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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KIA : 삼성 - 패배 직전에서 승리를 가져오다.

KIA Tigers 경기 리뷰

by Lenore 2024. 5. 8.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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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요인

 

6회 이우성의 황당한 실책(기록상 1개지만 포구 실책, 송구 실책으로 실제로는 2개)과 7회 장현식의 홈런 공장 가동(김도영한테나 그 코스로 좀 던져라)으로 패색이 짙은 경기였는데, 8회에 터진 최형우의 홈런이 정말 컸습니다. 7회 만루 찬스 못 살리고, 나성범의 삼성범 모드로 무난히 지는 경기였는데, 최형우가 김재윤의 한가운데 들어오는 변화구 실투를 놓치지 않고 초대형 홈런을 날렸죠. 오늘 김재윤의 빠른 공 회전력이 좋아서 빠른 공 위주로 가도 공략이 쉽지 않아 보였는데, 제가 삼성팬이라면 최형우 상대로 변화구 던지게 한 볼배합이 무지 아쉬울 것 같네요.

 

최형우의 홈런이 터졌어도 9회에 지고 있는 상황에서 올 시즌 단 한 번의 블론도 없는 오승환을 상대했는데, 서건창이 첫 타자로 나와서 깔끔하게 안타 치면서, 동점의 발판을 만들어줬죠. 그리고 이범호 감독이 한준수의 타격 능력을 정말로 신뢰하는 것 같습니다. 한준수 타석에 번트를 시도할 줄 알았는데 강공을 지시했고, 한준수는 감독의 기대에 부응해서 유격수 키를 넘기는 안타를 치며 무사 1, 2루 찬스를 잡았죠.

 

최원준의 번트로 1사 2, 3루에서 박찬호가 오승환의 초구 빠른 볼을 공략해서 뜬공을 만들어내긴 했는데, 타구가 짧아서 들어오기 쉽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이런 상황을 예상이라도 했듯이 박진만 감독이 어깨가 강한 김성윤을 김지찬 대신 대수비로 넣었습니다. 김성윤의 송구는 강하게 왔는데, 조금만 홈플레이트 쪽으로 치우친 송구가 왔다면, 서건창이 김성윤의 송구에 막혀서 그대로 경기가 끝났을 것 같습니다. 다행히 조금 빗나가는 바람에 연장전으로 경기를 끌어갈 수 있었죠.

 

 

양팀 투수들의 명품 투수전

 

오늘 경기 여러모로 예상 외의 투수전이었습니다. 양현종은 라팍에서 약하고(2022년 라팍에서 11.0이닝 ERA 8.00), 원태인은 KIA에 약한 편(2023년 KIA전 ERA 4.56, 피OPS .755)이었는데, 양현종은 지난 경기 완투승의 기세를 이어갔고, 원태인도 올시즌 최고 투수 다운 멋진 피칭을 했습니다. 원태인은 체인지업 뿐만 아니라 올시즌 슬라이더가 정말 좋아졌네요. 특히, 만루 상황에서 최형우 상대로 던진 슬라이더 2개 결정구는 무브먼트와 들어가는 위치 모두 흠잡을 데 없었습니다. 올시즌 폼만 보면 원태인 선수가 목표로 하는 NPB 진출 무난히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루 빨리 NPB 진출을 응원합니다. (-_-)//

 

양현종은 오늘도 체인지업이 정말 절묘한 위치에서 떨어졌습니다. 특히, 4회에 구자욱이 2-2에서 4개 연속 파울볼을 만들어내며 방망이를 깎는 모습을 보였음에도 마지막에 절묘하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삼진을 잡는 장면이 명장면이었습니다.(분명 체인지업 그립이었는데, NAVER 문자중계는 슬라이더라고 뜨네요. 이 놈이 미쳤나) 지난 완투승은 운이 따르는 완투승이라고 했는데, 오늘은 정타 자체가 거의 없었을 정도로 피칭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우성의 말도 안 되는 수비, 곽도규의 황당한 송구 말고는(?) 수비도 좋았죠. 특히, 11회말 2사 1루에서 강민호의 타구를 잡는 소크라테스의 호수비는 오늘 경기 망활약을 잊게 만드는 멋진 장면이었습니다. 이 외에 오늘 패배 직전으로 갔던 순간이 잘 던지던 최지민이 10회 1사 1루에서 1할도 못 치는 타자가 번트 자세를 취하자 정신 공격을 당했는지 볼질을 하면서 1사 만루가 되던 10회였죠. 최근 폼이 안 좋은 전상현이 최지민을 구원해서 등판했는데, 김성윤을 7구 승부 끝에 2루 땅볼로 잡아내 3루 주자의 득점을 막은 장면이 결정적인 상황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오늘 KIA 투수진은 장현식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잘 던져줬습니다. 양현종이 오늘 경기 최고의 투구를 했고, 최지민은 볼질을 했지만, 아직 어린 투수이니 이해해줄 수 있고(1사 1루에서 번트...?) 최근 좋지 못 했던 전상현이 쫄지 않는 투구(... 라고 하기엔 0스트라이크 3볼 상황으로 몰리긴 했지만)로 10회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죠. 운도 좀 따른 것 같습니다. 김헌곤의 안타가 조금만 옆으로 갔으면 끝내기였으며, 류지혁은 3볼 1스트라이크에서 빠른 공만 노리고 방망이를 돌렸고, 실제로 한 가운데 코스로 들어갔는데(에라 모르겠다~! 밀어내기보단 안타가 낫지!) 그게 외야수 정면으로 갔어요. 공인구 반발계수가 다시 줄어들었다고 하는데, 그 영향도 있지 않았나 싶은 순간이었습니다.

