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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4] KIA : NC - 박찬호가 지켜 준 네일의 승리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4. 8. 24.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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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요인

 

네일, 곽도규, 전상현, 정해영이 어제 17점 뽑은 NC 타선을 잘 막아줬고, 6회 김휘집의 타구를 병살타로 연결했고, 9회 천재환의 3-유간 깊숙한 타구를 잡아서 2루에 빠르게 송구해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아 낸 박찬호의 호수비 덕분에 경기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타석에서도 5회 2사 2루에서 결승타를 때렸고, 9회 추가 1득점의 발판을 쌓은 1사 2루에서 안타도 있었죠.

 

다만, 오늘 경기 승리를 떠나서 네일의 부상이 참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하필이면 리그에서 가장 강한 타구를 날리는 데이비슨의 타구에 턱 부위를 직격해서 바로 경기장을 빠져 나가게 되었네요. 턱 골절만 아니길 바라며, 2주 정도 회복을 요하는 부상 정도로 끝나길 바래야 할 것 같습니다.

 

 

상대 타선을 6안타로 묶어내어 승리 

 

어제와 달리 오늘은 팽팽한 투수전이었는데, KIA 타선도 시즌 마지막 등판인 신민혁의 정교한 제구력에 당하면서 좋은 타구를 만들어 내질 못 했죠. 개인적으로 신민혁 타입 (공 느린 우완 정통파 투수) 의 선수를 그렇게 선호하진 않지만 신민혁은 그야말로 공 느린 정통파 투수가 어떻게 하면 리그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지 표본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 정도로 오늘 포심, 커터, 체인지업을 존 근처로 던지면서 KIA 타자들 타이밍을 모두 뺏어 내더라고요.

 

네일도 오늘 좋은 피칭을 하면서, 신민혁 못지 않았죠. 평소보다 볼넷 허용이 많긴 했는데 ABS존에서 그렇게 빠지는 공도 아니었고, 대부분 존에서 살짝살짝 벗어난 투구였습니다. NC 타자들 타격감이 좋았기 때문에 그런 공들을 다 골라낸 게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NC에서는 특히, 김주원 컨디션이 좋더군요. 한때 타율이 2할 밑으로 떨어지는 등, 김휘집 트레이드의 시발점이 되기도 했는데 시즌 마지막이 되니 자기 타격 밸런스를 찾은 것 같습니다. 게다가 공까지 잘 골라내니 오늘 경기에서 가장 까다로웠어요. NC 타선의 경우 손아섭과 박건우마저 없다보니 하위 타선이 약한대, 김주원과 천재환이 좋은 타격을 해서 쉽지만은 않은 경기였습니다.

 

네일의 부상 이후, 곽도규가 급하게 마운드에 올랐는데 권희동 상대로 맞은 안타는 운이 없었고(제발 권희동은 초구 안타 치고 나가라) 김휘집 상대로 던진 변화구(체인지업으로 기록됐는데 포크볼인 듯?)가 낮은 쪽으로 잘 들어가서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습니다. 당연히 병살이라고 봤는데 김휘집이 잡아 당기는 타격을 많이 하다보니 유격수가 3루 쪽으로 좀 치우쳐 있었는데, 박찬호가 빠른 발과 집중력으로 김휘집의 타구를 잘 건져냈고, 김선빈에게 정확하게 글러브 토스를 하면서 쉽게 위기를 넘길 수 있었죠.

 

7회에는 장현식이 올라올 거라고 봤는데, 어째서인지 KIA 벤치에서는 곽도규를 밀고 갔습니다. 장현식의 컨디션도 안 좋은 것 같아요. 혹시 코로나라도 걸린 걸까요. 오늘 벤치에도 없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어떤 상태인지 참 궁금합니다. 여튼, 곽도규가 7회에는 김주원 상대로 2스트라이크를 일찌감치 잡고 지나치게 신중하게 던지면서 선두타자를 내보냈죠. 이 부분이 좀 아쉽습니다.

 

 

결국, KIA 벤치에서는 1사 2루 상황에서 전상현을 올렸는데 전상현도 올라오자마자 9번 천재환을 상대로 던진 초구가 유니폼을 스치면서 주자는 1사 1, 2루. 다만, 전 1루가 비어 있었으니 천재환을 보낸 건 큰 문제 없다고 봤습니다. 문제는 상대해야 할 타자가 박민우라는 점이죠.

 

하지만, 포크볼을 장착한 전상현은 달랐습니다. 박민우를 상대로 변화구만 4개 던졌는데 3구째 슬라이더로 유리한 카운트 잡은 다음에 4구째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포크볼로 현역 통산 타율 1위를 다투는 박민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고, 서호철마저도 2-2 카운트에서 5구째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포크볼로 삼진을 잡아 냅니다. 

 

지금 타 팀 전력 분석원들은 전상현 투구를 보면서 당황스럽기 그지 없을 것 같아요. 포크볼을 이렇게까지 잘 던지는 투수가 아니었는데 후반기 들어 장착한 포크볼로 정말 많은 재미를 보고 있습니다. 전상현은 올해 호성적으로 시즌 마무리하면 포크볼 잘 던지는 법 알려 준 김원중, 구승민에게 거하게 쏴야 하는 거 아닌지 싶습니다.

 

 

운을 던진 남자, 그 이름 정해영

 

전상현은 8회에도 NC 타선을 3자 범퇴로 막고 9회에는 정해영이 올라옵니다. 정해영은 올라오자마자 1차 지명 대상자로 경쟁했던(하지만 야알못 팬들이나 박시원, 정해영 가지고 갑론을박했지, 구단에선 1도 고민 안 했다에 500원 겁니다.) 박시원을 상대로 삼진을 잡아낸 이후에, 김주원 상대로 바깥쪽 높은 포심으로 유리한 카운트 잡고 한가운데 포심 던졌다가 통타 당하면서 위기를 자초했죠.

