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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2] KIA : SSG 더블헤더 - 황동하, 정해영, 김도영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4. 5. 12.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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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 승리의 요인

 

나머지는 별로 기억에 안 남고, 황동하와 정해영이 너무나도 잘 던져줬습니다. 특히, 크로우의 부상으로 더블헤더 2경기를 모두 대체선발로 써야 하는 굉장히 불리한 상황, 게다가 반드시 잡았어야 할 금요일 경기도 내주면서 3연전 스윕하고 2위로 떨어지겠다 싶었는데, 황동하가 선발로 나와서 안타 2개, 무사사구로 5이닝 동안 1점 밖에 주지 않는 굉장한 호투를 해줬습니다.

 

다만, 타선 침묵으로 계속 어려운 경기가 됐고, 기어코 7회에는 최지훈의 내야 땅볼을 최지민이 포구를 하지 못 했고, 하필 글러브 끝에 맞으면서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와 동점까지 허용했고, 8회에는 또 김도현이 3번 최정, 4번 에레디아라는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 하고, 연속 볼넷으로 위기를 맞았죠.

 

이 위기 상황에서 김도현이 번트 대타로 나온 정준재를 삼진으로 잡고, 이범호 감독이 시즌 처음으로 정해영을 8회에 내는 승부수를 던졌는데, 이 승부수가 제대로 먹혔습니다.(제 기억엔 정해영 8회 투입은 오늘이 처음인 느낌) 정해영은 올라와서 오태곤 삼진, 그리고 금요일 경기에서 역전타를 친 이지영까지 3구 삼진으로 잡으면서 위기를 막았죠. 그리고 9회에 올라와서 3타자 중에 2명을 삼진으로 잡아내는 압도적인 구위를 자랑하며, KIA의 시즌 첫 3연패를 막았습니다.

 

 

난세의 영웅, 황동하

 

크로우의 부상으로 이제 망했다 싶었고, 김건국이 대체 선발로 좋은 모습을 못 보여서 선발진 한 자리가 빵꾸가 난 상황이었는데(다행히 이의리는 다음 주부터 로테이션 돈다고 하니) 황동하가 오늘 빠른 직구를 기반으로 SSG 타선을 완벽하게 막아줬죠. 일단, 눈에 띄는 변화가 직구 구속이 빨라 졌습니다.

 

지난해 황동하의 포심 평균 구속은 141.6km/h였는데, 올 시즌 현재까지 143.3km/h로, 거의 2km/h 가까이 증가했어요. 오늘은 147km/h까지 찍는 등 KBO 우완 선발로 로테이션을 돌 수 있는 평속의 기준을 갖췄습니다. 황동하도 작년 시즌 끝나고 드라이브 라인을 다녀왔는데, 그 효과를 받는 것 같네요. 특히, 최근 2경기 평속이 인상적인데, 5이닝 3실점했던 한화 전에서는 144.3km/h, 5이닝 1실점인 오늘은 144.6km/h을 기록하며, 경기를 거듭할수록 평속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황동하의 아쉬운 점이라면, 변화구 구사 능력이 아직 완벽하지 못 하다는 점이죠.  그래서인지, 오늘은 포심 비율이 60%가 넘어갔고, 포크 20%, 슬라이더 12%, 커브 6% 비율로 섞어 던졌습니다. 황동하가 여기서 결정구로 쓸 수 있는 변화구 딱 하나라도 좋아지면 리그 4, 5선발 역할은 충분히 하고도 남습니다. 

 

황동하의 놀라운 점은, 아마추어 시절에는 주목 받지 못 한 선수라는 점이죠. 야구 명문고도 아니고 야구부원이 14명 밖에 안 되는 정읍시 인상고 야구부에서 3명 밖에 안 되는 프로 지명자 중 한 명이고, 지명 순위도 7라운드 전체 65순위라는 매우 낮은 순번에 지명되었는데, 지난해 KIA 2군 최고 투수의 역할을 해줬고, 올해 구속까지 끌어 올리면서 5선발을 해줄 수 있는 구위를 갖췄다는 점입니다.

