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Tigers 경기 리뷰

[07/19] KIA : SSG 후기 - 문학해영만 빼면 완벽했던 경기

Lenore 2026. 7. 19. 23:35

 

오늘 경기의 나빴던 점은 6회에 나온 정해영의 폭풍 4실점 밖에 없었습니다. 양현종은 오늘도 5이닝을 1실점으로 완벽하게 던지면서, '5이닝 대투수'라는 걸 증명했고, 타선에서도 중심타자들의 활약으로 일찌감치 3점 차이로 벌렸죠. 어제 경기 대승으로 불펜투수들이 푹 쉬었기에 남은 4이닝을 3실점 이내로 막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아 보였습니다.

 

흔들린 정해영, 구속이 안 나오면 맞는다

 

6회에 정해영을 올린 선택이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올해 양현종은 딱 5이닝 전력 투구하면서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고, 오늘도 5이닝 전력 피칭 덕분에 ERA도 3점대까지 낮췄습니다. 여기에 불펜이 푹 쉬었으니 6회에 양현종 대신 불펜을 투입하는 건 좋은 선택이죠.

 

정해영이 문학 구장에서 약하긴 해도, 금요일 경기에서도 오늘처럼 6회에 나와서 1이닝 동안 공 11개 던지고 삼진 하나 잡아내면서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막았습니다. 이때 공 보면서, 아니 정해영 포심이 저렇게 좋았나 싶을 정도로 홈플레이트까지 공이 살아 들어가는 게 보이더라고요. 

 

11개의 공 중 변화구는 4개 던졌고, 포심은 7개 던졌는데, 최고 150km/h, 최저 148km/h을 던졌으니까요. 금요일 경기에서 정해영의 포심 평균 구속은 148.9km/h를 기록하면서 올 시즌 두 번째로 포심 평속이 좋았던 경기였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포심 평균 구속이 146.7km/h 밖에 안 됐어요. 하루 쉬고 등판했는데 2.2km/h나 구속이 떨어진 겁니다. 김재환에게 맞은 홈런은 김재환이 워낙 잘 쳤다고 보이지만(플러스 문학런까지), 최지훈에게 맞은 건 그냥 홈런 맞으라고 던진 공이죠. 3-1에서 한가운데 145km/h를 던졌으니까요.

 

앞서 전의산의 경우 2구째 149km/h 포심에 방망이가 늦었는데 포크볼 던지다가 안타 맞은 것부터 문제였고, 이지영에게도 슬라이더 2개 연거푸 던지다가 안타 맞았죠. 결국, 이지영에게 맞은 이후부터 포심 구속이 떨어지기 시작했는데, 이건 제 생각엔 기술적, 체력적인 문제라기보다는 멘탈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정해영 어차피 올 시즌 끝나면, 상무 갈 테니까 상무에서 던지면서, 작년과 올해 부족했던 부분을 좀 보완했으면 좋겠어요. 구위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라, 피칭 디자인을 어떻게 가져갈 건지, 그리고 마운드에서 베짱 좀 더 키웠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젊은 선수니까 올해의 실패와 내년 이후의 군 복무가 선수 개인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

 

 

'카도나한'의 중심타선은 위력적이다.

 

이번 4연전에서 KIA 득점력을 책임진 건 중심타자들이었습니다. 오늘 경기도 9득점 중  6득점이 카스트로 - 김도영 - 나성범에게서 나왔어요. 카스트로가 2번 타자로 나오면서 어제 오늘 맹활약이고, 김도영은 어제 부진했지만 오늘 2안타로 활약했고, 나성범은 안타 1개에 불과했지만, 그 1개가 3점 홈런이었죠.

 

이번 4연전에서 KIA의 카스트로, 김도영, 나성범의 성적은 아래와 같습니다.

 

 

김도영이 부진했지만 그 와중에도 타점은 올려주고 있고, 카스트로와 나성범이 맹타를 휘두르면서 이번 4연전에서 우세 시리즈를 가져오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나성범이 결정적인 순간마다 홈런과 2루타를 치면서 많은 타점을 올려준 것이 문학 4연전에서 좋은 성과를 가져오는 데 중추 역할을 했습니다.

