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기는 중반부까지만 하더라도 적은 스코어 차이로 어제의 역전패를 또 반복하나 싶었는데 8회에 무려 7득점을 하면서 나머지 2이닝은 편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우스개소리로 동성고 대선배의 승리가 달린 경기에서 동성고 대후배가 만루에서 결정적인 싹쓸이 2루타를 때렸고, 하필 그 타구를 맞은 게 동성고 중고참(?)이었네요.

선발 맞대결에서는 KIA의 확실한 우위였습니다. 박재현이 경기 시작하자마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시즌 18호 홈런으로 선취점을 뽑았지만, 롯데 선발 김태균의 스플리터가 너무 좋은 쪽에서 떨어져서 경기 초반에 어려움을 겪었죠. 게다가 나승엽의 홈런과 한동희의 적시타가 나오며 경기가 뒤집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타자들이 롯데 선발 김태균의 스플리터에 적응하기 시작했고, 스플리터의 단점 중 하나가 너무 많이 던지다보면 악력이 떨어져 각이 밋밋해진다는 점이 있죠. 김태균이 난타당했던 4회가 딱 그 시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타구 운도 좀 따랐고요.
하지만 양현종도 롯데 타선을 압도하질 못 했죠. 5이닝 동안 안타를 무려 8개나 허용했습니다. 물론, 5회 실점은 김도영의 아쉬운 수비 탓(아무리 조명에 타구가 가렸다지만, 어째서 에러가 아니라 안타인지 모르겠군요.)이 크지만, 나승엽에게 또 다시 장타를 허용한 게 문제였죠.
6회부터는 누가 나와서 던질까 했는데 예상대로 정해영이었습니다. 전, 오늘 정해영이 구위만 괜찮았다면 2이닝 정도 맡기지 않았을까 싶었어요. 성영탁, 이태양, 이의리 모두 3연투를 한 뒤라 불펜투수로 내세울 만한 자원이 많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정해영은 오늘 롯데 타선을 압도하지 못 하고 손성빈과 황성빈, 두 명의 성빈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실점하고 말았죠. 문제가 된 구종은 슬라이더였는데, 지난 LG전에서는 우타자 바깥쪽으로 잘 떨어지던 슬라이더가 오늘은 제대로 구사가 안 됐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 정해영의 과제는 변화구 구사 능력의 향상 같아요. 메이저리그 다녀오더니 팔색조(?) 투수가 된 고우석처럼 메이저리그를 갈 수는 없는 노릇이고, 상무에서 변화구 구종을 갈고 닦아 피칭 디자인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상무에서는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기에 오프 스피드 피칭을 갈고 닦는 데 시간을 투자했으면 좋겠어요. 지금 하이존을 공략하는 포심과 그 위치에서 살짝 떨어지는 슬라이더와 포크볼로는 타자들을 잡아내질 못 하는 것 같습니다.
이야기가 살짝 벗어났는데, 정해영이 6회까지만 던지는 바람에 7회, 8회, 9회는 어떻게 막아야 하나 참 머릿속이 복잡해지더라고요. 정상 컨디션이라면 7회 곽도규, 8회 조상우, 9회 전상현 이렇게 가는 게 맞지만, 곽도규는 지금 구속이 떨어진 상태고, 조상우는 연투에 약하고, 전상현은 너무 많이 던졌죠. 그래서 골치가 아팠는데 이 모든 고민을 해결해준 게 타선 폭발이었습니다.
비록 곽도규와 조상우는 소모됐지만, LG 3연전에 이어 어제까지 가장 고생한 전상현이 2일을 쉰다는 점이 가장 좋은 점이죠. 그리고 성영탁, 이의리, 이태양도 2일의 휴식이 부여됐습니다. 곽도규(12개 투구)와 조상우(4개 투구)도 많은 공을 던진 건 아니었고요. 하루 쉬고 남은 3연전을 대비하기에는 나쁘지 않은 상황입니다.
다만 다음 주 월요일 LG와의 맞대결까지 순위 싸움이 계속되면 매우 곤란한 상황이 되는 지라, 그 전에 3위가 확정되어야 합니다.

오늘 타자들은 딱 1명. 카스트로 빼고는 모두 다 잘 해줬습니다. 카스트로만 5타수 0안타로 부진했고, 박재현은 경기 시작하자마자 홈런을 쳤으며, 김도영은 6타수 3안타, 나성범은 4타수 3안타, 김선빈은 초반에는 별로였지만, 경기 후반 2안타를 치면서 KIA의 가장 큰 강점인 중심타선이 1명 빼고는 맹활약을 했죠.
하지만 여기에 그쳤으면 19안타 12득점이라는 결과가 안 나왔을 겁니다. 박정우가 그간 테이블쉼터였던 KIA 타선에서 3안타를 때리며 테이블 세터 역할을 제대로 했고, 한준수, 김규성, 하주석 이 3명이 모두 멀티 히트를 치면서 대량득점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박정우가 시즌 막판에 주전 경쟁을 하고 있는 점이 가장 긍정적인 점이라고 생각해요. KIA 타선의 가장 큰 문제가 테이블세터의 낮은 출루율(.322를 기록하며 리그 최하위)이라고 생각하는데 스몰 샘플(148타석)이라곤 해도 박정우가 지금 기록하고 있는 출루율이 .407입니다. 이 정도면 계속 테이블세터로 써야죠.
시즌 막판에 한준수가 살아난 것도 고무적인 부분입니다. 전반기까지만 하더라도 리그에서 가장 공격력이 뛰어난 포수였는데, 7월 OPS .639, 8월 OPS .422를 기록하며 김태군에게 주전을 내주기까지 했는데 9월 OPS .899를 기록하며 반등했고, 10월에도 장타는 안 나와도 .286의 타율과 .444의 출루율을 기록하며 좋았을 때의 모습을 회복했습니다.
박정우와 한준수가 최근의 활약을 그대로 이어간다면 1-2번의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고, 하위 타선에 무게감도 살아나죠. 개인적으론 선구안이 좋은 박정우 – 한준수를 테이블세터로 쓰는 게 옳다고 보지만, 한준수가 발이 느려서 이범호 감독이 테이블세터로 선호하지 않는 점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박재현은 발만 빠르지 사실 타격 스타일(배드볼 히터, 장타율 뛰어남)만 보면 5번이나 6번을 치는 게 자기 자리죠. 제가 감독이면 선수들 컨디션이 좋다는 전제 하에 1-2번은 박정우와 한준수. 중심타선은 김도영 – 카스트로 – 나성범 – 박재현. 하위 타순은 김선빈 – 김호령 - 하주석으로 경기를 치를 것 같은데, 박정우를 테이블세터로 계속 기용하는 게 어디냐 싶습니다. (김호령 2번은 제발 다시는 안 하길)

