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Tigers 경기 리뷰

[07/29] KIA : 삼성 후기 - 슈퍼스타의 존재감

Lenore 2026. 7. 30. 01:19

 

오늘 경기는 1회에 6득점을 하면서 쉽게 가는 경기가 되는건가 싶었는데, 1회 이후에는 양창섭의 투구에 막혀서 후속 득점이 나오질 않았죠. 그런데 제가 오늘 야구를 2회말 류지혁 볼넷 부터 보기 시작했는데, 양창섭의 공을 보면서, 아니 저 공으로 어떻게 1회에 6실점을 하지라는 의문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1회에 득점 과정을 보니까 KIA 쪽에 운이 많이 따랐더라고요. 1회에만 무려 8개의 안타가 나왔는데, 이 중 박상준, 하주석, 박재현의 안타를 제외한 안타 5개는 코스 안타였습니다. 특히 양창섭 입장에서는 평범한 땅볼에 그쳤을 김호령과 김태군의 안타가 가장 아쉬울 것 같았어요. 

 

상대팀 투수였지만, 양창섭을 보니까 아마추어 때 왜 가장 투수로서의 완성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는 지 알 수 있는 투구였습니다. 일단 구종이 다양하고 빠른 공도 힘이 있게 들어가고,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가 모두 존 근처에서 변하더라고요. 1회에 운이 따르지 않았더라면, 오늘 경기 잡기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상대적으로 오늘 가장 불안했던 시라카와는 5이닝을 3피안타 1실점으로 막았는데, 그 1실점도 못 던진 공도 아니었고, 다른 구장이었으면 넘어가지 않았을 타구라 운이 없었죠. 다만, 시라카와의 문제는 늘 너무나도 신중하게 던지려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투구 수가 너무 많았죠.

 

 

 

라팍에서는 구위가 뛰어난 투수를 써야 한다.

 

1회에 6득점을 냈지만, 5회에 전병우에게 라팍런을 맞고, 6회에 올라 온 최지민의 경우, 첫 타자 구자욱을 상대로 2구째 하이 패스트볼로 매우 평범한 좌익수 뜬공을 유도했는데, 이때 박재현이 적극적으로 콜을 하지 않음으로써 아웃이 되어야 할 타구가 2루타가 됐습니다. 박재현이 대구에서 펄펄 날뛰는데, 이런 수비는 경험이 쌓이면서 줄여야겠죠.

 

그리고 최형우를 평범한 내야 뜬공으로 잡고, 디아즈를 상대로 또 다시 하이 패스트볼을 던졌는데, 오늘의 최지민은 구속이 그렇게 나오지 않는 최지민이여서, 디아즈에게 큰 타구를 허용했습니다. 타구가 조금만 옆으로 갔으면 아마 담장을 넘겼을 거에요. 김호령이 아쉽게 못 잡았는데, 수비 탓을 할 수 없는 강한 타구였습니다.

 

그리고 우타자 이재현이 나오니 성영탁이 올라 왔는데, 2-1이라는 불리한 카운트에서 던진 커터가 하이 존으로 들어 가면서 이재현에게 큰 타구를 허용해 점수 차이가 2점 차이까지 좁혀 듭니다. 라팍에서 구위가 약한 투수가 위험한 이유를 알 수 있는 장면이었죠.

 

성영탁은 김도환과 심재훈에게도 위험한 타구를 허용했습니다. 커터가 보더라인에서 변해야 하는데, 계속 한가운데 들어가면서 위험한 타구가 계속 나왔죠. 성영탁은 여기서 더 증속이 안 되면, 제3구종을 더 갈고 닦던지, 커터를 더 날카롭게 던지던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많이 성장하긴 했는데, 구위가 약하다보니 타자를 압도하지 못 하는 게 너무 큰 약점입니다.

 

아무튼 6회말 3실점 하고, 7회에는 2점 차이의 적은 점수 차이에서 삼성의 좌타 라인을 저격하기 위해 이의리가 올라왔죠. 결론부터 말하면, 전 오늘 이의리의 투구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3개의 볼넷을 허용하긴 했지만, 최형우에게 허용한 볼넷 말고는 모두 상대 타자들이 잘 했다고 생각하고, 이의리의 볼들도 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어요.

