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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KIA : 롯데 - 위즈덤은 바꿔야 하는가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5. 8. 7.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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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의 요인

 

어제, 오늘, 내일까지 저녁 근무라 라이브 중계를 못 봐서 오늘은 지는 경기였지만, 티빙 다시보기로(방향키 연타 신공) 경기를 쭈욱 훑어 봤습니다. 

 

올러가 오늘 거의 한 달 보름만에 마운드에 올라서 2.2이닝 5자책으로 굉장히 부진했습니다. 몰아 맞는 게 단점이지, 그래도 단 한 번도 5회 이전에 내려간 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투구 수 제한이 없었다고 해도 5회를 채우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하지만, 우려 했던 것에 비하면 '결과'만 안 좋았을 뿐, 구위는 좋았다고 생각해요. 그 증거가 구속과 탈삼진 숫자입니다. 오늘 포심 평균구속은 149.9km/h를 기록하면서, 시즌 평균(149.9km/h)과 동일했습니다. 

 

오늘 안 좋았던 건 상대적으로 롯데 타자들의 대응이 좋았고, 변화구 컨트롤이 좋지 못 했습니다. 특히, 결정구를 던질 타이밍에 롯데 타자들이 커트를 하니까 빠지는 볼이 나오거나 몰리는 포심이 나오거나 해서 실점으로 연결됐죠. 구위는 문제 없다는 것만 확인했으니 그것으로 족합니다.

 

오히려 진짜 패인은 타자들이죠. 9이닝 동안 안타 5개에 1회에 나온 1점이 전부 였습니다. 다시 보기로 봤는데 잘 맞은 타구 조차 거의 없더군요. 오늘 데이비슨의 마지막 KBO 등판이었는데 이별 선물을 제대로 해 준 셈입니다. 게다가 최근 몇 경기 동안 득점력이 완전히 죽었죠.

 

김도영이 돌아 왔지만, 어제도 이야기했듯이 실전 감각이 매우 부족합니다. 2군에서 실전 감각 찾아야 하는 선수가 1군에 있으니 2경기에서 8타수 무안타에 삼진만 4개 당하고 있죠. 좋은 타구질 조차 없었고, 타이밍이 좋았던 타구가 하나 나왔는데, 뱃 중심에 맞지 않아서 평범한 플라이가 됩니다.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아요.

 

 

위즈덤은 교체해야 할까?

 

오늘 경기 내용을 떠나서, 가장 화제가 된 주제는 위즈덤 교체썰이죠. 구체적인 대체 선수 이름까지 언급이 되던대, 현재 리그 OPS 8위, WRC+ 8위를 찍고 있는 선수를 교체하는 게 맞느냐는 이야기 때문에 팬들 사이에서 의견 차이가 나오고 있습니다. 대체로 KIA 팬들은 교체해도 납득 가능하다는 쪽이고, 타팀 팬들은 그럴 거면 우리가 쓰자는 게 대체적인 여론 같아요.

 

저의 의견을 묻는다면, 전 교체하자는 쪽입니다.

 

제가 리뷰를 쓰면서 '세이버 스탯'을 활용을 하기는 하지만, 전 세이버매트릭스는 야구를 보는 방법론의 하나일 뿐, 세이버매트릭스가 선수 평가의 절대적인 기준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래서 WAR, WRC+로 선수 줄 세우기 하는 것을 정말 싫어합니다.

 

야구에서 기록은 비키니 수영복과 같아서 많은 것을 보여주지만, 모든 것을 보여주진 않습니다. (제가 만든 말은 아닙니다.) 그래서 전 '숫자'로 선수를 평가하는 걸 별로 선호하지 않습니다. 

 

선수를 평가할 때는 숫자 외에도 평가할 게 많습니다. 이 선수의 성격은 어떤지, 어떤 환경에서 더 좋은 기량을 펼칠 수 있는 지, '최근 성적'은 어떤 지를 봐야 합니다. 이런 것들은 WAR, WRC+, OPS가 '제법' 알려줄 뿐, '전부' 알려주지 않습니다. 

 

 

위즈덤은 세이버 스탯으로 보면 보내면 안 되는 선수이지만, 실제 타석에서 방망이 휘두르는 걸 보면 보내도 이해가 가는 선수입니다. 

 

팬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위즈덤 교체 근거는 '득점권 타율'이 낮고, '중요 상황'에서 해결을 못 해줘서 라고는 하는데, 저는 득점권 타율은 선수 실력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쪽에 공감하는 편입니다.

 

다만, 왜 득점권에서 나쁜 지 그 원인을 따져야 하는데, 전 위즈덤의 득점권 타율이 나쁜 이유는 '멘탈'이 아닌 '기술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즈덤은 일단 컨택률이 너무 떨어집니다. 규정타석을 소화한 타자들 중 위즈덤보다 컨택률(73.3%)이 낮은 선수는 오선우(66.5%), 김영웅(69.6%), 김재환(71.8%), 박동원(72.9%) 이렇게 넷 뿐입니다. 물론, 컨택률이 나쁘다고 최악의 타자는 아닙니다. 누가 박동원한테 최악의 타자라고 하겠어요. 

