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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중한 라인업과 한준수의 대활약 | KIA 4 : 삼성 2 (10/30 PO 4차전 리뷰)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6. 10. 31.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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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큰 경기에서는 수비의 중요성이 크다고 했는데, 오늘 삼성은 무려 실책 3개를 저지르면서 자멸했고, 7회에 김도영의 타구를 뒤로 흘린 김영웅의 실책이 가장 치명적이었죠.

 

다만, 쉬운 타구는 아니긴 했어요. 김도영의 타구는 대부분 속도가 빠르다보니 잡기 쉽지 않은데 몸 중앙에서 잡으려다보니 뒤로 흘렸죠. 김영웅이 백핸드로 포구를 시도했으면 잡혔을 가능성이 높지 않았나 싶어요. 결국, 수비 센스 문제죠.

 

KIA 타자들 칭찬을 해줄 수 있는 부분은, 타자들의 집중력이 좋았다는 점입니다. 쉽지 않은 상황에서 집중력을 발휘해줬고, 특히 한준수가 결정적인 안타를 두 차례나 때려준 게, 오늘 경기 승리의 밑거름이 됐죠. 누가 뭐래도 오늘 경기 수훈 선수입니다.

 

 

 

진작 2번 김도영을 했어야지

 

어제 김호령 2번이라는 바보 같은 라인업을 짠 이범호 감독이 다시 총명탕을 마셨는지 절대 안 할 것 같았던 2번 김도영 카드를 꺼내들었죠. 한준수 지명타자 출장은 충분히 예상 가능했지만, 2번 김도영은 깜짝 놀랐습니다. 벼랑 끝에 몰리니 이렇게라도 한 번 해보자는 심정이 아니었나 싶어요.

 

1번 박재현은 예상대로 부진했지만, 김도영이 그래도 2번 타자에서 잘 해준 덕분에 활발한 공격이 됐습니다. 카스트로가 한 번 해결해주긴 했지만, 두 번이나 찬스를 이어주지 못 한 게 문제였지, 김도영이 2번에서 3번의 출루(한 번은 실책이지만)를 만들었으니 대성공이죠.

 

마지막 5차전에서도 2번 김도영 카드를 한 번 더 써먹을 것 같습니다. 라인업은 4차전과 동일하게 가져갈 것 같아요. 박정우도 타격감이 안 좋아서 9번에 김호령을 쓸 수도 있지만, 박정우는 적어도 땅볼로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어내기라도 하니까 지금 정확한 폼에서 스윙이 안 되는(오늘 두 번의 타석에서의 스윙폼은 고교 야구 선수 보는 줄 알았습니다. 상하체가 따로 놀더군요.) 김호령보다는 낫고요.

 

지금 박재현이 박고 있으니, 사실, 가장 좋은 타순은 출루 능력이 뛰어난 한준수를 과감하게 1번 타자로 기용하는 건데(아니면, 1번 김도영 – 2번 한준수도 괜찮음) 이렇게까지 파격적인 움직임을 보이진 않겠죠.

 

그래도 이제라도 2번 타자가 답이 없다는 걸 알고, 한 타순씩 땡겨 쓴 선택은 매우 좋았습니다. 삼성의 좌완 계투 두 명(이승민, 배찬승)이 길게 버티기 어렵도록 좌-좌-우 조합으로 라인업을 짠 전략도 좋았고요.

 

 

 

네일의 스위퍼는 마구였다, 운이 안 따랐을 뿐

 

오늘 네일은 5이닝 밖에 소화하지 못 하면서 기대에는 부응하지 못 했는데, 전 오늘 네일은 순전히 ‘운’이 없었다고 봅니다. 단 1개의 사사구 없이 안타만 6개 맞았는데 이 중 2루타 이상의 장타는 단 1개도 없었고, 모두 단타였으며 잘 맞은 안타도 김영웅에게 허용한 2개의 안타 외엔 없었다고 생각해요.

 

가장 운이 없었던 게 실점이 나왔던 2회였는데, 2사 이후에 연속 3안타가 나왔는데 강민호가 제대로 된 스윙도 못 했는데(스윙 돌리는 게 이상하다 싶었는데 부상이 있는게 맞군요.) 절묘하게 2-유간을 뚫었죠. 순발력이 떨어진 하주석이 아니라 정현창처럼 스텝이 빠른 유격수였다면 타구를 건져냈을 텐데 하주석에게는 너무 어려운 수비입니다. 실점을 허용한 류지혁의 타구도 엄밀히 말하면 코스 안타였고요.

