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3] KIA : 삼성 - 한준수 프로 첫 만루 홈런
승리의 요인
7회까지는 양팀 선발 투수들이 상대 타선을 잡아내면서 1:1 팽팽한 경기가 이어 졌습니다. 올러는 강속구와 스위퍼로 삼성 타자들을 잡았고, 후라도는 적극적인 승부와 체인지업으로 KIA 타자들을 잡았죠.
KIA에서 후라도를 상대로 1회부터 연속 3안타를 쳤지만, 오선우의 느린 주력 때문에 2득점 째를 올리지 못 해 어려운 경기가 계속 됐지만, 8회 만루에서 터진 한준수의 프로 첫 만루 홈런 덕분에 후반부는 편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기록만 봐도 KIA는 13안타에 9득점, 삼성은 4안타에 1득점에 그쳤죠.

한준수, 전반기의 부진은 그저 운이 없었을 뿐
한준수가 전반기에는 아주 안 좋았죠. 타율 .231, 출루율 .311, 장타율 .364를 치는 데 그치면서 OPS도 .675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전 그 당시에도 한준수가 부진한 건 '운이 없어서'라고 한 적이 있어요. BABIP가 굉장히 낮았거든요. 제 기억에 2할 초반대였는데, 지금 BABIP가 .279까지 올라 왔습니다. 운은 돌고 도는 거라고 운이 어느 정도 따르니까 타격 지표도 좋아졌죠.
실제로 올해 한준수의 WRC+는 114.9를 기록하며, 105.2였던 작년보다 나아졌습니다. OPS는 소폭 떨어졌지만, 리그에 타고투저 현상이 완화되면서 한준수의 타격 능력이 더 빛을 보고 있지요.
한준수 덩치만 보면 20홈런은 충분히 칠 것 같은데, 한준수는 2군에서도 홈런 타자가 아니라 선구안이 괜찮은 고타율의 타자였습니다. 한준수가 2020년과 2023년에 KIA 2군에서 중심타자를 쳤는데(2021~2022는 군입대) 2020년에 .340의 타율, 2023년에는 .309의 타율을 기록했지만, 홈런을 2개씩 밖에 못 쳤어요. 그래서 덩치에 비하면 홈런이 없는 타자죠.
작년에도 홈런은 7개 밖(?)에 안 됐습니다. 전 오히려 2군 기록만 보고 홈런 타자는 아니군 싶었는데, 홈런을 생각보다 잘 친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입니다. 그도 그럴 게, 한준수의 타구는 발사각이 높지 않습니다. 대부분 우익수 앞으로 라인드라이브 형태로 날라가죠. 그래서 전반기에도 이런 타구들이 계속 우익수에게 잡히면서 운이 안 따랐어요. (내야를 못 벗어날 때는 1루수, 2루수에게 직선타)
올해도 홈런 5개 밖(?)에 안 됩니다. 한준수의 BABIP가 유독 낮았던 이유는 발사각 때문도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선수에게는 큰 모험이지만, 발사각을 조금 더 높여보는 시도를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라인드라이브를 만들어 낼 줄 아는 타자이고, 타구 속도도 좋은데, 발사각이 3~5도만 상승해도 20홈런은 가능할 것 같아요. 다만, 발사각 올리려다가 망한 사례도 많으니, 선수가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죠.
작년에 하자가 많았던 수비도 올해는 많이 발전했죠. 수비 지표는 믿을 수가 없지만, 스탯티즈의 수비 RAA가 작년까지는 마이너스 값(-0.57)이었는데 올해는 플러스 값(0.58)으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김태군에 비하면 수비 안정성이 떨어지죠. 다만, 포수는 키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다보니, 경험이 쌓이면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KIA의 그동안 포수 역사를 살펴보면, 한준수를 길러낸 것만 해도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 할 수 있어요. 스탯티즈에서 KIA 구단 통산 WAR 순위를 살펴보면 1위가 김상훈이고, 2위가 차일목, 그리고 3위가 고작 1시즌 뛴 박동원 입니다. 한준수가 3.28로 4위고요. 한준수 나이를 감안하면 중간에 이적을 하지 않는 한, 1위는 따 놓은 당상이라고 보여지죠.

타이거즈 역사상 포수들의 WRC+ 순위를 살펴보면, 박동원이 118.5로 1위, 한준수가 105.2로 2위 입니다. WRC+는 비율스탯이다보니, 한준수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박동원 기록 깨는 게 쉽지 않죠. 참고로 한준수 밑으로는 김태군인데, 김태군의 WRC+는 고작 81.7 입니다.(타율은 높지만 낮은 출루율과 장타율의 콜라보) 한준수 수비 경험만 더 쌓으면 KIA는 앞으로 포수 자리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죠.
참고로 각 팀 주전 포수 WRC+를 살펴보면, 양의지가 160.4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고, 최재훈이 132.6으로 2위, 박동원이 126.5를 기록하며 3위. 한준수가 114.9를 기록하면서 4위 입니다. 양의지(38세), 최재훈(35세), 박동원(35세)은 30대 중반이 넘어가는 선수들이고, 한준수는 아직 20대(26세) 입니다.
20대 포수 중에서 WRC+가 100이 넘는 선수는 한준수를 비롯해서 김형준(109.4)까지 둘 밖에 없어요. 양의지, 강민호가 은퇴하면 차세대 국대 포수 자리는 한준수와 김형준이 각축을 버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한준수는 김형준보다 수비가 약하다보니 지금보다는 더 발전을 하거나 타격 쪽에서 더 특화된 모습을 보여야겠죠.

