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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를 지켜 낸 전상현의 투구 | KIA 5 : LG 4 (10/03 리뷰)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6. 10. 3.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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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와의 토일월 3연전이 이번 시즌 KIA의 피날레 쇼가 될 것이라고 봤는데(포스트시즌 활약은 일단 접어두고) 첫 경기부터 아주 재밌는 경기가 펼쳐졌습니다. 양팀 모두 총력전을 예고했고, 실제 경기 내용도 총력전다운 명경기였다고 생각해요.

 

경기 초반 승기를 잡은 건 KIA였지만, LG 염경엽 감독이 위기 상황마다 꺼내든 카드에 KIA 타선이 계속 당했죠. 5회 위기 상황에서 KIA에서 좌타자가 연이어 나오니까 좌타 킬러(좌타 피OPS .451) 케네디를 투입해서 KIA 좌타라인을 봉쇄했고 6회에 김강률이 위기를 맞이하자 고우석을 투입해서 KIA의 중심타선을 다시 봉쇄해버렸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KIA는 네일이 경기 후반 흔들리고, 믿었던 곽도규가 컨트롤이 흔들리며 좌타자 두 명(박해민, 오지환)을 전혀 막지 못 하면서 경기가 동점이 됐죠. 특히, 오지환의 타구는 잠실 아니었으면 최소 2루타가 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큰 타구였습니다.

 

 

 

팀을 패배에서 건져 올린 전상현의 차력쇼

 

8회 조상우가 문정빈에게 볼넷을 허용하자 KIA 마운드에는 전상현이 올라왔죠. 문보경은 중견수 플라이로 잡고, 송찬의를 상대로 유리한 카운트에서 슬라이더를 던져 매우 평범한(강한 타구도 아니었음)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습니다. 난이도 1 짜리 6-4-3 병살 타구였는데, 김규성이 이 타구를 뒤로 흘렸죠. 완전히 포구되는 걸 확인하고 2루에 던졌어도 여유 있게 병살이었는데 쫄보인지 괜히 빨리 처리하려다가 뒤로 빠뜨렸습니다.

 

이닝이 끝날 상황이 1사 1, 3루 상황. 팀의 패배가 결정될 수 있었던 상황이라 보통의 투수라면 흔들리기 마련인데, 전상현은 홍창기는 의도적으로 볼넷으로 거르고(볼넷을 거의 안 주는 전상현이기에 만루 상황이 되어도 납득이 됩니다.) 신민재를 상대로 포크볼을 절묘하게 떨어뜨려서 삼진을 잡아 첫 위기를 넘기고, 만루에서 강한 문성주마저도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후에 포크볼을 낮게 떨어뜨려서 3루수 김도영 앞으로 가는 평범한 땅볼을 유도해 위기에서 벗어납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전상현의 역할은 다 했다고 할 수 있었지만, 9회에도 이의리가 아닌 전상현이 그대로 올라왔죠. 이의리가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에 전상현으로 계속 가야 한다고 봤는데, 이범호 감독이 좋은 판단을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박해민 상대로 던진 슬라이더가 너무 깊게 들어가면서 선두타자를 출루시켰고 도루와 번트로 1사 3루 상황. 타석에는 리그 최고의 타자 오스틴이 들어섰기에 고의사구로 거른다고 봤는데, 초구에 하이 존을 던져서 오스틴을 평범한 2루수 뜬공으로 이겨냈습니다. 다음 타자 이영빈도 거의 비슷한 코스에 하이 패스트볼로 유격수 플라이로 경기를 끝내 버렸죠.

 

오늘 승리는 순전히 전상현이 지켰다고 생각합니다. 수비 실수로 만들어진 1사 1, 3루 상황에서 컨택률이 90%가 넘는 신민재에게 인플레이 타구를 허용하지 않았고, 다른 투수라면 어렵게 승부했을 오스틴마저 정면 승부를 선택해 돌파하면서 1사 3루라는 절체 절명의 상황을 매우 쉽게 이겨냈죠.

 

이런 모습을 보면, 멘탈 면에서 마무리 투수는 전상현이 적임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상현 포심 평균 구속이 5km/h만 빨랐어도 80억 받을 수 있는 불펜 투수가 될 수 있었을 텐데 포심 평균 구속이 142.3km/h 임에도 팀에서 가장 안정적인 피칭을 합니다. 다른 선수는 몰라도 전상현은 FA 계약 이후 망하더라도 후한 대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2도영의 실험은 이렇게 끝나는가

 

오늘 이범호 감독이 모처럼 평소와 다른 라인업을 내세웠습니다. 2번 타자에서 하도 끊기니 김도영을 2번으로 기용하고, 카스트로, 나성범, 김선빈을 모두 하나씩 당겼죠. 결과적으로 10개의 안타와 5개의 사사구를 묶으며 5득점을 뽑았으니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2번 타자로 잘 해주길 바랬던 김도영은 4타수 무안타에 그쳤습니다. 그래도 9회에 손주영의 공을 침착하게 잘 골라서 결승 득점의 주인공이 됐으니 아예 망했다고 할 순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 김도영만 못했을 뿐, 득점력도 괜찮았으니 내일도 오늘과 동일한 라인업을 썼으면 좋겠어요.