 

크로우의 부상, 이의리의 부상 우려 등으로 선발진이 풍족하지 않은 상황, 이범호 감독은 임기영의 선발 전환까지 생각할 정도로 마운드 사정이 좋지 못한데, 황동하가 지난 한화전에 이어 오늘 SSG전처럼 던져주면 정말 큰 힘이 되어줄 것 같습니다. 오늘 비록 운이 안 따르면서 프로 데뷔 첫 승은 올리지 못 했지만, 크로우의 복귀 또는 대체 외국인 선수가 올 때까지는 선발 기회가 부여될 것이니, 앞으로 데뷔 첫 승을 올릴 기회는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고졸 3년차 밖에 안 된 투수이기도 하고요.

 


선수 단평

 

  • 박찬호 - 다시 땅 파는 시기인듯, 도루 아웃은 김민식의 송구가 너무 좋았다.
  • 김선빈 - 팀을 구한 한 방
  • 김도영 - 올 시즌 첫 병살타 기록. 그래도 타격감은 올라오는 느낌
  • 최형우 - 탱탱볼이었으면 넘어갔을텐데...
  • 이우성 - 전 타석 출루에, 올라오는 타격감
  • 소크라테스 - 귀중한 첫 타점
  • 변우혁 - 모처럼 잡은 기회, 전부 날려 버리다.
  • 서건창 - 슬슬 2군이 보인다.
  • 김태군 - 몸으로 떼웠으니 성공
  • 한준수 - 과한 욕심
  • 이창진 - 존재감 없었음.
  • 최원준 - 몸이 안 좋은 듯. 2차전도 쉬어라
  • 곽도규 - 우타자 상대는 왜 안 되는데...
  • 장현식 - 직구가 가운데 아니면 완전한 볼
  • 최지민 - 운이 없었음.

 


 

2차전 패배의 요인

 

더블헤더 2경기 모두 대체 선발이라 1승 1패만 해도 성공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6대3으로 이기고 있던 경기를 6대10으로 져버렸으니 욕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네요. 그리고 이 경기를 잃게 한 건 김도영의 2개의 실책이었습니다.

 

1회에 주자로 출루한 박성한(가족 중에 KIA 차 딜러한테 사기 당한 사람이 있는 게 틀림없습니다.)이 3루에서 완벽히 견제에 걸렸는데, 김사윤의 송구를 제대로 포구하지 못 하면서 박성한을 살려준 게 시작이었습니다. 이때 박성한을 3루에서 잡았으면 1회를 무실점으로 넘길 수 있었는데, 에레디아의 적시타, 그리고 소크라테스의 타구 판단 미스로 인한 2실점을 했죠.

 

그래도 어찌어찌 소크라테스의 내가 싼 똥 내가 치우는 3점 홈런으로 승기를 잡았는데, 또 김도영이 사고를 치고 마네요. 7회 1사 1, 2루에서 하재훈이 친 타구가 김도영의 정면으로 가는 땅볼 타구였는데 그걸 뒤로 흘리면서 결정적인 실책을 저지릅니다. 잡았으면 병살로 이닝이 끝날 상황이었는데 이 타구 뒤로 흘리면서 1점 차, 그리고 박성한의 신들린 배트 컨트롤로 동점까지 허용하면서 경기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갔습니다.

 

물론, 경기 역전을 허용한 건 김도현이 허용한 피홈런(바깥쪽 낮게 잘 넣었는데 그걸 홈런으로 넘길 수 있는 건 리그 최다 홈런 기록 세우는 선수 말곤 없죠)이었지만, 김도영의 그 실책 때문에 경기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갔다는 걸 부인할 수 없죠. 여기에 이형범, 김현수는 '나는 딱 2군용 투수'라는 걸 증명하는 투구를 하면서, 완패했습니다.

 

 

김도영의 심각한 수비 실책 페이스

 

올해 김도영의 수비 실책 페이스가 얼마나 심각하냐면, 지금 40경기 뛰고 실책 9개 하고 있는데, 두산 2루수 강승호와 함께 리그 그 공동 1위입니다. 그리고 3루수는 좌우 움직임이 많은 유격수, 2루수에 비하면 실책 수가 적은 게 일반적입니다. 현재 김도영 다음으로 실책이 많은 3루수는 5개 하고 있는 문보경이고, 황재균, 최정, 서호철, 노시환이 4개, 허경민이 3개니까... 다른 팀 주전 3루수에 비해 실책을 2배 이상 더 많이 하고 있어요.

