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Tigers 경기 리뷰

9회 3득점으로 3위 탈환 | KIA 6 : LG 5 (10/04 리뷰)

Lenore 2026. 10. 4. 21:10

염경엽 감독은 고우석을 왜 아꼈을까

 

어제에 이어 오늘도 명경기였습니다. 양팀 모두 선발투수들이 확실하지 않다 보니 KIA 시라카와, LG 김윤식 두 투수 모두 오프너 역할에 그쳤죠.

 

LG에서는 오스틴, 이재원(미친 홈런), 박동원 우타 거포들이 한 방씩 쳐줬고 KIA는 LG의 불펜 야구에 밀려서 6회까지 안타 1개 밖에 못 치고 있었죠. 김진수에게 2이닝 케네디에게 2.2이닝 막히면서 쉽지 않다고 봤는데 손주영과 우강훈을 공략하면서 승부를 뒤집는 데 성공했습니다.

 

 

오늘 만약 LG 염경엽 감독이 손주영 대신 고우석을 냈다면, 경기 잡기 매우 어려웠을 겁니다. 염경엽 감독이 고우석을 안 낸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제 많이 던졌다고 해도, 자칫하면 4위로 떨어질 수 있었던 상황에서 안 올린 건 상대팀 입장에서 잘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시리즈에서 LG는 1승 2패만 해도 되는 상황이니, 내일 경기만 잡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운영한 것일 수도 있고요. 하지만, 9회 2점 리드 상황에서 아웃 카운트 3개만 잡으면 되는데, 조금 안일한 투수 운용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반면, 이범호 감독은 어제 고우석보다 공 1개를 더 던진 전상현을 9회말에 올려서 LG 상위 타순(2번 박해민, 3번 오스틴, 4번 문정빈)을 깔끔하게 막았죠. 이번 시리즈를 총력전으로 하겠다고 한 게 양 팀 감독의 선언이었는데 오늘 염경엽 감독의 액션은 총력전과는 거리가 좀 있어 보였습니다.

 

 

 

승리에 도움이 됐던 조연들의 역할

 

오늘 경기 승리를 만든 건 타선에서 조연들이었습니다. 2회초 2득점부터 박민이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상황에서 오늘 경기 팀의 첫 안타(이 안타가 6회까지 유일한 안타가 될 줄이야)와 동시에 2타점 동점 적시타를 쳤죠.

 

8회초에 김도영, 카스트로, 나성범 라인에서 동점타가 나왔지만, 8회말에 박동원의 2점 홈런이 나오면서 하위타순으로 연결되는 9회에는 점수 내기가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특히 첫 타자가 오늘 한준수 대신 대타로 나와 병살을 친 황대인이었으니까요.

 

하지만, 황대인이 첫 타자로 나와서 손주영의 공을 침착하게 잘 고르며 볼넷으로 걸어 나갔습니다. 황대인의 경우 올 시즌 2군 성적은 괜찮지만(39경기 타율 .302 / 출루율 .410 / 장타율 .440) 1군에서 단 하나의 안타를 치지 못 하는 모습이었는데 프로 짬밥은 속일 수가 없는 지 존에서 살짝살짝 벗어난 공들을 잘 골라냈어요. 이 타석에서도 성과를 못 만들었다면 시즌 끝나고 방출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는데, 잘 하면 올 시즌 끝나도 버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황대인이 볼넷으로 나갔지만, 다음 타자는 삼진왕 김호령. 아니나 다를까 불리한 카운트에 몰리고, 4구째 체크 스윙이 나오며 1루심이 스윙을 선언했지만, 비디오 판독 끝에 노스윙으로 정정됐고, 손주영의 바깥쪽 떨어지는 커브를 걷어 올려서 우중간 안타를 칩니다. 코스가 매우 좋아서 박해민도 잡질 못했죠.

 

이어 김태군의 행운의 적시타 이후 박민 타석에는 타율 2할 초반인 좌타자 이호연이 대타로 나왔는데, 이때 LG에서 우강훈을 내리고 좌투수 이우찬을 투입했죠. 전 당연히 이호연이 다시 바뀔 줄 알았습니다.(그런데 마땅한 우타 대타 요원이 없기도 하네요.) 그런데 그대로 나와서 이우찬의 초구 빠른 공을 결대로 밀어 쳐서 유격수 옆을 살짝 빠져 나가는 동점타가 됐네요.

