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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KIA : KT - 변화가 필요한 양현종, 코너 내야 수비 불안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4. 4. 2.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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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패인 

※ 앞으로 경기 승패 요인으로 글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오늘 경기는 막판에 열심히 쫓아가서 KT의 마무리 투수 박영현을 끌어 올린 소득은 있었으나, 고영표의 현란한 변화구 구사 능력을 기반으로 한 호투에 막혔고(도대체 지난 경기 9실점은 어떻게 한거냐...) 양현종이 6회에 장성우(또 너냐...)에게 결정적인 쓰리런을 맞으면서 승패가 결정났습니다. 냉정하게 보면, 6회 연속 볼넷을 내줬을 때 양현종을 마운드에서 내렸어야 했지만, '에이스의 품격'이라는 걸 존중하는 바람에 경기를 내줬다고 할 수 있어요. 장성우에게 던진 체인지업이 전혀 변화가 없이 딱 치기 좋은 높이로 들어왔거든요.

 

하지만 양현종을 일찍 내리지 않은 걸로 비판하고 싶진 않습니다. 야구 시즌은 기니까요. 144경기나 치러야 하는데 시즌 초부터 선수 본인이 납득을 못 하는 교체를 하기란 어렵죠. 그래서 바꾸지 않은 선택에 대해서는 벤치의 판단을 존중하고 싶습니다. 결국, 양현종이 스스로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양현종의 무뎌진 체인지업

 

지난해 양현종의 우타 상대 피OPS는 .802, 좌타 상대 피OPS는 .579를 기록하며, 매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왼손 투수가 오른손 타자에게 약한 게 이상한 일은 아니나 그 차이가 OPS .200 이상이라면, 구종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죠. 결국, 우타 상대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컨트롤이 문제라고 할 수 있는데, 장성우에게 던진 체인지업이 대표적이죠. 체력이 다 해서 악력이 떨어지니까 무브먼트 없이 들어갔고 이게 장타로 연결됩니다. 

 

스탯티즈 기록실을 보면, 양현종의 체인지업 구종 가치는 2022년 7.7, 2023년 6.4로 조금 낮아졌습니다. 두드러지게 나빠진 건 아닌데 우타 상대로 기록이 안 좋은 걸 보면 결정적인 상황에서 체인지업의 커맨드가 좋지 못 했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더 큰 문제는 포심의 위력이 예전만 못한 거죠.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양현종 포심의 구종 가치는 두 자릿수 이상이었는데, 2022년 4.7, 2023년 1.3까지 떨어졌습니다. 오늘도 초반에 괜찮았던 구속이 중반부부터 뚝 떨어지더군요. 결국, 6회에 퍼지고 말았고요.

 

타자를 윽박지르던 양현종의 모습은 이젠 보기 어렵습니다. 결국, 현실적인 기대치는 에이스가 아니라 괜찮은 3선발 역할이죠. 160이닝 정도에 ERA 3점대 후반 정도만 해도 올 시즌 잘 했다고 박수쳐줄 수 있습니다. 그 정도로 세월이 많이 흘렀어요. 양현종도 이제 더 이상 포심으로 상대를 압도하지 못 하니까, 결정구를 던져야 할 타이밍에 포심을 꽂는 게 아니라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던지면서 위기를 넘기려 하고 있죠. 어쩔 수 없는 세월의 흐름입니다. 

 

올 시즌 부터는 '에이스의 품격'을 지켜주기 위해 100구까지 지켜보기보단 80개를 전후로 해서 교체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KIA는 다른 팀에 비해서 불펜이 두터운 팀이니까요. 그리고 양현종도 '이닝을 많이 먹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서 '5이닝 80개의 투구로 최소한의 실점을 한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오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판단 미스의 1루 이우성, 강습 타구 반응이 무딘 3루 김도영

 

이렇게 크게 질 경기는 아니었는데, 무려 10실점을 한 이유는 코너 내야수들 때문이죠. 7회 1사 이후, 천성호의 2루쪽 내야 땅볼이 나왔는데 1루수 이우성이 잘못된 판단으로 앞으로 뛰어 나오는 바람에, 땅볼 타구 처리가 늦어서 1루에서 주자를 살려주고 맙니다.(맨눈으로 봐도 세이프인데 왜 아웃으로 콜한 겨...) 이때 이우성을 바라보는 김선빈의 표정이 '야, 너 왜 튀어 나왔어..' 였죠.

