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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9] KIA : LG - 병살 병살 병살, 홈런 홈런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4. 6. 19.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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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의 요인 - 선발 공략 실패

 

오늘 경기는 초반 선발 싸움에서 앞서 나갔습니다만, 켈리를 끝내 무너뜨리지 못했습니다. 켈리 상대로 7개의 안타와 5개의 볼넷을 얻어내며 12명의 주자가 나갔는데 2득점에 그쳤죠. 이 중 1득점 조차도 때려서 만든 게 아니라 볼넷 밀어내기로 나온 1득점입니다. 

 

가장 아쉬운 순간은 3회 1사 1, 3루에서 나온 김태군의 병살타죠. 처음에 바운드가 커서 병살타는 어렵다고 봤는데, 최원준이 센스 있는 주루 플레이를 못 하고, 무지성으로 2루수에게 달려드는 바람에 병살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 상황에서는 2루수의 태그를 피하기 위해 뒤로 뛰었어야 했고, 설령 2루수가 최원준을 포기하고 1루에 먼저 던져서 아웃을 잡았더라도 1루 주자는 강제 진루를 하지 않아도 되니 태그 아웃 상황이 됩니다. 그러면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오고 최원준이 아웃되더라도 득점 인정이죠. 여러모로 주루 센스가 매우 부족한 플레이였어요.

 

그리고 오늘 이우성이 결정적인 상황마다 병살타 2개 친 게 컸습니다. 9회 병살타야 경기 뒤집긴 어려워 보여서 그러려니 하겠는데, 5회 무사 1, 2루 상황에서 나온 병살타가 너무 결정적이었죠. 최근 이우성의 타구를 보면 정타가 거의 없습니다. 어제 2루타도 완전 뽀록 안타였고, 좀처럼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안 나오고 있죠. 타격감이 완전 바닥이 상황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오늘 경기에서 나성범이 3안타를 치며 타격감이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무엇보다도 마지막 타석에서 유영찬의 149km/h 포심을 잡아 당겨서 우익수 앞으로 보낸 모습이 긍정적이네요. 안타가 나오더라도 늘 타이밍이 늦었는데, 이제 타이밍이 어느 정도 들어 맞는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여전히 스태미너에 문제가 있는 네일

 

투수진에서는 네일이 또 다시 승리에 실패했습니다. 초반 공은 확실히 좋았는데, 역시 투구 수가 70~80개가 되면, 그때부터 급격하게 공이 안 좋아집니다. 지난 등판 때도 언급했는데 네일은 페디급이 아니라서 MLB 재진출은 어렵습니다. 오늘 MLB 스카우트들도 경기장을 찾았는데 네일 투구를 보면서 '흠, 저 친구는 선발로 쓰긴 어렵겠군, 역시 불펜이 딱이야' 이 생각할 것 같습니다. 네일도 MLB에서 그저 그런 불펜투수로 뛰느니 투 피치로도 타자 요리할 수 있는 KBO에서 선발로 뛰는 게 선수 본인에게 나을 수도 있어요. 일단, 시즌 끝까지 지금의 활약을 유지하는 게 좋겠지만, 지금 모습으로 네일이 더 높은 리그로 가는 건 '스태미너의 문제'와 '단조로운 구종' 때문에 어려워 보입니다. 

 

초반 켈리를 무너뜨리지 못 했고, 7회부터 네일 공이 급격히 안 좋아지면서 볼넷과 박동원의 벼락 같은 홈런(어제 오늘 LG에서 가장 타격감 좋은 선수. 박동원 FA 잔류시켰으면 사기 타선 완성인데 ㅂㄷㅂㄷ)으로 경기 분위기가 완전히 LG에게 넘어 갔죠. 박동원에게 던진 공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는데, 잘 던지지 않던 '체인지업'이었습니다. 이전 이닝에서 스위퍼가 한가운데로 몰리는 경향이 있어서 체인지업을 선택한 것 같은데, 좌타자도 아니고 우타자한테 떨어지지 않는 체인지업은 그냥 느린 공일 뿐이죠.

 

네일은 그냥 KBO에서는 투심, 스위퍼 조합으로만 가는 게 낫습니다. 오늘 켈리 보세요. 포심 아니면 커브 였는데, 주자는 내보냈어도 결정타는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KBO는 MLB 타자들과 수준 차이가 있어요. 구종 3개가 좋으면 KBO에서 에이스 노릇을 할 수 있고, 구종 2개가 좋아도 그 구종의 품질이 뛰어나면 역시 에이스 역할을 할 수가 있습니다. 지금 네일은 구종 2개가 리그 최상위권이라서 KBO에서도 성적이 좋은 겁니다. 그런데 스태미너가 떨어지니 항상 3~4번째 타순이 되면 제구도 흔들리고 스위퍼의 각도도 밋밋해집니다. 