 

김도영은 지난해 81경기 뛰면서 실책 11개를 저질렀는데(이것도 많은 거죠), 올해 40경기 뛰면서 9개를 하고 있으니, 풀 시즌 뛰면 실책으로만 30개 채울 기세입니다. 그리고 오늘 송구 실책도 저지를 뻔했죠. 8회 안상현의 3루 땅볼 잡고 1루에 던졌는데 높게 던지는 바람에 이우성이 살짝 점프를 했고, 매우 간발의 차이로 아웃 처리가 됐습니다. 

 

김도영 수비의 문제가 강습 타구가 올 때마다 제대로 된 포구를 못 한다는 점이죠. 오늘 하재훈의 타구가 빨라서 앞으로 들어올 필요 없이 몸으로 막는다고 생각하고 뒤에서 잡고 2루 송구를 했어야 했는데, 굳이 앞으로 들어오면서 글러브로만 처리하려다가 뒤로 흘렸습니다. 김사윤 견제구 못 잡은 건 아마추어보다 못한 실수고요.

 

타석, 그리고 베이스에서의 활약으로 팀내 최고 야수의 모습을 보이고 있긴 한대, 3루에서 수비 개선 없으면 외야로 포지션 전환해야 한단 소리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물론, 김도영을 외야수로 쓰는 건 재능 낭비이고, 말도 안 되는 조치라고 생각하지만, 오늘 3루에서 실책했더니 그 이후 타석에서 성급하게 방망이가 나오면서 범타로 물러나는 걸 보면, 괜히 수비에서 실수가 공격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나성범은 오늘도 침묵

 

나성범, 이야기는 어제에도 했으니 굳이 더 하고 싶지 않은데, 오늘 더블헤더 1차전은 안 나오고 2차전에 나왔지만, 역시 4타수 무안타 1삼진 1볼넷으로 안타를 치지 못 했습니다. 김도영이 앞에서 3안타를 쳤는데, 나성범이 전혀 기회를 못 살려주고 있으니 팀 득점력이 올라가지 못 하고 있죠.

 

오늘도 보니, 여전히 빠른 공에 늦습니다. 1회에 송영진의 146km/h 빠른 공이 한가운데에 몰렸는데, 그것조차 인플레이를 못 하고 파울 타구로 만들더군요. 그나마 고무적(?)인 기록은 오늘은 포심에 스윙을 하면, 컨택을 100% 해냈다는 점입니다. 그게 앞으로 안 가서 문제지.

 

아무튼, 나성범을 쓸 수는 있는데, 다음 경기에서도 3번 타순으로 내는 건 좀 아닌 듯 싶습니다. 5번이나 6번 정도로 내려서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어요. 다행히 최형우가 5월에 맹활약하고 있고, 김도영도 오늘 실책을 저질렀지만, 이번 주말 타격 페이스가 슬슬 올라오는 모양새. 여기에 소크라테스도 오늘 경기 활약이 좋아서, 나성범 3번을 고집할 이유가 없습니다. 조금 더 밑에서 쓰다가, 장타가 터지기 시작하면 그때 올려도 늦지 않습니다.

 

 

진짜 심각한 불펜의 안정감

 

오늘 이범호 감독이 임기영을 선발로 쓸 수 있다는 언급을 했던대, 이건 팀 사정을 모르고 하는 말이죠. 이번 주 치러진 모든 경기에서 KIA는 불펜이 털려서 졌습니다. 상황을 정리하면,

 

  • 목요일 - 2:2 상황에서 8회에 3실점하면서 패배
  • 금요일 - 2:1 상황에서 8회에 3실점하면서 패배
  • 일요일 - 6:3 상황에서 7~9회에 6실점하면서 패배

 

타선이 다득점을 못 뽑아줘서 졌다고 하기엔 불펜 안정감이 좋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페이스 좋았던 최지민이 특히, 이번 주에 안 좋았습니다. 이번 주 3번 나와서 아웃 카운트 2개 잡는 동안 안타 4개, 사사구 2개 내줬습니다. 7회에 박정우의 슈퍼 캐치 아니었으면 대참사 날 뻔 했고요.

