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근무라 야구는 실시간으로 못 보고 저녁 먹으면서 하이라이트 보고 밥 다 먹고 다시 보기로 보는 데 졸려서(이젠 늙어서 체력이...) 방금 다 챙겨 보고 리뷰 올립니다.
일단, 3위 결정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4연전 중 첫 경기를 잘 잡았네요. 무엇보다도 오늘 경기의 가장 큰 소득은 ‘자원 낭비’가 심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3연투를 하면서 크게 체력을 소모한 투수들이 오늘까지 휴식을 취하면서 3일 휴식을 했고, 전상현이 9회까지 나온 게 아쉬운 부분이지만, 2일 쉬고 나왔으니 엄청 무리한 것이 아니기도 합니다. 내일 경기만 등판하지 않으면 나쁘지 않은 결과라고 생각해요.
다들 아시겠지만 KIA 입장에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월요일 LG와의 맞대결 이전에 3위를 확정 짓는 겁니다. LG와의 경기 전에 상대하는 팀들은 모두 순위 경쟁이 끝난 팀들이라 LG만큼 전력을 다할 가능성은 크지 않죠.
하지만 화요일 힘 빼고 나온 삼성과의 경기에서 지기도 했으니, 상대가 전력을 다하지 않는다고 해도 쉽게 이길 수 없는 게 야구라는 스포츠의 특성이기도 하죠.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늦추면 안 될 상황입니다.

오늘 팀 승리에 가장 결정적인 활약을 한 선수는 카스트로라고 생각하지만, 카스트로의 활약 뒤에는 네일의 7이닝 2실점 호투가 있었죠. 1회말 공 3개 던지고 2실점(김주원 초구 안타, 천재환의 투런 홈런)하면서 출발은 좋지 못 했지만, 그 이후 아웃 카운트 21개를 잡는 동안 실점이 없었습니다.
오늘로 네일은 시즌 마지막 등판을 했는데(당연히 그렇겠죠?) 커리어 최다 이닝인 183이닝을 던졌습니다. 올 시즌 전까지 가장 많은 이닝은 2016년의 마이너리그에서 기록한 156.2이닝이었습니다. 그 시절보다 무려 30이닝 가까이 더 던졌어요.
ERA만 보면, 2024년 2.53, 2025년 2.25, 2026년 3.49를 기록하며 2025년에 비해 성적이 나빠졌습니다만,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투구한 투수입니다. (올러가 2위인데, 11이닝을 더 던져야 네일을 제칠 수 있음) 피칭 퀄리티 면에서는 올러가 더 나을 수 있으나, 투구의 안정감에 있어서는 네일만한 투수가 없죠.
그리고 전 올 시즌 네일의 성적이 나빠졌지만, 그래도 스텝업을 했다고 보는게, 커터의 장착입니다. 지난해 9%에 그쳤던 커터의 구사율이 올 시즌 21.3%까지 2배 이상 높아졌어요. 그리고 이 커터의 피OPS가 .655를 기록하며 준수한 편입니다.
네일의 주무기는 여전히 스위퍼입니다. 올 시즌 스위퍼의 피OPS가 .538에 불과하고 구사율도 30.6%로 투심(34.7%) 다음으로 높습니다. 그런데 이제 KBO 타자들도 네일의 스위퍼를 어느 정도 준비를 하니까 .433에 불과했던 스위퍼의 피OPS가 조금 나빠졌죠.
네일은 이를 스위퍼보다 꺾이는 각도는 작지만, 더 빠르게 들어가는 커터를 구사하면서 변화를 줬고 이게 긴 이닝 투구하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투구 패턴에 변화를 주고 리그에서 가장 안정적인 피칭을 하는 투수를 잡지 않는다? 말이 안 되는 이야기죠. 샐러리캡이 문제라면 KIA 자동차 광고 모델로 쓰든지 해서라도 잡아야 할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올러, 카스트로, 시라카와 모두 해당하는 이야기고요.