 

그리고 가운데로 들어간 직구가 모두 좌익수 박재현에게 잡혀서 실점을 하지 않을 수 있었고, 그 근간에는 위력적인 구위에 있습니다. 전병우에게 게스 히팅을 맞았음에도 담장 앞에서 타구가 잡혔고, 김지찬 상대로 볼 3개로 시작했는데, 1구와 2구를 제외하면 나머지 공들은 모두 존 근처에서 놀았어요. 155km/h 포심 3개 연속 커트해낸 김지찬이 대단해 보였습니다.

 

김성윤 상대로도 포심만 6개 던졌는데, 2구와 4구 정도를 제외하면 크게 벗어난 포심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구자욱 상대로 또 쓰리볼 몰리고 승부했는데 3-1 카운트에서 던진 슬라이더가 좋은 위치에서 떨어져서 헛스윙을 유도했고, 변화구까지 생각해야 하는 구자욱을 상대로 히팅 포인트를 뒤에 둘 거라고 생각하고 한가운데 포심 던졌는데, 그게 다행히 방망이 끝에 맞아서 박재현이 쉽게 잡았습니다. 이의리의 구위가 좋지 않았더라면, 아마 큰 타구가 됐을 거에요.

 

최형우 상대로도 아슬아슬하게 빠진 공들이 많았고, 만루에서 디아즈가 초구 몸쪽 볼을 건드려 준 게 도움이 됐고, 2구째 한가운데 151km/h 포심으로 디아즈의 방망이를 밀어내면서, 평범한 좌익수 플라이로 위기를 넘겼습니다. 이의리 오늘 변화구는 5개 밖에 안 던지고, 상대 타자들이 다 포심에 히팅 포인트를 두고 있음에도 순수 구위로 밀어 냈죠.

 

 

다만, 오늘 피칭을 백 퍼센트 잘 했다고 하긴 어려워요. 포심 구위만 좋았지, 커맨드는 여전히 좋지 못 했고, 존에서 아슬아슬하게 벗어난 공들이 많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이의리를 상대하는 타자들은 스트라이크존을 좁히기 때문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빠른 카운트를 선점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좋은 포심을 가지고도 왜 불리한 카운트로 시작하는 지 모르겠어요. 히팅 포인트 뒤로 밀리게 한 다음에, 슬라이더나 체인지업으로 상대 타자의 방망이를 끌어 내는 피칭을 해야죠.

 

곽도규가 갑자기 부상을 당하면서 이의리의 선발 턴이 늦춰졌는데, 곽도규만 좋아지면, 이의리는 다시 선발로 가야 합니다. 다만, 선발로는 155km/h 포심을 계속 던질 수는 없으니, 포심 커맨드 능력을 더 갈고 닦아야 할 필요가 있어요. 그래도 전반기처럼 얼척 없이 빠지는 공들은 많이 줄어서, 오늘 3볼넷을 주긴 했지만, 다음 등판이 더 기대가 됩니다. 이의리 스스로도 본인 구위를 더 믿을 필요가 있고요.

 

 

 

팀을 구한 김도영의 쓰리런과 유격수 하주석

 

이의리가 7회를 무실점으로 막긴 했지만, 삼성 타선의 컨디션이 좋고 라팍은 조금만 공이 떠도 큰 타구가 될 가능성이 큰 구장이기 때문에, 2점이 결코 많은 점수 차이가 아니었는데, 8회초에 김도영의 쓰리런이 나오면서 승부가 완전히 결정나 버렸습니다.

 

김태군의 안타와 정현창의 투수 땅볼 때 임기영의 실책이 나오면서 무사 1, 2루 찬스를 잡았는데, 박재현과 박상준이 연거푸 삼진을 당하면서 이대로 찬스가 무산되나 싶었는데, 삼성 배터리의 볼배합이 너무 과감했죠.

