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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KIA : 롯데 - 성영탁과 한재승의 발견, 김도영 너무 빨리 올림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5. 8. 6.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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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번 주는 저녁 근무를 해서 라이브로 야구 중계를 볼 수 없는 환경입니다. 그래서 하이라이트를 보고 경기 리뷰를 적습니다.

 

 

 

 

성영탁,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오늘 KIA의 마운드를 지킨 네일, 성영탁, 한재승, 전상현 4명의 투수는 정확성이 뛰어난 롯데 타선을 맞이해서 단 3개의 안타 밖에 맞지 않았습니다. 네일도 6이닝 동안 삼진을 8개나 잡아내며 잘 던졌지만, 7연패의 가장 큰 원인이 됐던 불펜이 한재승, 김시훈의 합류와 성영탁이 조상우 대신 승리계투조로 들어가는 보직 변화로 단단해진 것이 승리의 가장 큰 이유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역시 가장 놀라운 건 성영탁과 한재승이죠. 성영탁은 제가 초기에 무실점을 할 때, '운이 따른다'라고 평가했는데 운이 실력으로 발전해 가는 모양새 입니다. 

 

 

롯데 타선을 완벽하게 막은 네일 다음에 올라왔고, 2점 차 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고졸 프로 2년차 선수(유급해서 동기보다는 1살 많음)가 '볼질'을 하지 않고 스트라이크를 적극적으로 투구하는 것부터 예사롭지 않죠. 심지어 150km/h을 상회하는 파이어볼러도 아니고 맞춰 잡는 유형의 투수임에도 그렇습니다.

 

첫 타자 정훈을 상대할 때부터(참고로 영상이 아니라 네이버 문자 중계 보고 적습니다.) 초구부터 3구까지 모두 스트라이크존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4구 하이존의 투심으로 유격수 땅볼. 다음 타자 유강남도 1-2 스트라이크라는 유리한 카운트에서 4구째 커터를 바깥쪽 유인하기 딱 좋은 위치로 던져서 2루수 땅볼로 잡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타자인 박승욱 상대로는 6구째 커터를 하이 존으로 던져서 삼진을 잡으면서 이닝을 손쉽게 끝내 버렸습니다. 정훈,  유강남, 박승욱을 상대하며 결정구를 던질 때 성영탁은 100% 투수가 유리한 카운트에서 결정구를 던졌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삼자 범퇴였죠.

 

 

지금 KIA팬들은 구속이 느리다고 10라운드에 뽑은 선수가 2년 만에 1군 승리계투조가 되어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프로 10년차인 조상우가 올해 지나치게 보더라인 피칭을 신경쓰다가 성적도 망가지고 있는데(최근 늘 불리한 카운트에서 시작했죠.) 성영탁은 지금 과거 문경찬을 보는 것처럼 '스트라이크' 위주의 피칭을 합니다. 그리고 운이든 뭐든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죠.

 

게다가 구속도 점점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입니다. 오늘 던진 투심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이 144.2km/h 였습니다.(최고 146km/h) 이 정도 투심이면 1군에서 충분히 통하고도 남죠. 그리고 오늘 투심의 평균 구속은 당연히 시즌 중 최고 구속입니다. 선수 본인도 던지면서 자신감을 찾는 것 같아요. 황폐화된 불펜에서 올해 성영탁을 발견한 건 엄청난 소득입니다.

 

 

한재승, 제구 불안한 거 맞아?

 

전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NC에서는 왜 한재승을 트레이드 카드로 썼을까요? 한재승 KIA와서 3경기 등판했는데, 3.2이닝 동안 볼넷이 '제로' 입니다. 단 1개의 볼넷도 허용하지 않고 삼진은 무려 5개를 잡아 냅니다. 도대체 왜? NC는 한재승 같은 선수를 트레이드 카드로 썼을까요? 솔직히 미스테리입니다. 

 

오늘 한재승은 제구가 불안한 투수가 아니라 지금 폼만 보면 KIA 우완 파이어볼러 중 제구가 가장 좋은 선수입니다. 오늘도 크게 빠져 나가는 볼 없이 모두 포수가 의도하는 대로 공을 넣더군요. 제구 불안? 아닌 것 같아요. 스몰 샘플에 불과하지만 트레이드 이후 삼진율 38.5%, 볼넷율 0% 입니다. 