올러, 지난 등판의 대량 실점은 단순히 우연일 뿐
올러가 지난 등판에서는 롯데 상대로 1달 만에 등판해서 2.2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습니다. 그런데 부상 후 첫 복귀 전이니까 충분히 이해 가능한 부진이었고, 일단 구속은 정상적으로 나왔으니 전 다음 등판에서 감을 잡으면 충분히 잘 던져줄 수 있는 투수라고 봤어요. 단지, 몸 상태가 걱정일 뿐이죠.
오늘도 5이닝 동안 삼성 타선을 상대로 4피안타 2볼넷 7탈삼진으로 완벽한 투구를 보였습니다. 1실점도 하필이면 리그에서 가장 수비를 못 하는 좌익수와 리그에서 가장 수비를 못 하는 2루수에게 타구가 굴러가서 나온 실점이었죠. 이런 장면을 볼 때마다 KIA 투수들이 참 불쌍해집니다. 지난 주 토요일 이의리도 그렇고, 내야와 외야에 폭탄들이 너무 많아요.
여튼, 올러가 지난 롯데전과 달리 오늘은 좋은 피칭을 한 이유는 변화구가 잘 들어갔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롯데 전에서는 변화구가 일찌감치 손에서 빠져 나오면서 볼이 되면서, 빠른 볼만 노리고 있던 롯데 타자들에게 공략 당했는데, 오늘은 시즌 전에 네일급이라는 소리를 듣던 스위퍼가 아주 잘 들어갔죠. 네일급 스위퍼는 아니지만, KBO 무대에서는 충분히 경쟁력 있는 각도로 스위퍼가 잘 들어갔습니다.

스위퍼가 좋다고 하지만, 올러의 가장 큰 무기는 역시 최고 154km/h까지 나오고 평균 150.0km/h을 기록 중인 포심이죠.(네일의 포심 평균 구속은 148.5km/h) 빠른 공이 있기 때문에 올러의 9이닝당 탈삼진은 10.34개로 리그 5위 입니다.(네일은 8.71개로 11위) 수비 무관 평균 자책점(FIP)는 2.37을 기록하면서 폰세(1.71), 앤더슨(2.22) 다음으로 좋습니다.
올러의 단점은 맞을 때 몰아 맞는 점이랑 주자 견제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 외에는 없어요. 아, 올해는 한 달 이상 부상으로 빠진 것도 단점으로 봐야겠는데, 아직 나이가 젊은 편(30세)이라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전에도 언급했는데 네일이랑 올러는 MLB를 갈 정도로 구위가 뛰어난 선수들이 아니라 KBO에 최적화된 선수들이죠. MLB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라우어가 아쉽긴 한데(전 라우어 재계약 찬성파였음) 올러가 잘 던져준 덕분에 내년에도 KIA는 두 선수를 잔류만 시킨다면 외국인 투수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겁니다. 뭐, 여차하면 윌 크로우나 라우어 다시 데리고 와도 되고...
선수 단평
- 고종욱 - 수비에서는 아쉬운 모습이었지만, 톱타자로 나와서 안타 2개 치며 타선에서는 제몫을 해 줌
- 오선우 - 삼진 2개는 후라도의 체인지업이 너무 좋은 위치에서 떨어졌음. 첫 타석처럼 실투만 안 놓치면 됨
- 박민 - 승부에 영향은 없었지만, 9회 3루수 대수비로 나와서 멋진 수비로 팬들에게 어필함
- 김선빈 - 오선우의 다리가 빨랐더라면 2타점이 될 안타였는데...
- 박찬호 - 푹 쉬다 나오니 바로 홈런성 안타가 나옴
- 최형우 - 요즘 안 맞기는한대, 그래도 두 번의 출루와 전력 질주로 득점까지 성공
- 나성범 - 후반기 KIA 최고의 타자, 오늘도 멋진 장타와 잘 맞은 안타
- 위즈덤 - 그래 역시 스찌는 잘 하는 구나, 그래도 8회 안타는 소중했다.
- 김호령 - 중견수 쪽에 까다로운 타구를 모두 잡아내는 안정적인 수비
- 김규성 - 박찬호가 이적하더라도 김규성의 자리는 유격수가 아니다.
- 최지민 - 연투로 힘들겠지만, 제구력은 진짜 눈이 썪네
- 성영탁 - 볼질하는 최지민보다가 스트라이크만 넣는 성영탁을 보니 안구정화
- 전상현 - 편-안
- 조상우 - 다음에는 승부처에서도 좋은 공 던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