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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0] KIA : KT - 졌지만 잘 싸웠다. 하지만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5. 5. 20.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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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의 요인

 

KIA도 5선발 윤영철, KT도 5선발 조이현(얼굴 볼 때마다 은퇴를 앞둔 투수 같은데...) 두 명의 맞대결이라서 누가 더 날카로운 공격력을 보여주느냐에 달려 있었던 경기였는데 KT는 중심타선이 해결해 준 반면, KIA는 최형우를 지난 뒷 타자들이 찬스를 살리지 못 하면서 구위는 약하지만 제구는 뛰어난 조이현에게 끌려 다녔습니다.

 

가장 결정적인 상황이 2회말 공격이었는데, 최형우와 김선빈의 연속 안타로 만들어진 무사 1, 2루 상황에서 이우성이 3구 삼진으로 물러났고, 최원준이 병살타를 치면서 찬스를 살리지 못 했죠. 이우성이 6번, 최원준이 7번으로 나온 게 오늘 패배의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한 셈입니다.

 

이우성은 4회에도 1사 1루 상황에서 병살타를 치면서 찬물을 뿌렸고, 최원준은 7번 타자로 나와서 안타 하나 없고 정타 하나 없이 3타수 무안타로 물러났습니다. 이제 최원준의 타율은 .20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외야수도 순환이 필요하다.

 

못 치고 있는 이우성과 최원준을 그대로 방치할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 최원준은 2군으로 한 번 내려갔지만, 그 이후 복귀하고 나서 4경기에서 17타수 2안타를 치는 데 그치고 있어요. 지난 두산 전에서 결정적인 홈런 하나 쳤지만, 그때 리뷰에도 언급했지만, 완벽한 스윙에서 나온 홈런이 아니었죠. OPS .559 치고 있는 타자가 1군 선발 라인업에 포함될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

 

이우성은 시즌 초에는 발사각을 조정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이나 싶었는데 수비에서 누수가 발생하면서 타격도 완전히 무너진 모양새입니다. 3월에 OPS .752, 4월에 OPS .790을 치면서 그럭저럭 버티고 있었는데(하지만 수비가 개판이라 이렇게 쳐도 용서가 안 되죠) 5월에 OPS .469를 치고 있고, 득점권 상황에서는 더 못 치고 있습니다.

 

이우성이 수비에서 무너지면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은데 그래도 3년 연속 WRC+ 100 내외를 기록한 타자이니 언젠간 올라오겠지 싶지만 수비가 너무 안 좋으니까 계속 지켜봐야 하는 지 인내심의 한계가 느껴집니다. 주전 경쟁을 반드시 할 필요가 있죠.

 

 

마침, 오선우가 오랜 2군 생활을 청산하고 현재 1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김석환을 쓰기 딱 좋은 타이밍입니다. 김석환이 1군에서 보여 준 건 아무 것도 없지만, 지금 KIA 2군에서 가장 좋은 타격(.342 / .427 / .721, 10홈런)을 보이고 있으니 동기부여 차원에서라도 한 번 더 올릴 필요가 있어요.

 

김석환은 이우성보다 5살이나 어리고, 가짜 파워(?)히터인 이우성과 달리 진짜 파워를 갖고 있는 선수죠. 최소한 일주일 정도는 김석환을 다시 올려서 활용했으면 좋겠습니다. 김석환이 오선우와 겹쳐서 쓰기 그렇다면(좌타 거포 컨택 떨어짐) 정해원을 다시 올려 보는 시도도 해봐야죠. 아니면, 그냥 박정우를 이우성 대신 써도 되고요.

 

 

최원준도 주전 자리 보장해 줄 필요가 없습니다. 당분간 최원준 자리는 박정우를 쓰고, 김호령은 9번 중견수로 인쇄하고, 김석환이든 정해원이든 써봐야죠. 

 

참, 이럴 때 이창진이 부상인 것도 참 아쉽습니다. 이창진은 지난해 출루율 .401을 찍었을 정도로 선구안이 뛰어나고, 3년 연속 WRC+ 100 이상을 찍은 외야수입니다. 수비가 아주 뛰어나진 않아도 이우성보다는 수비가 낫고요.(물론, 이창진의 가장 좋은 역할은 좌투수 대비 우타 대타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위즈덤이 다음 주 주중 경기를 앞두고 복귀하면(주말에는 복귀 안 한다고 합니다.) 위즈덤을 1루수, 오선우를 좌익수로 쓰고 우익수 한 자리는 최원준 대신 박정우나, 김석환, 정해원. 여튼 누구에게라도 기회를 줬으면 좋겠어요. 운이 따르면 오선우의 지금 활약을 비슷하게라도 해줄 수 있죠.

 

윤영철, 1회만 흔들렸다.

 

승패 기록보다 더 중요한 건 윤영철이 지난 등판에서의 투구를 유지할 수 있느냐였죠. 결과적으로 4.1이닝 3피안타 3볼넷 3탈삼진 3자책으로 나쁘지 않은 투구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3실점 째는 후속 투수가 준 실점이었고요.

 

일단, 오늘 기록한 직구 평균 구속은 140.8km/h여서, 지난 등판(141.2km/h)보다는 소폭 떨어졌지만, 1회에만 30개 넘는 공을 던진 것치고는 결과가 괜찮았죠. 볼넷 3개를 허용한 것이 문제였지, 지난 등판에 이어 오늘도 안타는 3개 밖에 허용하지 않았고 1이닝 당 1개 꼴인 탈삼진을 잡아낸 결과도 좋았습니다.

