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25] KIA : 키움 후기 - 홈런 타이거즈, 오늘도 홈런 4방

오늘 경기는 팀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인 홈런포를 앞세워 경기를 잡았습니다. 1회에 나성범이 쓰리런이 결정적이었고 그 이후에도 박상준과 하주석의 2루타, 김규성의 적시타까지 초반에 5득점을 뽑으며 경기를 주도했죠. 비록 1회 이후에 추가 득점이 나오기까지 오래 걸려 3점 차이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승리하는데는 어렵지 않은 경기였습니다.
마운드에서는 양현종이 '스트라이크를 적극적으로 던지면서' 인플레이 타구를 많이 만들어 수비 도움을 많이 받았고, 불펜투수들이 9회 이태양을 빼면 무실점으로 키움 타선을 잘 막아줬습니다.
내년이 더 기대가 되는 박재현의 활약
오늘 경기 승부를 결정 지은 한 방은 1회에 나온 나성범의 쓰리런이었지만, 승부에 마침표를 찍은 건 7회 선두타자 박재현이 친 좌측 담장 넘긴 홈런이었습니다. 8회에도 홈런을 치면서 승부에 이변이 발생할 가능성마저 차단시켰고요.
올 시즌 박재현의 홈런 방향을 살펴보면, 중앙 방향이 1개, 우중간이 3개, 우측이 6개일 정도로 홈런이 우측 방향으로 편중되어 있었는데, 커리어에서 처음으로 좌측 방향으로 홈런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렇게 밀어 쳐서 홈런을 친다는 것은 박재현의 홈런 만드는 기술이 좋아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오늘 경기 기록 반영하면 홈런 방향은 우중간 3개, 우측 7개, 센터 1개, 좌측 1개)
여기에 박재현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 중에 하나가 '슬럼프를 세게 겪고 반등을 했다는 점' 입니다. 다음은 박재현의 월별 타격 성적입니다.

4월에 가능성을 보여줬다가 5월에 제대로 폭발했고, 6월에는 끝도 없는 슬럼프에 빠져서 아시안게임에 선발되는 게 맞는 지 의문스러운 수준이었지만, 7월에는 5월 수준의 높은 OPS를 기록하고 있죠. 그리고 더 긍정적인 부분은 타출갭도 개선되는 모습이 나오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제가 이전에도 언급했지만, 타이거즈 역사상 최고의 선구안을 자랑했던 장성호도 프로 데뷔 2년차까지는 타출갭이 엉망이었습니다. 3년차 시즌부터 공을 골라내면서 높은 출루율을 기록하는 선수가 됐죠. 박재현도 지금의 모습이 계속 될 거라고 볼 수 없어요. 지금은 경험이 없어서 자기 만의 스트존의 형성이 안 된 상황입니다. 내년에는 리드오프 유형에 걸맞은 선수로 더 성장할 수 있죠.
더구나 박재현은 운동 능력이 좋아서 경험이 더 쌓이고, 근력이 더 붙으면 지금보다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주눅들지 않은 성격도 선수가 성장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겁니다. NC와의 경기에서 팀을 패배로 만든 본 헤드 플레이를 했는 데 우천 세레모니로 팬들에게 석고대죄하는 걸 보면, 보통 멘탈이 아니죠. 이런 멘탈을 가져야 실수를 빨리 털어내고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어요.
누구나 실수는 하는 겁니다. 그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면 됩니다. 박재현은 작년에 형편없는 타격, 형편없는 수비로, 팬들을 실망시켰는데, 올해 5월에 장타를 치면서 가능성 보이더니, 6월에 다시 슬럼프에 빠져 역시 신인 타자로 한계를 겪는 구나 했는데 비교적 빠르게 슬럼프를 탈출해서 지금 다시 제 궤도에 올랐어요.
이렇게 한 번 세게 부진을 겪어야 선수도 성장하는 겁니다. 무엇이 잘못 되었는 지 알고 개선을 하고 있다는 증거이니까요. 게다가 이제 고졸 2년차라서 근력이 더 붙으면 여기서 더 성장도 기대할 수 있죠. 김도영도 3년차부터 제대로 터졌습니다. (물론, 김도영은 2년차에도 WRC+ 134.4를 찍긴 했습니다만)
박재현도 지금의 성장세를 유지하면 매년 WRC+ 120 이상을 기대할 수 있고, 20개의 홈런과 20개의 도루를 매년 기록할 수 있는 선수로 성장이 기대됩니다. 2026년에 다른 건 몰라도 박재현이라는 선수를 발굴하고 키워낸 것은 올 시즌 KIA 육성 시스템에서 정말이지 큰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상준도 수비에서 아쉬운 모습은 계속 노출하고 있지만, 이대로 타격에서 좋은 선구안과 장타 능력을 보여주면 라인업의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선수로 성장을 기대할 수 있고요. 라인업에 주전 선수가 4명(최형우, 박찬호, 최원준, 이우성)이나 이탈했는데 1년도 안 되어서 2명이나 키워낸 것은 정말 대단한 성과라 할 수 있습니다.

