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Tigers 경기 리뷰

[6/6] KIA : 한화 - 윤영철의 호투, 위즈덤의 홈런

Lenore 2025. 6. 6. 20:44

 

승리의 요인

 

윤영철이 한화 타선을 완벽하게 막았습니다. 6이닝 동안 3개의 안타를 잡고 사사구는 1개 뿐이 내주지 않았는데 맞춰 잡는 투수 답지 않게 오늘 삼진도 무려 7개나 잡아 냈죠. 4회 1사 1, 2루 말고는 특별한 위기 상황도 없었어요. 정타 허용도 많지 않았고요.

 

 

윤영철, 2군 다녀오고 확연히 달라지다.

 

4월 18일 2.2이닝 동안 볼넷 5개를 남발하면서 1군 마운드에서 내려온 이후 윤영철의 1군 복귀 이후 5경기 선발 등판 성적은 아래와 같습니다.

 

- 24.1이닝 8자책 13볼넷 24탈삼진, WHIP 1.15, 피안타율 .172, 피OPS .553, ERA 2.96

 

5월 이후 KIA 선발 중 윤영철보다 ERA가 좋은 선수는 올러(2.57) 뿐입니다. (네일 4.84, 김도현 3.44, 양현종 3.21) 무엇보다도 구속이 조금 더 붙으면서 탈삼진율이 높아진 것이 고무적이죠. 올시즌 현재까지 윤영철의 9이닝 당 탈삼진은 7.8개로 커리어 하이 입니다.(첫 해 5.43, 두 번째 해 6.39)

 

시즌 초만 해도 구속도 안 나오고 볼넷만 남발하고 타자들은 쉽게 윤영철의 공을 정타로 만들어 내면서, 구속을 더 올리지 않으면 프로에서 성공할 수 없다고 악평을 했는데, 2군 다녀온 이후에 무슨 이유에서인지 평균 구속이 작년 대비 2km/h 이상 붙으면서 삼진도 늘었고, 정타 허용도 줄었습니다. 

 

특히, 오늘은 슬라이더가 특히 잘 들어가더군요. 오늘 던진 공 중 48.1%가 슬라이더일 정도로 슬라이더 구사 비율이 높았는데, 작년 대비 슬라이더 구사율도 10%p 이상 늘었습니다.(작년 19.8%, 올해 33.3%) 구속이 조금 더 붙으면서 슬라이더도 조금 더 위력적으로 변모를 한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드네요.

 

 

윤영철이 지금 수준으로만 꾸준히 던지면 이의리가 돌아 오더라도 선발 로테이션에서 탈락시킬 명분이 없죠. 김도현도 그렇고, 윤영철도 그렇고 지금 치열하게 선발 한 자리를 두고 다투는 모양새인데, 이의리까지 정상 컨디션으로 잘 복귀하면 당분간은 6선발 체제로 돌리다가, 시즌 후반부에는 김도현, 윤영철 둘 중 한 명을 불펜으로 쓰는 식으로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둘 다 다양한 구종을 존에 넣을 줄 안다는 점에서 선발 로테이션에서 탈락시키기 아쉽긴 한대, 그렇다고 6선발 사치를 부릴 정도로 KIA 불펜이 두터운 건 아니니까요. 아마, 작년 경험도 있고, 구속이 조금 더 좋은 김도현이 불펜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어디까지나 윤영철이 이의리 복귀 후에도 안정적으로 던져줘야 한다는 전제가 붙습니다.

 

그리고 양현종의 은퇴 이후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젊은 투수들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도 좋은 부분이에요. 김도현이 2000년생, 이의리가 2002년생, 윤영철이 2004년생으로 2000년생으로만 선발 로테이션을 꾸릴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의리와 윤영철이 아직 군문제를 해결하지 못 했다는 점이 문제인데, 개인적으로 이의리는 아시안게임까지 버티는 게 맞다고 보지만, 윤영철은 올 시즌 끝나면 군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지 않나 싶어요. 아직 양현종이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주고 있을 때 말이죠.

