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4/20] KIA : NC - 네일의 아트 피칭, 이우성의 결정타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4. 4. 20. 21:07

본문

승리의 요인 - 네일의 아트 피칭

 

목요일 창원 경기가 미세먼지로 취소되면서 공교롭게 NC의 원투펀치 카스타노-하트를 만나게 되어 불리한 승부가 예상되었는데, 선발이 잘 막아주고, 상대 실책을 놓치지 않고 집중력 있는 타격을 선보이며 2연승을 달렸습니다. 최근 타격감도 좀 떨어졌고, 불펜진의 실점도 늘어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승리를 잡는 방법은 역시 '선발의 힘'입니다. 어제 양현종이 6이닝 2자책으로 막아줬고, 오늘 네일이 7이닝 1자책(이것도 석연치 않았죠. 도대체 쓰리 피트는 언제 적용되는건가)으로 완벽한 투구를 하면서 경기를 잡을 수 있습니다. 선발, 불펜, 타선이 다 잘 돌아가니까 1위를 유지하고 있네요.

 

네일은 제가 볼 때, 올 시즌 들어 가장 좋은 공을 던져줬습니다. 150km/h에 육박하는 투심을 존 구석구석에 넣으면서 위기 상황마다 땅볼을 유도해 병살타로 위기를 넘겼죠.(1회 데이비슨 병살은 운이 따랐지만) 그리고 스위퍼가 '마구'네요. NC 타자들도 스위퍼가 올 거라고 알고 스윙을 하는데 정타가 안 나왔습니다. 그 정도로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움직임이 너무 좋아요. KBO 공인구가 네일에게 잘 맞는지, 이 스위퍼가 결정구로 정말 좋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우타자 상대로 프론트 도어로도 던지고, 좌타자 상대로도 몸쪽으로 던져서 범타를 잡네요. 

 

투심, 스위퍼 말고도 140km/h 초반의 커터로도 빗맞은 땅볼을 유도했습니다. 좌타자 상대로 체인지업도 던지는데, 그게 김주원의 방망이에 맞아 2루타가 됐죠. 체인지업은 상대적으로 위력이 떨어지는 듯 싶습니다.  그래서인지 좌타자 상대로도 스위퍼를 적극적으로 던지고 있는데, 이게 지금까지는 너무 잘 통하고 있죠.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1실점을 했을 뿐, 오늘 완투도 가능했을 정도로 투구 내용이 좋았습니다. 

 

지난 시즌 KIA가 피타고리안 승률 2위를 기록하고, 승률 5할 이상을 기록하고도 6위에 그친 이유가 부상도 부상이지만, 외국인 투수 4명의 부진이 컸죠. 10개 구단에서 압도적으로 외국인 투수 기록이 나빴으니까요. 그런데 올해는 네일이 5경기에서 4승 0패, ERA 1.14(WHIP 0.94, 피안타율 .233), 크로우가 5경기에서 4승 1패, ERA 3.12(WHIP 1.19, 피안타율 .222)를 기록하며 지금까지는 KIA 타이거즈 역사상 가장 뛰어난 외국인 원투펀치 역할을 해주고 있죠. 네일은 꾸준하지만, 크로우는 초반 불안한 편이었는데, 다양한 변화구로 존을 공략하면서 성적이 점점 오르고 있습니다. 게다가 둘 다 선발 경험이 많지 않은 게 걱정이었는데, 경기를 거듭할수록 한계 투구수를 늘리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좌완 투수를 극복한 오른손 타자들

 