 

트레이드로 선수 성적이 좋아질 수는 있는데, 트레이드 되자마자 제구 잡히는 경우는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러고 다음 경기에서 3연속 볼넷을 줘도 이상하지 않긴 하지만, 적어도 3경기 지켜 본 한재승은 제구가 안 좋은 투수가 아니라 제구가 굉장히 좋은 선수입니다. 심지어 제구만 좋은 게 아니라 커맨드도 뛰어나요. 볼도 타자가 쉬운 곳에 잘 던지고 있습니다.

 

 

올 시즌 끝까지 한재승이 제구에서 흔들림에 없다면, 올 시즌 끝나고 정해영은 군대 보내도 됩니다. 한재승이 마무리 하면 되니까요. NC에서는 선발이 부족하여 한재승에게 선발 수업을 시켰다고 하는데, 투수마다 몸에 맞는 보직이 있는 법이죠. 물론, 투수들은 웬만하면 다 선발하고 싶어 할테지만, 한재승 지금 투구폼이 선발투수에 맞는 폼인지는 전 잘 모르겠어요.

 

여튼, 지금까지의 모습만 보면 한재승 영입은 로또 맞은 느낌입니다. 외야 뎁쓰가 이전보다 얇아진 건 아쉬운 부분이지만, 그보다 더 치명적이었던 팀의 약점이 불펜 뎁쓰였는데 한재승이 오자마자 잘 던져줘서 3연승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8회에 전상현이 아니라 한재승이 올라오길래 전상현이 문제가 있나 싶었는데, 전상현은 9회에 올라와서 김도영의 아쉬운 수비(이걸 왜 못 잡냐?) 빼고는 완벽하게 롯데 중심타선을 막아줬죠. 정해영 뭉침 증상 때문이라고 하는데, 한재승이 잘 막아준 덕분에 전상현도 9회에 잘 마무리 했다고 생각합니다.

 

한재승이 시즌 끝까지 제구가 흔들리지 않고 150km/h의 강속구를 미트에 펑펑 던지고 김시훈마저 구속이 회복되면, 이 트레이드는 정말 얻는 게 많은 트레이드가 됩니다. 어쩌면 KIA 역사상 최고의 트레이드가 될 수도 있고요. 계속 지켜봐야 겠지만, 적어도 7연패의 상처는 트레이드 이후에 상당 부분 씻겨 났다고 보입니다.

 

 

김도영, 아직은 실전 감각 미흡

 

드디어 오늘 김도영이 3번 3루수로 합류하면서, 베스트 라인업이 가동됐습니다.(변우혁 안습... 뭐, 본인이 기회를 못 잡았으니) 그런데 4타수 무안타 3삼진을 당하면서 타석에서 아무 것도 하지 못 했어요. 위력적인 타구 조차 나오지 않았고요.

 

못 치는 건 그럴 수 있습니다. 오늘 김도영만 못 친 것도 아니고, 감보아의 공이 너무나도 위력적이니 다른 타자들도 못 치는 건 정상이에요. 특히, 감보아의 공은 좌타자는 절대 칠 수 없겠더군요. (실제로 좌타 피OPS가 .500) 우타자도 대응을 못 하는 구속과 커맨드라서 못 칠 수 있죠. 

 

그런데 수비에서 실책 1개와 실책성 플레이 1개가 나온 건 문제입니다. 유강남의 타구를 놓친 건 '소프트웨어' 문제입니다. 제가 자주 김도영의 수비에서 문제는 '소프트웨어'. 즉 수비 센스가 떨어진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는데 이걸 잘 볼 수 있는 상황이었죠. 리그에서 가장 느린 우타자 중 한 명인데, 그렇게 '모험적인 수비'를 할 필요성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김도영은 꾸준한 모습만 보여주면, 메이저리그 진출은 확정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운동 능력은 뛰어나지만, 부상이 잦고 수비 센스가 부족하다보니 어쩌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낮은 평가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그러면 고맙고) 메이저리그에서 김도영을 주목하는 건 그의 '운동능력'인데, 두 번의 햄스트링 부상이 선수 커리어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두고 봐야할 것 같네요.

 

여튼, 김도영 지금 뛰는 걸 보니 너무 급하게 올렸습니다. 그리고 3번 3루수에 바로 올려 버린 선택도 옳은 선택인지 의문이에요. 2군에서 적어도 1주일 정도는 뛰고 올라왔어야 하지 않나 싶어요. 팀이 연패 모드였고, 치열한 포스트시즌 순위 싸움이라 이해 못 할 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급할수록 돌아가야 한다고... 괜히 빨리 올려서 오히려 선수나 팀에게나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물론, 여기서 김도영이 빠르게 1군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제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겠죠. 

 

 

하이라이트만 봐서 선수 단평은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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