 

 

홈런 맞는 건 어쩔 수 없지

 

불펜의 경우, 홈런 맞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최지민이 주자 2명을 내보내고 전상현이 홍창기에게 던진 초구가 홈런이 된 게 오늘 경기에서 가장 결정적인 장면이었는데, 홍창기가 아마 전상현이 그 코스로 던진 걸 미리 시뮬레이션 했던 것 같아요. 초구를 잘 안 치는 타자라고 생각해서 전상현이 너무 쉽게 들어갔는데 상대적으로 홍창기의 노림수가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늘 전상현의 포심을 LG 타자들이 너무나도 어렵지 않게 정타로 만들어 내더군요. 전상현은 확실히 LG 타자들과 상성이 안 맞는 느낌입니다. 최근 5시즌 LG 타자들 상대로 OPS .800 아래로 막은 시즌이 작년이 유일하네요. 2021년은 부상으로 많이 못 나와서 상대를 안 했고, 2020년 1.000 / 2022년 .824 / 2023년 .614 그리고 오늘 털려서 LG전 피OPS가 1.061 입니다. LG전에는 그냥 왼손투수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수밖에요.

 

문제는 최지민인데, 최지민도 2군에 한 번 내려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지금 밸런스가 너무 흔들리고 있어요. LG에서 그나마 타격감 안 좋은 선수가 박해민인데 박해민에게 볼넷 내준 게 대량 실점의 빌미가 되었습니다. 신민재의 번트는 타자가 잘 했고요. 곽도규도 9회에 추가 실점하긴 했지만, 이건 운이 안 따랐죠. 신민재(조수행도 그렇고 이런 타입이 제일 지긋지긋함 차라리 속시원하게 치지)의 타구를 곽도규가 바로 포구했어야 했는데 글러브 맞아서 타구 속도가 죽은 게 실점의 빌미가 됐습니다. 홍창기 타구는 신민재 견제하느라 1루수가 붙어 있어서 안타가 됐고요.

 

그걸 떠나서 LG 타선이 확실히 날카롭긴 합니다. 김현수, 오스틴, 박동원 타격감이 너무 좋네요. 특히, 박동원 타격감이 너무 좋아서 내일 알드레드가 버틸 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내일은 아마 LG에서도 우타자를 전진 배치할 듯 싶은데, 알드레드가 우타자 잡는 구종이 없죠. 오로지 낯설음만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 데 어떨 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오늘 경기 잡았어야 위닝 확률이 높았는데, 오늘 경기 놓치면서 루징 시리즈가 될 확률이 높아졌습니다. 알드레드가 LG 타선을 이겨낼 확률이 매우 낮아 보이고, 내일 나올 수 있는 불펜 투수가 전상현, 정해영 둘 뿐이죠. 장현식 오늘 많이 안 던졌다지만 올 시즌 너무 많이 굴리고 있어서 내일은 쉬었으면 좋겠네요. 

 

결국, 내일 이기려면 우리도 공격력으로 맞불을 놔야 합니다. 특히, LG 불펜이 현재 정상 전력이 아니고 오늘 유영찬이 멀티 이닝에 30개 이상의 투구를 하면서 등판이 불투명해졌죠. 물론, 유영찬 밀고 갈 수 있다고 생각은 합니다만, 염경엽 감독이 투수 관리는 잘 해주는 감독이라 유영찬은 최대한 등판을 자제할 듯 싶습니다. 

 

좌완 엔스 상대로 공격력으로 맞불을 놔야 하는데, 김도영과 이우성의 감이 좋지 못해서 그 부분이 조금 걸리네요. 특히, 이우성 감이 너무 안 좋아 보입니다. 그리고 나성범이 내일은 장타를 좀 더 쳐줘야 하고요. 엔스 변화구가 긁히면 KIA가 쉽게 질 경기가 될 것 같고, 엔스를 4회 이전에 내릴 수 있다면 내일은 양팀이 경기 끝까지 치열한 방망이 싸움을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지금 양팀 불펜에서 양팀 타선을 막을 투수가 딱히 안 보여요. LG에 강한 정해영과 LG 마무리 유영찬 정도? 결국, 엔스를 언제 내리느냐가 KIA가 이길 수 있는 지에 대한 해법이 될 것 같습니다.

 


선수 단평

 

  • 서건창 - 톱타자로 나와서 볼넷 2개 골랐으면 잘했음
  • 소크라테스 - 볼넷도 고르고, 안타도 2개나 치고 타구질도 좋고, 진짜 여름이 왔네
  • 김도영 - 유영찬의 슬라이더 실투를 2~3개나 놓친 걸 보면, 아직 경험이 부족하긴 함
  • 최형우 - 타선에서 혼자 다 함. 마지막 타구도 2루타성
  • 나성범 - 살아난 거 맞지?
  • 최원준 - 볼넷 1개, 잘 맞은 안타 1개, 빗맞은 안타 1개. 이우성 대신 써도 될 것 같다.
  • 김태군 - 스윙 발사각을 높이는 게 낫지 않을까? 빠른 타구가 죄다 땅볼임
  • 한준수 - 좋은 타격감. 내일 좌투수 선발이라도 나오는 게 나을 듯
  • 박찬호 - 수비는 기민하게 잘 움직였는데, 타선에서는 스윙을 하는 건지 마는 건지
  • 김건국 - 놀랍게도 오늘 불펜투수 중 가장 잘 던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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