8회초에 메가 타이거즈포가 터진 덕분(?)에 8회말부터는 황동하가 올라왔죠. 전 오늘 황동하의 피칭을 보면서, ‘역시 황동하는 불펜이 최적의 포지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황동하의 가장 큰 단점이 느린 포심 구속입니다. 그 덕분에 리그에서 가장 생산력이 좋은 ‘홈런공장공장장’의 위치에 있죠. 공이 느리니까 포심이 조금만 몰려도 장타가 됩니다.
그런데 오늘은 여전히 느린 구속(평균 구속 141.8km/h)이었지만, 이 포심에 롯데 타자들의 방망이 타이밍이 늦더라고요. 그 덕분에 9이닝 당 탈삼진이 6.85개에 불과한 투수가 오늘 1이닝을 투구하면서 삼진을 3개나 잡았습니다. 윤동희를 142km/h 포심을 던져 헛스윙으로 돌려 세우기도 했고요.
물론, 황동하는 여전히 신뢰를 주긴 어렵습니다. 언제든 홈런을 허용할 수 있다는 위험이 있으니까 불펜으로 쓴다고 해도 중요한 상황보다는 적은 점수 차이로 지고 있을 때 1이닝 이상을 책임져줄 수 있는 역할을 기대하고 써야죠.
그런데 지금 투수 운용에서 조금 더 다양한 변화를 시도할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오늘 롯데 보세요. 오늘 김태형 감독(김태형 감독은 왜 항상 순위 경쟁이 끝났는데도 전력을 다하는가)이 KIA와 점수 차이를 좁히자 최준용과 김원중을 올렸는데, KIA 타자들이 최준용 상대로 2명이 출루했고, 김원중은 3안타로 무너뜨렸죠.
전 이런 결과가 나온 게, KIA 타자들이 최준용과 김원중의 공에는 어느 정도 ‘익숙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롯데에서 나온 투수 중 KIA 타자들 입장에서 낯설었던 투수들이 선발 김태균은 물론이고, 이영재, 이준서, 김기준 이렇게 4명이었는데 김태균은 4회에 얻어 맞을 때까지 1회부터 3회까지 3피안타 5탈삼진 1실점으로 KIA 타선을 막았고, 이영재, 이준서, 김기준은 오늘 19안타를 친 KIA 타선을 3.1이닝 동안 2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으로 막았습니다. 왜냐, 낯선 투수들이니까요.
KIA도 지금 승기를 잡았을 때 너무 나오는 투수들만 나오죠. 물론, 쉽지 않겠지만 중요하지 않은 상황. 적은 점수 차이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곽도규, 조상우, 이의리, 성영탁 같은 투수들보다는 구위가 좋지만 낯선 투수들을 조금 더 활용하면 어떨까 싶어요.
아, 여기까지 적고 보니까 지금 팀에 구위 좋은 투수가 없구나. 허허.
아무튼, KIA가 올 시즌 끝나면 보강해야 할 부분은 명징합니다. 허접한 국내 선발진, 허접한 우완 강속구 투수 자원, 그리고 공격력에서 바닥을 보인 내야수들. 이렇게 적으니까 약점이 너무 많네요. 3위 경쟁을 하고 있는 건 어디까지나 압도적인 중심타선, 리그에서 가장 외국인 선수들의 도움을 많이 받는 팀이기 때문입니다.
중심타선은 몰라도 언제 떠나도 이상하지 않을 외국인 자원으로 좋은 순위를 유지하는 건 좋은 신호는 아니죠. 올 시즌 끝나면 약점 보완에 대해 이범호 감독이나 심재학 단장이 깊이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리그 최강의 중심타선 KIA 타이거즈 - KIA 8 : SSG 5 (10/10 리뷰) (0) | 2026.10.10 |
|---|---|
| 네일과 카스트로가 다했다 | KIA 7 : NC 2 (10/09 리뷰) (0) | 2026.10.09 |
| 오늘도 총력전? 내일은 어쩔래? | KIA 4 : 삼성 5 (10/06 리뷰) (0) | 2026.10.06 |
| 승부를 결정 지은 슈퍼스타의 존재감 | KIA 6 : LG 4 (10/05 리뷰) (2) | 2026.10.05 |
| 9회 3득점으로 3위 탈환 | KIA 6 : LG 5 (10/04 리뷰) (0) | 2026.10.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