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주말 경기가 남아 있지만, 이번 주 평일 경기 KIA 컨셉은 '초살'이네요. 화요일은 올러가 초살을 당하더니, 수요일과 목요일은 삼성 양창섭과 페덱을 초살시켰고, 오늘은 양현종이 초살 당했습니다.
오늘 경기는 근무 때문에 초반을 보지 못 해서 하이라이트만 봤습니다. 기록을 보니, 양현종 제구가 너무 안 됐더라고요. 선발투수가 2이닝도 못 채우고 안타 4개, 사사구 6개, 그리고 안타 중에 1개는 홈런이라는 걸 보면, 그냥 못 던진 겁니다. 공에 힘도 없었고 제구도 안 됐다고 봐야죠.
타선도 어제의 강력함을 이어가지 못 했죠. 초반부터 점수 차이가 너무 났기 때문도 있지만, 올해 KIA가 NC에게 약한 이유가, 다른 팀들은 다 공략하는 NC 투수진을 KIA는 공략을 못 하기 때문입니다.
올해 NC의 팀 ERA는 4.80으로 리그 평균(4.64)에 못 미치는 데, KIA를 상대할 때 NC 투수진의 ERA는 3.33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낮습니다. 그러니까 KIA 타자들은 상성상 NC 투수들을 못 이겨내고 있고, 이게 NC 상대로 약한 가장 큰 이유죠.

특히, KIA 타자들은 NC 구원진을 거의 공략을 못 하는데, NC의 불펜 ERA는 5.25로 나쁘지만, KIA를 상대할 때 NC 불펜진의 ERA는 3.26에 불과합니다. 당연히 가장 낮은 기록이고, NC 구원진의 KIA 상대 피OPS는 .636에 불과합니다. 오늘도 KIA 타자들은 NC 구원진을 상대로 3이닝 동안 안타 3개 1득점에 그쳤고요.

그래서 NC 투수들이 마운드에 올라올 때마다 ERA는 불가사의합니다. 아니, KIA 상대로 잘 던지는 투수들인데, ERA가 왜 저리 엉망이지? 게다가 NC 불펜 투수진 공도 좋아요. 제가 올해 KIA 경기는 빼놓지 않고 다 보는데, NC 투수진 기록 볼 때마다 엄청난 괴리감을 느낍니다. 아니, 저렇게 공 좋은 투수가 ERA가 왜 저 모양이지?
경기 이야기는 이쯤에서 끝내고, KIA 후반기 성적이 7승 7패로 정확히 5할입니다. 제가 어제 경기 리뷰에서 후반기 최고의 팀 타선은 KIA라고 했는데, 그럼에도 5할 승률에 그치고 있는 이유는 후반기 KIA의 팀 ERA가 무려 6.00으로 안 좋기 때문입니다. 이는 후반기 리그 8위에 성적입니다.(그 아래에는 NC, LG 두 팀만 있음)
특히 안 좋은 기록이 선발 투수들의 기록입니다. 올 시즌 KIA의 선발 ERA는 4.47을 기록하며 리그 평균(4.52)보다 낫습니다. 그런데 후반기 KIA 선발진 ERA가 무려 7.01 입니다. 다만, 놀라운 건 이보다 못 한 팀이 하나 있다는 거고, 그게 잠실 구장을 홈으로 쓰고 있는 LG(7.95)라는 거죠.
후반기 KIA 선발진 기록은 ERA만 나쁜 게 아니라 WHIP은 LG보다 나쁜 1.87에 달하고, 피안타율 5위(.300), 피출루율 10위(.390), 피OPS 7위(.852)입니다. 정리하면, 볼넷은 가장 많이 허용하고 있고, 피장타율은 그보다 낮아서, 피OPS는 최악 수준은 아니지만, 볼넷으로 주자 쌓고 적시타를 허용해서 실점은 많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후반기 KIA 선발투수들의 기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네일 정도를 제외하면 잘 던지는 투수가 한 명도 없고, 네일마저도 시즌 성적보다 안 좋습니다. 특히 리그 에이스 역할을 해주던 올러가 후반기에 너무 안 좋죠. 이 정도면 내년 여름엔 올러를 6주 대체 외국인 투수로 변경하고, 가을에 날씨 선선해지면 다시 쓰는 식으로 쓰던지 해야 할 참입니다.(물론, 말도 안 되는 농담입니다.)
그래도 전, 올러나 네일은 기본적으로 구위가 좋고 결정구가 있는 선수들인데다가 제구력이 뛰어난 투수들이니, 다시 잘 던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나머지 3명의 투수들이죠. 양현종과 황동하는 구위가 떨어지고, 시라카와는 커맨드 능력이 떨어집니다. 솔직히, 셋 다 순위 경쟁을 펼치는 팀에게는 어울리지 않은 선발투수들이라고 생각하고요.
전, 올러와 네일은 최소한 2~3시즌은 안정적으로 선발진을 지탱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둘 다 메이저리그 가기에는 약점이 많지만, KBO에서 쓰기에는 모자람이 없는 투수들이죠. 최소한 내년까지는 부상만 없다면 선발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안정적인 전력을 구축해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문제는 나머지 3자리입니다. 전 솔직히 말하면 지금 KIA가 양현종과 황동하를 선발로 쓰는 건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양현종은 감정적으로 버릴 수 없는 투수이지만, 3선발 역할을 할 게 아니라 5선발 역할을 하는 게 맞고, 더 냉정히 평가하면, 선발 투수 자리는 더 이상 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평속 140km/h도 못 던지는 투수가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니요.
그리고 전, 팀의 선발진 육성 방향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게 윤영철이나 황동하입니다.(물론, 황동하는 선발로 쓸 생각은 애초에 없었을 겁니다. 스윙맨이 가장 적합한 보직이죠) 윤영철을 볼 때마다 나오는 이야기가, 하위 선발로는 괜찮은 투수라는 평가입니다.
전 이런 생각 자체가 잘못 됐다고 생각합니다. 구단은 선발 투수진을 육성할 때, 구위가 약하고 변화구가 좋은 투수를 4~5선발로 쓴다는 구상 자체를 하면 안 됩니다. 모름지기 한 팀의 전력을 꾸릴 생각이라면, '1선발'을 '5명' 쓴다는 생각으로 선발진을 구축해야 합니다. '아, 저 친구는 공은 느리지만, 구종이 다양하고 스트라이크를 던질 줄 아니까 선발' 이런 식의 접근은 잘못됐다는 거죠.
그나마 150km/h을 던지는 김태형을 선발로 쓰려는 시도는 훌륭한대, 김태형은 아직 멀었죠. 변화구 구사 능력이 많이 좋아지긴 했는데, 1군에서 선발로 뛰고 싶으면 포심을 더 강하게 존에 넣을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윤영철은 평속 145km/h를 못 던지면 1군에서 쓰면 안 되는 선수라고 생각하고요. 막말로, '윤영철이 김유신과 다를 게 뭔가요?'
KIA도 LG나 KT처럼 구위가 좋은 선수를 선발로 먼저 쓰려는 전력 구상을 해야 합니다. 150km/h을 던질 줄 아는 투수를 선발로 육성해야지, '아, 너 150km/h 던지니까 우선 불펜' '아, 너는 공은 느리지만 변화구를 존에 넣을 줄 아니까 선발' 이게 말이나 되는 접근법입니까? 그냥 초반부터 구위로 상대를 압도하는 투수를 선발로 키워야 합니다.

