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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1] KIA : 두산 - 프로 답지 않은 경기를 보인 선수들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4. 7. 31.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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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또 다시 기록을 쓰다

 

15:1 경기를 15:15로 만들어준 데에 이어, KIA는 오늘 30실점을 하면서 또 다시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전 자주 이야기하지만, 투수가 맞아서 내준 점수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스트라이크를 던졌고, 상대 타자가 받아 쳐서 좋은 타구가 나오면 어쩔 수 없는 겁니다. 그리고 오늘 두산 타자들은 30득점의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고 생각해요. 일단, 어제와 달리 빗맞은 안타가 거의 없었어요. 김기연의 시내루 안타와 1회에 나온 양석환의 빗맞은 안타 말곤 기억이 안 납니다. 

 

두산 타자들이 친 28개의 안타 중 적어도 24개 이상은 아주 정확한 타이밍에서 받아 친 아주 좋은 타구였습니다. 스트라이크존에 들어 온 타구를 친다고 모두 홈런이 되는 것도 아니고 안타가 되는 것도 아닌데 정말 감이 좋더라고요. 특히, 두산에서 감이 좋은 선수가 제라드 영 선수와 강승호 선수입니다. 

 

강승호야 유명하죠. 기복이 심한 게 문제지, 타격감 좋을 때 나오는 스윙을 보면, 그냥 모든 공이 배럴 타구입니다. KIA는 불행히도 강승호가 고점일 때 만난 게 불행인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존에 들어오면 무조건 담장 쪽으로 보내더군요.

 

이런 강승호를 삼진으로 잡은 박정우를 보면 야구가 참 재미있는 운동 같아요. 이 때 타석에서 강승호가 대충대충 휘두르지도 않았어요. 존에서 살짝 빠지는 공들 다 골라내면서 풀카운트까지 갔고, 마지막 삼진 공은 이보다 더 커맨드가 좋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좋은 공이었어요. 뻥 좀 보태서 현역 유희관보다 더 좋은 공을 던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박정우의 이 삼진 덕분에 그냥 웃으면서 경기 봤네요.

 

하지만 볼넷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위에도 적었지만 스트라이크 던지다 만진 건 이해할 수 있어요. 그런데 볼질 하면 욕 먹어야죠. 오늘 KIA가 30실점을 한 이유는 28개의 안타를 맞았기 때문이 아니라(물론, 이것도 대단한 겁니다만) 14개의 사사구를 남발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경기 끝나고 당장에 2군으로 갈 선수들 목록을 적어 봅니다.

 

김기훈

 

아웃 카운트 2개 잡는 동안 사사구를 5개나 내줬습니다. 오늘 30실점 지분에서 두 번째로 지분이 크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140km/h도 안 나오는 똥볼 던지는 것보단 나았는데, 그렇게 던질 거면 박정우처럼 똥볼 던지는 게 낫죠. 투구 폼이 엄청나게 많이 바뀌었는데 저 폼으로 제구를 잡을 수 있을까 싶습니다. 그냥 김기훈은 부지런히 많이 던져야 합니다. 바뀐 투구폼에 적응할 때까지요. 다만, 그게 1군 무대여서는 안 되겠죠. 미련없이 2군 보내길 바랍니다. 2년 더 기다려보겠습니다.

 

 

김현수

 

김기훈은 공이라도 빨랐지, 김현수는 도대체 왜 미국으로 보냈을까요. 제가 가장 기대하지 않는 투수 유망주 중에 한 명이 김현수입니다.(터지면 그때 도게자 박겠습니다.) 이 선수는 지난해 상무에서도 ERA 3.84 기록할 때도, 기대가 안 됐던 게 79.2이닝 동안 피홈런이 10개고, 피안타율도 제 기억에 3할이 넘었습니다. 삼진은 이닝 수보다 훨씬 적은 57개 불과하고요.

 

140km/h도 못 던지는 우완은 지금 KBO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습니다. 만화 원아웃의 주인공처럼 존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던지는 게 아니라면, 이 구속, 이 구위로는 버틸 수가 없죠. 김기훈 미국 보낸 건 이해하겠는데, 실링이 높지도 않은 김현수를 왜 미국으로 보냈는 지 모르겠네요. 그냥 딱 2군급 선수입니다. 평속 145km/h 안 나오면 쓰면 안 됩니다. 

