024 시즌>

라팍 - .246 / .376 / .556 / .932

원정 - .218 / .286 / .346 / .632

 

[김영웅]

<2025 시즌>

라팍 - .298 / .333 / .596 / .929 

원정 - .194 / .216 / .194 / .410

<2024 시즌>

라팍 - .272 / .327 / .576 / .903

원정 - .233 / .315 / .397 / .712

 

라팍과 원정 구장 성적이 두 선수가 아주 극단적입니다. 게다가 공의 반발력이 줄었다는 게 사실이라면, 그것 때문에 홈/원정 편차가 더 크게 나타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공교롭게도 오늘 홈런을 둘에게 맞았죠. 

 

박병호 스스로도 라팍으로 오면서 타격폼을 조절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2년 연속 라팍 초강세. 김영웅 역시 띄우는 스윙을 하다보니, 좌중간/우중간이 극도로 짧은 라팍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죠. 오늘 홈런만 하더라도 제대로 맞은 느낌도 안 들었고 두둥실 띄웠는데 그게 담장을 살짝 넘어 갔습니다. 

 

라팍의 특성이 이렇다보니 이범호 감독도 "우리도 맞불을 놓자"는 생각으로 외야수 3명을 타격이 정확하고 발이 빠른 선수들이 아닌, 한 방이 있는 타자들로 구성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삼성은 라팍에서 72경기를 하지만, 다른 팀은 8경기를 하는 게 전부죠. 그래서 똑같은 라인업을 들고 나와도 구장 적응력에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외야수들을 장타자로 구성한 결과가 4회 3실점이었습니다. 상황을 구성해보면, 박병호의 안타 이후 김영웅과 이재현을 삼진으로 잡고 위기 넘기나 했는데 심재훈에게 1-2루간 코스 안타를 맞았고(오늘 1-2루간 코스 안타가 2개 나왔는데 김선빈이 아니라 다른 선수였으면 쫓아갈 수 있지도 않았을까 하는 생각만...) 위기가 계속 됐죠.

 

 

이어 김지찬에게 좌익수 앞 안타를 맞았는데 이게 잘 맞은 타구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발 빠른 외야수였다면 빠르게 판단해서 잡았으면 포구가 됐을 거라고 봤어요. 심지어 김지찬은 장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오선우는 더 앞으로 나와서 수비했어야 했습니다. 이순철 위원도 계속 강조했죠. 게다가 오선우의 송구가 빗나가면서 박병호를 홈에서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죠. 송구만 똑바로 갔으면 3-1 상황에서 공수교대였습니다.

 

김성윤의 안타는 더 아쉽죠. 역시 중견수 쪽으로 타구가 날라갔는데 바로 이우성 바로 앞에 바운드가 됐습니다. 김성윤 역시 홈런 타자가 아닌데 왜 뒤에서 수비 했는 지 모르겠고 이우성이 아닌 수비가 좋은 외야수였다면 몸이라도 날려 보지 않았을까 싶어요. 점수를 더 주면 치명적인 상황인데 모험을 했어야 했죠. 오선우나 이우성이나 지나치게 몸을 사렸습니다.

 

그렇다고 나성범, 이우성, 오선우가 오늘 공격에서 기여한 게 많지도 않았죠. 나성범은 첫 두 타석에서 잇달아 초구를 쳐서 아웃됐고(특히, 2사 1, 3루 상황에서 허망한 공격은...) 이우성은 6회 무사 2, 3루에서 최원태를 상대로 끈질긴 승부를 벌인 점은 칭찬하고 싶으나 결국 포수 파울 플라이로 아웃되었습니다.

 

이우성 다음에 좌타자 오선우가 들어서자 삼성에서 배찬승을 냈는데 전, 이때 오선우를 빼고 우타자를 대타로 냈어야 했다고 봐요. 그런데 딱히 생각나는 대타가 없긴 했죠? 그럼 김태군을 냈으면 됩니다. 좌우 스플릿 기록만 보더라도-

 

[배찬승]

vs우타 : 피안타율 .250 / 피OPS .713

vs좌타 : 피안타율 .143 / 피OPS .508

 

[김태군] 2024 시즌

vs좌투 : .303 / .389 / .515 / .904

(올해는 좌투 상대로 약한대 스몰샘플이니 패스)

 

위와 같습니다. 그리고 1사 2, 3루 상황이니까 병살이 나올 상황도 아니었고, 김태군이 잘 하는 건 컨택이고 3-유간의 강한 땅볼 그리고 플라이죠. 1점이라도 내기 위해서라면, 좌투수에 강한 배찬승과 정확성이 떨어지는 오선우가 아니라 우타 대타가 나왔어야 했다고 봐요. 점수를 1점이라도 뽑을 생각이 있다면 말이죠. 하지만, 배찬승 공이 너무 쩔어줘서 우타라고 잘 공략했을 지는 의문이긴 했습니다.

 

 

타고 현상이 약화되면서 KIA의 수비 약점이 더욱 도드라졌다.

 

올해는 작년 만큼의 타고가 아닙니다. 좋은 외국인 투수들의 등장과 젊은 투수들의 구속 상승과 성장. 그리고 사실인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공인구 반발력의 감소가 맞다면? 투수들의 성적이 더욱 올라가게 되었죠.

