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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러·곽빈의 명품 투수전, 승부를 가른 박재현 |KIA 2-1 두산 리뷰(08/16)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6. 8. 16.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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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예보가 있어서 경기가 없을 줄 알았는데 비가 그치면서 현재 KBO 최고의 외국인 투수인 아담 올러와 KBO 최고의 국내 투수인 곽빈의 맞대결이 성사되었습니다.

 

결과는 명불허전이네요. 올러는 7이닝 4피안타 6탈삼진 1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막았고, 곽빈 역시 7이닝 7피안타 5탈삼진 2실점으로 KIA 타선을 막았습니다. 둘 다 수비 도움을 받지 못 하고 실점 했다는 공통점도 있었는데, 결정적인 차이 하나를 박재현의 홈런 한 방이 만들었네요.

 

 

 

박재현의 한 방과 발, 곽빈을 울리다

 

승부가 갈린 건 두산에서 나온 두 번의 실책과 박재현의 이었습니다. 52사 이후에 박정우가 곽빈의 빠른 공을 공략해 안타를 치고 나갔고, 한 베이스를 주지 않기 위해 곽빈이 과하게 견제를 하다가 악송구가 나와 주자 2루 상황에, 박재현이 친 타구가 유격수 오른편으로 느리게 굴러갔는데 박찬호가 잡고 빠르게 잘 송구했으나, 1루수 박지훈이 포구하지 못 하면서 뒤로 공이 빠졌죠. 그리고 이 틈에 박정우가 홈을 파고들어 결승점이 나왔습니다.

 

실책 기록은 박찬호에게 갔지만, 굳이 따지자면 1루수 박지훈의 포구가 아쉬웠죠. 바운드가 잡기 어려운 위치에서 튄 것도 아니고 딱 허리 쪽에서 잡기 편하게 튀었는데, 포구하지 못 하고 뒤로 흘렸습니다. 박찬호 입장에서는 박재현이 빠르니까 조금만 늦으면 세이프라는 생각에 정확한 송구보다는 빠른 송구를 할 수밖에 없었고, 비교적 정확하게 갔음에도 뒤로 흘렀으니 아쉬움이 클 것 같습니다.

 

그리고 투수는 역시 삼진 능력이 좋아야 한다는 걸 곽빈이 오늘 경기에서 잘 보여줬습니다. 4회 첫 타자 김도영이 2루타를 치고 나가니까 나성범과 하주석을 상대로 전력 피칭을 하며 연속 삼진으로 위기 벗어났고, 6회에도 카스트로의 안타 이후 나성범과 하주석을 또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스스로 위기를 벗어났죠.

 

그래서 박재현의 5회 타격이 좋았던 이유가 22루 스코어링 포지션이라 박재현에게 체인지업 바깥쪽에 절묘하게 떨어뜨려서 헛스윙을 두 번 유도해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이후에 또 다시 체인지업을 던졌는데, ‘컨택을 해내면서 실책 상황을 만들어냈죠.

 

아무튼, 곽빈은 선발 투수로 완성이 되어 있기 때문에 MLB에서도 4-5선발 역할을 충분히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올해 포심 평속이 153.6km/h인데, 마일로 환산하면 95마일입니다. MLB 선발투수들의 포심 평균구속이 94.6마일이라고 합니다. 곽빈의 포심 구속은 MLB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죠.

 

여기에 올해 곽빈은 커터,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전부 스트라이크존에 던지고 있죠. 작년까지만 해도 안우진이 곽빈보다는 클래스가 높은 선수라고 봤는데, 올해 곽빈을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물론, 안우진이 부상 이후에 회복이 덜 된 것도 있지만요. 아무튼, 부상 같은 변수만 없으면 2027년 끝나고 MLB 진출 무조건 할 것 같고 가서도 잘 할 것 같습니다. 류현진 이후 오랜만에 MLB에서 활약하는 국내 선발 투수 두 명(안우진, 곽빈)을 내년 이후에 볼 수 있겠네요.

 

 

 

혹서기 브레이크 후 13이닝 무사사구, 돌아온 올러

 

오늘 올러는 압도적이었습니다. 1회부터 공 7개만을 던졌는데, 김대한과 박준순은 3구 삼진으로 잡았고, 정수빈은 평범한 플라이로 잡았죠. 1회 투구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올러의 포심 로케이션이었습니다. ABS 스트라이크존 하이존 경계에 정확히 던지면서 김대한, 박준순이 이겨내질 못 했어요.

 

오늘 포심의 무브먼트와 커맨드가 너무 좋아서, 평소보다 변화구 구사 비율이 낮았습니다. 85개의 공을 던졌는데 무려 49개의 공이 포심이었고, 슬러브는 21개를 던졌습니다. 포심 구사율이 57.6%였는데, 45일 경기와 동일한 올 시즌 최고 수치입니다. 단순하게 이야기해서 그냥 포심만 던져서 두산 타자를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두산 타자들에게 안타를 4개 밖에 안 맞았는데, 잘 맞은 건 슬러브를 공략한 안재석의 안타(박재현의 수비가 아쉬웠죠. 글러브에 다 들어갔는데), 7회에 나온 안재석의 안타 말고는 정타도 없었어요. 조수행의 3루타는 평범한 플라이를 김호령이 라이트에 눈이 가려 놓친 거고, 정수빈의 내야 안타도 코스 안타였고요. 오로지 안재석에게만 안 좋았죠.

 

오늘 올러의 투구는 시즌 초의 완벽했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73경기에서 10.1이닝 동안 무려 15점을 내줬는데, 가장 큰 이유는 볼질이었죠. 10.1이닝 동안 볼넷을 9개나 내줬으니까요. 게다가 홈런도 3개나 맞았습니다.