 

그런데 위즈덤의 경우, 약점인 코스가 확실합니다. '스트라이크로 형성되는 몸쪽 하이패스트볼'과 '바깥쪽 존에서 벗어나는 변화구'에 너무 약합니다. 아래는 스탯티즈에서 가져 온 위즈덤의 스트라이크존 위치별 타율과 컨택률입니다.

 

 

 

존에서 형성되는 낮은 쪽 컨택은 잘 되는데, 한가운데 컨택률이 너무나도 떨어집니다. 위즈덤이 국내 선수이면 장타력 때문에 참고 쓰겠으나 외국인 선수이기 때문에 이런 부실한 컨택률은 참아주기 어렵죠. 단적으로 위즈덤보다 컨택률이 떨어지는 오선우는 국내 선수이니까 KIA팬들이 칭찬하지, 외국인 타자였으면 퇴출감입니다.

 

그리고 시즌 전체 성적을 보면, 위즈덤이 훌륭한 선수이긴 맞지만, 7월 이후에는 위즈덤을 상대하는 팀들이 위즈덤의 약점(몸쪽 하패, 바깥쪽 횡변화구)을 집요하게 공략하면서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죠. 아래는 위즈덤의 월별 성적입니다.

 

  • 3월(034타석) - .292 / .471 / .833  / 1.304
  • 4월(082타석) - .271 / .378 / .571 / .949
  • 5월(031타석) - .111 / .194 / .185 / .379 ※ 부상으로 빠져 있었음
  • 6월(107타석) - .280 / .374 / .527 / .901
  • 7월(077타석) - .232 / .299 / .594 / .893
  • 8월(012타석) - .167 / .167 / .167 / .334

 

부상으로 안 좋았던 5월을 제외하면 3, 4, 6월까지는 매월 OPS .900 이상을 기록했으나 7월에는 좋았던 출루율이 3할 아래로 떨어졌고(흔히 말하는 스찌홈런으로 장타율 올림) 8월에는 볼넷과 장타가 한 개도 없습니다. 물론, 8월에는 3경기 밖에 안 해서 스몰 샘플이지만요.

 

주자가 득점권에 있으면, 상대 투수는 볼넷으로 내보내더라도 위즈덤이 약한 코스로 유인구를 던집니다. 자칫 위즈덤이 좋아하는 코스로 공이 들어가면 장타를 맞을 위험이 크니까요. 이런 상대 배터리의 대응 전략으로 인해 위즈덤의 득점권 타율이 떨어진다고 생각해요.

 

위즈덤이 4월처럼 타율이 낮더라도 높은 출루율을 유지했다면, 저는 올 시즌 끝까지 지켜보자 쪽이었을 거에요. 그런데 장점이던 출루율까지 망가지는 모습을 보면, 교체를 시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아쉽긴 합니다. 리그를 초월하는 수준의 파워, 준수한 기동력, 여기에 1루와 3루 수비도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단점이 너무 치명적입니다. 

 

이범호 감독과 KIA 구단에서도 위즈덤에 대한 신뢰를 거두고 있다는 게 느껴지는 게, 이범호 감독은 최근 위즈덤을 하위 타선으로 내렸고, 사이드암 투수가 나오면 아예 대타를 기용합니다. 그리고 심재학 단장은 이번 트레이드로 외야수를 2명이나 보내버렸습니다. 외야수 뎁쓰가 약해진 상황이죠. 아마, 외국인 타자를 교체한다면 1루가 아니라 외야수가 될 겁니다. 우타 코너 외야수로 말이죠.

 

1루가 여전히 취약 포지션이긴 하고, 오선우 역시 더 지켜봐야 겠지만, 1루에는 그래도 자원들이 있긴 하죠. 오선우를 우선 꼽을 수 있고 변우혁, 김석환(외야수로 전환하긴 했지만, 1루도 소화할 수 있죠) 황대인 등도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미덥지 못 하지만요.

 

그래서 전 위즈덤을 교체한다고 해도 납득할 수 있을 것 같고, 올 시즌 끝까지 간다고 해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최대 4위 이상 못 할 것 같은데, 굳이 시즌 중에 교체할 필요가 있나 싶긴 해요. 아마 교체를 한다면, 오선우에게 더 많은 경험치를 몰아 주고, 변우혁을 조금 더 활용해보고자 하는 의도가 있을 겁니다.

 

변우혁이 올해 1군 성적이 실망스럽긴 해도 현재 2군에서 .310 / .384 / .577 이라는 기록을 올리고 있습니다. 한화 시절에는 2군 스탯도 별볼일 없었는데 KIA 와서는 첫 해 OPS .944(60타석), 작년에 OPS 1.088(127타석) 올해 OPS .961(86타석) 입니다. 충분히 기회를 줄 만 하고, 내년에는 오선우와 변우혁을 플래툰 1루수로 기용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위즈덤이 교체 이슈를 덮으려면 구린 '컨택률'부터 개선하는 게 먼저입니다. 그런데 30대 중반의 선수, 심지어 외국인 선수가 컨택률을 개선시킬 수 있을까요? 굉장히 회의적으로 보입니다.