 

오늘 30실점 지분이 가장 큰 선수는 김현수라고 생각해요.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는 구위가 전혀 아니었습니다. 김기훈은 투구폼이라도 와일드했지, 뭐가 달라졌는지 모르겠고 투구 수가 30개 다다르니, 구속도 뚝 떨어지고, 제구도 안 되더군요. 방출되기 직전에 차명진 투구 보는 줄 알았습니다. 오늘부로 김기훈과 하루 만에 2군 내리면 되겠습니다.

 

 

최지민

 

2군 보내서 푹 쉬었는데, 오히려 더 망가졌네요. 오늘 최지민은 이닝 시작하자마자 볼넷 2개 내준 게 문제였죠. 그리고 그 다음부터 한 방 맞더니 대충대충 던지더군요. 빠른 공에 힘도 없었습니다. 워낙 투수가 없어서 일단 1군에는 남겨둘 것 같은데,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네요.

 

 

나성범

 

어제까지 나성범 2군행 반대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경기 보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안타 2개 쳤다지만, 모두 빗맞은 코스 안타였고, 여전히 하이 패스트볼에 방망이가 못 따라갑니다. 오늘 강승호 보세요. 2볼 상황에서 최지민 빠른 공 높게 들어오니까 기다렸다는 듯이 담장을 훌쩍 넘겨 버립니다.

 

수비도 심각한대 수비보다 더 심각한게 타격입니다. 지금 KBO 모든 투수들은 나성범 타석에 들어서면 하이 패스트볼 높은 존에 때려 박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그러면 그냥 2스트라이크 먹어요. 심지어 나성범은 하이 패스트볼 오는 걸 알고 예측 스윙을 해도 타이밍이 늦습니다. 

 

제 생각에 나성범은 그냥 처음부터 몸 다시 만들어야 합니다. 게스 히팅으로도 빠른 공에 방망이가 못 따라가는데 1군에 있어봐야 밥만 축내죠. 선수 본인도 스트레스 많이 받을 겁니다. 오늘 강승호처럼 하이 패스트볼 게스 히팅에 우측으로 장타가 나올 때까지 1군에 올리면 안 된다고 봅니다. 그냥 몸 새로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오늘 경기 터뜨린 진정한 주범이고 원흉이죠. 3회 2사 만루에서 김기훈이 던진 변화구에 허경민 타이밍이 늦어서 평범한 우익수 플라이였는데, 그걸 제대로 포구하지 못 하면서 3타점 2루타가 됐고, 사실상 이 타구가 오늘 경기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했습니다.(그리고 이걸 실책이 아니라 안타로 준 기록원도 시말서 써야 한다고 봅니다.)

 

 

서건창

 

왜 자꾸 1루수, 2루수로 기용할까요. 오늘도 초반 김재환의 타구를 안타로 만들어 주면서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고, 6회 박찬호의 원바운드 송구도 제대로 포구하지 못 합니다. 일단 포구 자체가 너무 불안한 게 문제고, 수비 범위도 좁습니다. 서건창을 쓰고 싶으면 왼손 대타로 쓰는 게 맞고, 그마저도 고종욱보다 나은 지 모르겠습니다. 2군으로 고.

 

 

오늘 못 했지만, 용서해줄 수 있는 명단

 

 

김도현

 

초반 안타 중 빗맞은 안타가 많았고, 그 대단한 제러드 영을 148km/h 빠른 공으로 헛스윙 삼진으로 잡음. 미쳐 있는 제러드 영을 삼진 잡은 것만으로도 내릴 이유가 없습니다. 선발 기회 더 줘도 된다고 생각해요. 김도현에게 필요한 건 경험과 투구입니다.