 

불펜이 언제나 잘 던져줄 수 없기 때문에, 다시 컨디션 회복하길 바래야겠지만, 투수는 다다익선이라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많이 만들어둬야 합니다. 지금 2군에서 올라온 김도현, 김현수, 이형범을 보면...

 

김도현은 구위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어제도 최정, 에레디아 상대로 쫄아서 적극적인 투구를 못 했고, 오늘도 최정에게 던진 피홈런은 못 던진 공이 아니었음에도 에레디아 상대로 변화구만 남발하다가 사구로 내보내는 걸 보면, 승리조로 쓰기엔 멘탈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150km/h에 움직임도 좋은 직구를 더 적극적으로 존에 넣어야 좋은 결과도 만들어 내는 겁니다.

 

이형범은 현재까지 모습만 보면, 2차 드래프트 돈만 날렸네요. 커리어는 우리가 내 준 김재열보다 뛰어난데, 투심 원툴인데, 그마저도 제구가 안 됩니다. 두산에서 마무리 했던 시절은 잊어야죠. 140km/h 투심을 존에 못 넣으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연차도 오래 된 선수가 자신 있게 존에 투심을 못 넣고, 볼질만 하는데 화딱지가 납니다.

 

김현수도 현재까지는 보상 선수 지명 실패네요. 군대 가기 전에도 구위가 약하고, 커브 말고는 주무기가 없어서 어렵다고 봤는데, 여전히 구위가 약합니다. 김현수가 작년에 상무에서 풀타임 선발 돌았는데, ERA(3.84)는 괜찮은 편이지만, 제 기억에 상무에서 선발 로테이션 소화할 때도 피안타율이 3할대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오늘도 에레디아 상대로 몸쪽 하이패스트볼 제대로 들어갔는데 담장 맞는 2루타가 됐죠. 구위가 약해서 그렇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KIA 불펜에서 가장 좋은 공을 던진 임기영을 선발로 준비시킨다? 이건 팀 현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죠. 장현식, 최지민, 전상현 돌아가면서 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변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1군에서 통하는 좋은 공을 가진 선수는 일단 불펜으로 투입해서 실점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오늘 경기 2차전 무난하게 내줬으면 별 화도 안 날텐데, 장현식과 최지민은 1-2차전 모두 나와서 많은 공을 던졌고, 김도영은 실책으로 게임 터뜨리고, 후반부에 나온 투수들은 볼질에 피장타까지 허용하면서 승리의 여지도 없애 버리니, 1차전 황동하와 정해영의 호투가 모두 잊혀지네요.

 

마음 같아선, 김도영은 야구 없는 월요일에 쉴 생각하지 말고 2시간 동안 3루 강습타구 펑고나 열심히 받았으면 합니다. 이런 실책 계속 한다면, 40-40 아니면 용서가 안 됩니다.

 


선수 단평

 

  • 서건창 - 1회 안타 이후에는 잠잠했음. 슬슬 변우혁과 자리 체인지를 고민해볼 때
  • 최형우 - 올해'도' 최형우다.
  • 변우혁 - 1차전 좌투수한테는 삼진만 당하더니, 2차전 마지막 타석에서는 안타로 생명 연장? 
  • 이우성 - 2차전까지 맹활약하기엔 체력이 달렸나 보다. 특히, 7회 찬스 삼진이 컸음.
  • 한준수 - 선구안 좋던 그 선수는 어디로? 
  • 홍종표 - 실책 바이러스 전염
  • 박정우 - 최지훈의 타구를 잡아내는 수비는 올해의 수비라고 할 만함. 8회 병살은 아쉬웠지만, 멀티 히트를 치면서 1군 생존 가능성 높임(김호령 자리 없다.)
  • 김사윤 - 수비 도움 없었다고 해도 사사구 3개는 변명의 여지가 없지. 
  • 김건국 - 3이닝까지가 한계였음.
  • 이준영 - ABS야! 고마워!
  • 장현식 - 1사 만루에서 최정 돌려세운 150km/h 포심은 매우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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