 

4회에도 운이 따랐다고 볼 순 없죠. 1사 이후에 김영웅과 강민호에게 잇달아 안타를 허용하면서 위기 상황이 됐는데, 김영웅 상대로 잘 던진 공이 컨택 스윙에 걸리면서 빠른 타구가 됐고(김영웅이 플레이오프에서 장타는 못 쳐도 타격감은 나쁘지 않아 보임) 강민호가 또 스윙을 반 밖에 안 돌렸는데 그게 하필이면 1루수 키를 넘겼죠. 상대 타자의 하프 스윙에 공이 맞아 안타가 되는 건 그냥 운이 없어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운을 극복한 게 네일의 주무기인 ‘스위퍼’였죠. 앞선 타석에서 적시타를 허용했던 류지혁을 상대로 스위퍼를 던져 삼진으로 돌려 세운 장면이 오늘 KIA 수비에서 가장 결정적인 한 장면이었습니다. 앞서 실점이 있었던 2회에도 리그에서 김선빈 다음으로 컨택 능력이 뛰어난 김지찬을 삼진으로 잡은 게 스위퍼이기도 했고요.

 

오늘 네일은 운만 좀 따랐으면 5회가 아니라 6회까지도 올라왔을 겁니다. 그리고 네일에게 따르지 않았던 운은 오늘 조상우에게 갔죠.

 

 

 

빠른 공 위주의 볼배합으로 위기를 넘긴 조상우

 

3차전 리뷰에서 조상우의 포심이 위력이 없으니 삼성 타자들이 변화구에 타이밍을 잡고 타석에 들어섰고, 그게 2실점의 빌미가 됐다고 평했는데요. 김태군이 이를 캐치하고, 오늘 경기에서는 조상우에게 빠른 공을 많이 요구했습니다.

 

곽도규가 최형우에게 커브를 던지다가 가운데 몰리면서 홈런을 허용하고 김영웅에게 볼넷을 내주는 바람에 어려운 상황에서 조상우가 올라왔는데, 강민호를 상대로 빠른 공만 3개 던져서 병살타로 위기를 넘겼죠.

 

그리고 이 시점에서 김태군도 강민호의 스윙이 이상하다는 걸 알았던 것 같아요. 전 처음에 강민호가 스윙을 제대로 하지 못 하는 모습을 보면서, 변화구 타이밍에 맞춰서 방망이를 내미나 했는데, 그냥 아픈 거였고, 조상우의 빠른 공에도 스윙을 반 밖에 안 돌려서 느린 타구가 나왔고 이게 병살타로 연결됐죠.

 

조상우가 7회에 기적의 무실점을 기록한 이유도 빠른 공 위주의 볼배합에 있습니다. 7회에 공 8개를 던졌는데 변화구는 딱 2개 밖에 안 던졌어요. 류지혁, 이재현, 김지찬을 모두 범타로 처리한 구종이 ‘빠른 공’이었고요.

 

다만, 이렇게 무실점으로 넘길 수 있었던 건 삼성 타자들이 조상우의 변화구에 포커스를 두고 빠른 공 타이밍은 잡지 않은 덕분, 그리고 행운이 따랐던 덕분입니다. 이재현의 타구는 맞는 순간 홈런이라고 봤는데 타이밍이 살짝 늦어서 중견수에게 잡혔고, 김지찬도 정확한 컨택이 돼서 좌익수 쪽으로 빠른 타구가 날아갔죠. 역시 타이밍이 늦었습니다. (김지찬이야 원래 히팅 포인트를 뒤에 두고 타격하지만)

 

조상우 올라와서 삼진 하나도 못 잡고, 무실점으로 넘겼는데 이건 정말 행운이 많이 따랐다고 생각해요. 심지어 오늘 조상우 포심 평균 구속이 139.4km/h에 불과했습니다. 연투를 하니까 빠른 공이 더 느려졌는데, 어떻게 무실점으로 넘겼는 지 정말 미스터리입니다.

 

이범호 감독이 계속 중요한 상황에 조상우를 쓰고 있는데, 오늘이야 운이 따라서 조상우가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지만, 이러다 언젠간 한 번 대형 사고를 크게 칠 것 같아서 불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좌완 계투의 활약, 이제는 정말 필요하다

 

운이든 뭐든 간에 어찌됐든 조상우는 퍼펙트로 삼성 타선을 막았고(무려 1.2이닝 무실점) 전상현도 기대를 충족하며 2이닝을 퍼펙트로 막았습니다. 마지막 아웃 카운트에서 김도영의 기민한 순발력 도움을 받았지만, 이런 결과는 전상현이 볼질을 하지 않기 때문에 나오는 거죠.

 

조상우도 똥볼이라고 해도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졌으니까 운이라도 따르는 겁니다. 이번 시리즈에서 KIA 불펜투수들이 가장 잘 하고 있는 점이 이의리를 제외하면 볼넷을 안 주고 있다는 겁니다.

 

가장 실망스러운 피칭을 한 선수는 최형우에게 홈런을 허용하고 김영웅에게 볼넷을 준 곽도규죠. 전, 최형우에게 홈런을 허용한 건 실투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최형우가 이전 경기에서도 김범수의 슬라이더를 공략해서 홈런을 만들어 냈는데, 변화구가 아니라 빠른 공 위주의 볼배합을 하는 게 더 적합하지 않나 하는 아쉬움은 있어요.