 

 

 

사실, 단순 1패한 것 뿐이고, 30대3으로 진 것보다 더 열받는 건 오늘 롯데처럼 5점 차이 못 지키고 9회에 동점 내준 경우죠. 그리고 아직 2위와 5경기 차이입니다. 선발진 무너진 게 진짜 심각하긴 한대, 외국인 투수 교체라는 카드가 아직 남아 있습니다. 이걸 반전의 계기로 삼아야죠. 이것도 망하면 그냥 우승 다른 팀이 하라고 해야죠.

 

하지만, 그래도 오늘 경기를 계기로 엔트리 변동은 필요해 보입니다. 저라면, 내일 엔트리는 아래와 같이 조절하겠습니다.

 

 

1군 말소

- 나성범, 서건창, 김기훈, 김현수

 

1군 등록

- 이우성, 윤도현(또는 박민), 박준표, 투수 1명

 

 

LG와 최소 2경기 차이 좁혀질 걸 각오하고 라인업도 당분간 아래와 같이 가져갔으면 합니다.

 

  • 1번 소크라테스 (중견수)
  • 2번 최원준 (우익수)
  • 3번 김도영 (3루수)
  • 4번 변우혁 (1루)
  • 5번 이우성 (지명)
  • 6번 한준수 (포수)
  • 7번 이창진 (좌익수)
  • 8번 홍종표 (2루수)
  • 9번 박찬호 (유격수)

 

맘 같아선 박찬호도 빼 버리고 싶은데, 그래도 수비 잘 하는 선수 1명은 남겨둬야할 것 같네요. 최근 안 좋은 최형우, 나성범(2군 보냄), 김선빈은 모조리 제외하고 최근 감 좋은 변우혁을 과감하게 4번으로 기용해보는 것도 좋아 보입니다. 변우혁과 이우성의 타순을 바꿔도 되고요. 

 

5경기 차이 1위를 달리고 있는 데 이래도 되나 싶은데, 5경기 차이 1위니까 이렇게라도 해야죠. 현재와 미래를 다 잡으려면 엔트리 변동과 라인업 변동은 반드시 필요해 보입니다.

 

 

ABS 도입 이후, 아시안 쿼터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마지막으로, KBO 허구연 총재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내년부터 '아시안 쿼터제' 도입을 반드시 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ABS 체제 도입 때문입니다. 오늘 경기 보세요. 광주 36점, 문학 20점, 수원 25점, 고척 9점, 잠실 16점이 나왔습니다.

 

이게 제대로 된 야구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전 타고투저의 원인은 공인구가 아니라 '투수들 수준'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투수 순위 기록 보세요. 국내 투수는 가뭄에 콩 나듯이 있고, 죄다 외국인 투수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ABS 때문에 투수들 기량 차이가 더 두드러지게 된 셈이죠.

 

왜 ABS 때문이냐, 뇌피셜에 가깝지만 심판들은 국내 투수들에 한정해서는 '온정콜'이 나오기도 하고, 국내 투수들은 외국인 투수들보다 구위나 제구력이 엄청 떨어지기 때문에 ABS로 스트라이크존이 확실히 정립된 타자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되고 있어요. 

 

이를 이야기해주는 게 불펜 ERA 입니다. 지금 리그 불펜 ERA를 보면 5.00 이나 됩니다. 반면, 선발 ERA는 4.70 입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요? 외국인 투수들은 불펜으로 뛰지 않으니까요.

 

타고투저의 원인? 투수들 수준이 낮아서 그렇습니다. 지금 기록 찾아보니 올해만 불펜 ERA가 선발 ERA보다 나쁜 게 아니라 2022년부터 쭉 그러네요. 많이 부끄러워해야 할 기록이 아닌가 싶습니다.

 

리그 수준을 올리려면 외국인 선수 숫자를 늘려야 하고, 포지션 플레이어가 들어오는 게 싫으면, 적어도 불펜 투수만큼은 아시안 쿼터제를 활용해서 투수들의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어요. 이게 오히려 국내 투수들 보호하는 방법입니다.

 

ABS 때문에 투수들 기량이 더 크게 벌어졌는데, 투수들 보호해줄 장치도 만들어야죠. 내년에 피치 클락 도입되고, 승부치기 도입되면 이보다 더 나빠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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