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오늘 경기를 해서...
일단, 선수들이 경기 시작부터 지고 들어간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화요일 경기에서 14대1 경기를 따라 잡히고 이기지 못한 영향이 오늘까지 왔다고 생각해요. 반대로 롯데 선수들은 화요일 경기가 큰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14대1로 명백히 지는 경기를 무승부까지 멱살 잡고 끌어 올렸으니 그럴만하죠.
대표적인 게 타석에서의 모습 차이였습니다. 경기 초반에 KIA에 찬스가 없었던 것도 아니죠. 심지어 선취점은 먼저 뽑았습니다.(올시즌 역전패 가장 많은 팀이 KIA 라는데 이러고도 1위 하는 게 대단하네요) 오늘 경기에서 양팀 차이를 명백히 보여 준 타석은 4회초 KIA가 점수를 뽑고 이우성의 볼넷으로 주자 1, 2루가 됐을 때 서건창의 타석이었습니다.
박세웅은 제구가 흔들려서 서건창에게 볼만 연거푸 3개를 던졌는데, 이때 이대형 해설이 이런 말을 하죠.(현역 시절에 엄청 못 친 선수가 타석에서의 자세를 이야기한 게 좀 낯설긴 했습니다만) "주자가 득점권에 있기 때문에 쓰리 볼에서 카운트 잡으러 들어가는 공은 적극적으로 타격을 해야죠!" 그런데 서건창은 박세웅의 한가운데 밋밋한 빠른 공을 그냥 지켜보고 말았습니다. 무조건 가운데 빠른 공만 보고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고 타격했으면 잘 맞은 타구가 나왔을 가능성이 컸습니다. 그런데 이 공은 그냥 보내고, 3-1에서 타격을 시도했는데 매우 평범한 2루수 플라이로 끝나고 말았죠.
반면, 롯데 타자들은 오늘 타석에서 거침이 없더군요. 타석에서 집중력 차이가 너무 컸던게, 카운트 잡으러 들어가는 공을 그냥 지켜보지 않고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강하게 휘둘렀습니다. 화/수요일 경기는 롯데에 빗맞은 안타가 많이 나와서 운이 안 따랐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롯데가 친 14개의 안타 중 빗맞은 안타는 1~2개 정도 뿐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담장까지 쭉쭉 날아가는 배럴 타구였습니다. 그만큼 선수들이 확신에 찬 스윙을 하고 있단 이야기죠.
박찬호 이야기를 덧붙이면, 박찬호가 롯데전에서 잘 칠 때 모습을 보면 대부분 타구가 적극적으로 잡아 당겨서 나온 타구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무슨 이유에서인지 히팅 포인트를 뒤에 두고 치더군요. 그러니 잘 맞은 타구라도 뻗지 못 하고 외야수 정면으로 가거나, 2루수한테 걸립니다. 체력이 떨어져서일 수도 있지만, '병살을 치면 어쩌지' '나는 파워가 없으니 밀어 쳐야겠지' 라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박찬호 파워가 없긴 하지만, 그래도 전 적극적으로 잡아 당기는 타격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시즌 중에 잘 칠 때 모습을 보면 밀어 친 타구가 아니라 잡아 당긴 타구였습니다. 전 병살이 나오더라도, 잘 맞은 타구면 타자한테 잘 했다고 칭찬합니다. 그런 모습이 선수들에게 필요합니다.
그리고 오늘 날씨 예보 때문인지 선수들이 '경기 하기 싫어하는 티'가 팍팍 나더라고요. 또 대표적인 장면이 6회에 나온 레이예스의 2루타입니다. 그냥 단타로 끝날 타구였는데, 아무도 2루 백업을 들어가지 않아서 레이예스가 편하게 서서 2루에 들어갔죠. 경기 집중력이 떨어졌단 이야기죠.
오늘 김태형 감독(개인적으로 투수운용 때문에 선호하는 스타일은 아닙니다만)의 경우, 크게 이기고 있었고 확실히 승기를 잡았음에도 황성빈이 느슨한 플레이를 하니까 덕아웃에서 정색하고 강하게 질책을 합니다. 김태형 감독도 알고 있을 거에요. 방송 카메라에 이런 모습이 다 잡힌다는 게, 그리고 이런 모습이 선수들에게는 큰 메시지가 되죠. '크게 이기고 있을 때도 집중력을 잃지 말아라' 그래서 오늘 롯데 선수들은 수비도 집중력있게 잘 하는 등, KIA가 추격할 여지를 주지 않았습니다. 마운드에는 승리계투조가 아닌 투수들이 나왔음에도 말이죠.
전 스포츠는 멘탈 경기라고 생각합니다. 어제 오늘 KIA 선수들 모습 보면, 화요일 경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었어요. 이럴 때 리더의 역할이 선수단에게 강한 메시지를 던지는 거죠. '아직 1위다. 아직 시즌 많이 남았다.' 이런 어줍잖은 위로보다는 '이 개색히들아' 식의 강한 어조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범호 감독이 실제로 어떤 모습을 보일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오늘 경기 끝나고 광주 가는 차 안에서 강한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고 봅니다. 김태형 감독과 이범호 감독은 경험 면에서 많은 차이가 있어서 당장에 이범호 감독이 김태형 감독만한 모습을 보이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이 이범호 감독 커리어의 갈림길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사직에서의 충격을 빨리 수급하고 홈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할 타이밍 같네요.
이하 단평 생략하고 오늘 경기 인상적이었던 선수들 이야기만 남기고 글 마무리합니다.
선수 평
암튼, 부산에서 허벌나게 치욕적 결과받고 광주로 갑니다. 롯데를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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