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Tigers 경기 리뷰

[8/19] KIA : 키움 - 처참한 양팀 투수들의 수준

Lenore 2025. 8. 20. 00:22

 

승리의 요인

 

경기 초반에 올러의 변화구가 계속 가운데 몰리면서 위기에 몰리며 초반 3실점을 했지만, 좌타자에 약한 박주성을 상대로 KIA의 나성범이 역전 3점 홈런, 한준수가 달아나는 홈런, 최형우가 경기의 승부를 끝내 버리는 3점 홈런을 날리면서 쉽게(?) 이기나 싶었지만, 불펜투수들이 계속 장타를 허용하면서 3점 차이로 겨우(?) 이길 수 있었습니다.

 

경기를 다 보고 딱 든 생각은 "못 하는 놈들끼리 잘 하는 짓이다."

 

 

양팀 투수들의 형편 없었던 제구력

 

오늘 양팀 합쳐서 무려 21점이 나왔습니다. 이 중 홈런이 7개가 나왔는데 7개 중 송성문이 마지막에 친 1개만 실투가 아닌 공이었고(바깥쪽 제구 잘 된 포심이었는데 잘 받아 쳤음) 나머지 6개는 전부 한 가운데 실투였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배팅볼'이죠. 그만큼 양팀 투수들 수준이 떨어지는 경기였어요.

 

특히, 키움 투수들의 구속과 제구가 문제였는데, 오늘 선발 박주성은 기록으로 봐도 우타자는 잘 잡는데 좌타자에게 약한 모습이었는데(좌타 상대 피OPS가 1.0이 넘어 감) 오늘 박주성이 허용한 안타 5개 중 4개(나성범 2개, 최형우 1개, 박정우 1개)가 좌타자였습니다. 심지어 나성범에게는 138km/h 투심 한가운데 넣었다가 홈런 맞았죠.

 

 

 

 

4회에는 제가 KIA팬임에도 키움 투수들 공에 할 말이 없어 지더군요. 김선기가 올라오자마자 한준수에게 홈런 맞았는데 144km/h 한가운데 포심. 심지어 한준수가 가장 좋아하는 코스인 낮은 쪽 스트라이크존이었습니다. 투구가 들어가는 궤적을 보자마자 홈런이네 싶더군요.

 

김선기는 아웃 카운트 하나 못 잡고 김선빈에게 적시타 맞고 마운드 내려왔는데 김연주가 올라오자마자 던진 초구가 139km/h 한가운데 포심이었습니다. 제아무리 최형우가 후반기 들어 부진하다고 해도 이 공은 그냥 홈런 치라고 던진 공이죠. 가볍게 연습구처럼 들어간 공이었는데 당연히 크게 맞았고, 최형우는 덕분에 새 전기차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6회에 위즈덤도 스찌 솔로포를 날렸는데 이때도 김연우가 던진 슬라이더가 바깥쪽에서 벗어난 게 아니라 위즈덤이 가장 좋아하는 코스인 존 가운데 낮게 들어가면서 대형 홈런이 나왔고, 앞서 6회초 수비에서 홈런공장공장장 김건국이 최주환 상대로 안 떨어지는 포크볼 가운데 넣다가 또 홈런. 최지민은 9회에 2아웃 잘 잡고, 0볼 2스트라이크라는 절대적으로 유리한 카운트에서 박주홍에게 한가운데 행잉 슬라이더 던지다가 또 홈런. 

 

 

정말, 양팀 투수들 수준에 한숨이 나왔습니다. 전, 이렇게 던질 거면 차라리 볼질을 하라고 하고 싶네요. 그리고 한재승이 아니나다를까 볼질을 하면서 위기 자초했는데 그래도 한재승은 삼진 잡고 구위로 압도하며 뜬공으로 막아내기라도 했죠.

 

한재승 다음에는 KIA 추락의 두 번째 원인(첫 번째 원인은 정해영) 조상우가 1이닝 깔끔하게 막긴 했는데, 이주형이 왜 못 쳤는 지 이해가 안 가는 한가운데 포크볼. 그리고 김동헌에게도 똑같은 한가운데 포크볼 던지다가 잘 맞은 타구 나왔는데 운 좋게 3루 정면으로 가면서 무삼진 3자 범퇴로 처리했습니다.

