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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 KIA : 두산 - 떠올릴 수밖에 없는 외국인 투수 리스크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4. 4. 2.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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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경기는 KIA전 대악마 강승호(어제 왠지 봐준다 했다.)의 맹활약과 브랜든의 구위에 밀려서 완패 당했습니다. 4연승 하다가 한 번 진 거니까 진 거 자체는 문제가 안 되는 데 가장 큰 문제는 1선발 역할을 해줘야 할 크로우가 털렸다는 점이죠. 

 

 

크로우, 4회까지는 괜찮았다.

 

전 크로우의 4회까지의 피칭은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1회에 삼진 2개를 잡으면서 산뜻하게 출발했고, 2회에 김재환에게 안타 맞고 1사 이후에 강승호에게 홈런 맞은 것도 크게 문제 삼을 수는 없죠. 3회에 연속 3안타도 투수로 한 경기 던지다보면 으레 나올 수 있는 일입니다. 오히려 3회에 연속 3안타 이후에 김재환 거르고 만루에서 연속 삼진으로 위기를 넘겼다는 점에서 고평가를 하면 했지, 저평가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리고 4회에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았죠. 투구 수만 놓고 보면 6이닝 3실점 정도는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피칭이었습니다. 

 

문제는 5회 피칭입니다. 시작하자마자 정수빈과 허경민에게 볼넷 2개를 내주면서 위기를 자초했죠. 딱 봐도 손에 악력이 약해진 게 느껴지는 피칭이었습니다. 이때 투구 수가 많지도 않았어요. 5회를 시작할 때 투구 수가 70개 조금 넘었었는데, 이때부터 제구도 흔들리고 구위도 약해졌습니다. 1회에 잘 먹혔던 하이패스트볼이 김재환에게 통타 당하면서 결국 마운드를 내려왔고, 이후 올 시즌 첫 등판한 윤중현의 제구가 흔들리면서 5실점째. 이로써 크로우의 평균자책은 개막 2경기에서 8.10을 찍게 됩니다.

 

첫 두 경기 실점이 많긴 했지만, 여전히 크로우는 좋은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실점이 많았어도 투구 이닝보다 더 많은 삼진을 잡아내고 있고, 빠른 공은 150km/h을 상회하고, 체인지업과 슬라이더가 존에서 날카롭게 떨어집니다. 커터와 커브도 존에 넣을 줄 알고요. 오늘은 슬라이더 컨트롤이 영 좋지 못했는데, 어찌됐든 실전에서 활용할 무기가 많고, 그게 모두 타자들에게 쉽게 공략당하지 않을 제구와 움직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네일이나 크로우나 문제점이 비슷합니다. 둘 다 너무 일찍 퍼집니다. 크로우는 네일보다 선발 경험이 풍부하고 3년 전인 2021시즌엔 메이저리그 풀타임 선발투수였습니다.(ERA 5.48) 하지만, 역시 2022시즌부터는 불펜투수로 전환해서 60경기(선발 1경기 포함)에서 ERA 4.38을 기록하고 부상으로 작년에는 40이닝도 안 던졌습니다. 선발로는 3경기 나왔고요.

 

커리어만 놓고 보면 네일보다는 길게 던진 경험이 확실히 많지만, 오늘 서재응 위원도 한 말이지만, 부상에서 돌아온 시즌이기 때문에 아직은 회복 과정에 있다고 봐야겠죠. 하지만 오늘처럼 투구 수 70개 중후반부터 급격하게 제구와 구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면 불안함을 감출 수가 없네요.

 

지난해 10개 구단 최악의 외국인 투수진을 보유하고도 KIA는 5할 이상의 승률이었고, 별로 신뢰하는 스탯은 아니지만 피타고리안 승률은 리그 3위였습니다. 그러니 시즌 전에 많은 전문가들이 KIA를 우승후보로 꼽았지요. 그리고 그 근거는 '설마 외국인 투수가 2년 연속 망하겠어?' 입니다.

 

네일은 첫 경기 매우 인상적인 피칭을 했지만, 역시 70개 이후에 급격하게 구위가 떨어졌고, 오늘 윌 크로우도 6이닝 3실점이었으면 좀 안 좋은 날로 치부했을텐데, 5회에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니 불안하기 짝이 없네요.

 

물론, KIA 불펜이 승리조 패전조를 가리지 않고 컨디션이 좋다는 점(윤중현, 황동하는 어차피 1-2군을 오갈 멤버들) 때문에 투수들이 많은 이닝을 소화해주지 않더라도 보완은 가능하겠지만, 그것도 여름까지입니다. 선발이 많은 이닝을 소화해주지 못 하면, 불펜진은 지치기 마련이죠.

 

현재 선발 로테이션을 보면 국내 선발 중에서는 6이닝 이상 많은 이닝 투구가 기대되는 투수는 양현종이 유일합니다. 이의리는 제구력 문제, 윤영철은 구위 문제 때문에 많은 이닝 소화를 기대하기 힘들죠. 물론, 이의리의 제구가 나아지고, 내일 올 시즌 첫 등판을 하는 윤영철이 구위가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모습(또는 새로 장착한 커터가 많은 범타를 유도하거나)을 보이면 외국인 투수들이 조금 못 미치더라도 보완은 가능하겠지만, KBO에서는 역시 외국인 투수의 뒷받침이 없으면 우승을 노리긴 어렵습니다.

 

이 외에는 너무 일방적으로 개발린 경기라서 딱히 한 말이 없네요. 선수 단평도 할 말 있는 선수만 남기겠습니다.

 

 


선수 단평

 

  • 최형우 - 앞으로 브랜든 선발 때는 안 나오는 걸로...
  • 이우성 - 타선에서 가장 위협적인 타자
  • 김선빈 - 수비 실력과 맞바꾼 타격 실력, 그 다운 모습이 전혀 안 나옴.
  • 윤중현 - 박준표, 이준영이 기다리고 있다.
  • 황동하 - 드라이브 라인 다녀왔다면서 딱히 나아진 걸 못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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