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는 죽었다.
소크라테스~ 소크라테스~
지난 2년 소크라테스는 5월에 맹타를 휘둘렀습니다. 2022년에는 OPS 1.145를 찍으면서 퇴출 위기에서 벗어났고, 2023년에는 OPS .899를 찍었습니다. 6월에도 OPS .905를 기록했고요. 그런데 올해는 아직 5월이 안 끝났지만, 현재까지 OPS .746을 기록하며 4월(.777)보다 못 합니다. 더 두고 볼 필요가 있을까 싶네요. 팀 분위기 운운하면서 교체 없다는 스탠스였는데, 이번 주말 3연전에서 1위에서 내려올 확률이 68.5%(뇌피셜)인 상황에서 더 나빠질 분위기가 있을까 싶습니다.
소크라테스는 현재 리그 최악의 외국인 타자입니다. 지금 소크라테스보다 못 하는 외국인 타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수비를 엄청 잘 하는 것도 아니야, 소크라테스 쓴다고 외야수였던 이우성이 1루로 나와서 개고생하고 있어. 2군에서 변우혁은 OPS 1.007 찍고 있는데도 자리 없다고 못 쓰고 있죠. 그냥 소크라테스 2군 내리고 새 외국인 구할 때까지 변우혁 1루, 이우성 외야수로 쓰는 게 낫겠습니다.
특히, 비교됐던 게 두산 라모스와의 비교죠. 둘 다 4월까지 누가 더 최악의 외국인 타자인지 경쟁하다가 라모스는 2군 다녀와서 불리한 카운트에서 힘 있는 스윙보다는 KBO 타자들 보는 듯이 정확한 컨택 스윙으로 귀중한 타점을 올려줬습니다.
7회 라모스가 역전 타를 때렸을 때, 최지민의 체인지업이 바깥쪽 낮게 아주 잘 떨어졌어요. 그런데 뱃 컨트롤로 역전타 만들었죠. 9회도 마찬가지입니다. 2-2 상황에서 정해영의 바깥쪽 빠른 공을 그냥 컨택만 해줬어요. 이게 두산에게 큰 힘이 됐고, KIA가 경기를 어렵게 가져 간 활약이 되었죠.
반면, 소크라테스는 초지일관 큰 스윙입니다. 특히, 왼손 이병현 상대로 스윙이 말도 안 되더군요. 몸쪽 하이 존에 붕붕붕붕 하나라도 참으면 안 되는지, 참 답답합니다. 몸쪽 하이 존 빠른 공이랑 방망이 거리가 뻥 좀 보태서 김선빈 키 크기 정도 되었을 정도입니다.
라모스도 2군 다녀왔다가 나아졌으니, 소크라테스도 좋아질 수 있다고요? 유감스럽게도 소크라테스는 지금 3년차입니다. KBO에서 견적이 다 나왔어요. 나성범, 최형우처럼 좌투수 상대로 잘 치는 좌타자도 아니고, 3년 내내 좌투수한테 약합니다. 올해도 현재까지 좌투수 상대 OPS가 .645에 불과합니다.(우투 상대 .828) 솔직히 소크라테스 쓰고도 리그 최고 득점력을 가진 타선인 게 신기할 정도입니다.
5월 끝날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입장이었는데, 오늘 경기 활약만 놓고 보면 인내심의 한계가 느껴지네요. 일요일에 카스타노 만날 예정이고, NC에 김영규 같은 뛰어난 왼손 투수도 있는데, 소크라테스가 주말 3연전에서 중요한 상황마다 붕붕 대는 게 벌써 눈에 훤합니다. 진짜 키보드 자판이 닳을 정도로 한 소리인데, 지난 시즌 스토브리그에서 KIA가 선택한 최악의 수는, '소크라테스 재계약'입니다. 이것 때문에 '1루 수비 약점', '좌투 약점'이 모두 두드러지고 있어요. 빨리 리스트업해서 메이저리그 진입이 어려운 1루수 영입을 해야 합니다.
이범호 감독의 성급한 투수 교체
오늘 윤영철은 5회까지 투구 수 74개, 2자책으로 그런대로 두산 타선을 막고 있었습니다. 물론, 5회 투구를 보면, 윤영철을 길게 가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법합니다. 두산 타자들이 윤영철의 공에 타이밍을 맞추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결과적으로 아쉬운 선택이 되었지만, 오늘 반드시 잡을 생각이었다면, 윤영철을 일찍 내리는 게 그렇게 이해 못 할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6회에 7개의 공만으로도 두산 타선을 막은 김도현을 7회에 내린 건 문제가 있죠. 선발을 일찍 내렸으면 컨디션 좋은 불펜은 더 길게 가져 가야죠. 심지어 7회 첫 타자가 좌타자도 아니고 우타자였습니다. 적어도 우타자는 상대하고 좌타자에 자신감이 있는 곽도규를 올렸어야 했어요.