오늘 NC 선발인 하트도 초반 좋은 공을 던져줬는데, 제가 NC 감독이면 카스타노와 하트 사이에 우완투수 한 명을 넣을 것 같습니다. 카스타노와 하트 둘 다 던지는 유형이 비슷해서 그런지 하트를 상대할 때 KIA 타자들이 전날의 카스타노처럼 고전하지 않았죠. 타선이 한 바퀴 돌면서부터 방망이 중심에 맞추기 시작했습니다. 3회 이창진이 볼넷으로 포문을 열었고, 박세혁의 포일, 김태군의 2루 주자를 3루로 보내는 뜬공(이것도 잘 맞았죠) 이후에 최원준의 평범한 땅볼을 유격수 김주원이 홈에 악송구하면서 동점이 되었습니다. 이후 최원준이 2루에서 견제 아웃으로 죽었지만, 박찬호와 김도영 두 명의 우타자들이 정확한 타이밍에 하트의 투구를 공략해서 좋은 안타를 쳤죠. 범타로 끝났지만, 이우성도 타이밍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4회에는 좌타자 2명(최형우, 소크라테스)이 맥없이 물러났고, 5회에 이창진이 안타를 치고 나가면서 대량 득점의 물꼬를 텄죠. 김태군의 번트를 하트가 실책, 그리고 최원준이 번트 실패로 2스트라이크 카운트에 몰렸는데, 하트가 던진 변화구가 존 가운데에 들어가는 실투였습니다. 아무리 좌투수가 던지는 슬라이더라도 이 궤적으로 들어오면 맞을 수밖에 없죠. 최원준이 이 실투를 놓치지 않고 2루타를 치면서, 승기를 가져옵니다. 이어서 김도영의 안타가 나오고, 이우성이 역시 하트의 몸쪽으로 들어오는 초구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고 쐐기 3점포를 날립니다. 왼손투수가 오른손 타자 상대할 때 어려운 게 이거죠. 체인지업이 잘 안 통하면, 슬라이더를 던지다가 장타 맞을 위험이 높아집니다. 

 

이우성의 3점 홈런 이후에는 NC 쪽에서는 전의를 상실했죠. 이후 6회부터 9회까지는 큰 이슈 없이 경기가 끝나버렸습니다. 최형우가 사이드암에 가까운 송명기의 투구 각도에 어렵지 않게 장타를 생산하면서 진짜 쐐기점이 나왔고요. 네일이 8회까지도 나올 수 있었지만, 김사윤과 김현수로 2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내 내일 경기에서 여차하면 김건국 다음에 장현식, 곽도규, 전상현, 최지민, 이준영, 정해영을 모조리 쏟아 부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여러모로 아주 깔끔하고 좋은 경기였네요.

 

이번 주 대체 선발이 2번 나오는 주라서 3승 3패만 해도 괜찮다고 봤는데, 일단 3승은 확보해뒀습니다.(화요일 경기가 너무 아쉽) 내일 경기까지 잡으면, 2위 NC를 잡고, 4승 2패로 한 주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일단 김시훈 VS 김건국 맞대결이라 큰 기대는 버리고 경기를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선수 단평

 

  • 박찬호 - 무사 2, 3루에서 삼진은 너무 과욕이었음, 그래도 마지막 타석 집중력은 좋았음
  • 김도영 - 타자가 다리도 느린 데, 왜 급하게 러닝 스로우를 하누?
  • 홍종표 - 큰 점수 차이에도 볼넷을 골라나가는 집중력은 1군에 있을 자격을 증명한 장면
  • 최형우 - 올해 현재까지 좌투수 상대 타율 .152(우투 .372) 감독님 변우혁 올려서 플래툰 돌릴 때입니다.
  • 소크라테스 - 한 차례 좋은 타구를 날리긴 했는데, 나머지 타석은 너무 무기력했음, 그래도 김성욱 타구 잡아준 호수비는 관록이 느껴짐
  • 김선빈 - 작년 좌투수 상대 4할 타자는 어디로? 홈런 이후에 타격감이 너무 죽었다.
  • 이창진 - 2개의 볼넷, 1개의 안타로, 1군 생명 연장
  • 김태군 - 1회 실점 과정에서 잘못한 건 3루 도루를 막지 못한 것 하나.
  • 서건창 - 왼손투수 상대로도 멋진 안타! 김선빈 대신 써도 될 듯?
  • 최원준 - 번트요? 저 최원준인데요?
  • 김사윤 - 좌상삼, 오늘은 주사위 6이 나오다.
  • 김현수 - 첫 두 타자 상대할 때 구위가 왜 세 번째 타자부터는 나빠졌을까.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