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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 KIA : 두산 - 한국시리즈 엔트리 옥석 가르기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4. 9. 19.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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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의 요인

 

지난 경기 정규시즌 우승 때문인지 전반적으로 집중력이 크게 결여된 경기였습니다. 특히, 야수진들 집중력이 떨어져 있는 게 딱 보이는 게, 타석에서 끈질김도 없었고 수비가 매우 느슨했습니다. 9실점을 하긴 했는데 수비만 집중해서 잘 했으면 시소 게임은 가능했을 겁니다.

 

뭐, 하지만 순위가 확정되었는데 안 다치는 게 가장 중요하죠. 대표적으로 이유찬의 내야 뜬공이 나왔을 때, 1루수와 3루수가 모두 서로에게 공을 미루느라 공을 잡지 못 했는데 '한국시리즈 앞두고 부상 당하면 안 돼'라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한 게 딱 보이더라고요. 

 

아무튼, 승부는 중요한 게 아니니 인상 깊었던 선수들 위주로 짧게 글 마무리하겠습니다.

 

 

박준표 - 1이닝 퍼펙트 1탈삼진

 

오늘 등판한 KIA 투수 중 가장 좋은 공을 던졌습니다. 솔직히 전 박준표가 왜 1군에서 통하지 않는 지 모르겠습니다. 이미 1군에서 2시즌 동안 정상급 셋업맨으로 활약했고, 그 시기가 4년 전이라지만, 아직 92년생으로 한창이죠. 비슷한 스타일의 7살 많은 우규민도 아직도 뛰고 있어요. 올 시즌 퓨처스 성적도 42.2이닝 동안 ERA 1.90 입니다. 

 

박준표의 퓨처스 성적이 더 대단한 이유는 박준표는 투심의 움직임이 굉장히 지저분해서 대부분의 인플레이 타구가 빗맞은 땅볼입니다. 퓨처스 내야수들 수비 능력 생각하면 1점대 평균자책은 엄청난 기록이죠. 

 

그런데 1군에만 올라오면 이상하게 강한 땅볼 타구가 많이 나왔는데 아니 저 좋은 공으로 왜 저렇게 안타를 맞나 싶었는데, 그냥 운이 안 좋았다고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 점수 차이가 커서 두산 타자들의 집중력이 떨어져서 일 수도 있겠지만, 정수빈을 빗맞은 땅볼로 먼저 잡고, 컨택이 좋은 허경민을 스플리터로 삼진을 잡아내고, 대타 박준영도 평범한 유격수 땅볼로 이닝을 마무리 했습니다. 투심 구속도 무려 143km/h까지 나왔고요.

 

박준표가 그동안 헤맨 이유가 마구와도 같았던 커브의 무브먼트를 잃어 버렸기 때문인데 올해 스플리터를 추가하면서 위기를 벗어나려는 모습입니다. 140km/h 초반의 투심을 낮게 던지면서 땅볼 아웃을 잡고, 비슷한 코스로 130km/h 후반대의 스플리터를 낮게 떨어뜨리면 주자 있는 상황에서 병살타를 유도하는 최적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박준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이유가 KIA 불펜 구성이 '왼손'으로 치우쳐져 있기 때문입니다. 오른손 타자를 상대로 '땅볼'을 유도할 자원이 필요한데, 원포인트로 박준표를 쓰기에 딱 좋다고 생각해요. 결정적으로 같은 사이드암인 임기영이 아직도 공이 좋지 못 하니, 오늘 공만 놓고 보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어가야 할 선수는 임기영이 아니라 박준표라고 생각이 듭니다.

 

다만, 박준표가 좋은 모습을 보여 준 것은 오늘 경기가 거의 유일하니, 남은 6경기 동안 부지런히 등판해서 검증을 받아야죠. 아마, 코치진도 오늘 박준표가 던진 공을 보면서 상당히 고무되었을 거에요. 박준표만 우타자 잡는 원포인트 역할을 잘 해준다면, 불펜 구성의 다양성을 더욱 깊이 해줄 수 있는 유용한 카드가 될 수 있어 보입니다. 남은 건 박준표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어갈 자격을 증명하는 것 뿐이죠.

 

 

유승철 - 1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아니, 왜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KBO 마운드에서 던지고 있지? 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야마모토 투구폼을 그대로 따라해서 던집니다. 다만, 구속이 10km/h 덜 나오는 야마모토지만요. ㅋㅋ 놀라운 건 그렇게 던지니까 제구가 이전보다 훨씬 나아졌습니다. 구속도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150km/h 던지던 시절보다는 떨어지긴 했는데 그래도 147km/h까지 던졌고, 대부분의 투구가 145km/h 중반을 기록했어요.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를 밀어내는 느낌도 좋고요.

