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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7] KIA : 롯데 - 집중력 잃은 선수들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4. 6. 27.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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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오늘 경기를 해서...

 

일단, 선수들이 경기 시작부터 지고 들어간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화요일 경기에서 14대1 경기를 따라 잡히고 이기지 못한 영향이 오늘까지 왔다고 생각해요. 반대로 롯데 선수들은 화요일 경기가 큰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14대1로 명백히 지는 경기를 무승부까지 멱살 잡고 끌어 올렸으니 그럴만하죠.

 

대표적인 게 타석에서의 모습 차이였습니다. 경기 초반에 KIA에 찬스가 없었던 것도 아니죠. 심지어 선취점은 먼저 뽑았습니다.(올시즌 역전패 가장 많은 팀이 KIA 라는데 이러고도 1위 하는 게 대단하네요) 오늘 경기에서 양팀 차이를 명백히 보여 준 타석은 4회초 KIA가 점수를 뽑고 이우성의 볼넷으로 주자 1, 2루가 됐을 때 서건창의 타석이었습니다.

 

박세웅은 제구가 흔들려서 서건창에게 볼만 연거푸 3개를 던졌는데, 이때 이대형 해설이 이런 말을 하죠.(현역 시절에 엄청 못 친 선수가 타석에서의 자세를 이야기한 게 좀 낯설긴 했습니다만) "주자가 득점권에 있기 때문에 쓰리 볼에서 카운트 잡으러 들어가는 공은 적극적으로 타격을 해야죠!"  그런데 서건창은 박세웅의 한가운데 밋밋한 빠른 공을 그냥 지켜보고 말았습니다. 무조건 가운데 빠른 공만 보고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고 타격했으면 잘 맞은 타구가 나왔을 가능성이 컸습니다. 그런데 이 공은 그냥 보내고, 3-1에서 타격을 시도했는데 매우 평범한 2루수 플라이로 끝나고 말았죠.

 

반면, 롯데 타자들은 오늘 타석에서 거침이 없더군요. 타석에서 집중력 차이가 너무 컸던게, 카운트 잡으러 들어가는 공을 그냥 지켜보지 않고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강하게 휘둘렀습니다. 화/수요일 경기는 롯데에 빗맞은 안타가 많이 나와서 운이 안 따랐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롯데가 친 14개의 안타 중 빗맞은 안타는 1~2개 정도 뿐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담장까지 쭉쭉 날아가는 배럴 타구였습니다. 그만큼 선수들이 확신에 찬 스윙을 하고 있단 이야기죠.

 

 

 

박찬호 이야기를 덧붙이면, 박찬호가 롯데전에서 잘 칠 때 모습을 보면 대부분 타구가 적극적으로 잡아 당겨서 나온 타구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무슨 이유에서인지 히팅 포인트를 뒤에 두고 치더군요. 그러니 잘 맞은 타구라도 뻗지 못 하고 외야수 정면으로 가거나, 2루수한테 걸립니다. 체력이 떨어져서일 수도 있지만, '병살을 치면 어쩌지' '나는 파워가 없으니 밀어 쳐야겠지' 라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박찬호 파워가 없긴 하지만, 그래도 전 적극적으로 잡아 당기는 타격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시즌 중에 잘 칠 때 모습을 보면 밀어 친 타구가 아니라 잡아 당긴 타구였습니다. 전 병살이 나오더라도, 잘 맞은 타구면 타자한테 잘 했다고 칭찬합니다. 그런 모습이 선수들에게 필요합니다. 

 

그리고 오늘 날씨 예보 때문인지 선수들이 '경기 하기 싫어하는 티'가 팍팍 나더라고요. 또 대표적인 장면이 6회에 나온 레이예스의 2루타입니다. 그냥 단타로 끝날 타구였는데, 아무도 2루 백업을 들어가지 않아서 레이예스가 편하게 서서 2루에 들어갔죠. 경기 집중력이 떨어졌단 이야기죠. 

 

오늘 김태형 감독(개인적으로 투수운용 때문에 선호하는 스타일은 아닙니다만)의 경우, 크게 이기고 있었고 확실히 승기를 잡았음에도 황성빈이 느슨한 플레이를 하니까 덕아웃에서 정색하고 강하게 질책을 합니다. 김태형 감독도 알고 있을 거에요. 방송 카메라에 이런 모습이 다 잡힌다는 게, 그리고 이런 모습이 선수들에게는 큰 메시지가 되죠. '크게 이기고 있을 때도 집중력을 잃지 말아라' 그래서 오늘 롯데 선수들은 수비도 집중력있게 잘 하는 등, KIA가 추격할 여지를 주지 않았습니다. 마운드에는 승리계투조가 아닌 투수들이 나왔음에도 말이죠.

 

전 스포츠는 멘탈 경기라고 생각합니다. 어제 오늘 KIA 선수들 모습 보면, 화요일 경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었어요. 이럴 때 리더의 역할이 선수단에게 강한 메시지를 던지는 거죠. '아직 1위다. 아직 시즌 많이 남았다.' 이런 어줍잖은 위로보다는 '이 개색히들아' 식의 강한 어조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범호 감독이 실제로 어떤 모습을 보일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오늘 경기 끝나고 광주 가는 차 안에서 강한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고 봅니다. 김태형 감독과 이범호 감독은 경험 면에서 많은 차이가 있어서 당장에 이범호 감독이 김태형 감독만한 모습을 보이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이 이범호 감독 커리어의 갈림길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사직에서의 충격을 빨리 수급하고 홈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할 타이밍 같네요.

