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의 요인
윤영철, 김건국, 김사윤, 이준영(왜 올라온 겨...) 이렇게 4명이서 던졌는데 이준영 빼면 모조리 2실점 이상을 하면서 경기를 쉽게 내줬습니다. 1회와 5회에 박찬호 수비가 아쉽긴 했는데, 애초에 타구 자체가 배럴 타구였습니다. 1회 강백호 타구는 송구만 정확히 해서 이우성이 아웃 잡았으면 KBO 이달의 수비급이었고, 5회초 천성호의 결정적인 2타점 적시타 역시 타구 자체가 빨라서 잡기 쉽지 않았죠. 좀 아쉬운 수비이긴 했습니다만.
그런데 지구상 최악의 야알못 집단들이 모인 엠팍은 또 박찬호 물어 뜯는 데 집중하고 있네요. 야구글이 많이 올라와서 자주 가긴 하는데, 존댓말 하는 일베랑 다를 게 뭐있나 싶습니다. 팀이 6할 후반대 승률로 잘 나가고 있는데, 꼭 못 하고 있는 누군가를 재물로 올려서 씹고 뜯고 맛보고 있는데, DNA에 혐오 유전자가 뿌리 박혔는 지 누군가를 혐오하지 않으면 하루도 편히 잘 수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사는 사람들이 많으니 지고 있는 날은 주소창에 M자를 치고 싶지도 않네요.(블라인드와 함께 지구상 최악의 커뮤니티라고 생각해서 북마크 절대 추가 안 합니다.) 아니, 무슨 야구가 축구처럼 7할대, 8할대 승률 올리는 종목도 아니고 10경기 중 4경기만 져도 우승할 수 있는 게 야구라는 종목의 특성이거늘, 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걸로 트집을 잡는 지 모르겠습니다.
여튼, 애초에 오늘 경기 내준 건 투수들이 계속 강한 타구를 맞아서 그렇습니다. KT에서 무려 16개의 안타를 쳤는데, 솔직히 안타 25개 이상 나왔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KT 타자들이 오늘 나온 KIA 투수들 투구에 전혀 어려움을 겪지 않았습니다. 쳤다하면 외야 쪽으로 쭉쭉 뻗더군요. 이름도 처음 들어 본(KIA가 지난해 지명한 1라운더와 이름이 같았지만) 포수가 정확한 타이밍으로 안타를 2개 치질 않나, KT 쪽 타자들 감이 좋았고, 상대적으로 KIA 투수들 공은 매우 구렸죠.
일단, 윤영철이 1회에 3실점, 3, 4회에 3실점을 추가로 하면서 무너진 게 컸는데, 1회 실점은 실투가 컸습니다. 특히, 문상철이 홈런을 친 체인지업은 가뜩이나 바깥쪽 높은 코스에 강한 문상철에게는 '올스타전 홈런 더비급 배팅볼'이었죠. 이 와중에 류지현 해설은 '윤영철이 잘 던진 공'이라고 하던대, 개인적으로 해설위원 중에 가장 내용도 없고, 목소리도 졸리고, 날카로운 분석은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해설이 류지현 해설 같습니다. 그 공은 그냥 홈런 치라고 던진 공이에요. 특히, 문상철 같은 강타자에게는요. 문상철이 그 코스를 좋아해서, 3회에 헛스윙을 할 때 바깥쪽 많이 빠진 3구째 체인지업에 헛스윙이 나왔죠.
그리고 문상철은 확실히 스텝업한 것 같습니다. 이 선수의 가장 큰 문제가 타석에서 스트라이크존 정립이 안 되어 있다는 점인데, 33살 나이에 드디어 자신만의 존을 찾았네요. 윤영철의 몸쪽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방망이가 충분히 나올 법 했는데 두 번이나 참는 거 보고, 감탄사를 내질렀습니다. 개인적으로 타팀 우타 거포 유망주(?) 중에서 가장 탐났던 자원이었는데, 나이 30살이 훌쩍 넘어서 드디어 포텐이 터지네요. 이 모습을 보니 황대인도 쉽게 포기 못하겠습니다. 문상철과 같이 2군을 지배했던 대인아, 너도 팀메이트였던 문상철 보고 힘을 내렴.