 

경기 초반만 해도 잘 맞은 타구가 정면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때 받지 못한 운들이 오늘 경기 9회에 다 돌려받은 느낌이었습니다.

 

카스트로의 결승 희생타도 3루 주자 김민규가 아니었더라면 홈에서 세이프되기 쉽지 않았을 겁니다. (물론, 문성주가 한 번에 공을 쥐지 못한 것도 원인이 됐지만) 오늘 경기만큼은 팀의 주축이 아닌 팀에서 조연 역할을 하고 있는 선수들이 잘해줘서 경기를 잡았다고 생각하고, 강팀이라면 이런 경기가 더 많아져야 합니다.

 

KIA가 그래도 야수 뎁스가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이 드는 게, 공수를 모두 갖춘 주전 선수는 부족하지만, 수비, 주루에 특화된 자원은 이전보다 많아졌다고 생각합니다. 대주자로 최상급인 김민규가 있고,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내야수가 3명(박민, 김규성, 정현창)이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 선수들이 공격력까지 좋아진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네요.

 

 

 

중요한 3연전의 마지막

 

어제 오늘 경기를 잡으면서 3위까지 올라왔지만, 내일 경기 지면 다시 1경기 차이로 4위로 떨어집니다. 일단, 상황 자체는 KIA 쪽이 유리하긴 합니다. LG에서는 손주영, 케네디를 쓰기 애매한 상황이 됐고, 고우석 1명에게 크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니까요. 톨허스트가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 하면 중간에서 KIA 타선을 막는 것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내일 경기까지 잡으면 그때는 3위 굳히기를 기대해도 좋을 상황이고, 내일 경기를 놓치면 아쉽지만 3위에 너무 목매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3위를 하면 좋지만, 괜히 3위하겠다고 자원 총동원했다가 정작 가장 중요한 포스트시즌에서 힘을 하나도 못 쓰고 질 수도 있으니까요.

 

일단, 올러가 최대한 긴 이닝을 적은 실점으로 버텨주는 것이 먼저고, 전상현은 가급적 쉬는 날이 됐으면 좋겠어요. 연투에 약한 조상우도 내일 안 나올 것 같고, 내일은 이태양, 성영탁, 정해영이 조금 더 잘 뒷받침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이의리도 오늘 실망스러웠는데 내일은 제구가 좀 잡히는 모습이 나왔으면 좋겠고요.

 

전상현 역할은 내일은 곽도규가 해줘야죠. 토요일 경기는 실망스러운 피칭이었고, 본인도 마음에 안 들었는지 승리의 하이파이브하러 들어올 때도 표정이 안 좋았는데, 내일은 중요한 상황에서 정확한 제구력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타선이 폭발해주면 그것보다 좋은 게 없겠지만, 어찌될지 모르겠네요. 내일까지는 그래도 2번 김도영이 그대로 나올 것 같은데, 김도영이 2번에서 조금 더 활발한 타격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포스트시즌에서도 2번 김도영을 쓰겠죠.

 

 

 

선수 단평

 

  • 박재현 – 타석에서는 안 좋았지만, 박동원의 잘 맞은 타구를 잡아낸 집중력은 좋았다.
  • 김도영 – 현재까지 2번 타자 성적 9타수 무안타 4볼넷 (타율 .000 / 출루율 .308)
  • 카스트로 – 첫 두 타석은 실망스러웠지만, 마지막에 해주는구나
  • 나성범 – 어제도 오늘도 중요한 때 안타 하나씩
  • 김선빈 – 중심타선 중에서는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줌
  • 한준수 – 케네디 상대로도 나왔어야
  • 김호령 – LG를 만나면 힘이 나는 사나이
  • 김태군 – 하위 타선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
  • 박민 – 오늘처럼만 해라.
  • 시라카와 – 오스틴 상대로 통산 홈런 4개 허용. 이 정도면 전생을 따져봐야
  • 이의리 – 앞으로 매주 일본 보내야 하나
  • 이태양 – 괴물 같은 홈런을 친 이재원을 병살로 잡은 훌륭한 포크볼
  • 성영탁 – 내일은 조금 더 힘을 내줘야
  • 조상우 – 조상우 사용설명서를 좀 읽으세요.
  • 정해영 – 공 2개 던지고 꽁승. 내일은 조금 더 강력한 공을 던져보자
  • 전상현 – 3위를 하게 되면 최고의 수훈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