전상현을 올린 타이밍도 굉장히 안 좋았습니다. 전상현은 5월 내내 상태가 안 좋았고, 투구에 맞아서 부상을 당한 이후에 휴식 후 등판이었습니다. 그런데 무사 1, 2루 상황에서 현재 두산에서 가장 타격감이 미쳐있는 대타 양의지와 호남이 낳은 최악의 선수(반어법입니다.) 허경민을 상대하게 하는 건 자제했어야죠. 전상현 쉴드를 좀 치자면, 오늘도 구위에 문제가 있진 않았습니다. 양의지를 상대로 유리한 카운트를 잡은 이후에 잘 쓰지도 않던 포크볼을 선택한 게 첫 번째 문제였고, 허경민의 안타는 그냥 허경민이 잘 쳤습니다. 몸쪽 깊숙하게 들어갔는데 그걸 안타로 만든 허경민이 미친 놈이죠.
암튼, 개인적으로 전 곽도규가 연속 볼넷을 내준 게 문제였지만, 그냥 차라리 그대로 가길 바랬습니다. 뭐, 곽도규가 얻어 맞았을 수도 있는데, NC와의 주말 3연전이 있는데도 불펜을 무리하게 쓴 결과는 욕 많이 먹어야죠. 결국, 곽도규, 최지민, 전상현, 장현식, 정해영까지 모조리 투입했고, 다섯 명 모두 많은 공을 던졌으며, 심지어 전상현을 제외하면 모두 연투까지 했기에 내일 경기는 곽도규, 장현식, 정해영, 최지민 없이 경기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내일 김건국 선발이라서 어차피 잡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해서 무리한 투수 운용을 한 것 같은데, 경기를 잡지 못 했으면(지진 않았지만) 실패한 선택이죠. 오늘 경기로 교훈 세게 얻었길 바랍니다. 그건, 그렇고 불펜은 참 걱정이네요. 다들 기복이 너무 심합니다. 이제 5월이고 시즌 초인데 불펜이 벌써부터 퍼지면 곤란하죠. 이리 되면 믿을 건 빠따 밖에 없습니다. 오늘도 두산 불펜에서 나오는 투수마다 위력적인 구위를 자랑했는데 12회까지 7점 뽑은 건 박수 쳐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내일부터 1경기 차이 2위인 NC와의 주말 3연전인데, 대체 선발만 2명에 주중 3연전에서 불펜 소모가 커서 위닝 시리즈를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냥 이번 주에 1위 내준다고 생각해야 할 테고, 3연전에서 스윕만 안 당했으면 좋겠네요.
그나마 KIA가 기댈 부분은 5월 말부터는 돌아올 자원이 있다는 겁니다. 이의리, 임기영이 있고. 크로우 대신 대체 외국인 선수(하지만 크로우만큼 잘 할 지는 미지수) 여기에 소크라테스도 빨리 보내고 1루수 외국인 타자를 영입해야 합니다. 어차피 더 떨어질 자원도 없는데 승부수를 던져봐야죠. 새로 오는 외국인 타자가 망하더라도, 적어도 1루 수비 안정화를 주고, 이우성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면, 그것만으로도 얻는 건 있다고 생각합니다. 와서 잘 해주면 더 좋고요.
참고로 이우성은 올해 외야수로 나왔을 때 OPS 1.038(43타석), 1루수로 나왔을 때 OPS .853(135타석)으로, 외야수로 뛸 때 성적이 훨씬 좋습니다.(단, 홈런은 모두 1루수로 나왔을 때 침) 이우성의 수비 부담 덜어주는 게 맞아요. 그리고 지금 KIA 내야수들 실책 많은 건, 1루수가 불안한 탓도 있으니 덩치 크고 포구 잘 하는 1루수가 오면 지금보다 내야 수비가 좋아질 거란 기대도 할 수 있습니다.
심재학 단장은, 내일이라도 미국행 비행기 끊던지, 아니면 스카우트를 보내든지 해서 대체 외국인 1루수를 꼼꼼하게 따져서 영입해 오길 바랍니다. 이왕이면 수비 괜찮은 우타 1루수가 가장 좋은데, 그냥 수비 좀 아쉬워도 잘 치는 1루수(좌타라도 좌투에 강하면 상관없음)라도 데리고 왔으면 합니다. 이래야 KIA 공격과 수비 조직력이 살아날 수 있습니다. 새 외국인 1루수가 공수에서 양석환 정도로만 해줘도 엎드려 절할 것 같네요.(오늘 무슨 스파이더맨 보는 줄)
마지막으로 여러분들 열 받으라고 12회말 2사 만루 상황 소크라테스 타석에서 투구 위치를 끝으로 글 마무리 합니다.
선수 단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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