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8/13] KIA : 키움 - 광주 KIA Football Club 2골 넣고 승리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4. 8. 13. 23:01

본문

 

승리의 요인

 

1회말 1사 1, 3루 위기에 네일의 투구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서 어려운 경기가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2회 1사 2루 위기 이후에, KIA 투수들은 단 한 번도 키움 타자들을 2루에 진루조차 시키지 않았습니다. 그 정도로 투수들의 공이 좋았고, 결정구가 예외 없이 좋은 위치에서 떨어지면서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타자들은... 실책 안 한 게 어디?

 

 

8월 페이스가 좋은 KIA 불펜

 

4월 이후 평범한 수준에 그쳤던 KIA 불펜이 8월부터 안정감을 찾았습니다. 8월 KIA 구원 ERA는 4.94로 리그 4위(1위 두산 4.64)에 불과하지만, 승리계투조이자 오늘 6회부터 나란히 이어 던진 곽도규, 장현식, 전상현, 정해영의 페이스가 정말 좋네요.

 

아래는 8월 곽도규, 장현식, 전상현, 정해영의 기록입니다.

 

  • 장현식 - 7경기 10.0이닝 ERA 0.00, WHIP 0.80, 피OPS .392
  • 전상현 - 6경기 6.2이닝 ERA 0.00, WHIP 0.60, 피OPS .258
  • 곽도규 - 6경기 4.1이닝 ERA 2.08, WHIP 0.46, 피OPS .347
  • 정해영 - 4경기 3.2이닝 ERA 0.00, WHIP 0.82, 피OPS .428

 

작년에 불펜 활약도 세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는 최지민(8월 피OPS 1.205), 임기영(8월 피OPS 1.050) 두 명이 흔들려서 그렇지, '장, 전, 곽, 정'은 정말이지 너무나도 잘 해주고 있죠. 특히 저 중에서 제일 활약이 좋은 선수는 장현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팀 내 투수 중 선발투수 포함해서 4번째로 많은 이닝을 투구했는데 평균자책이 제로입니다.

 

 

장현식의 경우, 슬라이더와 포크볼을 좋은 위치에 떨어뜨리면서 150km/h 포심과 조합하며 아웃 카운트를 늘리고 있다는 점이 매우 고무적입니다. 들쭉날쭉했던 변화구 커맨드를 8월에 완성한 느낌이 들어요. 특히, 포크볼이 좋아졌는데 작년 8.8% 구사율에 그쳤던 포크볼이 올해는 17.6%까지 올랐고, 포크볼의 피OPS가 작년 1.038에서 올해 .474로 굉장히 좋아졌습니다. 

 

 

전상현도 김원중, 구승민에게 포크볼 배운 이후로 아주 유용하게 써먹고 있죠. 오늘 김혜성을 삼진 아웃 잡은 구종이 포크볼이었고, 역시 6.1%에 그쳤던 포크볼 구사율이 올해는 11.1%까지 상승했고 포크볼의 피OPS도 .547에 불과합니다. 개인적으로 전상현에게 아쉬운 점이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 구사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이었는데 포크볼을 슬슬 자기 것으로 만들면서 최근 좋은 피칭을 이어가고 있죠.

 

물론, 장현식이나 전상현이나 김원중, 구승민의 포크볼과 비교하면 날카로움은 떨어집니다만,  적어도 올 시즌은 전상현의 포크볼 컨택률(55.8%)이 김원중(60.1%), 구승민(69%)보다는 좋습니다. 장현식은 올해 포크볼을 던진 결과는 나쁘지 않지만 포크볼 컨택률은 82.7%에 달해 삼진을 잡는 구종은 슬라이더(컨택률 44.3%)라고 봐야 하고요.

 

 

아무튼, 불펜투수들이 최근 더운 날씨에도 지치지 않고 좋은 투구를 하는 데에는 이범호 감독이 적절히 휴식을 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에펨코리아에서 혹사지수를 정리하는 유저의 전반기 혹사 지수 글을 보면, 장현식이 혹사 지수 1위를 찍고 있지만, 혹사지수 명단에 오른 30명 중 KIA 선수는 1위 장현식 포함해 19위 최지민 뿐입니다.

