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의 요인
3안타 밖에 못 쳤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3안타 치고 2점 낸 걸 용하다고 해야겠죠. 오늘 삼성 선발 이승현을 상대로 제대로 된 정타는 김태군의 2루타 뿐이었습니다. 최원준의 타구는 그라운드를 강하게 때리면서 1루수 키를 넘겼고, 소크라테스가 친 3번째 안타는 제 기억에 안 남는 걸 보면, 분명히 빗맞은 안타였을겁니다.(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타구가 어떻게 갔는 지 기억이 안 남) 타자들이 안타 3개 밖에 못 쳤는데 이기는 걸 기대하는 건 양심이 없는 거죠.
안타가 그냥 없는 것도 아니고, 정타도 거의 없었어요. 타자들이 이승현의 구위에 밀려서 강한 타구가 좀처럼 안 나오더군요. 이승현 기록을 찾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좌타 상대 킬러네요. 올해 좌타자 상대로 피안타율이 .091 밖에 안 되고, 피OPS가 .371에 불과합니다. 뭐, 이승현은 올해 우타 상대로도 좋은 성적(피안타율 .152, 피OPS .517)을 올리고 있긴 한대, 그래도 좌타보다는 우타 위주로 라인업을 짜는 게 훨씬 좋았죠.
그런데 오늘 이범호 감독은 라인업에 좌타 대신 우타 배치는 한준수 대신 김태군을 쓴 것 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우타 김선빈을 빼고 좌타 서건창을 선발로 내세웠어요. 아마, 김선빈이 어제도 경기 중간에 교체된 걸 보면 몸 상태가 안 좋다고 추측할 수는 있는데, 그러면 나성범이든, 최형우든... 아니면 소크라테스든, 중심타선 좌타자 3명 중 1명은 올해 좌타 상대로 .345의 타율과 .949의 OPS를 기록하고 있는 이창진으로 대체했어야죠.
그래도 네일이 화려한 무브먼트의 투심과 스위퍼로 삼성 타선을 압도하며 리드를 잡아가긴 했는데, 6회에 김영웅에게 맞은 홈런이 컸습니다. 네일이 딱히 못 던진 공도 아닌데, 신인 타자의 겁없는 스윙이 이 경기를 삼성 쪽 승리로 가져오게 했습니다. 같은 해에 드래프트되었고, 오늘 월간 MVP를 수상한 김도영의 활약이 김영웅, 이재현 앞에서 상대적으로 매우 초라했던 것도 아쉬움이 큰 결과고요.
타선의 힘은 떨어졌고, 불펜도 이전만 못하고...
시즌 스타트를 화려하게 끊었던 타선과 불펜이 현재는 3, 4월만 못한 게 사실입니다. 특히, 불펜진이 심한대요. 5월 KIA 불펜 ERA가 5.30을 기록하면서 리그 5위까지 떨어졌습니다.(이 기간 1위는 1.85를 기록하고 있는 KT ㄷㄷㄷ) 사실, 4월에도 KIA 불펜 ERA가 좋은 편이 아니었어요. 4.67의 불펜 ERA로 리그 6위에 그쳤습니다. 전성기 선동열 재임기의 삼성, 전성기 김성근 재임기의 SK 시절을 떠올리게 했던 3월의 구원진을 생각하면, 너무 망가졌죠.
그나마, 끝까지 안 털리고 버텼던 선수가 최지민이었는데, 어제 오늘 볼넷을 남발하면서 0점대였던 평균자책이 2.08까지 올랐습니다. ERA가 전부가 아니지만, 최근 30일간 KIA 승리계투조의 ERA와 피OPS를 살펴보면,
최지민 ERA 2.45, 피OPS .617
이준영 ERA 2.57, 피OPS .764
곽도규 ERA 3.38, 피OPS .556
정해영 ERA 4.09, 피OPS .894
전상현 ERA 5.79, 피OPS .819
장현식 ERA 7.20, 피OPS 1.006
최지민, 곽도규를 제외한 나머지 불펜진은 성적이 좋다 할 수 없고, 정해영, 전상현, 장현식 3J는 모두 좋지 못 합니다. 특히, 장현식은 쓰면 안 될 수준까지 성적이 망가졌고요. 그렇다고 이범호 감독이나 정재훈 투수코치가 불펜진 혹사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니죠. 올해 KIA는 1위를 긴 시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펜의 3연투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멀티 이닝도 많지 않고요. 관리도 나름 되고 있는데 성적이 나빠지고 있는 건 운이 없어서 일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투수들의 볼넷이 너무 많습니다.
