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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천적 몽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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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ball 2008/09/30 13:53 by Lenore
블로그에 야구 관련글을 쓸 때마다 항상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내가 야구를 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가끔 주말에 형제들과 테니스공과 글러브 / 싸구려 알루미늄 배트로 공원에 나가 야구를 하긴 하지만, 그걸로 '아, 나는 투구매커니즘을 깨우쳤다.' 혹은 '몸쪽에 들어오는 직구에 대한 파해법을 알아냈다.'라고 한다면 미친놈이겠죠.

투수들의 투구에 대한 감상을 쓰고 싶어도 타자들의 타격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팬의 입장에서는 글로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는 부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가령 릴리스포인트가 일정하다 일정치못하다. 어떤 폼의 딜리버리가 부상 방지에는 가장 좋다. 혹은 저 선수의 배트가 너무 뒤에서 나온다. 눕혀져서 나온다. 이런건 경험자가 아니면 쉽게 단정해서 말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그래서 야구 관련글을 쓸 때마다 '단정'해서 쓰기 어렵습니다. 한기주의 볼끝이 살아서 들어가는지, 아니면 밋밋하게 들어가는지 카메라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고 실제로 타석에 서지 않는한 양현종이 우타자 몸쪽으로 찌르는 직구가 얼마나 위력이 있는지 정확하게 기술할 수 없습니다. 다만, 해설자들의 이야기와 여기저기서 주어들은 이야기로 재구성해서 글로 표현할 뿐이지요.

언젠가 모님이 제 글이 너무 재미없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상처 안 받은척 했지만 조금 상처 받았음-_-) 글을 재미없게 쓸 수밖에 없는 이유가 그 정도 능력 밖에 되지 않는 탓도 있지만, 저는 '전문가'가 아니라서 단정지으며 야구에 대해서 말할 수 없습니다. 다만, 스탯을 참조하며 타선은 이렇게 구성하는게 좀 더 좋지 않을까? 오늘은 제구가 좋았다~ 볼배합에 뭔가 문제가 있었다.(사실 볼배합도 팬의 영역에서는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 이런식으로 뜬구름 잡는 식의 이야기 정도 밖에 하지 못합니다.

가끔 단정지으며 이야기를 하면 글 쓰면서 찝찝함을 털어내기 어렵습니다. 전문가가 아닌데 마치 전문가인양 글을 쓰는 것은 '허세'에 지나지 않거든요. 물론, 제 글의 대다수는 '허세'이긴 합니다만-_-a 제 블로그에 찾아주시는 분들에게도 드리고 싶은 말씀인데 저는 '전문가'가 아닙니다. 다만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글을 쓸 뿐이죠. 여러분들이 아는 것과 제가 아는 것에는 별 차이가 없습니다. 제 스스로 생각하는 제 장점이라면 경기를 많이 챙겨봤다는 정도(그것도 최근 3년 정도죠.)라는 것과 글로 표현하는 것을 좋아한다는게 전부입니다.

조범현 감독을 이러저러해서 비판하긴 했지만, 그것도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 하는 비판이고(감정적으로 써버리는 그렇지 않은 글도 있습니다-ㅇ-) 실제로 저한테 '얌마, 니가 그리 잘났으면 니가 감독해봐.'라고 한다면 절대 못할 일이겠죠. 그리고 실제로 제가 감독을 맡는다면 팀이 엉망진창이 될겁니다. 왜냐하면 전 '전문가'가 아니니까요. 야구를 해본 적도 없고 어떤 투구폼이 좋은지 어떤 타격폼이 좋은지 알지 못합니다. 감독의 역할이 그냥 앉아서 박수치며 선수들 격려하는거라면, 나라도 못할게 뭐있어? 라는 생각은 들지만, 감독의 역할은 거기서 끝나는게 아니니까요.

직접 경기를 뛰지 않는 감독도 그러할지인데 실제로 운동장에서 뛰어다니는 선수들 머리 꼭대기에 올라서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입니다. 마운드에서 왜 저렇게 급한 마음을 가질까? 왜 평정심을 가지지 못할까? 어째서 저렇게 빠지는 볼에 스윙을 할까? 왜 저 타이밍에서 변화구를 던졌을까? 팬 입장에서는 답답해하고 불만을 가지며 비판을 해도 선수 입장에서는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죠.

물론, 허접한 플레이에 대해서 팬으로써 감독이나 선수를 비판할 수는 있다고 봅니다. 다만, 비판할 때 비판하더라도 선수, 감독의 머리 꼭대기에 올라앉아서 비판하는 모습은 지양해야죠. 그들은 '전문가'고 팬들은 '관전자'일 뿐입니다. 팬들 중에도 야구를 보신 경력에 따라 그 급이 달라지겠지만- 아무리 많이 야구를 보더라도 실제로 야구를 하는 선수나 감독에 비할 바는 아니죠.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고, 백 번 보는 것보다 한 번 하는게 더 낫습니다. 그래서 전 고교때까지라도 야구를 했으면 지금보다 더 당당히 좋은 글을 쓸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도 듭니다.(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선수 인격 위에 올라서서 글을 쓰진 말아야겠죠.)

감독의 팀운영이나 선수들의 팀플레이가 맘에 들지 않더라도 팬의 영역에서 할 수 있는 비판이 있는 것이고, 팬의 영역 밖의 일이 엄연히 존재한다고 봅니다. '까는 게' 팬으로써 가지는 자격이라는 말도 있지만- '애정'이 없는 비난은 그저 감정적인 배설일 뿐이죠. 야구 전문가들이 아닌 이상 함부로 선수들의 기량을 재단하지 말고, 선수들의 플레이를 깔 때 까더라도 최소한의 애정은 가지고 비판하는 야구팬들이 됩시다. 일단 저부터 그러려고 노력해야겠지만요-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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