 

임팩트 있었던 활약을 한 건 김호령이었지만(어제의 호수비, 오늘의 역전타) 꾸준한 활약을 보여 준 건 카스트로와 나성범이었어요. 특히, 카스트로가 어제 2번 타자로 나와서 4안타, 오늘도 2번으로 나와서 3안타(모두 장타)를 쳤는데, 2번 타선에서 미친 존재감을 보여줬죠.

 

KIA는 한준수와 김선빈까지는 믿을만 하다고 보고, 후반기 타선은 아래와 같이 운영했으면 좋겠습니다.

 

  • 1번 박재현 
  • 2번 카스트로 
  • 3번 김도영 
  • 4번 나성범
  • 5번 한준수
  • 6번 김선빈
  • 7번 김호령
  • 8번 박상준
  • 9번 유격수

 

박재현 출루율이 아쉽긴 하지만, 딱히 1번에 확실한 적임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박재현은 올 시즌 첫 풀타임이라 이러면서 성장해 간다고 생각하고 1번 쓸만합니다. 어찌됐든 출루만 되면 빠른 발로 상대 투수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릴 수 있기도 하고요.

 

김호령 후반기 들어서 1-2번에서 좋은 모습이긴 하지만(후반기 출루율 .450) 타격 스타일이 테이블세터 스타일은 아니고, 7번 타순에서 부담 없이 게스 히팅으로 장타 노리는 스윙을 하는 것이 선수와 팀에게 모두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습니다. 중견수이니까 하위 타순에 배치해서 체력적인 부담을 덜어주는 것도 좋고요.

 

박상준이 계속 좋은 활약을 해주면 그때 박상준 위로 올려도 좋고, 박상준이 8번에서 이번 후반기 4연전처럼 높은 출루율(.571)을 계속 보여주면, 9번 타자는 번트 대거나 팀배팅 하면 1번 타자로 계속 찬스가 이어지죠, 박재현이 출루율은 떨어지지만, 지금 계속 좋은 타구질을 만들어 내고 있으니 충분히 타점을 기대할 수 있고요.

 

왼손타자에게 강한 왼손투수가 선발이면 김호령과 김선빈을 조금 더 위로 올리면 되고요. 이런 식으로 라인업을 운영하면 후반기에도 일정 수준 이상의 득점력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양현종과 조상우, 배테랑들이 지켜주는 마운드

 

후반기 KIA의 과제가 올러와 네일을 뒷받침 해주지 못 하는 국내 선발진. 집단 마무리 체제인 불펜진으로 봤는데 후반기 시작과 함께 이의리가 불펜으로 나와 3경기에서 3.2이닝 무사사구 3탈삼진 2피안타 무실점의 좋은 피칭으로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고, 양현종이 오늘 5이닝을 1실점(그마저도 운이 없었던 실점)으로 막으며 희망을 보여줬습니다.

 

이의리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는데, 오늘은 4연전에서 3번째 등판이라서 그런지 포심 평균 구속이 151.3km/h에 그쳤(?)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위력적인 포심을 던지면서 SSG 타자들의 방망이를 힘으로 밀어냈죠. 이번 4연전에서 좋은 피칭을 했으니, 다음번, 혹은 다다음번 시라카와 선발 자리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양현종은 5이닝 전력 피칭으로 전략을 수정하면서 커리어가 더 길어질 수 있겠단 기대가 생기네요.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포심 평속이 140.4km/h를 찍더니, 오늘도 위기 상황에서는 전력 피칭으로 구속을 끌어 올리더군요. 오늘은 구속보다는 체인지업과 슬라이더가 떨어지는 위치가 너무 좋았습니다.

 

불펜에서는 조상우가 후반기 시작하면서 9회에 나오고 있는데, 솔직히 구위만 놓고 보면 불안하긴 합니다. 전성기 때보다 구속이 10km/h가 떨어졌으니까요. 게다가 불펜투수의 포심 평균구속이 145km/h에 미치지 못 하는데, 빈말로도 좋다고 하긴 어렵죠. 포심 피OPS도 .745로 좋은 수준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래도 커맨드와 변화구 구사 능력은 살아 있네요. 포심이 위력적이진 않아도, 스트라이크존 보더라인으로 잘 형성되고 있고, 이렇게 카운트 잡은 다음에 슬라이더를 절묘한 위치로 떨어뜨리면서 타자들을 요리하고 있습니다. 