 

아무튼 홈런은 맞을 수 있는데 김영웅에게 볼넷을 준 게 가장 좋지 못 했습니다. 마지막 공이 스트라이크존에서 살짝 빠지긴 했지만, 그 전에 3볼 1스트라이크까지 몰린 것부터 문제였죠. 조금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무브먼트를 믿고 존을 공략했으면 좋겠어요.

 

이번 시리즈에서 좌완 계투들이 잘 해준 경기는 1차전 말고는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5차전까지 가는 힘겨운 승부가 되고 있고요. 이의리의 제구력을 믿을 수 없고, 곽도규의 기복이 문제이고, 이 두 명 외에는 좌완 계투가 없으니(김범수는 제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는 제외됐으면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이들이 기대 이하의 피칭을 하는 게 가장 아쉬운 부분이죠.

 

아직 1경기도 던지지 않은 양현종을 생각할 수 있는데 양현종의 주무기가 슬라이더가 아닌 체인지업이라 이 부분이 불안한 포인트입니다. 다만, 올해 좌타자 상대로도 체인지업을 던지며 쏠쏠하게 효과를 보고 있고, 실제로 올 시즌 좌타 상대 피OPS가 .664를 기록하며 우타 상대(.782)보다 좋아서, 삼성 좌타 라인에 한 번 붙여봤으면 하는 생각은 들어요.

 

 

5차전에서 2차전에서 범한 실수를 반복할 것인가

 

2차전에서 KIA는 후라도 공략에 실패했고, 삼성은 올러 공략에 성공했죠. 당시에도 적었지만, 삼성은 올러의 주무기인 하이 패스트볼에 포인트를 두고 스윙을 했고, KIA는 후라도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에 포인트를 두고 스윙을 했는데 이게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오늘도 그렇고 2차전도 그렇고 강민호가 페덱과 후라도가 등판할 때 하이 존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는데, KIA 타자들이 5차전에 강민호의 이런 볼배합을 어떻게 공략을 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 될 것 같아요. 또 다시 후라도의 하이존 커터와 투심 등에 말리면 어려운 경기가 될 것 같습니다. 오늘도 어려운 경기를 한 이유가 페덱의 하이존 커터에 대응이 안 된 탓이었고요.

 

올러의 관건은 ‘체인지업’입니다. 2차전에서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존에서 빨리 벗어나는 바람에 삼성 타자들이 어렵지 않게 올러의 체인지업을 골라냈죠. 이 체인지업이 존에서 변화가 이루어져야 5차전에서 좋은 피칭이 될 것 같아요.

 

올러의 하이패스트볼은 좋은 무기이지만, 2차전 한준수처럼 하이패스트볼 위주의 볼배합은 공략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커트가 되다가 조금만 존 가운데로 몰리면 장타 맞기 딱 좋고, 삼성 타자들의 짧은 스윙에 컨택이 될 수도 있죠. 그러니, 5차전에서 올러는 하이패스트볼의 비중을 줄이고 슬러브와 체인지업 위주의 볼배합을 가져가야 할 것 같습니다.

 

5차전에는 김태군과 합을 맞출 것 같은데, 2차전과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박재현, 카스트로, 나성범 3명의 좌타자가 이승민, 배찬승에게 계속 묶여 있는 모습인데, 계속 묶여 있으면 어려운 경기가 될 수밖에 없어요.

 

마지막으로 오늘 박진만 감독의 투수 운용은 조금 이상하긴 합니다. 리드를 잡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원태인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은 점이 가장 이상했고, 7회 첫 타자는 좌투수에 약한 박재현이었는데 왜 이승민 대신 배찬승을 기용해서 공 하나만 던지고 소모시켰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승민은 박재현까지 상대하게 하고 김도영이 나왔을 때 사토시를 원포인트로 기용한 다음에 카스트로가 나오면 다시 배찬승을 쓰면 되는 일인데, 상대 팀인데도 좀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선수 단평

 

  • 박재현 – 9번 타자가 1번 치고 있음
  • 김도영 – 공수주에서 가장 활발한 플레이
  • 카스트로 – 그래도 한 번은 해결해주는구나
  • 나성범 – 오늘은 진짜 유령이었음
  • 김선빈 – 기대했던 모습이 나옴
  • 한준수 – 누가 나한테 찬스에서 약하다고 했음?
  • 하주석 – 수비는 답답하지만, 컨택은 하니까 다른 후보군들보다는 낫다
  • 김태군 – 타석에서는 별로였지만, 볼배합은 좋았음
  • 박정우 – 맥아리 없는 스윙 일변도
  • 김호령 – 아직도 미련을 못 버리네
  • 네일 – 운만 따랐으면 7이닝도 가능했을텐데
  • 곽도규 – 오늘 가장 못 던진 투수
  • 조상우 – 행운을 던지다
  • 전상현 – 오늘도 완벽한 커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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