 

그런데 이걸 이우성 탓 하긴 어렵습니다. 현재까지 1루 수비를 이우성이 제일 잘 하고 있거든요. 좌타자의 강한 땅볼 타구도 의외로 잘 잡고, 유격수, 3루수의 바운드 송구도 잘 잡아 냅니다. 그런데 1루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에게 오늘 경기와 같은 '판단 능력'을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입니다. 만약, 그 상황에서 이우성이 빠른 타구 판단으로 1루 베이스에 붙고, 2루 김선빈에게 양보했다면 이우성은 희대의 야구 천재입니다. 무키 베츠가 미국에만 있는 게 아니에요. 상황 판단까지 정확히 했다면 이우성이 바로 한국의 무키 베츠죠. 

 

가장 큰 문제는 김도영이 지키고 있는 3루입니다. 유격수와 3루수 수비에서 가장 큰 차이는 '강습 타구'입니다. 3루수 수비는 유격수에 비하면 정말 쉬워요. 좌우 움직임이 적고, 전후 움직임과 강습 타구 처리만 잘 하면 됩니다. 그런데 작년과 올해 김도영의 3루 수비 모습을 보면 강습 타구에 늘 아쉬운 모습이 나옵니다. 심지어 외야수의 송구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 경험 부족이라고 하기엔 2년 째 이런 모습 반복이면 훈련 부족입니다. 강습 타구 훈련을 더 빡세게 해야 합니다.

 

그나마 김도영이 타석에서 3개의 안타(1개는 뽀록이지만, 나머지 2개는 김도영 특유의 좋은 스윙에서 나온 빠른 타구)를 치면서 살아나는 모습을 보인 게 위안이라면 위안이지만, 3루 수비가 이래서는 정말 경기 보는 내내 불안함을 감추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미리 김도영 3루 수비 불가 판정을 내릴 필요는 없어요. 훈련으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 김도영은 빠른 발, 강한 어깨를 지닌 선수입니다. 3루수로 갖춰야 할 하드웨어는 다 갖추고 있어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필요할 뿐이죠.

 


선수 단평

 

  • 박찬호 - 고영표 상대로 똑같은 중전 안타 2개, 송구만 조금 더 정확히
  • 박민 - 어설픈 스윙으로 어찌어찌 안타 하나씩은 적립 중
  • 소크라테스 - 필요할 때 한 방을 쳐야 하는 데... 재계약을 꼭 해야 했을까
  • 최형우 - 5회 타구가 넘어갔더라면... 
  • 이우성 - 9점 차로 뒤지고 있던 경기에서 상대 마무리를 끌어 낸 강력한 한 방
  • 김선빈 - 살 빼니까 수비 천재 됨. 작년에 다이어트 했으면 10억을 더 받았다.
  • 서건창 - 7번 타자로 나왔어야 할 타자는 이창진이 아니라 서건창이어야 했다.
  • 이창진 - 고영표의 체인지업에 춤추는 방망이... 
  • 김호령 - 컨택 재능이 없으니 눈 야구를 하는 게 맞다.
  • 한준수 - 조용호에게 적시타를 허용한 볼배합은 미스, 그래도 타석에서 3안타로 존재감 어필
  • 최원준 - 이러니까 9번 치지...
  • 고종욱 - 작년의 모습은 어디로... 그런데 매번 상대가 너무 강했다.
  • 이형범 - 고향팀에서 가진 데뷔전 합격! 임기영의 빈 자리를 채워줄 기대를 준 피칭
  • 김대유 - 수비 도움은 못 받았다지만, 조금 더 날카로운 피칭이 필요하다.
  • 황동하 - 드라이브 라인은 구종은 추가시켜줬지만, 제구는 나쁘게 만들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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