하주석의 활약을 기대할 수 있을까?
KIA의 가장 큰 장점은 카스트로 - 김도영 - 나성범 - 한준수까지 이어지는 중심타선의 '파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네 명 모두 정교한 타격과 장타를 기대할 수 있는 선수들이죠. 상대적으로 카스트로와 한준수가 정교한 타격에 가깝다고 하면, 나성범은 '힘', 그리고 김도영은 모든 걸 갖춘 타자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KIA 중심타선(3번부터 5번까지)의 팀 기록은 타율 .282(5위), 출루율 .360(6위), 장타율 .503(1위), 홈런 1위(60개)를 기록하고 있고, 클린업의 OPS는 .863을 기록하며 한화와 함께 리그 3위입니다.(1위 LG, 2위 삼성) 타격의 정교함과 출루 능력은 리그 평균 수준이지만, 파워 만큼은 리그 1위를 달리고 있죠.

그런데 KIA는 하위타선도 제법 강합니다. 6번부터 9번까지 팀 OPS가 .726으로 리그 3위입니다. 2위 NC와는 거의 차이가 나지 않고요. 오늘도 한준수가 부진했지만, 1회에 박상준과 하주석, 그리고 김규성까지 연속 3안타가 나오면서 추가 득점을 계속 올렸죠.
오늘 하주석이 KIA 이적 후 첫 출장에서 두 번의 사구와 한 번의 2루타로 괜찮은 활약을 했는데, 하주석을 유격수가 아닌 2루수로 쓰면 괜찮다고 생각하고, 김선빈은 오늘처럼 중요한 순간에 대타, 그리고 좌투수가 나왔을 때 선발 정도만 해줘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단, 2루수 수비 비중은 지금보다 훨씬 줄여야 겠죠.
우승 시즌에도 서건창을 영입하면서 김선빈의 백업 역할을 잘 해줬죠. 서건창도 2루 수비에서 그다지 뛰어난 모습을 보이진 않았지만, 김선빈보다는 조금 나았고요. 하주석도 2루 수비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오늘 타구가 두 번 갔는데, 뭔가 순발력이 떨어지는 모습이었고, 포구도 한 번에 안 되는 등, 불안한 면은 있더군요.
하지만, 김선빈 수비가 너무 안 좋다 보니 하주석의 지금 수비는 참고 봐줄 만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어차피 경기 후반이면 김규성을 2루수로 투입해서 수비 강화를 하면 그만이기도 하고요. 박민도 회복하면 2루수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죠.
제가 하주석 영입을 비판했던 것은 '유격수로 쓸까봐' 였지, 2루수로 쓰면서 김선빈의 수비 미스를 줄여주고, 타격에서도 도움이 된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하주석도 이전보다 수비 능력은 많이 내려왔지만, 그래도 WRC+ 100 정도를 기대할 수 있는 타격 정도만 해줘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지난 2시즌 WRC+는 94.7, 96.8 등으로 나쁜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여기에 올 시즌 WRC+ 100.1을 기록하고 있는 김호령을 하위 타순으로 넣는 것도 괜찮죠. 게스 히팅을 하는 선수라 출루 능력이 떨어지고 삼진이 많아 테이블세터와는 거리가 먼 타입이고, 최근처럼 7~9번 라인에 넣고 한 방 정도를 기대하는 역할로는 충분합니다. 게다가 수비와 주루가 좋으니 평균만 해줘도 김호령의 가치는 매우 크죠. 오늘도 김건희의 2루타성 타구를 메이저리그 수비로 잡아냈고요.