 

그런데 혹서기 브레이크가 올러에게는 어찌됐든 큰 힘이 됐네요. 푹 쉬고 82경기에서 13이닝 동안 볼넷이 단 1개도 없습니다. 그리고 홈런도 1개도 안 맞았고요. 시즌 초처럼 리그 구종 가치 1위인 포심을 앞세워 카운트 잡고 뜬공 유도하고, 위기 상황에서는 슬러브로 삼진 잡아서 상대 타선을 압도합니다. 투 피치 투수이지만 그 투 피치의 완성도가 너무 좋아서 KBO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 활약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올러의 7월 부진이 더위 때문인지, 팔각도가 내려와서인지는 내년에 더 두고봐야겠지만 7월 올러의 얼굴을 보면 벌겋게 상기 된 게 힘들어 하는 게 보였기 때문에 전 더위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KBO에서 내년부터 폭염 브레이크를 규정으로 만들면, 올러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세이브로 증명한 이의리, 내년에는 다시 선발로

 

올러가 7회까지 85개 밖에 던지지 않아서 8회에도 올라오나 싶었는데, 7회에 구속이 많이 떨어지긴 했습니다. 안재석에게 던진 3개의 포심 모두 구속이 146km/h에 불과했고, 박찬호를 병살타로 잡아내긴 했지만, 타구 자체는 정타였어요. 그래서 8회에 전상현을 올린 선택을 나쁜 선택이라고 보진 않았습니다. 내일 휴식일이니 불펜을 조금 더 써도 문제가 없었고요.

 

전상현이 비록 첫 타자 조수행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잘 맞은 타구는 아니었고(조수행은 유독 KIA 상대로 이런 안타가 많음) 번트 이후 대타 류승민을 2루수 땅볼로 잘 잡았고, 김대한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죠. 그리고 이렇게 위기를 넘긴 이유는 류승민과 김대한을 상대하며 1구와 2구를 모두 스트라이크로 넣었기 때문입니다. 이게 바로 전상현이 가진 압도적인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두산에서 양의지가 대타로 안 나온 것도 조금 의외인 부분이긴 했어요. , 이제 양의지를 상대해야 하는건가 싶었는데 경험이 많지 않은 류승민이 나온 것도 KIA에는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까지 글 쓰고 뉴스 검색해보니 양의지 손목이 불편했군요. 아마, 정상 컨디션의 양의지였다면 12루 상황에서 상대하기 쉽지 않았을 겁니다. , 이 경우에는 고의사구로 루를 채웠겠네요.

 

전상현이 8회 무사 1루 위기를 이겨내고, 9회에는 이의리가 올라왔는데, 너무나도 완벽하게 두산 상위 타순을 잠재웠습니다. 특히, 정수빈을 상대할 때가 좋았는데 초구 포심만 존에서 벗어났지, 그 외의 나머지 공 4개를 완벽하게 존에 넣었고, 4구째 154km/h 포심이 아쉽게 파울팁이 되어서 흔들릴 수도 있었을텐데, 슬라이더를 똑같은 코스에 던져서 삼진으로 잡고 위기를 넘겼습니다.

 

박준순 상대로는 결과적으로 볼만 4개 던진 꼴이 되었는데, 이건 그만큼 이의리의 포심이 빠르니까 스윙을 유도한 거라고 봐야죠. 그리고 유리한 카운트에서 바깥쪽 살짝 빠지는 체인지업에 타이밍 완전히 놓쳐서(네이버 문자 중계에는 포크볼) 평범한 투수 땅볼이 됐죠.

 

오늘 두산에서 타격감이 가장 좋았던 안재석도 완벽하게 막았습니다. 초구 슬라이더가 손에서 빠졌지만, 2구째 포심을 안재석의 눈높이로 던져서 파울 타구를 만들었고, 3구째에 정수빈을 삼진으로 잡았던 슬라이더를 정확하게 바깥쪽 낮게 던져서 역시 매우 느린 평범한 2루 땅볼을 만들었습니다. 빠른 공이 워낙 위력적이니까 변화구가 비슷한 높이로 들어가기만 해도 타자들이 대응을 할 수가 없죠.

 

1점 차이에 두산 상위 타선이라 긴장될 법도 했을 텐데, 지난 삼성전에 이어서 통산 두 번째 세이브를 완벽하게 만들어 냈습니다. 큰 위기도 없었고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의리를 마무리로 쓰는 건 자원 낭비인데, 올해는 시즌 끝까지 마무리 투수로 뛰면서 경험을 쌓으면 멘탈 훈련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내년에는 다시 선발 마운드에 올라 와야죠. 이의리 마무리 전업은 선발 투수로 또 다시 실패했을 때나 꺼낼 수 있는 겁니다.

 

 

 

선수 단평

 

  • 박재현 – 오늘의 타자 MVP. 실투를 놓치지 않은 집중력 칭찬을 안 할 수가 없다.
  • 김선빈 – 뜨거웠던 타격감이 벌써 식은 듯
  • 김도영 – 홈런은 못 쳤어도 멀티 히트로 스탯 유지
  • 카스트로 – 안타 하나에 볼넷 하나. 타선의 리더가 되고 있다.
  • 나성범 – 역시 수비를 뛰어야 하나. 타이밍이 계속 늦었음
  • 하주석 – 이적 후 처음으로 안타를 못 친 경기. 그래도 수비는 괜찮았다.
  • 김호령 – 다음 주에는 김민규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써보길
  • 김태군 – KIA의 주전 포수를 몰라봐서 죄송합니다.
  • 박정우 – 이렇게 레귤러 멤버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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