수요일 경기 롯데를 상대로 팀은 크게 이겼지만, 카스트로는 5타수 무안타로 부진했죠. 그 때문이었는지 본인도 방망이 기운을 받으려고 경기 시작 전에 별짓을 다 하던데, 그게 통했는지 4타수 3안타에 9회 결정적인 쓰리런 홈런을 날리며 팀 승리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롯데전의 부진으로 OPS .900이 무너졌는데, 오늘 몰아치면서 다시 OPS를 .913까지 올렸어요. 큰 의미는 없지만, 그래도 OPS .900 이상으로 시즌 마무리하면 그림이 좋을 것 같긴 합니다.
카스트로는 타출갭이 낮은 선수라 고타율을 기록해야만 타석에서 높은 생산성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적어도 3할 2푼 이상은 쳐야 외국인 타자로서 쓸만한 선수에요.
당장 내년에 .039에 불과한 카스트로의 순출루율이 개선될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이 선수는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들은 무조건 스윙을 하는 매우 적극적인 유형의 타자이니까요. 내년에도 이 같은 성향은 변하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전 카스트로가 부상만 아니면 내년에 무조건 3할 2푼 이상은 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시즌 초만 하더라도 퇴출 직전까지 몰렸을 정도로 부진하다가 리그 적응 후에는 영입 당시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모습을 보여줬으니까요.
게다가 카스트로는 컨택률이 82.7%를 기록하고 있는데, 외국인 타자 중에 이보다 컨택률이 높은 타자는 리그 최고의 타자 오스틴(컨택률 83.8%)과 지금 최다 안타 경쟁을 하고 있는 롯데의 레이예스(83%) 둘 뿐입니다.(규정타석 70% 이상 기준)
카스트로는 2023년까지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통틀어 한 시즌 최다 홈런이 7개였을 정도로 장타보다는 컨택에 강점이 있는 타자였습니다. 그런데 2024년과 2025년에 21개씩의 홈런을 치며 장타력을 키웠고, 그 변화가 KBO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파워 상승이 플루크가 아니었다는 걸 증명했으니까요.
야구에 만약은 없다지만, 올해 카스트로가 건강하게 144경기를 소화했다면 올 시즌 카스트로의 홈런 개수는 산술적으로 28.5개가 나옵니다. 내년에 부상 없이 올해처럼 초반 부진만 없다면 30홈런 이상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파워죠.
최근 KIA 외국인 타자의 성공 사례로는 2020년 프레스턴 터커를 꼽을 수 있습니다. OPS .955에 WRC+ 150.1을 찍었죠. 올해 카스트로의 WRC+는 140.4입니다. 내년에 보완만 잘 하면 터커의 기록까지도 노려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개인적으론 낮은 타출갭 때문에 쉽지 않아 보이긴 합니다.)

카스트로의 단점이라면 수비와 주루에 공헌이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지금의 공격 생산성이면 1루수로 쓰는 게 전혀 문제가 되진 않습니다만, 2루수가 가능한 몸상태면 2루수를 봐주는 게 가장 좋습니다. 참고로 KBO 오기 바로 직전 시즌(2025년) 카스트로의 AAA에서 포지션별 수비 이닝은 아래와 같습니다.

마지막 메이저리그 시절이었던 2023년 콜로라도에서는 다음과 같고요.

외야수보다 내야수 경험이 훨씬 많은 선수죠. 지금 뛰는 거나 수비하는 걸 보면 햄스트링 부상 후유증은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2루수에 김선빈 만큼 치는 선수가 없어서 카스트로를 2루수로 쓰는 게 싫다면, 김도영이 유격수로 가면 구멍이 되는 3루수 자리에 카스트로를 써보는 게 어떨까 싶어요.
그러면 1루수가 또 비는데, 1루수는 그래도 긁어볼만한 자원은 있죠. 퇴보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오선우, 변우혁에게 기회를 또 한 번 더 줄 수도 있고, 올해 2군 무대를 씹어 먹은 박상준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줄 수도 있고요.(다만, 개인적으로 박상준은 좌익수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은 듭니다.)
3루 이호민 이야기도 나오는데, 전 수비도 재능의 영역이라고 봐서 수비 평가가 매우 안 좋은 이호민이 3루수를 잘 볼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긴 합니다. 게다가 가장 프로에서 키우기 어려운 타입이 ‘우타 거포’입니다. 이호민은 3년 안에 1군에만 올라와도 대성공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KIA는 이호민이 클 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죠. 나성범, 김선빈의 시간은 얼마 안 남았고, 김도영마저도 포스팅 자격이 생기면 바로 메이저리그로 갈테니까요. 앞으로 김도영이 계속 뛰는 3년간은 무조건 윈나우 시즌으로 운영해야 합니다.
카스트로를 1루수로 쓰는 건 2루수, 3루수까지 소화할 수 있는 멀티 자원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재능 낭비 같습니다. 내년에 2루수가 안 된다면 3루수로라도 시도해봤으면 좋겠어요. 1루에서 강습 타구에 대응을 잘 하는 걸 보면, 3루에서도 수비가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경기를 집중해서 본 게 아니라 선수 단평은 생략합니다.

| 김선빈이 2루수 주전을 하면 안 되는 이유 - KIA 1 : 롯데 4 (10/11 리뷰) (0) | 2026.10.11 |
|---|---|
| 리그 최강의 중심타선 KIA 타이거즈 - KIA 8 : SSG 5 (10/10 리뷰) (0) | 2026.10.10 |
| 불펜 고민 지워 준 타선 대폭발 | KIA 12 : 롯데 4 (10/07 리뷰) (0) | 2026.10.08 |
| 오늘도 총력전? 내일은 어쩔래? | KIA 4 : 삼성 5 (10/06 리뷰) (0) | 2026.10.06 |
| 승부를 결정 지은 슈퍼스타의 존재감 | KIA 6 : LG 4 (10/05 리뷰) (2) | 2026.10.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