 

 

네일과 올러, 안정적인 외국인 투수 슬롯을 채워줄 수 있다.

 

오늘 올러가 안 좋긴 했어도 구위는 여전히 좋다는 걸 보여줬으니 다음 경기에서는 충분히 호투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제는 네일이 정말 정말 잘 던져줬죠. 

 

네일과 올러를 보면, KIA는 정말 KBO에 최적화된 외국인 투수 2명을 잘 데려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둘 다 메이저리그로 복귀하기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는데, 네일은 단순한 구종과 부족한 스태미너 때문에 메이저리그에서 선발로 뛰기 어려운 타입이고, 올러는 스태미너는 나쁘지 않고 네일보다 포심 구위가 뛰어나지만 세컨 피치가 조금 아쉽습니다. 변화구의 완성도를 보면 네일보다도 더 탐내지 않을 타입이죠.

 

올러의 올 시즌 문제는 맞을 때 몰아서 맞는 것 말곤 없습니다. 네일의 스위퍼보다 못하다고 하지만, 올러가 가장 많이 구사하는 변화구인 슬라이더의 피OPS가 .313으로 네일의 스위퍼 피OPS보다 낮습니다. 전 오히려 올러는 포심보다는 변화구 구사 비율을 조금 더 높이면 어떨까 싶어요. 오늘도 롯데 타자들이 포심 타이밍을 노려친 게 안 좋은 결과로 이어졌는데, 네일처럼 변화구를 존 안에 집어 넣는 식으로 피칭 디자인을 바꿔봤으면 싶습니다.

 

아무튼, 네일은 93년생, 올러는 94년생이라 메이저리그 돌아가기엔 애매한 나이고, 일본에서 탐낼 타입도 아니죠. 딱 KBO에서 오래 뛸 수 있는 타입들의 선수라고 생각하고, 네일과 올러가 시즌 후 재계약에 성공하면 KIA는 외국인 투수 슬롯 채우는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김기훈과 유지성, 1군에 안착할 수 있을까?

 

오늘 경기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김기훈과 유지성의 등판이었죠. 김기훈은 기대가 컸습니다. 지난 시즌 19.2이닝 밖에 투구하지 않았지만, 피OPS가 .683에 불과했고, 밸런스가 잡힌 날에는 140km/h 중반의 포심과 체인지업으로 상대 타자들을 잡아 냈으니까요. 그래서 장현식이 이탈한 자리를 김기훈과 유승철(이 친구는 어디서 뭐하는지...)이 채워줄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시즌 끝나고 또 밸런스를 잃더니 구속마저도 안 나오고 2군 성적도 형편없었어요. 21.2이닝 동안 볼넷이 17개나 됐고, ERA는 7.89 입니다. 그리고 오늘 던지는 걸 보니 또 투구 폼이 작년과 달라졌더군요.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오늘 바뀐 투구폼으로 최고 147km/h까지 던졌고 평균 145.5km/h를 기록했다는 점입니다. 지난해보다도 구속은 오히려 좋아졌어요. 다만, 여전히 포수가 요구하는 쪽으로 공이 들어가지 않고, 지난해 날카롭게 떨어졌던 체인지업이 오늘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점(오늘 슬라이더만 던짐)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여전히 김기훈은 신뢰를 주지 못 하는 투수입니다. 매년 매월 매일 투구 밸런스가 흔들리는 선수입니다. 김기훈이 투구 밸런스 잡는 날이 오긴 올까요? 자기만의 투구폼을 확실하게 만들고 밸런스만 꾸준히 유지만 시켜도 팀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인데 올해 안에 그런 모습을 봤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2000년생이라 20대 중반이니까 충분히 기다려줄 수 있어요.

 

8회에는 유지성이 올 시즌 첫 등판을 가져갔죠. 일단, 몸이 굉장히 좋아졌더라고요. 제 기억이 불분명하긴 하지만 입단 초기에는 비리비리했던 것 같은데, 오늘 화면 상으로 보여지는 몸은 김기훈보다도 더 크고 탄탄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원래는 130km/h 대의 공을 던졌는데 오늘 그래도 꾸준히 140km/h을 상회하는 공을 던지더군요. 제구도 나쁘지 않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김기훈보다는 좀 밋밋한 느낌. 유지성도 1군에 안착하고 싶다면 확실한 결정구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지성도 김기훈과 동갑인데, 동갑내기 좌완 2명이 그나마 오늘 경기에서 좋은 피칭을 보여준 게 소득이라면 소득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유지성은 얼굴도 잘 생겨서 1군 자원이 되기만 하면 팬들의 인기를 끌 유형의 선수이기도 하죠.

 

 

경기도 라이브로 안 봤는데 글이 쓸데 없이 길군요. 라이브로 경기를 본 게 아니라 선수 단평은 생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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