이의리가 올해는 불펜으로 경험을 한다지만, 내년에는 선발로 다시 돌아가야죠. 망하더라도 이의리는 선발로 계속 긁어야 합니다. 그게 맞는 방향이고요. 그리고 양현종은 올해는 몰라도 내년에는 스윙맨으로 쓰는 게 가장 적합하죠. 오히려 선수 본인에게도 스윙맨으로 간간히 던지는 게 선수 생활을 연장하는 방법일 수 있습니다.
차라리 내년에는 이의리, 김도현, 김태형. 150km/h을 던질 줄 아는 선수 3명을 선발 로테이션으로 박고 키우는 게 낫다고 봅니다. 황동하와 양현종은 상황에 따라 스윙맨으로 활용해야죠. 개인적으로 김도현도, 선발에서 한계를 좀 보여줬기 때문에, 계속 선발로 써야 하는 지 의문이긴 한대(김도현은 차라리 투심 그립으로 바꾸는 게 어떨지) 윤영철 선발 도는 것보단 낫습니다.
윤영철은 증속을 먼저 해야하고, 차라리 불펜으로 써서 삼성 이승민이나 백정현처럼 쓰는 게 나을 수도 있어요. 올해 삼성의 발견이라면 역시 '이승민'을 들 수 있는데, 2024년까지 포심 평속이 140km/h도 안 됐던 왼손투수가 구속을 끌어 올리며, 불펜에서 평속 142.5km/h 그리고 컨디션 좋은 날은 평속 145km/h 이상도 찍는 선수가 됐죠.
그리고 스카우트진이나 2군 시스템에서 공 빠른 투수에게 우선적으로 선발 기회를 줘서, 100구를 안정적인 구속으로 던지는 체력을 길러야 합니다. 불펜투수는 선발투수로 성공하지 못 한 선수를 써야 하는 자리라고 생각해요. 선발로 도저히 못 크면 그때 불펜으로 해 보는 거죠. 이의리도 30살까지 선발로 성공 못 하면 불펜 써야 하는 거고요.

경기를 라이브로 시청한 게 아니라 선수 단평은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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