 

슬라이더가 작년에는 횡적인 변화가 컸는데, 올해는 수직 무브먼트가 조금 더 큰 느낌입니다.(이건 데이터가 없으니 순전히 제 느낌입니다.) 그래서인지, 좌타자 상대 기록도 작년에 비하면 훨씬 좋아졌어요.

 

지난해 조상우는 좌타 상대로 피안타율이 .298나 됐는데, 올해는 좌타 상대 피안타율을 .270까지 조금 낮췄씁니다. 특히, 작년에는 좌타 상대 볼넷이 많았는데, 올해는 좌타 상대 피출루율이 .303으로, 우타 상대할 때(.322)보다 좋습니다. 다만, 좌타 상대로 장타를 많이 맞아서 피OPS는 여전히 좌타 상대(.652)가 우타 상대(.602)보다 나쁩니다.

 

그래도 상당한 개선이 이루어졌죠. 하지만 조상우를 마무리로 계속 쓰느냐에 대한 질문을 저에게 한다면 저의 대답은 NO 입니다. 올해 조상우 ERA가 1.45에 불과하지만, FIP를 살펴보면, 3.65를 기록하며 ERA 대비 뛰어나다고 하긴 어렵습니다. 

 

그 이유는 삼진율과 BABIP에 있죠. 올해 조상우의 9이닝 당 탈삼진은 6.03개를 기록하며 커리어에서 가장 나쁩니다.(작년 8.25개) 그리고 BABIP가 .293을 기록하며 커리어에서 3번째로 낮습니다. 인플레이 타구를 허용하는 것 대비 실점이 덜 나오고 있죠. 그냥 지금은 경험으로 막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올해는 집단 마무리로 가더라도, 궁극적으로는 곽도규가 마무리를 해야 하지 않을까 계속 그런 생각이 듭니다. 뛰어난 삼진율, 마운드에서의 승부욕, 까다로운 투구폼 등. 마무리가 갖춰야 할 모든 요소를 곽도규는 다 갖췄다고 생각해요. 아직 정교한 제구력은 갖추지 못 했지만, 계속 던지다보면 더 좋아질 거라고 보고, 실제로 올해 9이닝 당 볼넷은 3.31개로 커리어에서 가장 낮습니다.

 

설령 곽도규가 볼넷 허용이 좀 많다 해도 이걸 상쇄할 수 있는 게 하드 힛을 거의 허용하지 않는 무브먼트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죠. 가운데 몰리는 공도 거의 없고(본인이 의식적으로 보더라인 피칭을 하려는 게 보입니다.) 정타 허용 자체가 제 기억에 올해는 거의 없습니다. 내년에는 마무리 투수로 가는 게 좋지 않나 싶어요.

 

단, 곽도규가 마무리로 빠지면 상대 좌타 라인을 봉쇄할 때 어떤 선수를 쓸까에 대한 고민이 생기는데, 김범수나 최지민이 조금 더 힘을 내줘야죠. 슬라이더 깎는 노인 이준영도 있고요.

 

아무튼 마무리 투수 문제는 올 시즌 내내 고민을 해봐야 할 부분 같은데, 불펜에 쓸만한 투수들을 많이 갖춘 건 그나마 올 시즌 KIA 타이거즈가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투수들의 컨디션 관리만 잘 이루어지고, 감독이 상대 맞춤형으로 잘만 조합하면 경기 후반 승리를 굳히는 데에는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선수 단평

 

  • 김호령 - 무사 만루가 2사 2-3루가 된 상황에서 중요한 적시타
  • 김도영 - 리그를 초월한 타구 속도. 도루 실패는 아쉽네
  • 나성범 - 수훈 선수가 될 수 있었는데... 유령범이 됐네
  • 한준수 - 7회 찬스에서 삼진은 아쉬웠지만, 오늘도 3출루 달성
  • 김선빈 - 후반기 타율 .400 이제 좀 살아날까?
  • 박상준 - 경기 초반에는 안 좋았지만, 중반 이후 두 번의 출루를 만들어 내다.
  • 김규성 - 호수비 두 번으로 할 거 다 함.
  • 김민규 - 1군 투수들 공은 어렵다. 
  • 전상현 - 이의리의 짐을 덜어준 멋진 피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