 

게다가 김재호를 삼진 잡는 커브는 뻥 좀 보태서 진짜 야마모토가 던지는 커브 인 줄 알았습니다. 높은 팔 각도에서 짧은 딜리버리로 미트에 박혀서 커브 볼이 더 효과를 받는 것 같고, 횡으로 변하는 변화구보다는 커브, 스플리터, 포크볼을 더 갈고 닦으면 승리계투조로도 써먹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박준표와 달리 유승철은 야마모토 투구폼으로 바꾼 게 한 달도 안 됐죠. 일단, 야마모토 폼에 익숙해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올 시즌 끝나고 스프링캠프 잘 치러서 김기훈과 함께 KIA 1차 지명 선수의 성공 신화를 계속 이어가줬으면 좋겠습니다.

 

 

원래는 짧게 쓰려고 했는데 박준표, 유승철 이야기를 너무 길게 했군요. 나머지는 짧게 언급하겠습니다.

 

 

김도영 - 4타수 1안타(3루타) 1볼넷

 

첫 타석부터 홈런성 타구를 날렸는데 그게 하필 잠실 구장 가장 깊은 곳으로 갔네요. 다른 구장이었으면 홈런도 되었을 타구였는데 참 아쉽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타석 타구도 잘 맞았는데 담장 앞에서 잡히는 등 아쉬웠는데 그래도 타격감은 좋아 보입니다. 사실, 40-40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생각하지만, 딱 1경기에서만 홈런 2개 이상 치면 그때는 정말 가능할 수도 있어 보여요. 하지만, 개인적으론 38개 정도에서 끝이 나는 게 유력하지 않나 싶어요.

 

아쉬운 장면은 마지막 타석이었죠. 9회 2사가 될 때까지만 하더라도 김도영에게 또 한 타석이 주어지진 않을 거라고 봤는데 한승택의 기적의 볼넷과 최원준의 의지의 중전안타로, 김도영에게 또 기회가 갔죠. 다만, 타석에서 너무 생각이 많았습니다. 

 

팬들이 원하는 건 홈런인데, 삼진을 각오하더라도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고 포심 타이밍에 방망이가 나왔어야 했는데 박치국의 커브를 너무 의식했어요. 4구째 포심이 벨트 라인 한 가운데에 들어왔는데 이 투구를 놓친 게 결과적으로 범타로 물러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변화구를 생각하지 말고, '무조건 포심만 친다'는 생각으로 들어왔었으면 어땠을까 아쉬웠습니다.

 

 

스타우트 - 1.2이닝 4피안타 3자책

 

오늘 컨디션이 안 좋아 보였습니다. 원래 라우어 차례였는데 4일 휴식 후 등판이라서 그랬을까요? 그래서인지 빠지는 포심도 많고 두산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 했죠. 무엇보다도 우타자를 잡는 변화구가 안 보이는 게 여전히 아쉽습니다. 오늘 햄스트링으로 빠졌는데 남은 경기 등판도 불투명하게 되었네요. 내년에도 KBO에서 뛰려면 한 차례 정도 더 쇼케이스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어찌될 지 모르겠습니다.

 

김기훈 - 1.1이닝 3피안타 1사사구 2자책

 

그동안 기대 이상의 투구를 해줬는데 오늘 안 좋았습니다. 하지만 수비가 뒷받침 되지 못 했고, 운 없는 타구도 좀 있었죠. 다만, 오늘은 공이 좀 날렸고, 특히 체인지업이 자기 뜻대로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아직 더 성장해야 합니다.

 

다만, 오늘 부진한 투구는 1루심의 보크 오심 때문이었죠. 완연히 투구 동작과 견제 동작이 달랐는데 왜 보크로 선언했는지 의문입니다. 박용택 해설도 오심이라고 지적했고요. 하지만 이것도 경기의 일부분이니 이런 것도 이겨내야 하는 건 맞습니다.

 

 

최지민 - 1.0이닝 1피안타(홈런) 1사사구 1자책

 

거의 한 달만에 등판했는데 구위가 평소보다 안 붙습니다. 개인적으론 한국시리즈에 필요한 자원이라고 생각은 들지만, 지금 구위로는 어렵고 남은 한 달간 구위를 많이 끌어 올려야 엔트리에 들어올 수 있어 보이네요. 그래도 볼질은 덜 해서 다행입니다만, 전반적으로 두산 타자들이 어렵지 않게 정타를 만들어 내는 모습에서 실망스러웠습니다.

 

 

임기영 - 1.0이닝 2피안타 1자책

 

구속 안 나오면 어렵습니다. 이름값으로 한국시리즈 넣지 말고, 박준표랑 경쟁 시키길 바랍니다.

 

 

※ 글이 부실해서 사진으로 떼웁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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