오늘도 연패를 끊어 준 에이스 양현종
팀이 3연패를 한 와중이고, 심지어 여기에는 외국인 에이스 두 명이 포함되어 있어서 더 암울했는데, 양현종이 원정 4연승을 하고 있는 키움 타선을 맞아 5이닝 4피안타 3실점 4탈삼진으로 또 다시 연패를 끊어줬습니다. 이번에는 정해영이 양현종 승리를 잘 지켜서 통산 193승째를 거둬 200승까지는 이제 7승이 남았습니다.
연패를 끊어 주긴 했지만, 투구 내용면에서는 불안하긴 했고, 왜 6회까지 올리지 않는 지 납득이 되기도 하는 투구 내용이었죠. 어제 KIA 쪽에 운이 없었던 장면이 많았다고 했는데 오늘은 양현종에게 행운이 많이 따랐습니다. 잘 맞은 타구들이 정면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으니까요. 추재현에게 맞은 홈런은 135km/h에 불과한 포심일 정도로 공에 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2회를 제외하면 사사구를 주지 않고 적극적으로 보더라인을 공략한 게 오늘 양현종이 승리를 거둔 밑거름이 됐어요. 어째서 볼넷을 주면 안 되는 지, 양현종이 스스로 2회에 증명하기도 했고, 그 이후에 적극적으로 존을 공략하고 보더라인으로 낮게 포심을 던진 게 오늘 경기 3실점으로 키움 타선을 막고 승리를 거둔 원동력이 됐죠.
갑자기 구위가 맛이 가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7승 정도는 남은 커리어에서 해줄 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만, 지금처럼 꾸준히 5이닝을 2~3실점으로 막는 피칭을 하면 내년 안에는 200승은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됩니다. 양현종 스스로도 이닝 먹는 모습 내려놓으니, 그 이후에는 실제로 투구 내용이 잘 나오고 있고요. 불펜투수들이 잘 지켜주면 내년에는 200승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선수 단평
- 카스트로 - 아웃되는 타구들도 전부 하드 힛, 범상치 않은 타격감
- 김도영 - 홈런 하나 치긴 했지만, 첫 두 타석은 너무나도 실망스러웠다. 꾸준함이 중요!
- 나성범 - 승부를 결정 지은 쓰리런, 그것만으로도 MVP 자격은 충분
- 한준수 - 한준수 답지 않은 삼진 2개, 휴식 타이밍이 왔다.
- 박상준 - 상대 투수가 잘 던져서 당한 삼진은 괜찮다.
- 김선빈 - 최고의 우타 대타 요원
- 김규성 - 수비에서 사고 안 치고 적시타 하나 쳤으니 잘 했음
- 김호령 - 이렇게 수비 잘 하는 선수인데, 빨리 도장 찍죠?
- 성영탁 - 오랜만에 깔끔한 이닝 삭제
- 전상현 - 포수가 요구하는대로 다 넣는 미친 커맨드
- 정해영 - 선두타자 안타 내줬지만, 데이비슨 삼진 잡으며 좋은 피칭
- 이태양 - 실투가 홈런으로 연결, 아쉬움을 다음 경기 호투로 달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