 

지금 저 명단을 다시 보면, TOP10 중 이영하, 최지강은 부상으로 한 번 내려갔고. 노경은, 조병현, 김재열, 이로운은 피OPS가 .800이 넘으며,(김재열은 1.129) 8월까지도 좋은 피칭을 하는 건 장현식, 김민수, 이병헌, 김택연 네 명입니다.

 

여기에 KIA는 현재 리그 1위 팀이라 승리계투조가 다른 팀보다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죠. 이런 점을 감안하면, 전반기에 투수들을 무리시키지 않은 게 지금 선수들 컨디션이 좋은 이유라고 생각이 듭니다. 장현식도 많이 던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144경기 환산으로 하면 78.1이닝 투구라서 겨우 5강 싸움하려고 굴린 윌리암스 때(76.2이닝)와 큰 차이는 없긴 하죠.

 

사실, 장현식은 시즌 내내 기복이 심하지 않았는데, 전상현, 곽도규는 기복을 매우 심하게 타긴 했죠. 전상현은 4월과 6월이 안 좋았고, 곽도규는 6월~7월이 좋지 않은 편이었는데 풀타임 첫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리바운드를 한 점은 굉장히 높이 삽니다. 

 

여기에 큰 기대는 걸지 말아야 겠지만, 임기영과 최지민이 어느 정도 구위를 회복하면 불펜진은 더 단단해질 수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9월 이후에는 경기가 띄엄띄엄 있으니 불펜에 좋은 좌투수들을 많이 보유한 KIA가 경기 후반 싸움에 있어 힘을 쓸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생각됩니다.

 

 

8월 페이스가 최악인 KIA 타선

 

불펜투수들이 선전한 반면, 타선은 진짜 최악이네요. 여전히 KIA의 팀 OPS는 .821를 기록하며 2위 두산 .788과 비교하면 꽤 차이 나는 1등 기록이긴 하지만, 8월 들어 팀 타선이 정말 바닥입니다. 

 

KIA의 8월 팀OPS는 .692를 기록하며 당연히 리그 최하위입니다.(1위는 .922의 삼성인데 이 삼성 타선을 상대로 가장 완벽하게 막은 게 KIA 구원진이라 활약을 더 높게 살만하죠.) 7월에는 압도적으로 OPS 1위(.894)를 기록했던 팀이 한 달 만에 방망이가 짜게 식었네요.

 

8월에 9경기 밖에 안 하긴 했는데, 주전 타자 중에서 OPS .800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타자는 박찬호(.893)와 김도영(.829) 뿐입니다. 이창진(.929), 변우혁(.872)도 높은 편이지만 둘은 주전이 아니고, 김태군(.819)도 괜찮은 편이지만 한준수와 타석을 나눠 먹고 있어서 확고한 주전이라고 할 순 없죠. 김도영도 시즌 OPS가 1이 넘어가는 걸 생각하면, 잘 한다고 할 수 없고요.

 

 

가장 심각한 타자는 8월 OPS가 .480에 불과한 최원준입니다. 지난 주 일요일 경기도 두 번의 찬스를 다 말아 먹더니 오늘도 2아웃 2-3루 찬스에서 매우 평범한 팝 플라이로 찬스를 무산시켰죠. 한준수(.469)도 안 좋고, 이우성(.610), 김선빈(.668), 소크라테스(.669) 모두 상태가 좋지 못 합니다.

 

하지만 체감상 가장 나쁜 선수가 나성범(8월 OPS .773)이네요. 오늘도 같은 투수에게 삼진을 3차례나 당하는 굴욕을 맛 봤죠. 참, 여전히 하이 패스트볼에 스윙이 늦습니다. 오늘은 심지어 컨택도 못 하더군요. 늦게 합류해서 경기 감각을 아직 회복 못 해서 그러나 싶은데 339타석을 먹은 지금까지도 방망이가 늦습니다. 오히려 날이 가면 갈수록 더 느려지는 것 같아요.