 

 

조상우가 포심 구속이 안 나와서 구종 다변화를 시도하는 모습 자체는 나쁘지 않게 보는데, 포크볼은 지금 안 던지는 게 차라리 낫습니다. 올해 조상우 포크볼의 피OPS가 무려 .996 입니다. 제대로 존에서 떨어지지도 않는 포크볼은 왜 던지는 지 모르겠습니다. 좌타자한테 약해서 극복하려고 던지는 것 같은데, 올해는 그냥 좌타자 상대로는 포심으로 맞춰 잡거나 백도어 슬라이더로 바깥쪽 존에서 떨어뜨리는 것 말곤 해법이 안 보입니다.

 

참고로 조상우의 올 시즌 좌타 피OPS는 .854(우타 피OPS .697)인데, 이 정도면 우타 원포인트로 써야죠. 좌타 잡고 싶으면 포크볼 말고 체인지업이나 던져봤으면 합니다. 물론, 그게 말처럼 쉽지 않겠지만.

 

 

투수력이 강해야 강팀이다.

 

올해 KIA가 시즌 전 '압도적인 우승 후보'라는 평가와 무색하게 추락한 건 '부상'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그런데 KIA팬이 아닌 타팀팬이 보기엔 KIA가 올해 부진한 건 '김도영'이 3차례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30경기만 뛰고 시즌 아웃 당했고, 나성범과 김선빈도 꽤 많은 경기를 결장했기 때문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요.

 

진짜 KIA가 추락한 원인은 투수들 부상 때문입니다.

 

김도영이 30경기 밖에 못 나왔고, 김선빈은 111경기 중 55경기 결장(결장율 49.5%), 나성범은 62경기 결장(결장율 55.9%) 등, KIA의 중심타자 3명이 시즌의 반도 못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KIA의 공격력은 압도적인 1황 LG(WRC+ 120.1) 다음으로 높은 2위(WRC+ 107.3)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3위 NC(104.3), 4위 삼성(104.1)과도 제법 차이가 나는 2등입니다.

 

김도영, 김선빈, 나성범이 빠졌기 때문에 114.9였던 WRC+가 107.3으로 조금 낮아졌을 뿐, 여전히 공격력은 최상위권 팀 중 하나죠. 야구에 만약은 없지만, 김도영, 김선빈, 나성범이 결장 없이 전경기를 뛰고 있었다면 LG와도 공격력에서 비등비등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다만, LG는 홍창기도 빠져 있다는 게 ㄷㄷㄷ 물론, 문성주가 홍창기의 공백을 잘 메워주고 있지만)

 

문제는 투수력입니다. 아래는 지난해와 올해 KIA 팀 투수지표의 리그 내 위치입니다. 앞의 순위가 올해, 괄호 안은 작년 순위.

 

  • WAR 8위 (3위)
  • ERA 7위 (1위)
  • FIP 5위 (6위)
  • WHIP 7위 (3위)
  • 피OPS 7위 (2위)

 

FIP 순위 빼고는 모든 지표가 리그 평균 아래입니다. 다만, FIP 순위를 보니까 작년에 운이 조금 더 따랐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더 심각한 건 구원진이죠. 아래는 구원진의 성적입니다. 앞의 순위가 올해, 괄호 안은 작년 순위.

 

 

  • WAR 9위 (6위) ※ 참고로 올해 0.87로 압도적 9위(8위 2.93) 10위는 무려 마이너스값의 키움
  • ERA 9위 (3위)
  • WHIP 9위 (4위) 
  • 피OPS 9위 (3위)

 

작년에는 리그에서 3손가락 안에 드는 불펜을 가진 팀이었는데, 올해는 압도적인 꼴찌 키움(키움의 불펜 ERA는 무려 6점대입니다. 여기에 그나마 사람 같이 던지던 주승우까지 시즌 아웃) 다음으로 불펜이 안 좋은 팀입니다. 올해 KIA가 치고 우승후보에서 미끄러져 떨어진 이유는 여기에 있어요. 

 

선발진은 작년만 못 해도 리그 평균 이상(리그 선발 ERA는 4.08, KIA는 3.90으로 6위)이고, 공격진은 그 위에 천외천 한 팀이 있어서 그렇지, 중심타자 3명이 절반도 못 뛰었고, 외국인 타자는 득점권에 엄청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도 리그에서 두드러지게 높은 2위 입니다. 세이버 스탯만 좋은 게 아니라 팀 홈런 2위(삼성 다음) 다른 팀 보다 2~3경기 덜 했음에도 팀득점도 4위입니다. OPS는 리그 3위.