 

여튼, 오늘 경기 잡은 건 순전히 윤영철이 잘 던져준 덕분입니다. 개인적으론 6회까지 투구 수가 80개도 되지 않아서 7회에도 올려 봤으면 싶었지만, 지금 막 좋아지고 있는 단계에 있어서 기분 좋을 때 내려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워낙 시즌 초에 안 좋았으니까요.

 

이렇게 성적 반등하고 시즌 마무리하면서 평균 구속을 140km/h 이상으로 올리면 분명히 스텝업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시즌이 됩니다. (윤영철의 데뷔부터 현재까지 포심 평균 구속 : 137.6km/h -> 137.5km/h -> 139.4km/h)

 

 

중요할 때 터진 박찬호와 위즈덤의 홈런포

 

오늘 엄상백 공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한화 팬들이 기대했던 그 모습이 아닐까 싶었어요. 엄상백의 가장 큰 장점이 삼진 능력인데 6이닝 동안 삼진만 무려 9개를 잡았죠. 특히, 오늘 체인지업 움직임이 너무 좋더군요. 빠른 공도 무브먼트 뛰어나게 들어갔고요.

 

그럼에도 2회에 김석환이 2사 2루 상황에서 가운데로 밀려 들어가는 엄상백의 체인지업을 놓치지 않고 적시타를 쳤고(이로써 일단 1군 생존 성공?) 3회 1사 이후에 박찬호가 엄상백의 하이 패스트볼(146km/h)을 완벽한 스윙으로 받아 쳐서 좌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쳐주면서 달아날 수 있었습니다.

 

 

결정적인 홈런은 위즈덤의 홈런이었죠. 어제는 사이드암 투수들을 만나 굉장히 고전했고, 오늘도 엄상백 상대로 첫 타석에 안타는 쳤어도 이후에는 인상적인 타격을 하지 못 했는데(특히, 굳이 몸쪽 볼을 건드려서 나온 1루수 병살타) 주현상으로 바뀌자마자 몸쪽으로 들어 오는 145km/h 포심을 짧고 빠른 스윙으로 특유의 라인드라이브를 만들면서 결정적인 3점째 홈런을 만들어 냅니다.

 

앞선 이닝에서 전상현이 이진영에게 홈런을 맞아 1점 차이로 추격을 당한 상황이라서 위즈덤의 이 홈런이 정말 큰 역할을 했죠. 어제의 부진을 하루만에 씻는 좋은 홈런이었습니다. 앞으로 사이드암 투수들 적응력만 키우면 좋을 것 같아요. 못 쳐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야죠.

 

 


선수 단평

 

  • 최원준 - 첫 두 타석 삼진, 수비에서는 쌩쇼를 하면서 또 어설픈 모습 보였는데 멀티 히트 쳤네?
  • 오선우 - 부진할 때도 있는 법이지. 마지막 타석 삼진은 김범수의 슬라이더가 너무 좋았다.
  • 최형우 - 더워지니까 부진에 빠진 모습, 위즈덤이라도 잘 해줘서 다행이지
  • 고종욱 - 오랜만의 1군 복귀, 안타 하나 치면서 존재감 보임
  • 김규성 - 어제의 실책을 지운 9회 멋진 호수비, 그거 빠졌으면 다음 타자 타구에 동점이었다.
  • 김석환 - 매 타석 안타 치라는 기대는 안 할테니, 오늘처럼 실투만 놓치지 말자.
  • 김태군 - 김태군 3루타 치는 소리 하네
  • 윤도현 - 무너진 3할. 그래도 마지막 타석 타구는 좋았다.
  • 전상현 - 최근 잘 던진다 싶었는데... 상대가 잘 친 걸로 합시다.
  • 이준영 - 운이 따른 플로리얼의 직선타 더블 아웃
  • 정해영 - 홈런은 채은성이 잘 치긴 했는데, 정타를 3개나 허용한 건 별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