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천적 몽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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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ball/KIA Tigers 2016.04.02 21:10 by Lenore

곽정철 1792일 만에 세이브


‘1792’... 라는 숫자가 참 비현실적입니다. 머리도 나쁘고 수학도 잘 못해서 몇 년 만에 세이브인지도 감이 안 잡히네요. 윈도우 계산기 실행시켜서 나누기 ‘365’를 해보니 ‘4.9’라는 숫자가 나옵니다. 무려 5년이라는 시간 동안 곽정철은 우리 기억 속에 희미하게 이름만 남겨져 있었습니다.


그렇게 팬들 뇌리 속에 이름만 떠돌아 다녔던 선수가 시범경기에서 호투를 하고(바빠서 시범경기 투구는 한 번도 못 봤습니다. 민훈기 해설 이야기 듣고 잘 던졌다는 사실을 알았네요) 당초 마무리 후보로 꼽혔던 심동섭이 홈런을 맞아 1점 차이 추격을 허용한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홀연히 마운드에 올라와 나머지 4명의 타자를 뜬공, 삼진, 뜬공, 뜬공으로 잡아내고 팀의 2016년 첫 승을 지켜줍니다.



1792일 전에 제가 기억하고 있는 곽정철은 공만 빠르고 제구가 안 되는 선수였습니다. 제구가 되는 공은 날카롭게 떨어지는 너클커브 밖에 없었죠. KIA에 호의적인 기사를 쓰는 이선호 기자가 '제2의 오승환'이라고 띄워줄 정도로(오바한다고 욕 먹었음) 직구의 위력은 대단했지만, 그런 직구도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가야 1군에서 선수라고 불러줄 수 있습니다. 곽정철은 그 수준에는 거리가 있었던 선수였고, 2009년 우승 때 KIA 불펜에는 '손-곽-유'가 있다는 평을 받았지만, 사실은 '손-유'이지, 곽정철은 ‘유비-관우-장비’처럼 라임(?) 맞춰주려고 넣었을 뿐, 아주 뛰어난 불펜이라고 보기엔 어려웠습니다.


STATIZ에서 2009년 KIA투수들의 WAR를 검색해보면 유동훈이 4.38, 손영민이 3.00, 곽정철이 2.18으로 나옵니다.


그런데 오늘 나온 곽정철은 1792라는 많은 숫자가 흐른 만큼 달라져 있었습니다. 비록 구속은 그때에 못 미치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144~147km/h 정도의 속도를 보였고, 제구력은 이전에는 붕붕 날렸지만, 이젠 홈플레이트 바깥쪽 구석에 꾸준히 넣을 정도로 좋아졌습니다. 지난해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2군 성적이 형편없어서 이대로 제구력을 못 고치나 싶었던 선수가 올해 시범경기 그리고 오늘 경기까지 인상적인 제구력을 보여주고 있네요.


물론, 곽정철이 앞으로 꾸준히 계속 이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제 모습을 보고 2군에 있는 선수들이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후배를 더 챙기는 모습을 보니 올 시즌을 치르는 마음 가짐이 단단히 되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잦은 수술과 힘든 재활 속에서 버텨주고 드디어 '이제는 몸이 너무 좋다'고 말한 곽정철 선수에게 좋은 일만 펼쳐졌으면 좋겠습니다. 힘들게 보낸 1792일의 시간을 보상할 정도로 남은 커리어에서 '곽정철'이라는 선수의 이름을 확실하게 팬들에게 각인시켜줬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곽정철 선수의 말처럼 1군 무대를 꿈꾸며 2군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KIA의 젊은 선수들도 큰 동기부여를 받아 성장해줬으면 좋겠습니다. KIA는 지금의 모습보다는 미래가 더 기대가 되는 팀이라고 생각하니까요.



... 심동섭은 비록 불의의 홈런은 맞았지만, KBO에서 가장 좌투수 공을 잘 때리는 우타자인 박석민이 잘 쳤다고 생각합니다. 그 전에 김종호와 나성범은 완벽하게 잡아냈으니까요. 테임즈도 풀카운트까지 좋은 승부를 펼쳤고. 그리고 이런 홈런에 주눅 둘 선수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비록 추격은 허용했지만, 상대가 강했다고 여기고 힘내줬으면 좋겠습니다.



헥터와 KIA 타선


시범경기를 1경기도 보지 못했기 때문에, KIA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보지 못했고, 요즘 일 때문에 바빠서(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야구에 대한 열정이 좀 식기도 했고) KIA 선수들이 어떤 기량을 가지고 있는지 몰랐습니다. 어제 개막전도 보지 못했고요. 오늘 경기도 일이 있어서 5회부터 봤습니다.


헥터 노에시는 엄청난 선수라는 평을 들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좋은 선수인 것만큼은 확실해 보입니다. 직구가 140km/h 후반대를 꾸준히 찍어주고 있고, 130km/h 초반대에서 형성되는 체인지업이 특히 좋습니다. 슬라이더도 섞어 던지는 것 같았는데, 왼손 타자에게는 체인지업을, 오른손 타자에게는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활용할 것 같군요. 슬라이더보다는 체인지업의 위력이 더 좋아 보였습니다.


NC 타선이 리그 최고라고 해도 평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라서 7이닝 동안 6피안타 2사사구 1실점이라는 기록은 매우 좋은 평가를 해줄 수 있습니다. 장타 허용도 1개 밖에 없었고요. 다만, 중반 즈음에 NC 타자들이 헥터의 체인지업 타이밍을 어느 정도 읽는 모습을 보였는데, 볼배합을 더 다채롭게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제구력을 갖춘 선수이기에 포수의 역할이 더 중요해 보이고, 그런 면에서 오늘 백용환의 볼배합은 100점 만점을 주기에는 조금 어렵습니다.


타선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는데, 전날 헤커, 오늘 슈트어트 모두 리그에서 손꼽히는 에이스급 투수들이기에 공략하기 쉽지 않은 것은 맞지만, 젊은 타자들의 성장세가 보이지 않아서 그 점은 아쉽습니다. 결국, 타선에서 해결해주는 것은 30대 중반의 이범호아 김주찬, 그리고 외국인 타자 브렛 필이더군요. 라인업에 사실 젊은 타자들이 그리 많지 않지만, 시범경기에서 맹타를 보여준 김다원과 오준혁이 어제 오늘 경기에서 침묵한 부분은 아쉽네요.


KIA는 투수력도 투수력이지만, 타선의 리빌딩이 시급한 팀입니다.(리빌딩 안할 생각이면 박석민을 사왔어야-_-) 젊은 타자들이 올해 상당한 성장세를 보여줘야 할 텐데, 아직은 확실히 싹수가 보이는 선수가 없네요. 이제 겨우 2경기에 불과하지만, 오준혁, 김호령 등 젊은 타자들이 타석에서 대처하는 모습이 너무 좋지 않아서 걱정이 됩니다.


아무튼 다시 야구의 시즌이 밝았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블로그에 글을 써오지 않았는데, 적어도 야구 경기를 본 날만큼은 꾸준히 블로그에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생업이 매우 바쁜 시기이긴 하지만, 제가 하루를 보내면서 가장 기분이 좋았을 때는 역시 제 블로그에 와주신 여러분들의 댓글이더라고요.


물론, KIA의 승리도 함께 해준다면 더욱 기분이 좋을 것 같습니다.(오글오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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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가 올라오지 않으면? 제가 경기를 생중계로 제대로 보지 못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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