최근 30일 KIA 구원진이 내준 볼넷은 55개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습니다. 첫 번째로 많은 팀은 SSG로 62개 허용인데, SSG는 한 경기 볼넷 신기록을 기록했을 정도로 구원진이 크게 흔들린 경기가 있었죠. KIA는 그냥 꾸준히 구원투수들 볼넷이 많습니다. 이 많은 볼넷 때문에 피OPS가 .819를 기록하며, 세 번째로 높아요. 최근 한 달 모습만 보면 KIA 불펜진은 리그 평균보다 못하고 있어요.
어떤 결과를 가져오든지, 투수들은 마운드에 오르면 볼넷보다는 승부를 해야 합니다. 오늘 경기 내준 것도 결국, 최지민이 무사 1루에서 볼넷과 사구를 준 게 원인이었으니까요. 첫 타자 김영웅에게 초구 빠른 공을 적극적으로 넣었다가 안타를 맞았는데, 그 타구는 빗맞은 안타였습니다. 빗맞은 안타가 나왔으면, '아, 내 공에 힘이 있구나'라고 생각을 해야 하는데, 왜 그리 신중하게 던질까요. 그러다보니 무사 만루 상황까지 초래했고, 3-1에서 빠른 공 넣다가 2루타 맞는 거죠. 어제 같은 상황에서 전상현도 빠른 공 넣었다가 운 좋게 플라이로 위기를 벗어났지만, 노림수에 강한 김헌곤에게는 그 상황은 '안타 쳐라 제발'인 상황이었죠.
그나마, 불펜진의 희망을 발견했다면 '김도현'의 발견이네요. 오늘도 무사 2, 3루 상황에서 더 점수를 줄 수 있었는데, 폭투로 한 점 준 걸 제외하면 맞아서 준 점수는 없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게 빠른 공의 무브먼트네요. 150km/h에 육박하는 빠른 공이 보더라인으로 꽂히는데, 무브먼트가 화면 상으로 보기에도 좋아서, 삼성 타자들이 정확한 타이밍에 스윙을 가져가도 평범한 뜬공이 됐습니다.
아직 한화와의 트레이드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 했는데(우리가 준 이진영, 이민우, 한승혁, 장지수. 우리가 받은 김도현, 변우혁) 김도현이 불펜진에 힘을 더 하고, 지금 2군 씹어 먹고 있는 변우혁(현재 퓨처스 타/출/장이 .350 / .487 / .533)까지 좌투 상대 비밀병기로 역할을 해준다면, 전력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를 걸어 봅니다.
나성범이 혈막이었나
타선도 이상하게 나성범이 올라오니까 감이 죽어 버렸습니다. 특히, 4월까지 팀 타선을 캐리했던 김도영이 5월 들어서 매우 좋지 못 합니다. 6경기 밖에 안 했지만, 5월 OPS가 .656에 불과한대, 지금 이거보다 나쁜 주전 선수는 김태군(.619), 서건창(.635) 둘 밖에 없습니다. 아, 한 명 더 있네요. OPS .500 치고 있는 나성범.
물론, 타격이야 싸이클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다시 올라올 거라고 생각되고, 나성범이 언제까지 OPS .500을 칠 리는 없겠지만, 타격이 조금 더 올라와야 할텐데 말이죠. 어제, 오늘 팀타선이 너무 무기력합니다. 특히, 오늘은 좌타자에 강한 좌투수가 나오니 어김없이 아무 것도 못 하고 경기를 내줬고요.
5월까지 소크라테스 지켜보고, 좌투수 상대로 도무지 개선의 여지가 없으면 빠르게 우타 거포 1루수를 찾아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수 단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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