KIA와 NC의 가장 큰 차이점
오늘 KIA가 지고, NC가 4연승을 달리면서 두 팀의 게임차는 1경기 차이로 좁혀졌습니다. 조만간 NC가 KIA에 앞서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이죠. 사실, 애초에 전문가들이 NC를 너무 얕잡아 봤어요. 페디 나갔다고 지난해 +8승 하고, 4위한 팀이 갑자기 흔들릴 리가요. 게다가 NC는 페디 말고 나머지 외국인 투수와 타자가 팀에 큰 도움이 안 됐는데, 올 시즌은 카스타노, 하트, 데이비슨이 모두 리그 상위급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NC가 잘 나가는 이유가 '투수력' 입니다. 최근 KIA 투수진 실점이 늘어나면서 평균자책이 3.98까지 치솟는 동안 NC는 꾸준히 좋은 투수력을 유지해서 3.31의 ERA를 기록하며 KIA를 훌~쩍 제쳤습니다. NC의 불안요소로 국내 선발진에서 믿음을 주는 선수가 없다는 것이 약점으로 꼽혔는데, 현재까지 신민혁, 김시훈이 기대 이상의 피칭을 하고 있고, 이재학까지 지난 주말 3연전에서 KIA 투수진을 괴롭힌 LG 타선까지 잠재우면서 선발진 ERA가 3.17을 기록하며 KIA(3.97)보다 훠얼씬 좋습니다.
리그 최강 구원진 소리를 듣던 KIA 불펜진이지만, 그것도 이제 옛날 이야기입니다. 불펜 ERA도 NC가 3.53, KIA가 4.00으로 NC가 훨씬 더 좋습니다. 물론, 승리계투조의 질과 양을 따지면 KIA가 더 좋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추격조와 승리조 기량 차이가 큰 게, 오늘 같은 경기를 무난하게 패하게 만드는 거죠. KT 불펜진이 강한 편이 아니기에(불펜 ERA 7.17) 윤영철이 6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4실점 정도로 막았으면 후반부에 할 만하다고 했는데, 윤영철이 예상보다 더 많이 실점했고, 김건국 3실점, 김사윤 2실점하면서 소크라테스와 최형우의 투런 두 방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 했죠.
공격력은 KIA가 NC보다 더 좋고, 나성범까지 복귀하면서 타선의 짜임새가 더 강해졌지만, 투수력에서 조금 밀린 결과가 현재의 게임차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결국, KIA도 이의리가 건강하게 복귀를 해야 하고, 임기영까지 합류하면서 불펜진의 깊이를 더 해줘야겠죠. 여기에 자주 이기면서 자주 등판한 승리계투조의 피로 누적 관리도 잘 해야 할 것입니다.
아마, 시즌 끝까지 KIA와 NC는 치열하게 선두권 경쟁을 할 것 같습니다. KIA에서 이의리가 어느 정도 스텝업을 하고, 임기영이 작년의 80% 정도의 활약만 해준다면 생각보다 여유있게 1위 수성을 할 수 있어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마지막까지 NC와 1위 다툼을 치열하게 할 걸로 생각됩니다. 이의리와 임기영의 건강한 복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 같습니다.
끝으로, 오늘 KT 경기력을 보니 9위에 머물러 있을 팀이 아니네요. 타선이야 이미 리그 수위급이고, 손동현이 지난 시즌 혹사로 올 시즌 구위를 완전히 잃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던지는 거 보니 작년 구위를 회복했고(투수는 굴리면 굴릴수록 강해진다.) 타팀 투수 유망주 중에 가장 탐났던 김민도 던지는 게 범상치 않네요. 150km/h 직구를 한준수 몸쪽 낮게 꽂아 넣는 거 보고 지리는 줄 알았습니다.(이강철 감독이 왼손투수 얻고 싶어서 징징댈 때 김민 데리고 왔었으면... 츄릅) 김민 기록 찾아보니 올 시즌 ERA 11점대로 망하긴 했는데, 최근 4경기는 5이닝 3피안타 5탈삼진 무사사구네요. 항상 볼넷이 문제가 된 김민 포텐까지 터뜨린다면, 이강철 감독의 투수 조련 능력은 확실히 인정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선수 단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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