 

 

이 정도면, 방망이 무게를 줄여보는 시도라도 해봐야 하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타석에 서는 지 모르겠어요. 계속 스윙이 늦게 나오고 있는데 방망이 돌리는 동작을 빨리 돌려 보던지, 밸런스가 깨질까봐 무서우면 방망이라도 가벼운 걸로 바꿔보든지 해야죠. 왜 계속 타석에 나와서 타이밍 늦는 스윙을 지켜봐야 하는 지 참 고역입니다.

 

그나마 불펜진이 버텨줘서 8월에 최하위 성적은 안 찍고 있고 4승 5패로 5할 승률에서 간신히 -1 찍고 있긴 한대, 타선 침묵이 길어지면 곤란합니다. 여기에 기대했던 라우어마저 불안한 스타트를 했기에 타자들의 타격감이 빨리 올라와야 할 것 같네요.

 

이럴 때마다 육절못 발언 후 KIA는 5할 승률 간신히 하고 두산이 7할 승률하는 바람에 시즌 마지막 KT와의 3연전에서 1위가 결정됐던 2017년 생각도 나고 그러네요. 지금 LG와 삼성도 분위기가 괜찮죠. 삼성이야 외국인 타자가 갑자기 이탈하고 코너나 레예스의 잔부상, 여기에 좌완 선발 이승현의 부상 악재라는 불상사라도 있는데, 현재 LG 전력은 함덕주와 에르난데스가 합류하면서 완전체가 되어 버렸습니다. 두산도 제러드 영의 합류로 타선의 힘이 엄청 좋아졌고요.

 

LG가 2017년 두산처럼 7할이 넘는 승률을 올려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죠. 결국, KIA가 시즌 끝까지 1위를 유지하려면, 라우어가 첫 등판의 부진을 씻고 메이저리그 클래스에 걸 맞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우선이고, 그 다음이 주말 3연전에서는 타격감이 올라와서 LG와의 3연전에서 위닝 시리즈를 거둬야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 같네요.

 

 

정말 중요한 주말 3연전, 열쇠는 라우어가

 

일단, 키움과 3연전은 위닝 시리즈로 마치는 게 가장 중요하고, 주말 3연전을 대비해서 전력도 최대한 보전하는 방향으로 경기를 운영해야할 것 같습니다. 오늘 네일을 일찍 내린 것도 일요일 경기 등판을 일찍부터 대비하기 위함 같기도 했어요.

 

 

개인적으로 라우어는 커터 비중을 줄이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어제 박경태가 이야기했듯이 KBO에서 투심, 커터 같은 변형 패스트볼 외국인 투수는 성공 확률이 낮다고 생각해요. KBO 타자들은 짧은 스윙을 하기 때문에 투심과 커터를 어떻게든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어 내고, KBO 수비들은 MLB 수비수들과 달리 실력이 허접하기 때문에(특히, 송구의 세기에서 차이가 크다고 생각함) 빗맞은 안타나 실책이 나올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봅니다.

 

가까운 사례로 올해 커터 주력으로 던졌다가 평균자책이 5점대까지 치솟은 LG 엔스가 있고, KIA만 하더라도 작년 파노니가 있죠. 파노니의 경우 라우어보다 포심 구속이 훨씬 낮긴 하지만(평속 142km) 역시 커터가 주무기였고(커터 구사율 45.3%), 커터 컨택률도 무려 83.7%에 달했습니다. 라우어가 커브를 못 던지는 투수가 아니기에 두산 곽빈처럼 하이 패스트볼과 커브 조합으로 상대 타자를 잡는다는 생각으로 볼배합을 바꿔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게다가 LG 타자들은 특히, 컨택 스윙에 능하고, 볼을 잘 골라내죠. 커터 던질 때마다 홍창기, 문성주, 신민재, 박해민 같이 짧게 치는 타자들이 툭툭 대면서 3-유간으로 강한 땅볼 안타 치는 장면이 벌써부터 머리에 선합니다. 제발 포심 - 커브 조합으로 피칭 디자인 짜고 LG 전 상대했으면 좋겠습니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