 

아마 2점 차이로 지고 있는 상황이니, 주자를 더 쌓는 것보단 정면 승부를 택한 것 같은데, 아무리 오늘 김도영이 앞 타석에서 4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고 해도, 몸쪽 승부는 큰 타구를 허용할 수 있어서 신중해야 했는데, 2-2 카운트에서 던진 몸쪽 투심이 한가운데 몰리면서 김도영의 방망이에 걸렸고, 그대로 초고속 라인드라이브 쓰리런 홈런이 나왔습니다.

 

김도영이 무안타로 침묵해도 무서운 이유가 여기에 있죠. 조금만 히팅 존에 공이 들어오면, 그냥 큰 타구가 나오는 겁니다. 그리고 앞 타석에서도 바깥쪽 잘 밀어서 라인드라이브 아웃이 될 정도로 타격감이 나쁘지 않았고요. 여튼, 이 홈런 한 방으로 슈퍼 스타의 존재감을 보여줬습니다. 수비에서도 성영탁이 홈런 맞은 다음에 나온 김도환의 까다로운 타구를 잘 막고 송구까지 정확히 했고요.

 

 

그리고 오늘 하주석이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는데, 생각보다 수비가 나쁘지 않았습니다. 수비 범위는 그다지 넓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는데(뭔가, 굼 뜬 느낌이...) 정면으로 오는 타구에 바운드를 굉장히 잘 맞추더라고요. 아마 많은 경험으로 자신의 앞에 오는 타구들은 잘 막는 게 아닐까 싶고, 과거보다 운동 능력이 떨어져 보이긴 하지만, 수비할 때 집중력이 정말 좋아 보였습니다.

 

제가 하주석 유격수를 쓰는 건 시간 낭비라고 비판한 바 있는데, 오늘처럼 수비 해주면, KIA는 구멍인 유격수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해줄 수 있죠. 다만, 계속 강조하는 거지만, 하주석으로 유격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다고 보면 안 됩니다. 어찌됐든 젊은 선수들을 뽑고 육성해야 할 포지션이에요. 안 되면, 박성한이 FA로 시장에 나오기만을 학수고대해야죠.

 

그래도 김규성, 박민, 정현창 보다는 당장 팀에 큰 도움은 될 것 같습니다. 수비에서 기여도가 커 보이진 않은데, WRC+ 60도 못 치는 유격수 3인방 (김규성 56.5, 박민 47.1, 정현창 7.7)보다는 당장 1승에는 큰 도움이 되죠. 그리고 하주석 나이가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닙니다. 94년생이니까 아직 프로 생활 낭낭히 남았죠.(머리숱이 없어서 그렇지) 박찬호보다 불과 1살 많은 선수입니다.

 

하주석이 운동 능력이 더 좋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지만, 그래도 팀을 바꾼 게 본인에게는 큰 자극이 된 것 같아요.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30대가 되어서 드디어 아마추어 때 포텐이 터진 박경수처럼 하주석도 전체 1픽에 명성에 어울리는 모습을 늦게라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선수 단평

  • 박재현 - 경기 초반에는 좋았는데 후반에 2연속 삼진은 개선해야 할 부분, 수비에서의 적극성도 필요
  • 박상준 - 두 번의 출루를 만들어 냈으니 2번 타자 출장은 성공적
  • 카스트로 - 1회에 신들린 컨택, 그리고 막판 두 타석에서 보여준 선구안은 놀라운 부분
  • 나성범 - 장타 없이 단타 3개는 너무 낯설다.
  • 김호령 - 역시 휴식을 줘야
  • 김태군 - 아, 역시 김태군이 포수를 봐야 하나?
  • 윤도현 - 첫 타석 약점을 이겨 낸 좋은 볼넷, 그리고 좌익수 앞 안타까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수비는 연습 좀 더
  • 정현창 - 번트도 못 대면 도대체 왜 타석에 널 세우니
  • 전상현 - 어제 오늘 타격감 좋았던 이재현을 삼진으로 잡아 낸 섹시한 투구
  • 조상우 - 5점 차에 아깝긴 한대, 너무나도 완벽한 공들을 던지며 쉽게 경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