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의 요인
LG 선발 엔스 상대로는 정말 잘해줬습니다. 오늘 엔스의 컨디션이 나쁘지 않아 보였는데, 변화구 타이밍을 아는 듯이 스윙이 나오더군요. 박용택 해설이 엔스의 투구 습관이 노출된 게 아니냐고 지적을 했던데, 저도 동의가 되더라고요. 변화구 타이밍을 어떻게 그렇게 잘 알고 커트를 잘 할 수 있을까요. 아마 전력분석팀에서 엔스의 투구 습관을 읽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이후 등판한 LG 투수들에게는 그냥 꽁꽁 묶였죠. 어제도 김윤식 잘 공략한 후에, 왼손 이우찬에게 막혔고, 오늘도 왼손 이우찬에게 또 막히고, 김유영에게도 막혔습니다. 참고로, 김유영 오늘 던지는 걸 보니까 LG에 왼손 불펜 육성 공장이라도 있는 게 아닌가 싶네요. 김유영이 롯데에 있을 때는 KIA가 엄청 잘 쳤거든요. 2022년에 김유영 상대 10경기에서 7.1이닝 타율 .424, OPS .896이었습니다.
그래서 김유영이 등판하길래 공략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는데, 오늘 KIA 타선은 김유영 상대로 2이닝 동안 삼진 4개 당하는 동안 단 한 명도 출루 못 했습니다. 그리고 그게 이해가 갈 정도로 오늘 빠른 공과 슬라이더의 로케이션이 너무나도 훌륭했고요. 결국, 2이닝 동안 김유영에게 막히는 바람에 후반을 도모할 수 없었죠. 김유영을 LG가 정말 잘 육성한 것 같습니다. 1차 지명 출신이긴 한대 나이가 어린 선수도 아닌데 말이죠.(94년생)
어제도 KIA에 왼손 스페셜리스트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했는데, 오늘도 마찬가지입니다. 결정적인 상황마다 상대 의 강한 왼손 불펜을 만나면 좀처럼 힘을 못 쓰네요. 그나마 리그에 좋은 왼손 불펜을 가진 팀이 몇 없어서 다행이지(KIA에 많다는...) NC 김영규와 임정호, LG 이우찬과 김유영, SSG 고효준, 키움 김재웅, 삼성 최성훈 등. 이들이 올라올 때 게임을 풀어 줄 우타자가 필요합니다. 대타가 죄다 왼손(서건창, 고종욱)이니 우타 대타가 지금 이창진 뿐이죠.
변우혁이 지금 2군에서 .314 / .467 / .543을 치고 있고, 지난해 왼손투수 상대로 타율 .333, OPS .966을 친 선수인데, 다음 주에 나성범 올릴 때, 변우혁도 같이 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1군 엔트리에 투수가 14명이니까 나성범 대신 유승철 방출 말소하고, 고종욱 대신 변우혁을 올리는 게 어떨까 싶네요.
특히, 이제 최형우도 중요한 상황에서 왼손투수 나오면 대타 기용을 적극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최형우 올해 좌투 상대 타율이 .159에 불과하고 오늘도 이우찬에게 2루 땅볼, 김도영이 상대 실책으로 얻어 낸 무사 2루 중요한 찬스에서 해결해주지 못 하고 김유영의 높은 빠른 공에 대응 못 하고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죠. 땅볼이라도 쳤으면 이우성 타석에서 김도영이 견제 아웃 당할 일도 없었을 겁니다.
김도영, 이제부터 집중 견제 시작
어제 오늘 김도영을 상대하는 LG 투수들은 변화구를 거의 안 던졌습니다. 빠른 공은 유인구로 사용하고 있고, 존 안에 넣을 때 구질도 변화구로 가져가고 있죠. 아래는 오늘 김도영 상대로 LG 투수들이 던진 구질입니다.
[첫 타석 - 안타]
커브 5개
직구 1개 (안타 맞음)
[두 번째 타석 - 2루수 땅볼]
체인지업 2개
커브 3개
[세 번째 타석 - 삼진]
직구 2개
체인지업 2개
커브 4개
커터 1개 (바깥쪽 높게 빠졌는데 헛스윙 삼진)
[네 번째 타석 - 3루수 플라이 실책]
슬라이더 4개
[다섯 번째 타석 - 삼진]
슬라이더 4개 (이 중 존 안에 3개 들어온 거 전부 헛스윙)
정리하면, 오늘 김도영을 상대로 LG 투수들은 직구 4개(커터 포함), 변화구 24개 던졌습니다. 앞으로도 상대 팀은 이렇게 던질 거에요. 올해 김도영이 친 홈런 10개 중 9개가 직구고, 김도영은 올해 포심 타율 .413, 커터 .444, 투심 .500을 치고 있는 반면, 커브 .250, 슬라이더 .208, 체인지업 .300, 포크 .200을 치고 있습니다. 체인지업을 상대적으로 잘 치는 이유는 김도영이 왼손투수에 강한 이유로 설명이 되겠죠. 왼손투수들은 우타자 상대로는 슬라이더를 잘 안 던지니까요.
결국, 오늘 유영찬처럼 존 안에 꺾이며 들어오는 슬라이더에 앞으로도 계속 취약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이건 우타자들은 다 어려워하는 구종이죠. 바깥쪽에서 잘 떨어지는 슬라이더는 같은 손 타자에게는 정말 아주 유효한 무기입니다. 이런 걸 잘 걷어내려면 최원준, 김선빈급의 컨택 능력을 보유해야 하는데, 김도영은 이제 고작 고졸 3년차죠.
김도영은 이런 공들은 그냥 못 친다고 생각하고 본인이 잘 치는 코스에 주력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KBO에는 우타자 바깥쪽으로 슬라이더를 잘 떨어뜨리는 투수들이 몇 없거든요. 괜히 우타자 바깥쪽 슬라이더까지 공략하려다가 본인이 잘 치는 코스도 놓칠 우려가 있습니다. 다만, 앞으로 상대팀에서 직구는 버리고 변화구 위주로만 승부할텐데 이 부분은 경험을 쌓으며 이겨내야 합니다.
오늘 지긴 했지만, 그래도 투수 소모는 줄인 점은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어제 경기 잡지 못 한 게 너무 아쉽네요. 그것도 멍청한 수비 실수 때문에 놓쳐 버렸으니... 그리고 이의리가 빨리 건강하게 복귀를 해야 합니다. 볼질을 한다고 해도, 지금 대체 선발로 나오는 김건국, 황동하보다는 훨씬 뛰어난 투수죠. 제 기억에 올해 KIA는 대체 선발을 냈을 때 이긴 경기가 한 경기도 없는 걸로 압니다.(하나 있나?) 이의리가 없으니까 1경기를 버려야 하는 게 너무 아쉽네요.
선수 단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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