 

 

이제, 라팍 해영은 없다.

 

사실, 9회 동점 이후에 김도영이 더 이상의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물러났을 때, 별로 안타까운 마음이 안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정해영이 삼성전에서 특히 약했거든요. 의외로 라이온즈 파크에서 성적은 나쁘지 않은데 삼성 상대로 투구 내용이 안 좋았습니다. 2022년에 삼성 상대로 ERA 9.00, 피OPS 1.006, 2023년에는 삼성 상대로 ERA 7.71, 피OPS .800이었습니다. 아직도 기억 나는 작년 경기가 포항에서의 경기네요. 이때, KIA가 3점 차 리드를 잡았던가 그랬는데 그거 싸그리 날려 먹고 경기도 졌죠. 1.1이닝 동안 4점이나 줬습니다.

 

그리고 정해영이 데뷔 초에 강민호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맞은 적도 있어요. 오늘 11회에서 그 상황이 바로 떠오르더라고요. 강민호가 정해영의 한가운데 행잉 슬라이더(네이버는 포크라고 우기네요.)를 받아 쳤을 때, 아 경기 끝났구나 싶었습니다. 그 포물선을 보면서, 리모콘을 쥐고 채널을 돌릴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소크라테스가 번쩍 나타나더니 그 타구를 잡네요.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대로, 공인구 반발계수가 약해진 덕도 좀 본 것 같습니다. 공인구 반발계수가 4월 말 분량부터는 작년 수준으로 돌아갔다는 트위터를 본 기억이 나네요.

 

여튼, 오늘 우려와 달리, 삼성전 호구였던 정해영은 2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잡으면서 주자는 2명 밖(?)에 내보내지 않았습니다. 본인도 삼성전 부진을 알고 있을텐데, 오늘 투구가 앞으로 삼성전을 준비할 때 자신감을 주지 않을까 싶네요. 

 

여튼, 3일 만의 경기라서 그런지 야수들의 타격감이 별로였는데, 투수들의 투구가 좋았던 덕택에 경기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알 수 있듯이 제가 이전에 언급했던 '소크라테스를 재계약함으로써 발생한 3가지 문제(좌상바, 1루 불안, 우타 대타 부족)' 중 1루 수비 불안이 또 노출된 경기였죠. 소크라테스가 최근 살아나는 모양새이긴 한대, 좌투에 강하고 1루 수비 괜찮은 외국인 타자가 아무리 생각해도 현재 KIA 전력에 최적화된 선수입니다.

 

 


선수 단평

 

  • 곽도규 - 실책은 아쉬웠지만, 우타 상대로도 병살타를 유도하며 약점을 보완하는 모습
  • 장현식 - 지난 주부터 너무 불안함. 구속도 안 나옴. 그냥 슬라이더만 던지는 게 나음.
  • 이준영 - 지난 주에 불안했는데 장현식과 달리 오늘은 잘 막음.
  • 박찬호 - 야알못들의 억까를 이겨내며 승리의 디딤돌이 된 12회 2루타와 3출루, 단단한 수비
  • 김도영 - 여전히 존에 들어오는 변화구에 약한 모습, 9회 오승환의 투구는 실투였다.
  • 나성범 - 그냥 퓨처스에서 몇 경기 뛰다 오는 게 나았을 지도
  • 최형우 - 올 시즌이 진짜 마지막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음.
  • 이창진 - 대타로 나와서 제몫 아주 잘 해주고 나감. 솔직히, 나성범보다 나을 듯
  • 이우성 - 포구 실책, 송구 실책, 1사 1, 3루에서 병살. 그래도 마지막엔 적시타로 웃었다.
  • 김선빈 - 오늘 경기 나오긴 했구나...
  • 한준수 - 타격 능력은 확실히 감독의 절대 신임을 받는 중
  • 김태군 - 더 이상 주전은 NAVER
  • 최원준 - 그냥 도루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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