 

 

그런데 불펜에 믿을만한 투수가 없어서 이 모양 이 꼴이 났죠. 여기에는 지난해 불펜에서 핵심 역할을 해 준 곽도규가 시즌 아웃으로 빠졌고,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괜찮은 활약을 보인 황동하가 황당한 교통사고로 또 빠졌으며, 장현식이 LG에서 못 한다고 하지만, 그 장현식이 빠진 공백도 조상우가 전혀 채워주지 못 했습니다. 올해 조상우는 '홀드'만 많은 WHIP 1.63의 불안한 투수죠.

 

올 시즌이 끝나면 KIA는 불펜 보강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할 겁니다. 일단, 투수 코치진부터 싹 다 바꿔야죠. 부상 탓도 있다지만, 작년과 비슷한 활약을 하는 불펜투수는 전상현 딱 1명입니다. 곽도규와 황동하가 건강하게 복귀한다면 올해보다야 더 낫겠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가정이고, 정해영은 더 이상 군문제를 미루기에 애매한 상황입니다. 

 

현재 정규시즌 1위가 유력해 보이는 LG가 작년에 우승을 하지 못 한 건 불펜이 무너져서 그렇죠. 불안하다고는 해도 고우석이 메이저리그로 가면서 불펜 한 자리가 빠졌고, 함덕주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10.67로 WAR 1위였던 불펜이 한 시즌 만에 9위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럼에도 타선이 짱짱해서 플레이오프까지는 나갔죠.

 

이런 LG가 장현식과 김강률을 영입하면서 불펜 보강에 많은 투자를 했죠. 물론, 올해는 그 투자가 실패로 끝났지만, 이렇게 불펜 보강을 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결과 올해 LG의 구원 WAR은 3위까지 올라 왔습니다. 장현식, 김강률 둘 다 기대치에 못 미치는 활약을 했음에도 리그 상위권의 구원진을 구축한 건 LG가 구단 운영을 잘 했다는 증거겠죠.

 

KIA도 좋은 성적을 내려면, 투수 육성 시스템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손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주말 3연전 두산에게 싹쓸이 패배를 당하면서 가장 부러웠던 부분이, 두산에서는 올라오는 투수마다 이름을 처음 들었음에도 150km/h을 상회하거나 육박하는 포심을 존에다 던질 줄 알더군요. KIA에는 지금 이런 투수들이 극히 드물죠.

 

물론, 올해 심재학 단장이 투수 보강의 움직임을 보이긴 했죠. 최원준과 이우성을 팔아서 우완 투수 2명(한재승, 김시훈)을 영입했으니까요. 다만, 한재승이 제구를 못 잡으면 실패고, 김시훈도 구속을 회복 하지 못 하면 실패입니다. 그리고 설령 트레이드가 실패한다고 해도, 앞으로도 투수 육성에 정말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FA보다는 자체적인 육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FA 불펜투수가 성공한 사례가 극히 드물죠. 결국, 스카우트와 육성에 지금보다도 더 많은 투자를 해야, LG처럼 장기적인 강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형우, 나성범, 김선빈 다음의 야수 육성에도 신경을 써야겠지만, 진짜 급한 건 투수들이라고 생각해요.

 

 


 

선수 단평

 

  • 박찬호 - 잘 맞은 타구가 계속 외야수에게 잡히더니 빗겨 맞으니까 안타가 나오는 아이러니
  • 오선우 - 반등 하지 못 하면 내년에는 주전 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
  • 김선빈 - 안타 1개에 그쳤지만, 그 안타 1개가 중요할 때 나왔다.
  • 최형우 - 최근 부진하고 나이 많아도 140km/h도 안 되는 포심 정도는 넘기고도 남는다.
  • 나성범 - 그동안 욕한 게 미안할 정도로 잘 해주고 있는데, 좀 늦은 것 같은데?
  • 이창진 - 큰 부상 아니길...
  • 위즈덤 - 점수 차이 크죠? 스찌덤 나오죠?
  • 한준수 - 홈런 친 건 좋은데, 너무 홈런을 의식하는 건 자제하자.
  • 김태군 - 내가 수비형 포수라고? 누가 그럼? (타율 .280 달성)
  • 김호령 - 정우 하는 거 봤지? 계속 긴장하자.
  • 박정우 - 최원준 생각 안 나게 오늘처럼 쭉
  • 김건국 - 최영필이 은퇴할 때 한 말이 떠오르는 경기
  • 이준영 - 한 타자에 불과했지만, 그래도 분위기 다운 잘 시킴
  • 한재승 - 제구만 되면 마무리 감인데
  • 최지민 - 송성문에게 맞은 건 자연 재해고, 박주홍에게 맞은 건 너가 재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