 

이범호 감독의 라인업 짤 때 특징이 데이터가 아닌 선수 기분으로 평가를 한다는 점이죠. 최원준을 1번으로 안 쓴 이유가 몸이 늦게 풀려서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정작, 최원준은 이 이야기를 억울해 해서 지금도 궁시렁대고 있죠.) 박찬호는 흥이 많아서 1번으로 써야 한다는 둥, 데이터가 아니라 감에 의해 라인업을 짭니다.

 

김도영을 3번으로 두는 이유는 김도영 앞에 주자가 없는 게 싫다는 게 이유라서 선수 심리 측면은 아닙니다. 하지만 김도영이 1-2번을 부담스러워 한다는 생각도 하고 있죠. 2024년에 김도영을 1번으로 쓴 걸 후회한다고 한 발언에서 이런 생각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럼 김도영은 정말 1-2번에서 못하는 걸까요? 아래 기록은 2024시즌 김도영의 타순별 성적입니다.

 

 

 

2024년에 김도영은 딱히 타순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차이라면 1번으로 나왔을 대 출루율이 거의 5할에 육박했다는 점이죠. 투수들이 승부를 안 한 것도 있겠고, 김도영 스스로가 1번 타자로서 출루에 집중했다고도 생각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2026년에는 거의 3번으로 나왔고, 2번 타순으로는 8타석 밖에 소화하지 않았습니다. 기록은 8타수 1안타로 형편없지만, 표본이 불과 8개 밖에 안 되니, 김도영이 2번 타자로 나오면 약하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죠. 그러니 내일도 2번 타자 김도영으로 계속 갔으면 싶습니다. 김도영이 아닌 다른 선수를 2번 타자로 쓰고 싶다면 ‘지명 한준수’ 말곤 없다고 생각해요.

 

 

3위를 위한 마지막 승부수

 

KIA 이범호 감독이나 LG 염경엽 감독이나 이번 3연전을 총력전으로 치른다고 했죠. 이범호 감독은 올시즌 단 한번도 3연투를 지시 안 했는데 이번 시리즈에서는 한다고도 했습니다. 일단 오늘 전상현, 곽도규, 조상우는 모두 나왔고 이의리는 나오지 않았는데, 내일도 여차하면 전상현, 곽도규, 조상우는 모두 기용될 겁니다.

 

그나마 KIA가 유리한 점은 오늘 LG가 낼 수 있는 가장 좋은 카드를 소모했다는 겁니다. 특히, 고우석이 오늘 경기에서 무려 35개의 공을 던졌죠. 그런데 아마 여차하면 고우석은 내일도 나올 거에요. 현재 LG 불펜에서 폼이 가장 좋은 선수이다보니 적극적으로 기용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선발 김윤식을 최대한 빨리 내리는 게 중요합니다. LG의 올시즌 문제가 투수 뎁쓰이다보니, 김윤식에게 5이닝 정도 끌려가면 여차하면 고우석이 6회부터 최소 2이닝은 소화해줄 걸로 보이고, 고우석 1이닝, 손주영 2이닝 이런 식으로 쓸 가능성도 있죠. 고로, 김윤식을 4회 이전에 내린다는 생각으로 타자들이 분발을 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KIA도 시라카와가 3회 이후에 흔들린다 싶으면 바로 마운드를 가동해야죠. 전상현, 곽도규, 조상우는 6회 이후에 쓰더라도, 아마 이의리는 조금 더 빨리 투입하고, 성영탁, 정해영, 김범수, 황동하, 김태형 등을 적극적으로 기용할 것 같습니다. 다만, 김범수, 황동하, 김태형이 등판하는 상황은 나오면 안 되겠죠.

 

KIA의 가장 큰 장점이 박재현 – 김도영 – 카스트로 – 나성범 – 김선빈으로 이어지는 타선이죠. 여기에 최근 어느 정도 반등한 한준수, 그리고 하위 타선에서 쏠쏠히 활약해주는 김태군이 있어서 일정 수준의 득점력은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고로, 내일은 이범호 감독의 경기 운영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이네요. 미리 보는 포스트시즌 운영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선수 단평

 

  • 박재현 – 공격 첨병 역할 제대로 하다.
  • 카스트로 –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안타 머신
  • 나성범 – 내가 3개의 삼진을 당한 건 멀티 히트를 치기 위함이다.
  • 김선빈 – 센스 있는 스퀴즈 번트
  • 박정우 – 볼넷보다 가치 있는 장타. 부상은 크지 않길
  • 김호령 – 희생타 친 게 어디냐
  • 김태군 – 타선을 깨운 멋진 슬라이딩
  • 김규성 – 첫 타석 안타는 좋았지만, 그딴 수비로 주전은 줄 수 없다.
  • 곽도규 – 너 답지 않게 왜 그래
  • 조상우 – 오스틴 잡은 걸로 역할 다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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