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 KIA : SSG - 이범호 감독의 승부수가 전부 빗나가다
패배의 요인
오늘 경기는 '스코어만 팽팽'한 경기입니다. 내용을 뜯어 보면 전혀 팽팽하지 않았죠. 오히려 SSG가 왜 치고 나가지 못 했는 지 의문인 경기에 가까워요. 무려 13개의 안타를 쳤는데 2득점에 그쳤으니까요. 물론, KIA도 9안타를 치긴 했습니다만. 찬스는 SSG 쪽에 더 많았습니다.

네일의 4일 휴식 후 등판 실패
오늘 SSG 이숭용 감독은 투수를 적극적으로 기용했습니다. 최민준이 1회에 실점은 했지만, 이후에는 KIA 타자들을 잘 맞춰 잡고 있었는데, 좌타자들이 연달아서 나오니까 박시후를 등판시켜서 좌타자 오선우와 김석환을 연달아 삼진으로 돌려 세웠고, 김민으로 길게 가다가 주자가 나가니까 최형우를 상대로 좌투수 한두솔을 등판시켜서 역시 불을 꺼버립니다.
그런데 최형우 다음에 나성범도 좌타자인데 한두솔을 내리고 그때부터 노경은을 기용하더니 리그 최고의 셋업맨들과 마무리를 보유한 팀 답게 KIA 타선을 압도했죠.
9회에 2안타가 나오면서 '혹시?' 싶었지만, 2개의 안타 모두 빗맞은 안타였어요. 김선빈의 3-유간 코스 땅볼 내야 안타, 그리고 최형우의 빗맞은 안타로 맞이한 무사 1, 2루였죠. 이어서 타석에 들어선 선수들이 김선빈처럼 컨택이 좋은 선수들이 아니라 나성범이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경기 결과는 예고가 됐습니다. 심지어 마지막 타자는 박재현이 나오는 피날레까지...
타자들이 못 쳐서 진 경기이지만, 오늘 이범호 감독은 가뜩이나 잘 던지는 투수가 부족한 팀 사정인데, 그 투수들을 모조리 투입하면서 쥐어 짰죠. 원래대로라면 오늘 등판 순서는 이의리였지만, 네일을 하루 땡겨서 썼고, 이준영, 성영탁, 전상현, 정해영(?) 등 낼 수 있는 모든 최상의 카드를 다 썼습니다.
이준영, 성영탁, 전상현, 정해영은 무실점으로 SSG 타선을 막았지만, 문제는 오늘 이범호 감독의 가장 큰 승부수인 네일의 부진이었지요. 5이닝 동안 무려 10개의 안타와 2개의 사사구를 내주면서 12명의 주자를 내보냈습니다. 2실점 밖에 안 한 게 기적에 가까운 부진한 투구였죠.

게다가 네일은 통산 SSG 상대로 성적이 안 좋은 투수입니다. SSG 타선으로 성적도 안 좋은 선수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던져도 좋은 결과를 낼 지 알 수 없는 상황인데, 굳이 하루 더 땡겨서 체력적인 부담까지 더하면서 네일을 투입한 결과가 5이닝 10피안타 2사사구입니다.
뭐, 경기 수도 얼마 안 남았으니 '승부수'를 던지고 싶었겠죠. 그런데 그게 실패했으면 그때는 욕심을 버려야죠.
아무튼, 오늘 패배로 KIA는 5위와는 4경기 차이로 벌어졌고, 7위 NC와의 경기 차이는 2.5경기 차(NC가 지면 2.0경기 차, NC가 이기면 3.5경기 차) 남은 경기는 20경기. 20경기 남은 상황에서 4경기 차이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착각하지 말라고 하고 싶네요. 심지어 마운드가 개박살이 난 상황인데 말이죠.
그리고 NC가 이기면 위보다 아래가 더 가깝습니다. 9위 두산과는 2.5경기 차이. 두산이 갑자기 연승을 타지 않는 한, 9위 할 것 같진 않고, 이대로 8위로 시즌 마무리할 가능성이 70% 정도는 되어 보입니다. 성영탁, 전상현 그만 무리시키고 마음 비운 채 남은 시즌 준비하고 올해의 실패를 통해 조금이나마 나은 감독이 되길 빕니다.

개그로 끝난 젊은 선수들의 수비 훈련
오늘 경기 또 다른 개그 포인트는 경기 전에 나온 기사 하나죠. 기사 타이틀은 아래와 같습니다.
"젊은 선수들 플레이에 미흡한 부분 굉장히 많아... 훈련량 늘릴 것"
그리고 34도 폭염 속에서 오후 1시부터 120분간 수비 훈련을 했답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젊은 선수의 3차례의 수비 미스입니다.
2회 무사 2루에서 조형우(너도 고향팀 사랑을 보여주는구나)의 좌익수 앞 안타가 나옵니다. 타구가 바운드 되면서 좌익수 앞으로 굴러 갔고 2루 주자가 발 빠른 최지훈이기에 당연히 실점을 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때 김석환의 송구가 가관이었습니다.
커트맨 또는 2루에 가야 할 송구가 홈으로 향했고, 송구마저도 높은 포물선을 그리면서 날아 가는 바람에 조형우가 여유있게 2루까지 도달합니다. 다행히 실점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프로 선수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플레이였죠.
김석환의 넋 나간 수비는 한 번 더 나옵니다. 무사 1루 한유섬의 타구가 좌익수 김석환에게 갑니다. 한유섬이 장타자이니까 김석환은 뒤에서 수비하고 있었는데, 타구를 잡은 이후에 빠르게 커트맨에게 던지거나 2루로 던져야 하는데, 마치 2아웃 이후인 것처럼 여유있게 잡고 수비하다가 1루 주자 에레디아의 2루 진루를 막지 못 했죠.

오선우도 한 건 합니다. 4회 1사 이후에 박성한의 타구가 빗맞으면서 1-2루간으로 갔는데, 오선우가 포구한 이후에 네일에게 천천히 던지는 바람에 평범한 1루 땅볼 혹은 2루 땅볼이 내야안타가 되고 맙니다. 네일이 얼마나 열 받았는 지 평소의 표정 변화가 없는 선수인데 화를 내더군요.
이게 바로 폭염 속에서 120분간 진행된 수비 훈련의 결과입니다.
수비는 비시즌에 훈련을 통해 능력을 키우는 거지, 시즌 중에, 그것도 시즌이 거의 끝나가는 무렵에, 그것도 더운 날씨 오후 1시부터 한다고 수비 능력이 올라가지 않습니다. 이건 훈련이 아니라 '고문'이죠.
그리고 그 고문의 결과가 김석환의 두 번의 나사 빠진 플레이, 그리고 오선우의 어리버리한 상황 판단입니다. 게다가 더위 속에서 훈련했기 때문인지 타자들의 방망이도 평소보다 무거웠고요.
이런 판단을 감독이 시즌 중에 한다는 게 믿겨지지 않습니다. 이건 과거에 '헝그리 정신'을 강조하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그래도 작년 우승의 공은 있다고 생각해서, 이범호 감독의 경질을 바라진 않습니다만, 이런 식의 주먹구구식 운영이 개선되지 않으면 더 이상 감독으로서의 모습은 그만 보고 싶습니다.
스마트한 감독인 줄 알았는데, 올해 그 바닥이 다 드러나네요.
졸면서 꾸벅꾸벅 보느라 선수 단평은 생략 (니들 평가하기엔 내 손가락이 아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