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의 요인 - 축구 하는 타자들
타자들이 오늘도 못 쳤습니다. 솔직히 좀 너무 한 것 같습니다. 후라도한테 당한 건 이해하겠습니다. 워낙 좋은 투수이니까요.(하지만 그럼에도 1점 밖에 못 낸 건 이해 못 함) 후라도 내려가면 좀 해보겠거니 했는데 8회에도 3자 범퇴, 9회에도 3자 범퇴. 후라도의 마지막 이닝에도 3자 범퇴. 7회에 선두타자 이우성이 실책으로 나가서 좀 해보겠거니 했는데 이때도 김태군이 병살 치면서 3자 범퇴. 3.2이닝 퍼펙트로 당한 건 좀 양심이 없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타구질이라도 좋으면 말을 안 하겠습니다. 오늘 최원준 적시타? 전 그거 보고 진짜 한숨 나오더군요. 실투가 거의 없던 후라도가 최원준 상대로 한 가운데 밀려 들어가는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최원준이 친 타구는 고작 1-2루간으로 데굴데굴데데구르르르 굴러가는 땅볼 안타였습니다. 솔직히 전진 수비 안 했으면 안타가 아니라 2루 땅볼로 잡힐 가능성도 컸다고 봅니다. 한 가운데 실투에도 저질 타구 나오는 거 보고 완전 맛이 갔구나 싶더군요.
생각 없이 타석에 서는 선수들
다만, 오늘도 찬스가 없었던 건 아니죠. 3회 2사 1, 3루에서 소크라테스는 중견수 플라이. 4회 키움에서 'KIA 이기세요' 유격수 땅볼이 나오며 1사 1, 3루가 됐는데 이창진 삼진 아웃. 그나마 8월에 좀 치고 오늘도 첫 타석 안타 치고 나간 박찬호 3구 삼진. 5회 1사 이후에 김도영이 3루타 쳤는데, 나성범 삼진 아웃.
여기서 문제가 뭐냐면, 타자들의 접근 방법입니다. 후라도는 체인지업을 굉장히 잘 떨어뜨리는 선수입니다. 결국, 수 싸움을 통해 떨어지는 체인지업은 골라 나가면서 2회처럼 실투가 나오길 바라는 수밖에 없는데, 후라도의 체인지업에 참는 선수 한 명도 없고 하나 같이 다 헛스윙을 합니다.
1아웃에 3루에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키움의 볼배합을 보세요. 다음은 4회 키움 실책으로 1사 1, 3루에서 이창진 타석에서의 볼배합입니다.
후라도 주무기가 체인지업이고, 주자가 3루에 있으면 삼진 잡는 피칭을 할 것이 뻔한 상황인데 다 속아주고 있습니다. 그 다음 박찬호도 똑같아요.
5회 나성범도 똑같습니다.
참~ 투명하지 않습니까? 후라도 주무기가 체인지업이고, 3루에 주자가 있는 상황 상대 팀에서는 유인구 위주로 피칭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인데 여기에 다 낚이고 있습니다. 1차적으로는 후라도 전력 분석을 제대로 안 하고 들어간 전력 분석팀이 문제라고 생각하고, 2차적으로는 생각 없이 체인지업에 다 낚여주는 타자들의 저질 타격감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지들이 이정후도 아닌데 후라도의 낮게 떨어지는 고~오~급 체인지업에 왜 자꾸 방망이를 휘두를까요?
전, 타자들의 멘탈 문제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자가 3루에 있으면 타자 머릿속을 지배하는 건 '어떻게든 컨택을 해서 3루에 주자가 들어오게 하자' 입니다. 그러니까 이런 단세포적인 전략으로 투수를 상대하는 거죠.
타격감이 좋았을 때 KIA 타선을 보면, 이런 상황에서 공을 상당히 높은 확률로 골라 냈습니다. 이때 선수들은 여유가 있어 보였어요. '내가 안 치고 볼넷 골라 나가도 다음 타자가 칠거야' 라는 생각으로 삼진을 잘 안 당하는 접근을 보였죠. 그런데 지금은 '요즘 타자들이 다 안 좋으니까 어떻게든 내가 해결하자' 라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하는 것 같습니다.