 

이하 단평 생략하고 오늘 경기 인상적이었던 선수들 이야기만 남기고 글 마무리합니다.

 

 

선수 평

 

  • 김도영 - 맥 없이 지는 경기에서 홈런을 날리며 홈런 2위까지 올랐습니다. 타석에서 집중력도 좋았고, 요즘은 공도 잘 고르고 있네요. 이민석의 빠른 공을 우측으로 훌쩍 넘기는 것 보면, 앞으로 홈런이 더 늘어날 것 같습니다. 타격 기술이 점점 좋아지네요. 김도영에 대한 걱정은 하나 뿐입니다. '풀타임 뛴 경험이 없다는 것' 보통 신인급 투수들이 여름에 성적을 많이 까먹습니다. 긴 레이스를 버틴 경험이 없으니까요. 김도영에게도 이번 여름이 특히 중요할 것 같습니다.

 

  • 최형우 - 지난 주까지 타격감이 아주 좋았는데, 이번 사직 3연전에서 1차전 안타 빼고는 맥없이 찬스를 다 끊더군요. 좋은 타구도 안 나오고 헛스윙도 너무 많습니다. 나성범과 자리를 바꿔야 할 것 같습니다.

 

  • 나성범 - 수비에서 까먹는 게 너무 많습니다. 4회 빅 이닝의 시발점이 된 것이 나성범이 나승엽의 타구를 잡지 못한 것이었는데, 빠른 외야수라면 당연히 잡아줬어야 할 타구입니다. 물론, 그 타구 잡았더라도 경기 이기긴 쉽지 않았겠지만, 이 타구 이후에 점수가 와르르 나온 걸 생각하면 꽤 치명적인 수비 미스였죠. 결국, 나성범은 수비에서 잃는 걸 타석에서 만회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형우가 있으니 지명타자로 쓸 수도 없고요.

 

  • 이우성 - 크게 지고 있는 경기에서 1루까지 전력 질주하다가 햄스트링 왔습니다. 내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될 것 같은데, 이 기회에 휴식을 취했으면 좋겠어요. 이우성도 최근 좋은 타구가 안 나오고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변우혁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줬으면 좋겠습니다. 변우혁에게 필요한 건 1군 투수들의 공이니까요. 하지만 이범호 감독의 선택은 1루 서건창일 듯 싶은데, 서건창이 타석에서 좋은 선구안을 보이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이번 3연전에서는 선구안 말고는 타구질은 별로였습니다.

 

  • 김도현 - 김도현의 투구를 본 해설자들은 입이 마르게 칭찬을 합니다. 150km/h을 상회하는 빠른 공이 무브먼트 심하게 들어가고, 커브와 슬라이더의 낙차도 매우 좋습니다. 그런데 결정적인 순간 때마다 던지는 공들이 가운데 몰리네요. 오늘도 유리한 카운트 잡고 던진 공들이 죄다 가운데 들어갑니다. 김도현에게 필요한 건 결정구 던질 때의 커맨드입니다. 아직 어린 선수고, 기본적인 구종과 구위는 다 갖췄는데 '커맨드'가 잡히면 리그 상위급 셋업맨이 될 자질은 분명히 있어 보입니다. 다만, 이 커맨드라는 게 언제 잡힐 지 모르겠네요. 

 

  • 김승현 - 오늘 KIA에서 던진 투수 중 가장 공이 좋았습니다. 물론, 큰 점수 차이라는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오늘 롯데 타자들 모습을 보니 경기 끝까지 집중력을 잃었다고 보긴 어려웠어요. 여전히 까다로운 공은 잘 골라내고, 타석에서 투지가 있습니다. 감독의 영향이겠죠. 대표적인 장면이 윤동희였는데, 김승현의 변화구가 몸쪽으로 붙으니까 피하는 동시에 팔꿈치를 살짝 내려서 공에 맞으려고 했습니다. 9점 차이였는데 말이죠. 반대로 말하면, 김승현의 공이 생각보다 좋습니다. 150km/h까지 찍는 빠른 공에 타자들이 못 따라가고, 슬라이더도 좋은 위치에서 떨어지네요. 여전히 2개의 볼넷을 내주는 모습에서 알 수 있듯 제구력이 완전하진 않습니다만, 이 선수 삼성에서 전혀 제구가 안 잡혀서 방출된 선수고, 작년에도 제구 잡히는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2군에서 올린 이유를 알겠고, 결과적으로 실패였지만, 어제 2점차 리드한 7회에 올린 이유도 다 알 것 같네요. 결과가 안 좋았을 뿐, 공 자체는 좋았습니다. 생각 없이 몰리는 공도 없었고요. 어제 오늘 모습 꾸준히 보여주면 불펜에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암튼, 부산에서 허벌나게 치욕적 결과받고 광주로 갑니다. 롯데를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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