 

타격감 좋은 김주원을 상대로 두 차례나 포심만으로 헛스윙을 유도한 투구를 보면 포심 위력은 많이 올라오긴 했는데 세밀한 컨트롤이 아쉬웠습니다. 박시원을 삼진으로 처리했던 포크볼을 바깥쪽 낮게 던졌어야 했죠. 타자는 바깥쪽 높은 포심에 부담감을 잔뜩 느끼고 있었는데 이때 던지는 공이 바깥쪽 떨어지는 포크볼이죠. 그러면 방망이가 나옵니다.

 

김주원을 내보낸 게 안 좋은 이유가 뒷 타자 김형준이 타율은 낮아도 큰 거 한방이 있기 때문이죠. 연패를 끊는 경기에서 3연타석 홈런을 치기도 했으니까요. 슬라이더 3개만 연거푸 던지면서 1볼 2스트라이크를 잡을 때까지만 해도 잡겠구나 했는데 4구째 포심이 바깥쪽 애매한 높이로 들어가면서 김형준의 방망이에 걸렸습니다. 전 타구음을 들으며 아 이거 잘못하면 동점 투런이겠구나 싶었는데 김호령이 딱~! 하고 나타나서 머리 뒤로 넘어가던 김형준의 타구를 잡아내는 호수비를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 전 외야 대수비를 선호하지 않습니다. 내야면 모를까 외야 대수비가 부족한 공격력을 매울 정도로 중요한 지 모르겠거든요. 그런데 김호령 수비를 보면, 아 외야 대수비가 필요할 수도 있겠구나 싶네요. 아마,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김호령이 들어갈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수비였습니다.

 

마지막 타자 천재환 상대로도 2볼 1스트라이크에서 던진 슬라이더가 딱 치기 좋은 높이로 들어가면서 3-유간으로 컨택이 됐습니다. 이거 빠졌으면 진짜 불안했을 뻔 했는데(게다가 다음 타자가 오늘 안 좋다해도 득점권 괴물 박민우니까) 박찬호가 넓은 수비 범위로 타구를 포구하고 몸을 틀면서 송구했음에도 빠르고 정확하게 2루로 공을 던져 경기를 끝낼 수 있었죠. 정해영의 실투 2개를 김호령과 박찬호가 잘 막아준 셈이 되었습니다.

 

정해영이 올해 좋아지긴 했어도 박영현, 김택연처럼 한가운데 포심을 박아 넣어도 될 정도로 포심이 위력적이지 않습니다. 정해영이 살 길은 높은 존에 패스트볼을 보더라인에 꽂는 거죠. 그게 제대로 되어야 슬라이더도 살고, 포크볼도 삽니다. 정해영의 또 다른 단점 중 하나가 변화구 무브먼트가 뛰어나지 않다는 것도 있으니까요. 포심 커맨드를 더 정교하게 해야 불안하지 않게 마무리를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어제 대패에 이어 오늘까지 졌으면 팀 분위기가 나빠질 수도 있었는데 투수들의 호투와 박찬호의 활약으로 경기 잡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네일의 부상이 정말 너무 큰 타격이네요. 자칫 네일 없이 포스트시즌을 치러야 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 정도로 걱정이 큽니다.

 

라우어가 호투를 했다면 좋았겠지만, 라우어는 아직 확실한 결정구가 없어서 고전하는 중이고, 개막 전에 구상했던 선발 5명 중 무려 4명이 부상으로 빠지는 억까까지 당하네요. 올 시즌 이러고도 높은 순위를 유지하는 게 참 기적적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네일은 아무리 작은 부상이라도 최소 2주(진짜 긍정적으로 본 기간)에서 한 달 아웃은 각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발 골절만 아니길 또 다시 빌어 봅니다.

 

KIA가 정말 올해 되는 집안이라면, 네일의 빈 자리를 김기훈이 황동하만큼 던져주면서 메워주고, 라우어가 피칭 디자인을 바꾸던지 체인지업이나 커터 커맨드가 좋아지던지 해서 에이스급 피칭을 해줘야 할 것 같은데, 그게 될런지 모르겠습니다. 다시 한 번 네일이 큰 부상 아니길 빕니다.

 


선수 단평

 

  • 최원준 - 타이밍은 좋아 보이는데 왜 타구에 힘을 못 싣니?
  • 한준수 - 오늘 2번 기용은 실패
  • 변우혁 - 어제 만난 좌투수는 너무 셌지만, 오늘은 이야기가 다르지
  • 김도영 - 상대 팀에서 좋은 공을 너무 안 준다.
  • 소크라테스 - 수비 잘 해줬으니 그걸로 됐다.
  • 나성범 - 오늘 패귀가 쓰였나... 다시 또 땅 파는 기간이 왔나...
  • 김선빈 - 2회 김휘집의 빠져 나가는 타구를 막아 내며 박찬호에게 굴리는 진기명기
  • 이우성 - 1루 수비 범위는 확실히 아쉬움
  • 김규성 - 다음부터는 홈에 들어올 때 전력 질주 해라. 간 떨어지는 줄...
  • 김태군 - 병살 마스터? 노노 난 번트 마스터
  • 박찬호 - 깜박하고 안 적은 게 있네. 9회 주루 플레이는 성공했어도 본 헤드 플레이다. 상대 외야수 어깨가 약하면 모를까 김성욱이면 리그 최고의 강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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