타격 타이밍이 좋고, 타구질이 괜찮으면 이해라도 하겠습니다. 하나 같이 타구질도 별로고, 타이밍이 계속 늦습니다. 타이밍이 계속 늦는 것도 뇌피셜이지만, 멘탈 문제 같습니다. 상대 투수가 던지는 변화구에 대응하기 위해 히팅 포인트를 뒤에 두고 타격을 하나 싶습니다. 지금 선수들이 가장 무서운 건 '삼진'이니까요.
전 삼진이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적극적이고 강한 스윙을 하다보면 부수적으로 따라 오는 게 삼진입니다. 예전에 두산 김진욱 감독이 '삼진을 줄이면 타율이 2푼 올라간다'는 이론 보고 정말 코웃음이 났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 해에 두산은 삼진은 덜 당했을 지언정 장타가 안 나오면서 득점력이 떨어졌죠. '장타'를 치려면 자신있게 크고 강한 스윙을 해야 하는데, 지금 KIA 타자들은 '어떻게든 컨택을 하자' 이 생각이 뇌를 지배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범호 감독의 현역 시절 모습은 이 모습이랑 딱 정반대죠. 나쁜 공은 골라 나갔고 존에 들어오는 공은 헛스윙이 나오더라도 큰 스윙을 했습니다. 그 때문에 이범호 감독의 통산 타율은 .271에 불과하지만, 통산 장타율은 .482를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형 3루수로 활약을 쭈욱 했습니다.
컨택에만 신경 쓰다 보니 상대 선발투수를 괴롭히지도 못 하고 많은 투구 이닝을 선사하고 있죠. 아래는 올해 KIA가 상대한 선발 투수들의 투구 이닝이고, 그 선수들의 다음 경기 성적입니다.(괄호 안)
8월에 10명의 선발 투수를 만나서 단 한 명의 선발 투수도 5이닝 이내에 내린 적이 없고, 5명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김기중과 이승민은 대체 선발이었음에도 KIA 상대로 5이닝을 투구했고요. 이승민은 6회에 안 올라왔으면 5이닝 2실점으로 김기중과 비슷한 결과를 냈겠죠.
게다가 KIA 상대로 호투한 투수들 중 고영표, 엄상백은 철저하게 무너졌고, 와이스 빼고는 다 KIA 상대했을 때보다 결과도 안 좋았습니다. 한 마디로 지금 KIA를 상대하는 선발투수에게 KIA는 'ERA 내려주는 고마운 존재'인 셈이죠.
투수들이 그나마 버텨줘서 멸망 안 하고 있긴 한대, 타격감 빨리 안 올라오면 긴 연패는 물론이거니와 1위 자리를 내놓을 수도 있어 보입니다. 특히, 베테랑이라는 선수들이 하나 같이 중심을 못 지켜주고 있으니 더 한심합니다. 이런 때에 경기 실마리를 풀라고 경험있는 선수들을 출전시키는 건대 하나 같이 한심한 모습만 보일까요.
무엇보다도 나성범은 정말정말 실망스럽습니다. 수비를 잘 하는 것도 아니야, 주력이 빠른 것도 아니야. 믿을 건 큰 거 한 방 치는 능력인데, 타이밍이 죄다 늦습니다. 제게 소원이 3가지 있다면,
첫째는 나성범이 상대 포심에 우측으로 파울을 치는 거고.
둘째도 나성범이 상대 포심에 우측으로 파울을 치는 거고.
셋째도 나성범이 상대 포심에 우측으로 파울을 치는 겁니다.
아, 그리고 수비 안 되는 이우성 1루 세우지 말고, 그냥 변우혁 1루 쓰고, 이우성 외야로 보내든지 이창진을 쓰던지 합시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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