 

황동하의 이탈로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가 아예 구멍이 났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윤영철이 2경기 연속 희망을 던져주네요. 오늘 일찍 내린 것은 일요일 등판을 염두에 둔 조치 같은데, 4일 쉬고 일요일에 특별한 구속 하락 없이 좋은 피칭을 한다면 그때는 조금 더 믿음을 보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성영탁, 2이닝 무실점 깜짝 투구

 

오늘 경기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6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성영탁이죠. 신고선수에서 정식선수로 전환되면서 1군 무대에 올랐고, 1군 무대에 오르자마자 첫 등판이었는데 2이닝 1피안타 1볼넷 0실점으로 좋은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사실, 냉정하게 말하면 1군에서 통할 구위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첫 타자 상대할 때는 최고 구속이 147km/h이 나왔고, 그 이후에는 145km/h 조차 잘 넘기지 못 했으며, 타자들이 투구폼에 낯설어 했지, 구위에 힘들어 하는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삼진을 단 1개도 잡아 내지 못 했다는 것에서 이를 알 수 있고요.

 

비록 최형우에게 가운데 실투 던져서 홈런을 맞긴 했어도 부산고 동기이자 원투펀치로 활약한 원상현의 구위가 훨씬 좋았죠.(KIA가 뽑을 수 있었는데...) 150km/h을 상회하는 빠른 공을 낮은 존에 뿌리고 커브와 체인지업까지 존 근처에 던지면서 2개의 아웃 카운트를 잡았죠.

 

하지만 오늘이 프로 첫 등판이라는 점. 그리고 성영탁의 지명 순위는 드래프트 10라운드(전체 96번)라는 점. 그리고 부산고 원투펀치로 활약했지만 공이 느려서 지명 순위가 최하위였던 선수가 140km/h 중후반대까지 최고 구속을 끌어 올렸다는 점을 생각하면 굉장히 고무적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제구가 좀 날리고, 구속도 왔다갔다한 것에는 긴장해서 그런 것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작년 퓨처스에서 40이닝 동안 26탈삼진으로 삼진율이 높지 않았는데(제구는 좋아서 40이닝 동안 볼넷 허용이 불과 8개) 올해는 25.1이닝 동안 탈삼진 21개를 잡아 내 작년보다 좋아졌습니다 볼넷 허용도 늘었지만, 그래도 25.1이닝 동안 9개의 볼넷에 불과하고요.

 

구속을 올리면서 탈삼진율을 개선한 성영탁의 한계는 어디일까요? 일단, 오늘 모습이 그의 성장 한계가 되어선 안 됩니다. KIA에 조태수라고 제구가 아주 좋은 투수가 있었는데 구위가 너무 약하다보니 2군은 그야말로 정복했지만, 1군에서는 타자들의 힘을 이겨내지 못 했죠.

 

제2의 조태수가 되지 않으려면 성영탁도 145km/h 이상으로 구속을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호투는 개인적으로 '초심자의 행운'이라고 생각하지만, 오늘 경험을 자산으로 삼으면 '제2의 전상현'으로 키울 수도 있어 보입니다.

 

 

전상현과 성영탁도 비슷한 점이 제법 있으니까요. 전상현도 구속이 약해서 삼성 1차 지명 후보로 언급되다가 4라운드에서 KIA의 지명을 받았고(물론, 성영탁보단 훨씬 높은 순번) 둘 다 하드웨어가 작아서(전상현 182cm / 성영탁 180cm) 선발투수로서의 긴 이닝을 소화해줄 수 있을 지 의문이라 불펜이 맞는 핏으로 보이죠. 둘 다 제구력이 좋다는 장점이 있고요.

 

전상현보다 8살이나 어린 성영탁이 어떻게 성장할 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오늘 좋은 투구 결과를 받아든 것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아서 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면서 강한 공을 뿌릴 수 있는 날이 오길 빕니다. 빠르게 떨어지는 커브라는 좋은 무기가 있기에 구속을 145km/h 이상으로 꾸준히 유지하고 커맨드 능력을 향상시키면 좋은 불펜투수가 될 수 있어 보입니다.

 

 

오늘 6번 타자 이후의 타자들의 부진한 모습 때문에 상대 5선발을 공략하지 못 해 지긴 했지만. 막판에 박영현(박영현이 이상하게 KIA전에 안 좋은 듯)을 상대로 득점을 뽑아내며 KT를 불안하게 만들었죠. 졌지만 잘 싸운 경기라고 생각합니다. 투수 소모도 적었고요. 오늘 막판의 좋은 분위기를 내일까지 이어갔으면 좋겠네요.

 

 


선수 단평

 

  • 박찬호 - 타격감은 좋아 보이는데, 운이 안 따르네
  • 오선우 - 시원시원한 스윙으로 2개의 장타. 이렇게 주전 굳히자.
  • 김도영 - 3회 찬스를 무산시킨 게 너무도 뼈아프다. 실책까지 또 적립
  • 최형우 - 그냥 급이 다름. 
  • 김선빈 - 드디어 올라오나?
  • 이우성 - 이젠 그만 보고 싶다.
  • 최원준 - 왜 1군 올라 왔니?
  • 변우혁 - 황대인과 바꿀 타이밍
  • 한준수 - 올해 지독하게 운이 안 따름
  • 김호령 - 지명 수비수 답게 수비만 열심히
  • 윤중현 - 지난 경기 호투는 어디로 가고, 배팅볼만 열심히
  • 김기훈 - 올해도 안 되면 진짜 타자 전향도 생각해보자
  • 김현수 - 상대 타자를 압도하지 못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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