 

 

지난해 KIA의 가장 큰 약점은 '수비'였습니다. 리그 최다 실책도 실책이지만, 냉정히 살펴봐도 유격수 포지션을 빼면 리그 평균 이상의 수비를 보여주는 포지션이 있을까 싶죠. 그리고 작년 김도영과 박찬호의 실책 지분은 상당 부분 1루수 이우성, 1루수 서건창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즈덤이 1루 맡아 주면서 박찬호의 실책이 급감한 게 증거에요.

 

포수 김태군은 도루 저지 능력이 문제고, 한준수는 포구가 불안. 2루수 김선빈은 리그에서 수비 범위가 가장 좁은 수준이고, 3루수 김도영은 아직도 맞지 않은 옷 느낌이 들어서 수비 안정성이 떨어집니다.

 

 

더 심각한 건 외야수비에요. 공수 균형을 갖춘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소크라테스 수비를 무시하는 팬들이 종종 있는데, 소크라테스는 좌익수 수비가 문제였지. 중견수 수비는 최원준 보다 훨씬 나았어요. 최원준은 그저 운동 능력으로 수비하는 타입인데, 소크라테스는 낙구 지점 판단은 잘 했습니다. 타구 휘는 방향이 다른 좌익수 수비에서만 별로였고요.

 

좌익수와 우익수는 할 말이 없습니다. 안정적으로 수비를 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 없어요. 김호령은 타격이 아마추어 수준이고, 박정우 성장에 기대했는데, 공수주에 있어서 1군감이라는 도장을 못 찍고 있습니다. 더 최악인 건 2군에서도 공수 균형을 갖춘 외야수가 없다는 점이죠.

 

여튼, 지금 외야수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데 박재현은 아직 2군에서 더 뛰어야 할 선수라서 1군에서 제외하는 게 맞고- 김호령이나 박정우를 외야 대수비로 올리고 내야수 백업 중 한 명은 2군으로 내리고 지금 2군 무대를 주름 잡고 있는 김석환이나 정해원을 써보면 어떨까 싶어요.

 

다만, 정해원과 김석환도 전문 외야수는 아닙니다. 김석환은 1루수, 정해원은 3루수 출신이죠. 둘 다 외야수 수비가 좋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봐요. 이렇게 적어보니 중견수 진짜 없네요 ㅋㅋㅋ 외야수가 필요한 팀은 한화가 아니라 KIA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외야수의 현재와 미래가 모두 어둡습니다. (박재현은 아직 판단 유보)

 

어차피 외야수는 수비 보다는 공격력이 중요하니. 좌익수와 우익수가 리그 최상급의 공격력을 보여야 본전이 되는 외야수 구성이 아닐까 싶어요. 수비 좋은 중견수는 타격 능력이 바닥이고...

 

문제는 올해 투고타저 현상이 작년보다 강화되면서 '공격력으로 수비력이 상쇄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전, 지금 KIA가 부진한 건 일시적이라고 생각하고 싶어요. 그런데 공인구 반발력 약화가 맞다면 작년 수비력으로는 좋은 성적은 어렵다는 생각입니다. 투고타저로 인해 수비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으니까요.

 

현재 압도적인 우승 후보 LG를 보면, 센터 라인 수비가 정말 좋습니다. 박동원은 KIA 유니폼을 잠깐이라도 입어봐서 잘 알고(도루 저지가 좀 아쉽지만, 견제 동작은 괜찮죠.) 2루수 신민재 - 유격수 오지환 라인은 10개 구단 중 가장 수비 범위가 넓죠. 중견수 박해민은 또 어떻고요. LG 코너 외야수 수비력이 아쉬운 걸 박해민이 다 보완해주고 있다고 봅니다.

 

LG가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건 시즌 초반 운이 터져서라고 볼 수도 있어요. 타격감이 한창 좋을 때고, 투수들도 체력적으로 지치지 않고 쌩쌩하죠. 하지만 '수비력'은 운이 아닌 '실력'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부분입니다. 전 LG 센터라인 수비력이 좋기 때문에 타격감이 떨어지고 투수들이 지쳐도 버틸 수 있다고 봅니다.

 

반면, KIA는? 투고타저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원래도 좋지 않은 수비력인데 1루수의 안정적인 포구 말고는 개선된 게 없고 외야수비는 오히려 떨어졌죠. KIA가 올해 치고 나가지 못한다면 그건 '수비력' 때문이라고 봅니다.

 

 


선수 단평

 

  • 박찬호 - 출루는 한 번 밖에 없었지만 팀에서 수비 가장 잘 하는 걸 오늘도 증명
  • 김선빈 - 수비 범위가 늘 아쉽다.
  • 나성범 - 첫 두 타석은 욕 나왔지만, 마지막 두 타석에서 희망을 봐도 될까?
  • 최형우 - 솔직히, 이번 시즌은 상수로 보면 안 된다.
  • 위즈덤 - 규격 외 타구 속도. 그런데 팀 최고 타자를 5번으로 쓰는 감독이 있다?
  • 이우성 - 다시는 중견수로 쓰지 마쇼. 아니 솔직히 외야수로 써도 될까 싶다.
  • 오선우 - 2루타는 좋았다. 6회 삼진도 좌타자는 절대 칠 수 없는 공이었다.
  • 변우혁 - 김도영이 빠진 기회를 이렇게 못 살리나... 2군에서 스윙 다시 배울 것
  • 한승택 - 그럼 그렇지.
  • 김도현 - 라팍런에, 수비도 안 도와주고... 볼넷 1개 밖에 안 준 것도 좋았음
  • 이준영 - 좌타 라인 완벽 봉쇄
  • 임기영 - 이름값만으로 1군 올리는 건 그만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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